던전 인 무림 90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9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90화
90. 천외 쌍미
응?
설빙은 결계라고는 했는데 특별히 구별되거나 통과하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하기는 주변을 둘러봐도 딱히 여기서부터가 결계다 하는 구분도 할 수 없었다.
아무튼, 남의 집 사정을 자꾸 캐묻기도 뭐해 일단 호기심을 참았다. 마중 나온 사람들에게 걸어가자 빙궁주이자 미래의 장모가 우리에게 다가오며 말을 건넸다.
“어서 와요. 황 방주의 본궁 방문을 환영해요. 부디 좋은 결과를 얻기 바라요.”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친근한 환대에 내심 역시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생각하며 입을 털었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궁주님. 사황련 태화방주 황대정입니다. 궁주님께서 먼저 말을 걸어 주시지 않으셨다면 오해할 뻔했습니다.”
“오해라니요?”
“초 소저에게 쌍둥이 여자 형제가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해서 말입니다.”
“그게 무슨……?! 어머! 오호호호!”
궁주는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하다가 의미를 깨닫고는 활짝 웃었다. 가뜩이나 호의를 품고 마중 나온 궁주였다. 연신 호감도가 오른다는 알림이 들리는 듯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 없어 카운터콤보를 날렸다.
“앞으로는 천외일미가 아니라 천외쌍미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호호호! 황 방주, 그만 해요. 이제 창피해지려고 하니까.”
궁주이기 전에, 어머니이기 전에 여자였다. 어리고 예쁘다고 해서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는 말은 고금동서, 무림, 판타지를 막론하는 진리였고.
설빙이 못 말린다는 듯이 옆구리를 꼬집었으나 기분 좋은 통증이다. 죽는다고 엄살을 피우며 미래의 장모를 앞세우고 빙궁에 첫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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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을 들던 장모가 도로 내려놓으며 물었다.
“황 서방, 내일 바로 도전하겠다고?”
“가가, 며칠 쉬었다가 도전해도 상관없어요. 긴 여정에 피로도 풀리지 않을 상태로 도전하는 건 좋지 않아요.”
저녁 만찬을 끝내고 술잔을 기울이던 빙궁주와 설빙은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말렸다.
궁주가 날 부르는 호칭이 바뀐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점심과 저녁 만찬은 황 방주를 황 서방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으니까.
“아닙니다, 장모님. 옛말에 밤이 길면 꿈도 많다고 했습니다. 부군이 되어 빙매를 안아야 손주를 안겨 드리지 않겠습니까?”
“아이, 가가는…….”
“그야 더 바랄 바 없는 말이네만 자네가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서 그러는 걸세.”
“아닙니다. 장모님께 설명을 듣고 더 자신이 생겨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두 분은 저를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점심과 저녁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정보를 모아본 결과 던전 혹은 그에 상당하는 시설을 클리어하는 것이 부군이 되는 조건이었다.
예상대로 첫 관문은 마력장의 통과였다. 그 후 많은 기관과 함정, 괴물이 등장하는 점은 던전과 같았다.
지금까지는 최종 보스인지 확실치는 않아도 화염을 내 뿜는 괴물에서 모두 막혔다고 했다. 빙궁에서는 그놈을 화룡火龍이라고 불렀다.
설마 드래곤이 나온 건가 싶어 깜짝 놀라 생김새를 물어봤다. 정말 내가 생각하는 드래곤이 맞는다면 빙궁의 부군이 되는 일도 다시 생각해야 했다. 화경이 됐다고 드래곤이 만만한 건 아니니까 말이다.
“예!? 화룡이라고요! 장모님 놈의 생김새가 어떻습니까?”
“화룡은 꼬리가 세 개에 다리가 네 개로 얼굴은 흡사 호랑이와 비슷하게 생겼네. 그리고…….”
이쯤에서 드래곤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고,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편안한 마음으로 마저 들었다.
“이마 중앙에 커다란 뿔이 나 있고 두 개의 송곳니가 길게 뻗어 나왔네. 체장體長은 30장(9m) 정도에 체고體高는 십 장(3m) 정도의 집채만 한 덩치를 가지 놈이라네. 털 달린 괴물이지만 싸울 때는 온몸에 화염을 두른다네. 세 개의 꼬리에서 불덩이를 쏘아대고.”
“정말 기이한 생김새의 괴물이군요.”
제일 먼저 생각난 몬스터는 지옥견 켈베로스였다. 하나 많은 점이 달라 바로 삭제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몬스터가 없었다. 아무래도 신종 몬스터인 듯했다.
툭하면 과대포장하는 중원의 습성상 화룡이라고 부르는 듯했다. 외모 어디를 봐도 용 같은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입에서 불을 뿜는 것도 아니라고 했고.
문제는 화룡이 빙궁의 무공과는 극성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강한 쪽이 화룡이었고.
결국, 부군이 되려면 화룡을 잡을 무력과 마력장을 통과할 마력이 필요했다. 나 같이 다 갖춘 놈이 흔할 리가 없으니 여태 독수공방이 이어진 것이고.
빙궁이 화룡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는 결계와 관련 있었다. 200여 년 전부터 결계가 줄어들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화룡이 나타난 시기와 일치했다.
또한, 결계가 줄어들수록 화룡은 강해진다는 점이 관련성을 확신하게 했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대로라면 결계가 무너지고 빙궁은 멸망할 수밖에 없으니까. 인간의 능력으로 이러한 결계를 다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위기감이 결국은 부군이라는 자리를 만들었다. 빙궁을 통째로 들어 바치는 황당한 자리를 말이다.
그러나 아직 아무도 클리어하지 못해 나까지 차례가 온 거다. 더구나 들어보니 실패해도 페널티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내가 더욱 던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기도 했고. 확실히 마력장은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입장 인원이나 시간의 제한이 없었다.
또한, 상시 진퇴가 가능했다. 아무 때나 들어가 아니다 싶으면 나오면 된다는 거다. 그러니 내가 서두를 수밖에.
보통 부군 도전자는 재도전까지는 대부분이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패와 동시 한계를 깨닫고 물러났다. 아니면 화룡에게 죽었든지.
생환율이 7할이 넘는 것으로 보아 자존심만 굽히면 언제든 튈 수는 있다는 뜻이었다. 자존심과 자긍심이 대쪽 같은 애들은 죽었을 테고.
나야 뭐.
대쪽은커녕 낭창낭창 버들가지 저리 가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지녔으니 그 점은 논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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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이잉-
첫 번째 시험 관문을 눈앞에 두고 내심 기함을 했다.
시발! 크레바스잖아? 남극이나 북극에나 있는 크레바스가 왜 여기서 나오는데?
설빙의 안내로 부군 시험을 치르기 위해 대설산에 올랐다. 빙궁 뒷산이 대설산이다. 대설산 안에 있어 앞산도 대설산이고.
어쨌든 결계 밖이라 대충 각오는 하고 있었다. 만년설을 헤치길 30분.
입구라고 알려주는 곳이 쩍 갈라진 크레바스였다. 그리고 설빙이 예쁜 입을 벌려서 하는 말이 고작 저 시커먼 무저갱 속으로 다이빙하란다.
“빙매도 도전해 봤어?”
“100년 전부터 궁도의 도전은 금지되었어요. 본궁의 무공은 통하지 않아 화룡의 분노만 더할 뿐이니까요.”
“그럼 과거의 도전자들은 어떻게 올라왔는데?”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경신술이 아니겠어요?”
무슨 그런 걸 다 묻고 있냐는 표정에 한 싸다귀 날려주고 싶었다. 설빙이는 가끔 남의 속도 모르고 뒤집어 놓을 때가 있다. 그래도 예뻐서 봐준다.
더 물어봐야 속만 뒤집힐 것 같아 시커먼 무저갱 속으로 몸을 날렸다.
휙!
“다녀 올게! 목욕단장하고 기다리고 있어!”
“예! 식기 전에 오셔야 해요!”
보는 사람 없다고 설빙이 창피한 줄 모르고 소리쳤다.
뭐가 식어? 식기 전에 오라니. 내가 관운장이야?
휘릭!
얼마나 떨어질지 모르기에 고공 점프하는 자세를 잡았다. 풍압으로 못난이가 될까봐 호신강기를 두르고 안력을 집중했다.
흐흐! 선객들께서 후인을 위해 많은 배려와 노력을 하셨군. 모두 인간성은 좋았나 보네.
실패하고 어떻게 올라왔나 신비가 풀렸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움푹 파인 발자국들이 있었다. 후인을 위한 선배들의 친절한 배려가 틀림없었다.
오! 저기가 바닥인가?
조금 더 낙하하자 희미하게 색이 보였다.
어라? 푸른색이네?
더 떨어져 내리자 물결처럼 움직이는 것까지 구별할 수 있었다.
설마 지하수는 아니겠지?
그래도 혹시 몰라 충격을 줄이기 위해 낙하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휴우! 물은 아니었군.
물결처럼 흐르고 있으나 마력장과 비슷했다. 느껴지는 기운도 마력이 분명했고.
정보를 열람했으나 볼 수 없어 던전이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했다. 아무래도 던전 보다는 안전할 터라 마음 편히 푸른 물결에 몸을 맡겼다.
쑤욱!
첨벙!
물이다. 열심히 발을 놀려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푸핫!
가까운 곳에 바위 섬이 보였다. 파도가 없고 물맛이 짜지 않아 바다는 아니었다. 그럼 넓으니까 호수라고 하자.
기감을 퍼뜨리며 바위섬을 향해 헤엄쳤다.
응? 동굴로 이어지네. 어떻게 한다?
2/3 정도 물에 담긴 동굴이 바위섬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섬에 올라가 봐야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아 그대로 헤엄쳤다.
철벅철벅.
물이 점점 얕아지고 마침내 마른 땅이 나타났다. 동굴은 안쪽으로 계속 이어졌다. 아무래도 진입하며 도전자에 따라 다른 지점에 떨어지는 듯했다.
호수에 빠졌다는 놈은 듣지 못했으니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모 아니면 도라는 뜻이었다. 과연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했다.
흐흐! 그래도 나쁘지 않은 출발이야.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기관과 함정이 시작된다는 말인가?
맞았다.
쐐액. 슉슉슉. 피피피핑!
덜컹. 그그긍.
피슈슉!
문제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함정이 한꺼번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가로막힌 정면에선 수많은 화살이, 천정과 양 벽에선 얼음 창이 쏘아졌다.
수십 발의 창을 쏘고 나선 천장은 내려왔고 바닥은 꺼졌다. 그러면 플러스마이너스 샘샘인데, 꺼진 바닥은 뾰쪽한 창으로 빼곡했다.
설상가상으로 양쪽 벽까지 압박해 사면 프레스를 당하게 생겼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사방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99퍼 독이고 1퍼는 수면 가스겠지! 근데 함정은 원래 차례대로 발동한다고 하지 않았어?
이 정도면 초절정 이하는 진입과 동시 아웃이다. 호신강기와 천독불침 이상은 필수였고 금강불괴는 선택이었다.
더불어 능공허도能空虛徒 수준의 경공과 정면의 벽을 부술만한 파천황의 위력을 가진 무공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걸 내가 다 가졌네! 크으!
자뻑에 취하며 몸을 띄워 클라크의 롱소드를 뽑아 휘둘렀다.
“파천황!”
꽝! 콰과광.
쩌억. 부스스.
무너진 정면의 벽 너머로 동굴이 이어졌다. 이제 시작인가 보다.
“청풍십팔검!”
꽝! 콰과광.
“강룡십팔장!”
꽝! 콰과광.
“천하삽십육검!”
꽝! 콰과광.
“매화이십사수!”
꽝! 콰과광.
“상청무상검!”
“태극혜검!”
꽝! 콰과광.
“후우! 빡 세네!”
무당의 기합으로 일곱 번째의 관문을 돌파했다. 파바박 순식간에 돌파한 게 아니고 무려 이틀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그동안 관문을 거치며 각종 기관과 함정, 몬스터와 전투를 벌였다. 특이 사항은 처음 보는 몬스터가 많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얘들도 던전 공식 룰에 따라 차츰 강한 놈이 나왔고. 최고 강한 놈이 120레벨이라 크게 위험한 상황은 없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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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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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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