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87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87화
87. 기합이다, 기합
어검비행술로 데스나이트를 넘어 근처로 날아가며 가차 없이 검을 뻗었다. 미처 데스나이트가 반응할 겨를도 없이 리치를 찔러 갔다.
쐐액.
내가 가진 가장 빠른 쾌검술 일섬을. 물론 이번에는 초식명이나 기합을 외치지 않았다. 나도 낄끼빠빠니까.
퍽! 퍽!
끄아아악!
커헉!
박 깨지는 소리가 두 번 울렸다. 숨넘어가는 비명도 두 번 울렸고.
재로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라이프베슬이 깨지고도 살아남은 리치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살았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그 사이에 두 놈은 눈치를 까고 몸을 피했다.
스팟! 스팟!
휘륭! 휘류륭!
그리고 뒤늦게 데스나이트가 날린 십여 줄기의 검강이 내가 있는 곳으로 날아들었다.
“하압!”
검강을 뻗어 막았다.
꽈광!
반탄력을 이용해 몸을 날렸고 하필이면 그 자리에 리치가 있었다.
“일섬!”
쌔액! 퍽!
끄아아악!
아공간 주머니에서 열한 자루의 검을 더 꺼내 허공으로 던졌다. 어검술로 조종할 수 있는 한도가 지금은 열두 자루였다.
“어검만천!”
초식명은 아니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거다. 말했듯이 기합과 같은 거다.
열두 자루의 장검이 허공에서 멈춰 내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을 쳐들고 놈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가랏! 천마삼검!”
푸슝!
세 자루의 검이 내 손짓에 따라 전방으로 날아갔다. 천마 검술을 내가 어떻게 알까. 기합이다, 기합.
“백보신권!”
푸슝!
다시 두 자루 검이 공격해 오는 데스나이트를 향해 날아갔다.
“앱솔루트실드!”
파바바밧!
남아있던 일곱 자루의 검이 사방으로 비산하며 데스나이트를 공격했다. 그리고 난 튀었다.
한 놈을 놓쳤지만 세 놈이나 잡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려 만족했다.
튀면서 전황을 살폈다. 교주를 비롯한 고수들은 무난했다.
어디선가 리치의 마법이 날아와 설빙을 방해했다. 그러나 교주와 성녀가 적절히 견제하며 하나씩 수를 줄여나가고 있었다.
세 명의 리치가 당하고 난 뒤라 정면에 나서지 못해서 설빙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방어하지 못했다.
그러자 데스나이트가 무더기로 설빙에게 달려들었으나 7마가 정말 목숨을 걸고 막아내고 있었다. 설빙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했다.
빙궁 무인들은 아직 대기 상태였다. 전장이 좁아 전부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발! 역시 또 있었어!
하지만 지상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해골 병사들 틈에서 쏟아지는 마법 공격에 마교도들이 녹아나고 있었다.
수십만의 머리 위에 보호막을 펼치려면 한두 명의 리치론 부족할 거다. 결국은 리치도 수십 명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대로는 안 돼.
좁은 전장의 이점이 이젠 사라졌다. 오히려 사람들에 채여 경신술이 제약을 받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넓은 곳에서 마음껏 싸우게 해야했다.
교주에게 전음을 보냈다.
-교주, 교도들의 피해가 큽니다. 일단 후퇴해서 전장을 바꿔야 합니다!
-.......으음! 지금 퇴각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닐세. 중군은 퇴각한다고 해도 적진에 들어가 있는 좌, 우군이 빠져나올 수가 없어.
교주의 말이 맞았다. 좌, 우군 2만은 적진의 한 가운데 있었다. 그 중에서 양쪽 협곡을 올라갈 만한 경공을 지닌 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퇴각 신호를 보내면 나머지는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잔머리를 굴려봤으나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공격보다는 방어에 치중하며 교주에게 물었다.
-.......그렇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무언가 방법이 없겠습니까?
-지금으로선 한시라도 빨리 지원군이 도착하기를 바랄 뿐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이네.
-......얼마나 걸릴 듯합니까?
-한 시진, 길어야 한 시진이네.
-교주, 그럼 우리가 안으로 들어갑시다. 들어가 한 시간을 버티든 좌, 우 군이 후미를 처치하고 탈출하던가 한번 해봅시다. 교주와 성녀, 천외일미와 7마께서 함께 하면 전혀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럼 앞을 막고 있는 중군이 위험해진다. 하지만 데스나이트나 리치는 우릴 따라올 확률이 높았다. 안 그러면 중앙이 쑥밭이 나며 전후로 분리되어 버리니까.
솔직히 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한데 눈앞에서 사람이 몬스터에게 죽어 나가고 있다. 동족애? 아니면 전우애 같은 게 생겨 눈이 돌아간 거다.
전쟁에서 ‘돌격 앞으로!’가 가능한 이유는 훈련 때문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전우가 죽어가 눈이 뒤집힌 거다. 그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복수하겠다는 일념만 남는다. 지금 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몸은 벌써 움찔거리며 뛰쳐나가려 하고 있었다. 그런 걸 보면 교주와 성녀는 독한 연놈들이었다. 상관없는 나도 이런데 지 부하들인데도 냉정해 보였다.
뭔가 더 큰 걸 보겠지. 원래 높은 분들이 늘 하는 것처럼.
교주는 잠시 망설이는듯하더니 결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내가 앞장 서겠네.
-교주, 좌, 우군과 합류하면 퇴로를 뚫는 쪽은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교주와 성녀께서는 반대쪽에서 저지해 주십시오.
-알겠네.
-아! 그리고 해골 주술사는 허리춤에 달린 호로병 같은 것을 부수면 처치할 수 있습니다.
-알겠네. 수고해 주게.
퇴로를 뚫는 쪽은 데스나이트가 없어 쉬워 보이지만, 숨어 있는 리치를 상대해야 했다. 아무래도 교주나 성녀보다는 내가 맡는 편이 나았다.
콰광! 콰과광!
교주와 성녀 일행은 큰 거 한 방을 날리고 몸을 빼냈다. 교주가 선봉에서고 중앙에 설빙과 7마가, 후위에는 성녀가 섰다.
나도 교주 옆에 내려섰다.
“저도 돕겠습니다!”
“고맙네. 놈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전장을 잘 못 선택했어. 그나마 자네가 있어 다행이네.”
“괜히 그렇게 사망 플래그 꼽지 마세요. 무사히 끝나고 나면 톡톡히 대가를 요구할 테니까.”
“사망 플래그가 뭔가?”
“그런 게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
교주가 넉살좋은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
“하하하! 알겠네. 준비 됐나?”
“예, 가시죠!”
교주는 신물을 높이 쳐들고 소리쳤다.
“교도들은 들어라! 나를 따르라! 공격!”
교주가 검을 휘두르며 앞서 달렸고 내가 뒤를 따랐다. 좌, 우군을 만나려면 1㎞는 더 가야만 했다.
우리가 달려들자 선두의 데스나이트들은 유령마를 몰아 하늘로 떠올랐다. 놈들 딴에는 머리를 쓴 거다.
관도의 폭은 마차 하나가 지나갈 정도.
덩치 큰 유령마에 탄 데스나이트는 셋이 나란히 서면 꽉 찼다. 그러니 당장 부딪힐 수 있는 전력은 2대 3이었다.
교주와 나, 데스나이트 셋.
2대 3은 지네들이 불리하니까 하늘로 떠서 수를 늘리는 거다. 그러면 몇 십대 2도 가능하니까.
근데 우리라고 둘만 있지는 않았다. 싸움에 이골 난 마교도가 그 정도 눈치를 못 챌 리도 없었고.
7마 중의 누군가가 설빙에 말했다.
“소궁주, 공중으로 뜨는 놈들을 공격해 주시오!”
“천빙지!”
설빙의 손에서 열 줄기의 지풍이 데스나이트를 향해 날아갔다. 놈들도 가장 주의해야 할 인물이 설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화급히 방어에 나섰지만 7마의 공격이 이어졌고, 그 사이에 천빙지는 육중한 체구의 유령마에 적중했다. 처음부터 유령마를 노린 거니까.
유령마는 즉시 얼음 동상이 되었고 7마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유령마를 잃은 데스나이트는 땅으로 내려와야 했고 그곳에는 성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호호호호! 죽어라!”
성녀는 강신술로 인해 눈이 회까닥 돌아간 채로 최고 절기인 월영난무를 추고 있었다. 완전히 미친년의 춤사위였으나 위력만큼은 놀라웠다.
어쨌든 중군의 적절한 나이스 어시스트에 힘입어 교주와 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진로를 뚫었다.
“죽엇!”
“뒈져!”
후우웅! 부왕!
서걱서걱.
화경 두 사람의 앞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두세 명의 데스나이트로는 우리 둘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뒤에 있던 데스나이트가 날아올랐다. 그들 사이에 리치도 보였고.
하지만 우리 목적은 놈들의 처치가 아니었다. 빨리 좌, 우군을 도와야 했다.
그러자면 한 사람이 길을 뚫어야 했다. 이 부분은 이미 얘기가 끝나 있었다.
교주를 보며 나머지는 잘 부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교주도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말고 가라는 말일 거다. 설마 거기서 허튼소리를 하겠나.
교주를 보고 씩 웃어주고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천막군림보! 다 비켜!”
그리고 검을 휘두르며 앞만 보고 달렸다. 황당해 할 교주의 얼굴을 보고 싶었으나 나도 쪽팔려서 참았다.
부웅! 서걱서걱!
우리가 이렇게 무리하는 이유는 내공 때문이다. 화경 이하는 모두 내공 조루라서 오랜 시간 전투를 지속할 수 없었다. 무림인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장시간의 전투를 위해서는 반드시 운기조식을 통한 내공의 보충이 있어야 했다.
한데 전투 중에, 그것도 이렇게 뒤죽박죽 섞인 상태에서 운기조식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아무리 해골 병사가 무인들에게 밥이라고 해도 내공이 있을 때의 얘기였다. 내공이 고갈되면 무림인도 일반인 보다 약간 나은 정도였다. 그 상태로는 해골 병사의 몰매를 상대할 수 없었다.
더구나 중간중간 박혀있는 리치의 마법에는 저항력이 전혀 없어 떼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시라도 빨리 그들에게 가야 했다.
무아지경에 빠져 검을 휘두르며 달렸다. 듀라한 무리를 헤쳐 나왔을 때쯤 교주의 기척이 사라졌다.
정말 사망 플래그였어? 설마 무협지 주인공이 그렇게 쉽게 뒈질라고.
혹시나 해서 뒤를 돌아봤더니 교주는 무사했다. 아직은.
데스나이트와 듀라한이 새까맣게 달려들고 있는 가운데 장판교의 장비처럼 관도를 틀어막고 있었으니까. 마치 나에게는 한 명도 보내지 않겠다는 듯이 결연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50% 주인공인데.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멀리 성녀의 모습도 보였고.
듀라한 무리를 뚫고 나면 해골 병사들이다. 이들과 드잡이하기에는 내 수준이 너무 높았다. 시간만 버리는 짓이었고.
“어검비행!”
이때를 위해 듀라한 무리를 뚫은 거다. 이젠 좌, 우군이 있는 곳까지 논스톱 직진이었다.
쐐애액!
번쩍! 번쩍!
지지직. 휘류륭. 쐐액!
나를 노리고 여기저기서 마법이 날아왔다. 전격에 화염, 빙창, 바람 칼 등등 날아왔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마법 공격으로 내 속도에 맞춰 공격할 수도 없을뿐더러 가장 큰 약점인 사거리 때문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마법이면 뭐할까. 사거리가 안 닿는데.
그런데도 리치가 앞에 나서서 가로막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검사라서였다. 마법사와 검사는 전투방식이 다르니까.
수준이 비슷하다고 가정하고 거리가 충분하면 마법사가 유리하지만 지근거리라면 백퍼 검사의 승리다.
그래서 놈들은 숨어서 운 좋게 한 방이라도 맞춰 보려고 마법을 난사하고 있는 거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연재]던전 in 무림 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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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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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