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80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9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80화
80. 귀여운 놈
이렇게 말하면 종소홍이 못생겨서 피하는 줄 알 수도 있겠으나 솔직히 종소홍이 못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상당한 미인이었으며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그녀가 비활성 각성자라는 점이었다. 마력 보유자보다 귀하고 보기 힘든 비활성 각성자 말이다.
솔직히 말해 그녀가 웬만한 문파의 제자라면 어떻게 꼬셔보려고 했겠으나 공동파라서 애초에 포기했다. 그녀를 빼돌렸다간 바로 문파 대전이 일어날 테니까.
공동파가 지금은 구파에서 밀려났다고 해도 절대 만만치 않은 문파였다. 소문에 의하면 극히 편협하고 호전적이며 아직도 구파일방이었을 때의 자존심을 가지고 있단다.
그런데도 종소홍이 포기 못 할 인재라면 아내로 맞아들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난 이미 아홉 명이나 되는 아내가 있다. 지금도 그중 하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고.
그리고 솔직히 그녀가 그 정도의 인재는 아니었다. 또한, 벼룩, 이도 낯짝이 있다고 차마 그럴 수는 없기에 애써 무시하는 중이다.
종소홍을 비롯해 공동파 사형제들은 명문 대파의 2대 제자에 걸맞은 일류 이상의 무공을 지니고 있었다. 안타깝게 모두 마력 보유자는 아니었고.
결국, 난주성까지 종소홍의 집중 타켓이 되어 시달렸다. 그래도 이제 해방이라는 생각으로 성문을 통과해 만금루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쩌정! 쩌저적!
그그긍! 우르르르!
실로 오랜만에 균열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전과는 조금 달랐다. 균열과 함께 지축이 울리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고 균열에선 무수한 몬스터들이 새까맣게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함께 지켜보던 일행중에 돌연 종소홍이 균열이 발생한 곳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곳은! 양 사형, 만금루 쪽이에요!”
“사매, 어서 앞장서 안내해! 사제들은 모두 사매를 따라 괴물을 처지 하자!”
“충!”
종소홍이 황급히 몸을 날리자 공동파 사형제들이 뒤를 따랐다. 나 역시 함께 몸을 날리며 말했다.
“나도 만금루에 볼일이 있으니 돕겠소이다.”
“고맙소이다, 황 형!”
이번 균열은 감숙성의 성도 난주의 시가지 한복판에서 발생했다. 이미 아비규환이 벌어졌을 것으로 생각하며 급히 달려갔으나 현장에는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몬스터 수가 많았으나 그를 상대하는 무인들의 수도 상당히 많았다. 얼마간의 일반인 피해는 보였지만 끔찍한 참상까지는 아니었다.
공동파 사형제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일제히 몬스터를 향해 몸을 날렸다.
“황 형, 조심하시오!”
“황 소협, 무운을 빌게요!”
그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손을 들어 보이며 현장을 살폈다. 몬스터를 상대하는 무인 중에서 빙궁 무사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그녀들이 주축이 되어 몬스터에 맞서고 있었다.
그녀들은 만금루를 등지고 넓게 방진을 꾸려 몬스터를 상대했다. 중앙에서 그녀들을 지휘하는 설빙의 모습도 보였다.
많은 무인이 그녀들과 함께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었는데 거의 젊은 무인이었다. 만금루 주변에 무인이 많았던 이유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양곤 같은 놈들이었던 거다.
휘리릭.
몸을 날려 설빙 앞에 멋지게 떨어져 내리며 물었다.
“초 소저, 모두 무사하오?”
“아! 황 방주님, 마침 잘 오셨어요. 떨어져 내리는 괴물의 수가 너무 많아요.”
“그렇긴 하지만 이 정도 수의 무인들이라면 처치할 수 있을 거요. 나도 돕겠소이다. 초 소저는 지금처럼 무인들을 이끌어 주시오!”
“예, 황 방주님, 조심하세요.”
“금방 돌아오겠소!”
개체 수가 많은 대신 강력한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놀과 고블린은 삼류무사라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나마 위협이 될 만한 동물형 몬스터와 오크 등이 검기가 필요한 몬스터였다. 간혹 보이는 트롤이나 아라크네 정도만 내가 처리하면 어렵지 않을 듯했다.
설빙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무수한 시기와 질투의 시선이 꽃히는 걸 느꼈다. 개중에는 날 몬스터 보듯이 손속도 멈춘 채 살기를 쏘아보내며 쳐다보는 놈도 있었다.
그렇다고 일일이 찾아가 쥐어팰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여기선 한번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소 잡는 칼로 닭의 목을 치더라도 말이다.
클라크의 롱소드를 뽑아 하늘을 향해 치켜들고 삼 장이 넘는 시퍼런 검강을 뽑아냈다.
화악. 우우웅!
그대로 검과 한 몸이 되어 신형을 날리며 소리쳤다.
“어검파천!”
쐐애액!
서걱서걱서걱.
트롤이고 아라크네고 간에 걸리는 몬스터는 모두 반으로 잘렸다. 땅으로 내린 뒤엔 바람개비 돌듯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초식도 없이 검강을 휘둘렀다.
부웅! 부웅! 붕붕붕!
서걱서걱서걱.
순식간에 반경 십여 장을 초토화로 만들고 나서 잠시 검을 멈췄다. 그리고 내게 살기를 쏘아 보낸 놈에게 검 끝을 겨누고 씩 웃어줬다.
새하얗게 안색이 질려 황급히 사라지는 놈의 뒤로,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공동파 사형제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설빙의 곁으로 몸을 날렸다.
휘리릭. 척.
쓸데없는 회전도 하고 몸도 조금 비틀어 멋지게 떨어져 내리면서 물었다. 여태 상황 파악하고 있어서 절대 몰라서 묻는 것은 아니다.
“초 소저, 상황은 어떻소?”
“황 방주님, 덕분에 한결 편해졌어요.”
설빙의 눈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하트가 언뜻 지나갔다. 분명히 검강이 만들어 낸 하트일 거다. 역시 무력이 판치는 세상에선 힘센 놈이 훈남이고 킹카였다.
설빙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슬쩍슬쩍 손을 보태며 말을 건넸다.
“균열이 발생하며 지축이 울리던데 혹시 아는 것이 있소이까?”
“소녀도 땅 울림을 느꼈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진 못했어요.”
“흠! 내가 그동안 균열을 몇 번 겪기는 했지만 그런 현상은 처음이라 궁금했소이다.”
“그렇군요. 소녀는 균열이라는 것도 처음이어서........”
“그랬소? 이제 이곳은 순조롭게 처리될 듯하니 한번 알아봐야겠소이다. 곧 돌아오겠소. 조심하시오, 초 소저.”
마지막으로 은근하고 뜨거운 시선으로 지긋이 바라봤다. 내 시선에 담긴 음탕한 욕망을 설빙이도 느끼고 부르르 떠는 것을 보며 몸을 날렸다.
“조심하세요, 황 방주님!”
설마 변태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저도 뭔가 느꼈으니까 떨었겠지.
만금루 꼭대기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7층짜리 건물이라 주변이 훤히 보였다. 전각을 옮겨 다니며 이상한 점을 찾았으나 발견할 수 없었다.
균열은 이미 닫혔고 몬스터들도 거의 정리되었다. 만금루 주변에도 살아있는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한창 전장을 정리하는 설빙에게 다가가며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설명했다.
“주변을 둘러봤으나 특별히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소. 아무래도 하루 이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소이다.”
“그렇군요. 혹시 방주님께선 특별히 찾는 것이라도 있으신가요?”
“돈전, 아, 우린 마굴을 돈전이라고 부른다오. 혹시 돈전이 생겨난 것이 아닌가 확인해 봤소이다.”
“돈전이라……. 황 방주님께선 상당한 수의 돈전을 처리했다고 들었어요. 그럼 돈전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계시겠네요?”
고개를 끄덕이고 코웃음을 치며 건방을 떨었다. 컨셉은 지키라고 있는 거니까.
“훗! 그렇소. 최소한 무림의 그 누구보다 본인이 돈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소이다.”
“어머! 대단하시군요. 소녀는 황 방주님이 반드시 부군이 되어주실 것으로 믿어요. 황 방주님, 소녀의 믿음에 보답해 주시겠죠?”
“으하하하! 당연한 소릴! 내 반드시 초 소저를 아홉 번째 부인으로 맞이할 것을 약속하겠소이다.”
한국에서 이런 소리를 했다간 즉시 정신병원으로 보내졌겠으나 여긴 무림이다. 난 힘센 놈이었고. 모두 훈훈한 표정으로 눈으로 살기를 쏘아 보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모두가 살기를 보내는 것은 아니었다. 승냥이처럼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접근하는 양곤이란 놈이 있었다.
양곤은 은근슬쩍 다가와 내게 포권하며 사과했다. 한데 사과하는 놈의 시선은 내가 아닌 설빙이에게 향하고 있었다.
“황 방주님, 제가 눈이 없어 미처 고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 동안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하하! 용서할 것까지야. 괜한 시비를 피하려 했을 뿐 속일 생각은 없었소이다.”
“당연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리고 만금루를 지켜주셔서 막내사매를 대신해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어이구! 이런 귀여운 놈.
말하는 의도가 너무 뻔해 실소가 새어 나왔다. 누가 봐도 만금루를 지킨 사람은 설빙과 빙궁의 무인들이었다. 아, 설빙이 보러 온 놈들하고.
그런데 내게 와서 이런 설레발을 떠는 것은 자연스러운 어시시트를 원하는 거다. 어떻게든 설빙이와 말이라도 한 번 섞어 보고 싶어서.
종소홍을 제외한 나머지 사형제들도 긴장된 표정으로 양곤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서 양곤이의 뜻대로 흘러가면 놈과 그들에게는 평생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설빙이와 함께 싸우고 말도 섞었다고.
슬쩍 양곤이를 쳐다봤다. 설빙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추악한 욕망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여자 아이돌을 바라보는 삼촌 팬이 보여주는 선망과 응원의 시선이라고 할까.
쯧! 대인배인 내가 베풀어야지. 덤으로 공동파도 좋은 관계가 될 듯하니까.
양곤에게 씩 웃어주며 설빙을 옆에 세우고 말했다.
“그런 감사는 나보다는 여기 계신 빙궁의 소궁주이신 천외일미와 빙궁의 무인들께 전하는 것이 좋겠소이다. 만금루는 내가 아닌 이분들이 지킨 것이니까.”
양곤이가 덥석 물었다. 바로 설빙을 향해 깊숙이 포권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동파 2대 제자 양곤은 막내사매를 대신해 만금루를 지켜주신 빙궁과 천외일미께 감사드립니다.”
양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깨알 같은 자기소개까지 끼워 넣었다. 그 모습에 공동파 사형제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양곤이 공동파 2대 제자들의 히어로가 되는 순간이었다.
곧바로 종소홍이 쪼르르 달려 나와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소궁주님과 빙궁의 무인들 또, 이 자리에 계신 모든 군웅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아버님이신 루주님께서 오늘 하루 만금루를 무료로 개방해 연회를 여신다고 하니 모두 마음껏 즐겨 주세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도움을 주신 군웅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와아!
군웅들의 환성이 터져 나왔다. 겨우 한 끼 식사에 죽을지 모르고 괴물과 싸우던 일은 까맣게 잊은 듯했다.
빙궁의 무인들과 군웅들은 다시 전장 정리를 시작했다. 아직 몬스터 사체에 대한 가치가 알려지지 않아 혼란은 없었다.
군웅들을 모든 몬스터 사체를 한 곳에 모았다. 나중에 태울 것이라고 한다.
난 빙궁이 몬스터 사체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가만히 지켜봤다. 역시 빙궁 무사들은 몇 종류의 몬스터 사체를 세 구씩 따로 챙겼다.
설빙에게 넌지시 그 이유를 물었다.
“괴물 시체를 전부 챙기지는 않는 것이오?”
“다른 괴물은 본 적이 있어요. 처음 보는 것들만 궁으로 가져갈 생각이에요.”
아공간 주머니를 꺼내 보이며 물었다.
“빙궁에도 이런 공간확장 주머니가 있는 모양이오?”
설빙이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황 방주님께서는 공간확장 주머니라고 부르나 보네요. 본 궁도 비슷한 물건을 가지고 있어요.”
“사용법은 어떻게 알았소?”
“호호! 방주님도 이미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같은 방법이 아닐까요?”
설빙이의 말에서 빙궁은 마력 심법을 얻었거나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빙궁도 상당히 오래전부터 던전과 몬스터를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참나. 이 놈 저 놈 다 아는데 어떻게 여태 비밀이 지켜지고 있었던 걸까? 정말 미스테리한 일이야.......
[연재]던전 in 무림 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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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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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