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09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4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09화
109. 일방통행
빙궁이 아니라 지하 7층으로 바로 이동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6층을 거쳐 7층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그래도 서둘러서 보름 만에 7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전부 절정 이상의 최정예로만 데려왔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7층 전진기지에 짐을 풀 시간도 없이 바로 사고 난 구역으로 달려갔다.
통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감시하고 있던 경계조의 선임 조장이 달려와 보고했다.
“충! 괴생명체는 다시 통로로 돌아간 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통로로 돌아갔다고?”
“충, 사체 하나도 남기지 않고 전부 돌아갔습니다.”
“그쪽도 사체가 있었나?”
“충, 괴생명체도 두 마리가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둘이 죽고 둘이 죽였으니 샘샘이다. 그러나 왠지 내가 더 손해를 봤다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손이 안으로 굽기 때문일 거다.
“놈들이 사라졌다고 해서 마력장에 접근하지는 않았겠지?”
“충!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잘했네, 계속 수고하게.”
“충!”
일행은 경비조와 헤어져 조금 더 접근했다. 일단은 마력장의 정체를 확인해야 했으니까.
그렇다고 혼자 가서 확인하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다.
내가 죽으면 무려 열 명이나 돌싱이 된다. 아까워서도 먼저 죽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행과 함께 조심스럽게 통로를 향해 이동했다.
선두는 나와 수란을 비롯한 여덟 명의 부인들. 그 뒤로 조 건양과 호위들, 철 단주가 아주마단을 이끌고 따라왔다.
조금 더 접근했더니 지금까지의 마력장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 미묘한 차이지만 마력장의 색이 달라.”
“색이요? 아……! 정말 다르네요. 확실히 초록색보다는 옅어요.”
수란의 말처럼 초록색이 아닌 연녹색이었다. 이상이 아닐 수도 있으나 육감이 말하고 있었다.
이전의 통로와는 다른 것이라고.
아직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최소 10m까지는 접근해야 가능했다.
“전원 전투 대형으로!”
-충!
채챙. 챙!
전투 대형이라고 해서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여전히 나와 부인들이 선두에 섰고 호위들과 아주마단이 뒤를 따랐다.
단지 변했다면 모두 검을 빼 들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는 정도였다.
나 역시 언제라도 출수할 수 있도록 내공을 끌어 올리고 기감을 퍼뜨리며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거의 10m에 접근했는데도 통로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어라? 아무것도 튀어나오지 않네? 겁먹은 건가? 설마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겠지?’
우리 일행은 아주마단만 해도 56명이다. 나와 아내들과 호위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두 개조의 탕마단까지 합하면 거의 백 명이 다 되었다.
만일 괴생명체의 경계병이 보고 있다면 함부로 덤비지 못할 만도 했다. 우리가 처음 상대했던 자들보다 강할 것은 빤한 일이니까.
어쨌든 방해 없이 10m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정보열람!’
-차원통로.????? - 일방통행 一方通行.
‘아니,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열람하며 왠지 찝찝했었는데 역시였다. 정보가 다 읽히지 않는 점은 괜찮았다. 이전에도 그런 적은 있었으니까.
하지만 읽힌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일방통행은 아니지.’
세상에 이런 불공평한 경우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법이니까.
일방통행이니까 괴생명체가 이쪽으로 튀어나왔으므로 우린 반대쪽으로 갈 수 없었다.
그 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방어라는 뜻이었다.
앞으로 상대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똥 누고 뒤를 닦지 않은 것처럼 찝찝할 거다.
그리고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는가?
미궁에서 미궁으로 연결되는 통로도 아니고 무려 차원의 연결 통로였다. 덕분에 아까 생각했던 유럽대륙이나 아프리카는 깨끗이 잊을 수 있었다.
어떤 차원이든 미지의 세상이 있는걸 알면서 덮을 수는 없는 거다. 호기심이 절대 그렇게 놔두질 않으니까.
장담하는데 당장은 아니라도 반드시 튀어나온다는 것에 마교와의 우정을 걸 수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나왔을 때는 처음의 전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강화된 전력이 될 것이다.
‘나만 해도 그럴 테니까. 아니, 시발! 그럼 우린 상대가 때리는 대로 당하라는 말이잖아? 그게 말이야 된장이야.’
내 황당한 표정을 본 수란이 걱정되는 듯이 물었다.
“가가, 무슨 일이에요.”
“잠깐만! 모두 뒤로 물러나 있어.”
“예?”
“실험할 게 있으니까 뒤로 십 보 정도 떨어져 있어.”
“예, 가가.”
일행이 뒤로 물러난 것을 확인하고 클라크의 대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챙!
3m 정도의 검강을 불어 넣어 마력장을 향해 휘둘렀다.
“파천황!”
슈와왁!
베지 못할 상대가 없다는 검강이 일방통행 마력장에 부딪쳤다.
스륵.
“제길!”
던전의 경계와 같은 절대 무반응이었다. 애초에 마력장을 무력으로 없앤다는 발상이 틀렸던 거다.
미련 없이 검을 집어넣으며 철 단주를 불렀다.
“철 단주!”
“충! 부군. 무슨 일입니까?”
“아주마단을 오백 장 밖으로 물러나서 숙영을 준비하게 하고 빙궁에 사람을 보내 철괴鐵傀를 가져오라 전하세요.”
“충! 철괴는 어느 정도 가져오라 전합니까?”
“빨리 준비되는 만큼 보내라고 하십시오.”
“충!”
철 단주가 물러가자 일행을 불러 모았다.
“우린 아주마단이 숙영지를 설치하는 동안 경계를 서야 해.”
“예, 가가. 근데 무슨 일이에요?”
“아, 저 통로가 일방통행이야.”
“예? 일방통행이라뇨?”
“괴생명체는 이쪽으로 올 수 있으나 우린 갈 수 없다고. 그래서 부수려고 했는데 보다시피 멀쩡하네. 던전 경계처럼 검강을 빨아들이고 반응이 없어.”
“하! 큰일이군요.”
아내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모두 똑똑한 여자들이라 일방통행의 의미를 확실히 깨달은 거다.
“승연 누이, 통로 주변에 설치할 만한 진법이 없을까?”
“일단은 시간을 벌 수 있는 간단한 진을 설치하고 재료가 준비되는 대로 팔문금쇄진八門金鎖陳이라도 설치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래, 우리가 호위할 테니 간단한 것으로 먼저 설치해 줘.”
“예, 가가.”
승연 누이가 진을 설치하는 동안 경계조의 선임 조장을 불러 채석과 벌목을 지시했다. 그들에게 아주마단의 염력 능력자를 붙여줘 자재를 운반하도록 했다.
진법 설치와는 별개로 미봉책이나마 바위와 나무로 통로를 틀어막을 생각이었다.
나와 아내들은 눈에 불을 켜고 통로를 뚫어지게 주시했다. 어떤 놈이든 나오기만 하면 박살 내겠다는 의지를 활활 태우며.
“에이! 시발!”
통로를 지켜보고 있으려니 속에서 열불이 솟구쳤다.
‘확 이모님을 데려와?’
독은 함정 및 암습과 대량살상에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물론 나도 불알에 독이 있고 사용할 수도 있으나 당문에 비하면 어린애 수준이었다. 가성비가 심하게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모라고 해도 한 다리 건너였고 가문 앞에는 소용없었다. 아직 지하 7층은 비밀로 하고 있어 함께 올 수 없었다.
‘가성비가 떨어져도 그냥 해보자. 할 수 있는 건 전부 해놓고 기다려야지 자칫하다간 써보지도 못하고 당할 수도 있어.’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아 참! 화약도 있었지!’
팽가로부터 회수한 화약 중에 상당량은 마법 주머니에 곱게 보관 중이었다.
개똥도 약에 쓰려고 찾을 때 없을까 봐 챙겨둔 거다. 이래서 사람은 준비성이 좋아야 하는 거다.
진법에 독과 화약까지 있다면 임시방편은 될 듯했다.
진법 설치를 마친 승연 누이와 일행이 모여 대책을 의논했다. 차원에 대한 개념은 이들에게는 너무 어려워 괴물이 사는 다른 세상이라고 얼버무렸다.
설명을 듣고 난 설빙이 먼저 손을 들고 질문했다.
“가가, 그런데 괴생명체는 왜 이곳을 내버려 두고 돌아갔을까요?”
“나도 그게 의문이지만 반드시 돌아온다고 봐야 해.”
조 건양이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주군, 혹시 괴생명체도 우연히 통로를 발견한 것이 아닐까요? 이번 싸움으로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태는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본거지로 돌아가 전력을 증강해 본격적으로 탐사하려는 생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조 건양의 말에 대부분이 동감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럴 수도 있지. 어쨌든 다짜고짜 공격해 온 것으로 보아 괴생명체는 상당히 호전적인 놈들이 분명해. 그런 놈들을 아무런 대비 없이 이곳에 들어서게 할 수는 없어.”
“동감이에요, 가가. 나중에 대화를 나누더라도 먼저 우리 실력을 보여야 해요.”
승연 누이의 말이 백번 맞았다.
몬스터든 인간이든 대화에는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법이다. 얕잡아 보이는 순간 많은 것을 양보해야 했다.
따라서 압도적인 무력으로 찍어 누르고 대화를 하든 협상을 하든 해야 했다.
괴생명체에 대한 방침이 정해졌으니까 이젠 대비책을 의논해야 했다.
일행에게 당장 가용한 재료를 말하고 의견을 구했다.
“지금 우리가 가진 자원이 암석과 목재, 독과 화약 그리고 진법이 있어. 이걸 어떤 순서로 배치해야 할까 고민해 보자고.”
기관진식의 전문가답게 승연 누이가 먼저 생각을 밝혔다.
“독과 불은 상극이니 함께 사용하면 좋지 않아요. 제 생각엔 제일 먼저 출구를 암석과 목재로 봉쇄하고 독을 살포하는 거예요. 그다음에 진법과 독, 마지막에 화약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해요.”
“좋은 생각이야. 독을 견뎌낸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약해질 테니 폭발로 날려 버리면 되겠군.”
“맞아요. 봉쇄를 뚫고 진을 빠져나오면서 어쩔 수 없이 독에 접하게 될 거에요. 독에 당하면 더할 나위 없으나 견디더라도 전력에 손실은 있겠죠.”
“좋아. 일단 그렇게 하자고.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나면 변경하기로 하고.”
“예, 가가.”
통로의 마력장은 대략 가로 5m 세로 10m 정도의 직사각형이었다. 완전히 봉쇄하려면 최소한 그보다는 커야 하므로 보통 작업이 아니었다.
그러나 일행은 개개인이 각종 이능력과 초인에 가까운 능력을 지녔다. 적절한 위치만 지정해 주면 옮기거나 쌓는 일은 문제가 아니었다.
둥실둥실. 두둥실.
집채만 한 바위와 목재들이 염력으로 허공을 떠다니다 통로 앞의 지정된 장소에 떨어졌다.
쿵. 쿵.
한쪽에선 승연 누이의 지휘 아래 바위와 목재를 이용한 팔문금쇄진이 설치되는 중이었다. 그 뒤로는 화약을 묻을 땅을 파고 있었고.
모두 달려들어 작업하자 반나절 만에 끝낼 수가 있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승연 누이가 표시해 둔 장소에 독을 살포하기만 하면 일단 끝이었다.
화약은 철괴를 가져오면 함께 묻어야 했다. 철괴를 잘게 잘라 크레모아로 만들 계획이니까.
통로를 향한 한 방향으로 쏘아지게 만들면 되기에 어렵지 않았다. 우리에겐 기관진식의 전문가가 있었으니까.
오늘처럼 승연 누이가 든든해 보이기도 처음이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1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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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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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