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08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54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08화
108. 그게 뭘까?
비무 대회장 밖에서 기다리던 철 단주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철 단주, 무슨 일입니까?”
철 단주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대답했다.
“부군, 우선 집무실로 가시죠.”
중대하고 은밀한 보고라는 뜻이었다.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앞장서 집무실로 향했다.
“그럽시다.”
먼저 총단 집무실로 들어가자 철 단주는 집무실에 경계를 세우고 따라 들어왔다.
집무실 경계까지 신경 쓰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은밀한 사안인 듯했다.
자리에 앉아 재촉하지 않고 그녀가 보고하기를 기다렸다.
철 단주가 나직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충! 부군, 미궁 7층에서 괴생명체를 발견, 탐색 중인 탕마단 1개 조와 전투가 벌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입니다.”
“괴생명체라니요? 아니, 그보다 사상자는 얼마나 됩니까?”
하마터면 실수할 뻔했다.
‘궁금하다고 부하 앞에서 부하의 생명보다 먼저 호기심을 풀려고 하다니……. 쩝! 나도 참.’
이젠 대장이라는 위치를 자각할 만도 한데 아직도 이런 실수가 잦았다. 아무래도 얄팍한 인성 탓이 아닌가 싶었다.
실수를 자책하며 이어질 보고를 기다리자 철 단주 역시 침통한 얼굴로 보고를 이었다.
“탕마단의 경 부단주와 삼 조 대원 한 명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조의 중상자 셋, 경상자가 다섯입니다.”
미궁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부상자는 있어도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내가 쫄보라서 그런지 몰라도 압도적인 전력이 아니면 절대 싸우지 말라고 했었다. 난 원래 압도적인 전력으로 찍어누르는 스타일을 선호했다.
탕마단원도 제 목숨 아까운 건 알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잘 지켜 사망자 없는 직장을 만들어 왔다.
따라서 탕마단을 조직하고 미궁 탐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나온 희생자였다.
‘그럼에도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은?’
단원들이 도망갈 여유조차 없었다는 뜻이었다.
‘아니면 상대의 기습에 당했거나.’
더구나 지하 7층을 탐색 중인 조라면 탕마단 내에서도 최정예 조였다.
절정 이상의 최정예로 이루어진 열 명, 한 조가 전부 당했다는 뜻이었다.
더욱이 경 부단주는 레벨 96의 초절정 고수였다. 초절정 한 명과 절정 고수 아홉 명이 전부 당했다면 평범한 몬스터는 절대 아닐 것이다.
어서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마음이 급했으나 난 문파의 문주였다. 일에는 전부 순서가 있는 법이고.
“허어! 그런 일이……. 철 단주, 단원들의 시체는 수습했습니까?”
무엇보다 부하들의 신병 처리가 우선이었다. 이걸 못하면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두고두고 욕먹는다.
“예, 다행히 수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군요. 부상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5층 전진기지에서 상처를 치료 중입니다.”
5층까지의 자유이동패는 내가 가지고 있었다. 부상자를 데리고 미궁을 나올 수는 없었을 테니 적절한 조치였다. 이런 일을 대비해서 전진기지를 세웠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나며 철 단주에게 지시를 내렸다.
“바로 5층으로 가봐야겠습니다. 아내들에게도 연락하고 아주마단도 전원 준비하도록 전하세요.”
상대가 강한 만큼 우리도 최고의 전력으로 맞서야 했다. 우리 최고 전력은 아내들과 아주마단이었고.
“충!”
보고하고 돌아서는 철 단주를 다시 불러세웠다.
“철 단주,”
“충! 부군.”
“난 련주님을 만나 양해를 구하고 오겠습니다. 그때 자세히 보고해 주세요.”
“충!”
결승전이 끝나면 사황련주가 시상식을 할 예정이었다. 다시 비무 대회장으로 가며 보고를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몬스터가 아니고 괴생명체라니?’
몬스터였으면 철 단주도 분명히 몬스터라고 보고했을 터였다.
‘그런데 철 단주는 분명히 괴생명체라고 했단 말이야.’
그녀가 몬스터를 몰라서 괴생명체라고 했을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무언가 몬스터와는 구별되는 점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게 뭘까? 과연 뭐지?’
비무 대회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승부가 결정된 후였다.
나를 발견한 수란이 다가오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가가, 무슨 일이에요?”
“나중에. 그보다 어떻게 됐어?”
“이모님이 삼십 칠 초 만에 승리하셨어요.”
“역시 그랬군. 독인가?”
“예, 삼십 초가 지나자 명옥수의 색깔이 눈에 띄게 옅어졌어요. 알고 보니 무형의 산공독散功毒에 당했더라고요. 지난번 특수 던전에서 얻은 ‘독에 관한 서’ 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호호호.”
“쯧! 이모님도 참. 상품에 눈이 멀어 밑천까지 들어내다니……. 란매, 난 련주님 만나고 올게.”
동시에 수란에게 전음을 보냈다.
-란매, 미궁에 사고가 터져 가봐야 하니까 비밀리에 동생들과 준비하고 있어.
독고 수란도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는지 바로 물어왔다.
-좋지 않은 일인가요?
-미궁에서 사망사고가 났어.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 줄게.
-예? 사망사고요. 아, 알겠어요. 근데 가가, 저희만 가는 건가요?
-아주마단이 함께 할 거야.
-예, 알겠어요.
사황련주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당분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마교한테.
아직은 이렇다 할만한 경쟁자가 없는 미궁 사업이었다.
그러나 최근 마교가 치고 올라오는 중이었다. 쪽수나 무공에서 우리보다 우위인 마교라서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특히 수교오위를 보고 나서는 슬슬 견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친구는 내가 잘났을 때 친구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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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아주마단과 아내들을 데리고 미궁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들어오는 미궁이지만 좋지 않은 이유라서 모두 표정이 굳어 있었다.
입구에서 바로 지하 5층으로 이동했다. 도중에 철 단주에게 괴생명체에 대한 대략적인 보고는 받았다.
그러나 보고만으로는 확실히 단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부상자들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야 했다.
먼저 중상자를 위문하고 나서 경상자들을 만났다. 경상자들은 이미 포션과 금창약으로 치료받아 말끔해져 있었다.
나를 본 경상자들은 부복하며 용서를 빌었다.
“충! 방주님, 죄송합니다!”
“모두 일어서라. 부족한 줄 모르고 먼저 덤볐다면 죄가 되어도 실력이 부족해 물러난 것은 죄가 아니다.”
“충!”
부복한 부하들이 감격한 얼굴로 일어나자 사정을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경상자 중의 선임이 대표로 대답했다.
“충! 저희 삼 조는 염 부 단주의 지휘하에 지하 칠층 동쪽 십팔 구역을 탐색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통로로 생각되는 마력장이 생겨났다. 조사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서는데 갑자기 수십 명의 괴생명체가 튀어나온 거다.
그리곤 피할 사이도 없이 전투가 벌어졌다고 했다.
전력의 열세를 느낀 염 부단주가 절반의 단원들과 퇴로를 열어 다섯이 무사할 수 있었다.
시체와 부상자를 수습한 일은 중상자들이 정신 차려야 자세히 알 수 있을 듯했다.
다 듣고 나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괴생명체라니! 확실히 괴물이 아니라는 말인가?”
“충! 확실히 괴생명체의 생김새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괴물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괴물보다는 인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 괴생명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형 괴물도 보지 않았는가? 그것들과 구별될 만한 특별한 점이라도 있다는 뜻인가?”
“충! 그렇습니다, 방주. 괴생명체 역시 잘 제련된 무장武裝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체계적인 훈련과 정교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오크만 해도 무장을 갖춘 경우가 있었다. 더구나 난 오크 대족장인 클라크의 대검을 가지고 있었다. 클라크의 대검은 명검이라고 할 만한 물건이었다.
따라서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특징을 중심으로 외형을 말해 보아라.”
“괴생명체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양손을 사용했습니다. 신장은 적어도 칠척七尺(2m10㎝)은 넘어 보였고 피부가 칠흑처럼 검었습니다. 모두 비슷한 투구를 썼고 처음 보는 형태의 검과 활을 능숙하게 사용했습니다.”
선임은 잠시 말을 멈추고 기억을 더듬다가 다시 설명을 이었다.
“아, 그렇습니다. 남녀가 반반 정도 섞였는데 여성체의 경우에는 투구까지 쓴 것 치고는 복장이 상당히 대담했습니다. 가슴과 주요 부분만을 가리고 대부분을 노출했습니다. 그에 비해 남성체는 제대로 된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언어는 전혀 알 수 없던가?”
“충! 처음 듣는 언어였으나 확실히 중원의 언어는 아니었습니다.”
“무기도 처음 보는 것이었나?”
“형태로 보아 검과 활이라는 것은 알 수 있으나 중원의 것은 아닌 듯했습니다.”
검은 피부에 칠 척 이상의 키란 말에 혹시 아프리카나 유럽 쪽의 흑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아메리카나.
‘키가 2m가 넘는 것은 조금 오버지만.’
어쨌든 백인이나 흑인이 동양인보다 평균 신장이 큰 것은 사실이니까. 그리고 경황이 없어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무림도 내가 아는 지구가 아닌 바에야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무공이 없으리란 법은 없었다.
‘어쩌면 다른 대륙에선 무공 대신 마법이 판을 치고 있을지도…….’
사실 균열이나 미궁, 던전은 무림보다는 판타지에 더 어울렸다.
‘그리고 솔직히 판타지라면 마법이니까.’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물어보았다.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을 알아볼 수 있었는가?”
“충! 무공이라기보다는 마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보조로 사용하는 무공은 은밀하고 간결한 실전적인 무공으로 마치 살수 무공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탕마단은 전원 마력 보유자였다. 따라서 마법 저항이 약해 당한 것은 아니었다.
“흠! 인원은?”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으나 대략 서른 전후였습니다.”
삼십 대 십인데 일방적으로 당했다면 최소한 비슷한 수준이라는 뜻이었다.
‘무공도 만만치 않고 마법까지 익혔다? 정말 판타지 세상이잖아. 정말 다른 대륙은 판타지 세상인 건가?’
어째 점점 내 상상과 비슷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무림은 이미 서역과 거래가 있었다.
나만 해도 당장 빙궁에 가는 길에 들린 감숙성의 난주와 신강에서 흑인을 보기도 했다.
만일 흑인이었다면 괴생명체라고 하지는 않았을 터.
‘그럼 다른 대륙의 흑인은 아니라는 말인가?’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마법을 사용하며 무공도 쓰는 2m가 넘은 흑인이라…….’
나도 소싯적에 판타지 꽤 읽어본 놈인데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직접 가서 보는 수밖에.’
선임에게 다시 물었다.
“생성되었다는 통로는 어떻게 되었나?”
“충! 아직 유지되고 있습니다. 현재 두 개조가 멀리서 감시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위험한 적은 완벽한 전력이 갖춰지기 전에는 절대 상대하지 말라는 지침서대로였다.
“알았네, 수고 많았네. 모두 그만 물러가 쉬도록 하게.”
“충!”
경상자들이 복명하고 물러나자 철 단주에게 지시했다.
“철 단주, 아무래도 7층으로 가봐야겠습니다. 서둘러 필요한 준비를 해주세요.”
“충!”
[연재]던전 in 무림 1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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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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