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02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5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02화
102. 열 명이나요?
폐쇄적인 마교가 나에게는 통로를 개방하겠다고 했다. 확실히 파격적인 대우임은 분명했다.
문제는 내겐 이미 빙궁 통로가 있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마교에 방문할 때 이외에는 별로 쓸모가 없었다. 단지 그 점을 이들에게 알려줄 수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안타까움은 속으로 삼키며 태연을 가장하고 말했다.
“하하, 어쨌든 통로를 사용하게 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그럼 지하 5층에 대한 공략은 어느 정도나……?”
“하하, 서둘지 않을 생각이네. 지금은 그저 지형 정도나 익히는 정도라네. 그래서 말인데 자네들이 건설하고 있는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면 하는데……. 어떤가?”
딱 보니 난항을 겪고 있는 듯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마교 역시 절정 이상의 마력 보유자가 드물기 때문이었다.
자존심 때문에 늦게 받아들인 대정 심법은 아직 효과를 보기 전이었다. 내가 준다고 했을 때 받아들였으면 호교 오위나 구전주들은 벌써 마력을 보유했을 텐데.
그러나 이들의 사정을 안다고 해서 너무 뻗댈 수도 없었다. 당장 몇 달 뒤에는 눈앞의 호교 오위나 구 전주들도 미궁에 들어갈 수 있을 터였다.
괜한 일로 원망을 사느니 적당한 이득을 취하는 선에서 양보해 주는 편이 나았다.
“흐음!”
마음을 정하고 내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 얼굴로 쳐다보자 전대 도마는 얼굴을 붉히며 변명했다.
“꼭 그것 때문에 정보를 알려준 건 아닐세. 사실 자네도 누군가 사용하길 바라고 시설을 만든 것이 아닌가? 그리고 공짜로 쓰겠다는 것도 아닐세. 사용료는 확실히 치르겠네.”
물론 장사를 위해 만든 시설이었다. 쓰겠다면 얼마든지 내줄 용의가 있었다. 사실 이런 경우 지구에선 첫 손님에겐 할인해 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여긴 다르다. 정해진 가격이 없어 처음 정하는 놈 마음대로다. 그러니 처음에 정할 때 잘 결정해야 했다. 더구나 우리보다 무력이 위인 세력에겐 당연히 더 뜯어내야 했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사용료는 현찰, 선금으로만 받을 것이고 지상보다 열 배 이상 비쌉니다.”
“선금?”
“예, 선금의 이유는 미궁에선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일 요금에 불만이 있으시면 사용하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원래 친구끼리는 돈거래가 깨끗할수록 좋은 겁니다.”
전대 도마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쩝! 마뇌가 그럴 거라더니……. 알겠네, 그렇게 하지. 그렇다면 역시 자네도 또 다른 통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
“예, 5층으로 연결된 곳은 아니지만, 더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아는 곳 외에도 상당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그럼 우리도 더 조사해 봐야겠군. 각층별 통로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자네에게 아쉬운 소릴 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일세.”
“예,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이왕 오셨으니까 비무대회 참관인으로 나서 주셔야겠습니다.”
“허허! 이젠 부탁도 아니고 명령하는 건가?”
“하하! 명령이라니요? 부탁입니다, 부탁. 친구 아닙니까? 사실 상품이 상품인지라 참가자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이번 참가자들의 무공 수위가 높아 웬만한 사람에게 맡겨봐야 소용없습니다. 최소 화경은 되어야 말릴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전대 도마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알려진 것만으로도 검후와 남궁 설 등 초절정이 넷이나 참가했으니까.
“하긴 새로 뽑힌 검후도 출전한다지?”
“예, 혹시 신교에서도 참가할 예정입니까?”
“암. 최소 열 명은 참가할 걸세.”
“헐! 열 명이나요?”
전대 도마는 등 뒤에 서 있는 염마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쯧! 저놈도 나가겠다는 걸 내가 간신히 말렸어.”
“헉! 염마전주님도요? 사실입니까? 염마님은 이미 주안술을 익히고 계시잖습니까?”
실제로 50대 후반인 염마는 30대 초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욕심이 난 모양이었다.
“호호! 방주님도. 참. 오위님의 말씀이 그렇다는 거지 설마 제가 그랬겠어요?”
겸연쩍은 웃음을 흘리는 걸 보니 사실이었던 듯했다. 염마에게 이해한다는 뜻으로 씩 웃어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두 분은 참관인이 되어 주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사람을 보내 일정을 알려 드릴 테니 그동안 편히 쉬고 계십시오.”
“알겠네. 바쁘겠지만 자주 놀러오게.”
“예, 아내들도 소개해야 하니까 또 오겠습니다.”
“흐흐! 나쁜 놈. 아홉이나 된다면서?”
“영웅호색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는 교주님도 만만치 않잖습니까?”
마교주는 정식 처첩이 열 명이 넘었다. 비공식까지 합한 숫자는 아무도 알지 못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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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둥둥-
드디어 개파대전이 열렸다. 오전에 치러진 개파식은 사황련 팔천주가 모두 모여 하늘에 제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 자리에는 마교를 비롯해 구파일방, 황보와 팽가를 제외한 삼대 세가와 명문 대파의 사절단이 병풍처럼 늘어서서 축하해 주었다.
사황련으로서는 가히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위세를 보여준 행사였다. 이로 인해 무림의 인식이 조금은 바뀌었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 개파대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남녀 비무 대회가 열렸다. 그동안 열흘간의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자들은 남녀 각 40명씩으로 총 80명이었다.
80명이 매일 한 경기씩 토너먼트로 대전을 치러 우승자를 선발할 것이다. 원래라면 사흘 후, 남녀 각 5명씩 남았을 때 이들을 무림 5룡 5봉으로 불렀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을 듯했다. 봉이라고 불리기에는 염치없는 여자들이 꽤 있었으니까.
더구나 그녀들은 모두 5위 안에는 너끈히 들어갈 실력을 지녔다. 아마 5화라고 부르기도 뭐할 테니 과연 어떻게 부를까도 관심사였다.
와글와글. 웅성웅성.
비무가 치러질 중앙 연무대 주변엔 수많은 관중이 모여있어 매우 소란스러웠다. 7천주들은 귀빈들과 함께 귀빈석에 나란히 앉아있었다. 난 아내들과 함께 한 줄 뒤에 앉았다.
옆에 앉은 수란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가가, 보통은 영웅대회와 미녀대회를 따로 치르잖아요? 근데 왜 우린 한 곳에서 치르는 거예요?”
“그야 당연히 흥행문제지. 아무리 공짜라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게 좋잖아.”
“흥행이요? 그게 어떤 관계가 있는 거죠?”
“수란아, 관중들을 잘 봐봐. 남자가 많아, 여자가 많아?”
“그야 당연히 남자죠.”
무림인의 9할은 남자였고 실제로 오늘 모인 관중도 9할 정도가 남자들이었다.
“그럼 남자들이 미녀대회를 많이 보겠어, 아니면 영웅대회를 많이 보겠어?”
“그야……. 아! 그래서 예선 때부턴 남녀가 한 비무대에서 대전을 벌였던 것이군요. 따로 하면 차이가 날 테니까.”
“당연하지. 잔치 날엔 사람이 많아야 하는 법이야. 그런데 한 군데는 파리만 날려서야 되겠어. 또 영웅대회에 참가한 놈들도 의욕을 고취 시켜야 죽어라 싸울 테고.”
여자 앞에서 남자는 바보가 되는 법이다. 빤한 승부에도 불나방처럼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야 보는 사람이 즐거운 법이다.
수란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사내 한 명이 멋진 경공 솜씨를 뽐내며 비무대에 올라섰다.
휘리릭. 턱.
사내가 관중들을 향해 목소리에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잠시 조용히 해주십시오!
웅성거리던 장내가 삽시간에 조용해지며 관중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사내가 다시 내공을 실어 말했다.
-전 이번 영웅대회와 미녀대회의 진행을 맡은 태화방의 총관 조 건양이라고 합니다. 이번 대회의 참관인을 맡아주신 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천마신교의 호교오위 두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만리비마 한 세옥 대협과 파천도마 염 강 대협이십니다.
장내 아나운서는 바로 조 건양이었다. 실제로 이런 일을 맡을 사람은 그밖에 없었다.
조 건양의 소개가 끝나자 장내는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설마 마교의 전대 비마와 도마가 등장할 것으로는 상상도 못 했을 테니까.
웅성웅성. 시끌시끌.
앞자리에 앉은 전대 비마와 도마의 어깨를 치며 말을 건넸다.
“어르신들, 나가보시죠?”
연장자인 비마가 못마땅한 눈으로 날 보며 물었다.
“내가 꼭 나가야 하는 건가?”
노인네 투정취급하며 대답했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옛말에 도와줄 땐 속곳까지 벗어 주라는 말도 있습니다. 제 아내들이 호위해드릴 테니 어서 나가보십시오.”
한 세옥이 마지 못해 일어서며 말했다.
“쩝! 인사는 자네가 하게. 내 입에서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을 테니까.”
“하하, 알겠습니다. 승연 누이, 어서 두 분 모시고 나가요.”
“예, 가가.”
승연 누이와 빙궁의 설빙, 여자 호위인 하 월령와 소 빙빙이 한 세옥과 염 강을 따라 일어났다.
“어르신들, 능공허도 잊지 마시고요!”
한 세옥과 염 강이 여자들에게 당부하며 비무대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알았네. 자네들도 잘 따라오게.”
“예, 어르신.”
그 뒤를 따라 네 명의 여인들도 몸을 날렸다.
휘리릭. 두둥실.
꽃 같은 네 명의 여인들에 둘러싸인 한 세옥과 염 강은 허공을 날아 비무대 중앙 위에서 멈췄다.
그리곤 허공에서 계단을 밟고 내려오듯이 천천히 비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를 여자들이 호위하듯 따랐다.
저벅저벅. 사뿐사뿐.
-오오! 능공허도!
-와아!
관중들이 탄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비무 대회 관중은 몇몇 일반인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무인들이었다. 실력이 없어 할 줄은 몰라도 보는 눈은 있는 법이다.
한 세옥과 염 강이 펼친 경공은 확실히 능공허도가 맞았다. 하지만 여자들은 아니었다. 하 월령이 염력으로 능공허도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능공허도를 펼치려면 최소한 초절정 이상은 되어야 했다. 사실 초절정도 공력에 무리가 와 잠깐 흉내 내는 정도였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황련의 위세를 과시하는 효과가 있었던 거다. 당장 귀빈석에 앉아있던 각 문파의 대표들도 깜짝 놀랐으니까.
저들도 간신히 할 수 있는 경신술을 넷이나 되는 젊은 처자들이 펼치고 있는 거였다. 그것도 아름다운.
더욱이 그중 둘은 내 아내였고 둘은 호위였다. 당장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부러움과 질시로.
조 건양이 두 사람에게 포권하고 다시 소개를 계속했다.
-다음 참관인으로 모실 분은 당가의 만독제 당 명환 태상 가주십니다.
당 명환도 나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증손녀인 구양 혜가 얼른 팔짱을 끼자 얼굴이 풀어졌다.
아무리 괴팍해도 남들한테나 그런 거다. 자기 손녀의 애교에는 화경도 질 수밖에 없는 거다.
“쯧! 우리도 가자꾸나.”
“예, 할아버지.”
당 명환은 구양 혜와 조 미미를 데리고 비무대로 날아갔다. 물론 이번에도 능공허도였다.
-와와!
-삐이익.
유독 열렬하게 휘파람과 환호를 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정파였다. ‘마교에만 있냐? 우리도 있다.’ 뭐 이런 경쟁심리인 거다. 덕분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연재]던전 in 무림 1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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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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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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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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