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0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94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01화
101. 과해서 문제지요.
총단으로 돌아와 개파대전 준비상황을 체크 하고 있었다. 이제 사흘 후로 다가왔기에 거의 모든 준비가 완료 단계였다.
빠진 것이 없나 꼼꼼히 살피고 있는데 원섭이 허겁지겁 안으로 뛰어 들어와 보고했다.
“충! 방주님, 지금 마교 사절단이 도착했습니다.”
개파대전이 삼 일 후였으니까 마교 쪽에서도 우리를 배려해 적절한 시기에 도착한 거다. 마교가 너무 일찍 도착했다면 그만큼 시끄러웠을 테니까.
“인원과 대표는?”
“대략 300명 정도에 호교오위 중에 두 분이 대표라고 하십니다.”
“뭐? 호교오위 중에 둘이나 왔다고? 아무튼, 태화장으로 모셨겠지?”
“예, 방주님. 별관을 통째로 내줬습니다.”
애초에 개파대전에 마교주나 신녀가 참가한다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마교 역사상 그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으니까.
따라서 대략 구마 중에 한둘이나 보내 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에 맞춰 의전도 준비했었고.
그런데 호교오위 중에 둘이라니.
호교오위는 상징성이나 무공 경지로 보아서도 마교에서도 중요 인사였다.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마교주나 신녀와도 비슷한 위치였다.
그런 인물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참석했다는 거다. 더구나 축하사절단을 삼백이나 끌고 왔다면 과해도 너무 과했다.
덕분에 강호에 사황련의 면은 충분히 서겠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호교오위가 단순히 축하사절로 왔다고 보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다. 당연히 다른 의도를 의심해야 했다.
“확실히 호교오위가 맞아?”
“충! 확실합니다, 방주님. 마교 구전주인 도마와 비마, 염마는 물론 괴마동주도 두 사람의 호위를 자처했습니다.”
“뭐야? 그럼 구마 중에 셋과 괴마동주도 함께 왔다는 거야?”
“예, 방주님.”
“알았다. 내가 만나 보지. 수란과 혜 누이, 승연 누이를 불러주고……. 아! 당가의 태상 가주님도 모시고 와.”
“태상 가주님도요?”
“그래, 어서 서둘러.”
“충!”
호교오위는 둘 다 화경이다. 마교의 경우 화경을 탈마脫魔라고 불렀다. 이름이야 어떻든 같은 경지임에는 분명했다.
그럼 우리도 최소한 두 사람에게 꿀리지는 않아야 했다. 사황련에는 화경이 없지만 마침 당가의 태상 가주가 와 있었다. 그동안은 밥만 축내고 있었는데 이럴 때 써먹어야겠다.
“그나저나 그 노인네 같지 않은 노인네들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따라온 걸까?”
마침 내게 볼일이 있었는지 대청으로 들어오던 태상 가주가 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나 보다.
“황 방주, 노인네 같지 않은 노인들이라니? 설마 나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아, 외조부님. 그렇지 않아도 찾아뵈려 했는데 마침 잘 오셨습니다. 지금 마교에서 축하사절이 도착했다고 하는데 저와 같이 만나주셔야겠습니다.”
“마교? 마교에서 누가 왔는데 나까지 부르는 건가? 설마 마교주가 오진 않았을 테고.”
“쩝! 마교주보다 무공이 강한 노인네들입니다. 그것도 둘이나. 거기다 말빨도 보통이 아니라 저 혼자는 버겁습니다. 아! 어쩌면 외조부님은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호교오위라고 하는 분들입니다.”
“글쎄, 지위만 들어서는 모르겠군. 혹시 내 또래라면 얼굴을 보면 알 수도 있겠지. 그건 그렇고 마교에서 화경 고수를 둘이나 보내다니 자네에게 꽤 신경을 쓰는 모양이군.”
“쩝! 너무 과해서 문제지요.”
태상가주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태화장에 도착했다. 바로 별채로 이동하자 경비를 서던 마교 무사들이 나를 알아보고 군례를 올렸다. 그래도 함께 싸웠다고 반가워하는 얼굴이었다.
“충! 태화방주님을 뵙습니다!”
“오! 수고하네. 호교오위님들께 내가 왔다고 전해주겠나?”
“충! 방주님께서 도착하시면 바로 안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그래? 부탁하네.”
별관 대청에는 호교오위 두 사람을 비롯해 도마, 비마, 염마와 괴마동주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호교오위에게 포권하며 인사했다.
“호교오위를 뵙습니다. 이분은 외조부 되시는 당가의 태상 가주이십니다.”
당 명환은 호교오위 중의 한 사람을 보며 반갑게 말을 건넸다.
“어라? 자네는 도마, 아니 전대 도마가 아닌가?”
“흐흐! 당가 늙은이도 뒷방으로 물러났다고 들었는데 뭐 주워 먹을 게 있어 또 기어 나왔나?”
“그러는 자네는? 마교는 늙은이들도 부려먹을 정도로 어려운가 보네 그려.”
마교도 앞에 당당하게 마교라고 부르는 당 명환이었으나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는 호교오위였다.
아무래도 과거 인연은 차치하고 같이 늙어 가는 처지라 동병상련이라도 느끼는 듯 죽이 잘 맞았다.
데려오길 잘했네. 흐흐.
한참 두 사람이 회포를 풀고 나서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전대 도마와 비마가 호교오위 중의 두 사람이었다. 그래서 당대 도마와 비마가 따라왔던 것이고.
자리에 앉으며 먼저 감사 인사를 건넸다.
“죽음의 군단과의 전투로 인한 피해복구도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자네 말대로 우리는 친구 아닌가? 친구.”
“쩝! 교주와 신녀께서는 잘 계시는지요?”
“사실 이번에 신녀께서도 함께 오고 싶어 하셨네. 하지만 우리가 말렸지. 남의 잔치에 번거롭게 만들지 말라고 말이야.”
“어유! 그건 정말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두 분께서 직접 와주셨는지가 더 궁금하군요.”
마교에서도 엉덩이가 무겁기로 소문난 호교오위였다. 죽음의 군단과의 결전에도 나중에 연락해서야 나타났을 정도니까.
내 성격이나 무공은 익히 알고 있는 호교오위와 구 전주였다. 함께 싸운 전우였기도 해서 편하게 대해도 실례로 느끼지 않았다. 남이 아닌 친구니까 말이다.
전대 도마는 내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것을 짐작하고 있었는지 씩 웃으며 대답했다.
“중요한 정보가 있어 알려주러 왔다네. 자네가 그랬다며? 친구끼리는 정보도 공유하는 거라고.”
내심 콧방귀를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나 마나 쓸데없는 정보거나 금방 알려질 정보일 것이 분명했다.
생색이나 낼 생각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예의상 관심을 보였다.
“당연한 일입니다. 과연 어떤 정보를 가져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전대 도마가 은근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황련은 지금 미궁에서 몇 층까지 진출했는가? 참고로 우린 4층을 탐색 중이라네.”
어디까지 말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일단 시간을 벌었다. 마교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나도 순진하게 사실대로 말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벌써 4층입니까? 빠르군요.”
“4층에도 사황련 무사들이 보이는데 자네에게 그런 소릴 들을 정도는 아니지.”
“저희야 한 달 이상 먼저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5층이란 말인가?”
“저희는 지금 6층에 진입했습니다.”
“그렇군. 과연 빨라.”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쳐다봤다. 헛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정보를 풀어놓으라는 거다.
눈치를 챈 전대 도마가 괜한 헛기침을 하며 말을 꺼냈다.
“험험! 본교에서는 얼마 전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네.”
“정말 놀랄만한 것이기를 바랍니다.”
“참나, 자네는 젊은 사람이 왜 그리 부정적인지……. 아무튼, 좋아. 얼마 전에 대륙에서 괴마동이 전부 사라지지 않았나?”
“예, 그렇지요. 그래서 모두 오태산으로 몰려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전대 도마가 고개를 끄덕이고 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렇지. 그런데 말이네. 우리가 사라진 괴마동에서 무얼 발견했는지 아는가?”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하! 그렇지. 우리가 발견한 것은 오태산 미궁으로 통하는 통로였네. 그것도 바로 5층으로 통하는.”
말을 끝낸 전대 도마는 ‘어때 놀랐지?’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빙궁에도 있었으니 마교에서 발견됐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솔직한 심정은 우리만 가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람보다는 아깝다는 생각이었다. 다른 사라진 던전에서도 혼세미궁과의 연결 통로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설마 사라진 던전이 전부 통로가 된 것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아무래도 오태산 출입구의 가치가 덜하게 될 터였다. 가까운 출입구를 이용하지 구태여 여기까지 찾아오지는 않을 테니까.
더구나 내가 가진 5층까지의 자유 이동패도 가치가 줄어든다. 당장 마교의 경우도 5층으로 이동할 수 있지 않은가?
마교나 빙궁의 경우를 봐서라도 연결 통로는 무작위로 설정된다고 봐야 했다. 어쩌면 지하 10층, 아니 그 아래의 층으로 연결된 곳도 있을 수 있었다.
쩝! 친구라고 하면서 이따위 정보나 물어 오고…….
이번 정보는 나에게는 낭보가 아니라 흉보에 가까웠다. 그래도 미리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미궁에 대한 경영 방법을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되었으니까.
그리고 이런 때는 노인네 서운하지 않게 나도 장단을 맞춰야 했다.
“예? 지하 5층으로 바로 연결된 통로라고요?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허허허! 그렇다네.”
잠시 노인네들이 뿌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고 나서 진짜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통로가 하나뿐이었습니까? 신교가 가지고 있던 괴마동이 하나 뿐이 아니잖습니까?”
쉽게 대답하지 않을 줄 알았으나 전대 도마는 순순히 입을 열었다.
“전부 여섯 개였지. 그중 두 곳에서 연결 통로가 발견되었고 한 곳은 1층으로 연결된 통로였네. 이번에 우리 일행은 그곳을 통해 왔다네.”
“아! 그렇군요.”
어쩐지 300명이나 되는 인원이 움직였는데도 이동 경로가 전혀 알려지지 않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궁을 통해 온 거였다. 마교는 왕복 육 개월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한 달 안으로 줄이게 되었다.
어라? 얘들이 나를 진짜 친구로 여기고 있는 건가?
사실 중원의 다른 방파들이 들었으면 기함을 할 정보였다. 이제 마교에서 마음만 먹으면 중원에 대한 기습도 가능하게 되었다는 뜻이니까.
그동안은 마교 침공에 대한 시간 여유가 있어 함께 모여 대항할 수 있었으나 이젠 그것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호교 오위나 구마전주들은 마력이 없었다. 아직 대정심법의 효과도 보지 못한듯했고. 달리 말하면 미궁 통로를 이용할 수 없다는 뜻.
그렇다면 300명의 사절단은 괴마동 소속일 터였다. 괴마동주가 그들을 이끌고 미궁 통로를 이용했고 호교 오위와 구마전주들은 육로를 이용했을 터였다.
뭐, 그건 나만 알고 있으면 되는 얘기였고 어쨌든 지금은 부럽다는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신교는 이번에 보물을 얻었군요. 제 생각으로는 5층보다는 1층 연결 통로가 더 쓸모가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를 제게 말씀하셔도 되는 것입니까?”
“하하! 그렇지 않아도 마뇌가 이렇게 말하더군. 어차피 알려질 사실이고 자네가 먼저 알아야 중원 무림이 쓸데없이 격동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고.”
“쩝! 신교는 친구라고 해놓고는 절 이용할 생각만 하는군요.”
“하하, 그게 다 자네가 너무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닌가? 나중에야 어찌 될지 모르겠으나 당장 본교는 중원 정복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네. 그 점은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제가 알기는 뭘 압니까? 아! 교주님을 비롯해 전부 속이 시커멓다는 거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원래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는 법이네. 어쨌든 빙궁주이기도 한 자네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잖은가? 교주께서도 자네라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다고 하셨네.”
[연재]던전 in 무림 1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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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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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