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9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3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95화
95. 빌어먹을 사파새끼들
나는 한 집단의 리더다.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부하들이 있는데 언제까지나 아쉬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리더의 자질 중의 하나인 결단력이 필요할 때였다.
지하 7층으로 진입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다. 판단할 부분은 지금 당장이냐 나중이냐를 결정하면 되는 거다.
당연히 못 먹어도 고지!
결정을 내리고 철 단주에게 지시를 내렸다.
“철 단주, 아주마단을 집결시켜 주십시오.”
“충!”
철 단주가 명령을 이행하러 떠나자 설빙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상공,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음……. 빙매, 이 통로는 오태산의 혼세마궁의 7층과 연결되어 있어. 7층은 사황련의 탕마단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야. 그래서 우선 정찰을 위주로 탐색하고 나서 공략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야.”
“사, 상공! 오태산이라고요? 산서성에 있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설빙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고 나 혼자 놀라느라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빙매, 나도 그래서 놀랐던 거야. 설마 미궁이 여기까지 연결되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상공, 그런데 이게 과연 좋은 일일까요? 아니면…….”
“글쎄, 나쁘지는 않다고 봐. 잘만 개척하면 빙궁은 이제 바로 중원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갖게 되는 거야. 중원과의 교류는 물론이고 자원이나 물류의 이동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실보다는 득이 훨씬 커.”
“그렇겠네요. 한데 상공께서는 뭔가 걸리는 것이라도 있는 표정인데 문제가 있는 건가요?”
“응, 사실 지금 지하 6층은 아내들과 호위 등 절정 급 이상의 고수들로 공략하는 중이야. 그래서 우리가 빨리 7층을 공략할 수만 있으면 좋은데 6층의 경우로 보아 7층에 서식하는 괴물은 절대 만만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일단 정찰은 끝내놓고 결정할 생각이야.”
“아, 그렇군요. 상공, 그렇다면 절대 서둘지는 마세요.”
그럴 생각이었다.
어차피 빙궁에서 오태산까지 가려면 6개월은 걸렸다. 물론 나 혼자 방울 소리 나게 달리면 한 달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빙궁을 중원 무림에 데뷔시킬 생각이었다. 그러자면 최소 몇백 명은 움직여야 했다. 빨리 잡은 게 6개월이었다. 빌어먹을 땅덩어리.
이동에 6개월이나 걸린다면 그 시간에 7층을 공략하면 된다. 빙궁의 전력도 절대 만만하지 않으니까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럼 몇 백이 아니라 몇 천을 이동시켜도 한 달이면 충분했다. 이게 바로 효율적인 시간의 활용방법이 아니겠는가.
설빙과 아주마단 56명을 데리고 지하 7층으로 진입했다. 눈 앞에 펼쳐진 익숙한 광경을 보고 내심 안도했다. 혹시 7층이 필드가 아닌 다른 형태의 던전이라면 꽤 난감했을 터였다.
어쨌든 필드 형태라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먼저 통로 주변을 철저히 수색해 전진기지를 확보해야 했다.
다행히 아주마단은 전원 A급 이상의 각성자였다. 더구나 내 지도하에 각성하면서 자유 스탯의 배분까지 전부 끝낸 상태였다. 인원수는 탕마단보다 훨씬 적어도 전체적인 전력은 한참 위였다.
그런 아주마단이기에 나와 설빙이 함께 한다면 주변 정찰 정도는 문제없이 할 수 있었다.
그다음은 빙궁의 궁도를 동원해 전진기지를 요새화해야 했다. 일회용이 아닌 영구적으로 사용할 통로였다. 몬스터와 인간의 침략에도 대비하는 완벽한 요새를 지어야 했다.
그러는 한편 정찰 범위를 넓혀 가며 7층의 지도작성 및 몬스터의 개체 파악 등이 이루어져야 했다.
이전이라면 계획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 모든 일을 백여 명에 불과한 탕마단이 전부 해야 했으니까. 건설에서 물자 이동, 수색 정찰 등 모든 것을 말이다.
그러나 빙궁의 경우는 전혀 달랐다. 궁도 전원이 마력 보유자여서 가용할 인력이 풍부했다. 또한, 자재 수급이나 보급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탕마단이 일 년이 걸린다면 빙궁은 일주일이면 충분했다. 이 모든 일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6개월이면 모든 작업을 끝내고 지하 6층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마음은 한시라도 빨리 탕마단과 합류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반 상황을 생각하고 여유를 갖기로 했다. 서둘러서 될 일도 아니었고.
이번 기회를 아주마단의 고유능력을 시험하고 개발해보는 실험장으로 삼기로 했다. 내가 가진 최고의 패는 아주마단이 될 것이 분명했으니까.
내 우려와는 달리 주변 정찰은 아무 사건 사고 없이 끝났다. 즉시 빙궁에 전령을 보내 이곳의 상황을 전하고 필요한 준비를 지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상궁주가 직접 필요한 인력과 물자를 가지고 왔다. 바로 전진기지를 요새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작업이 전부 끝나고 나니 어느새 4개월이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그동안 아주마단의 레벨업도 상당히 진척되어 전원 100레벨을 넘었다.
원래 원로급이라 레벨이 80대 전후였고, 전원이 A급 이상의 각성자라 쉽게 올릴 수 있었다. 최하 절정, 초절정으로 이루어진 무력집단이 탄생한 거다.
이젠 사전 준비 작업은 모두 끝났고 6층과 연결을 시도할 때였다. 설빙과 철 단주을 불러 내 생각을 전달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7층 공략에 나설 것이오. 철 단주, 아주마단의 준비는 어떻습니까?”
“충! 개개인의 능력개발은 물론 방진 훈련도 최선을 다해 임했습니다. 부군의 심려를 끼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전원 각성자인 아주마단의 고유능력은 아무래도 무공보다는 마법에 가까웠다. 엄밀히 말하면 초능력이지만.
따라서 전원 근딜이 아닌 탱커, 근딜, 원딜, 지원 등의 주력 포지션을 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팀을 구성해 정해진 포지션에 맞게 합격하는 훈련도 하고 있었다. 원래 합격에 능한 무림인이라 전술은 수월하게 익힐 수 있었다.
때문에, 아주마단은 지구의 공격대와 흡사한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10인, 20인, 최대 50인까지의 파티 전술을 익혔다. 물론 필요시에는 전원 근딜로 바뀌는 특수한 공격대였지만.
“하하! 아주 든든합니다. 이대로만 해 주신다면 아주마단은 중원 제일의 공격대가 될 것입니다.”
“충! 감사합니다, 부군.”
돈 안 드는 공치사에 철 단주의 입꼬리가 천장으로 치솟는다. 그만큼 아주마단의 충성도가 올랐다는 알림도 연신 들리는 듯했고.
@
3개월 후.
드디어 6층과 이어진 통로를 발견했다. 단 한 명의 아줌마도 잃지 않겠다는 내 결벽증으로 인해 탐색은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었다.
지하 8층으로 연결된 통로를 두 개나 찾았고 7층의 경계도 확인했다. 지도도 절반 정도는 작성됐고 몬스터 분포도도 거의 완성단계였다.
단지 6층으로 이어진 연결통로와 빙백마제 사형제의 흔적만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늘 기어코 6층과의 연결통로를 발견한 것이다.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
“충! 감사합니다.”
“일단 지하 6층으로 올라가서 회포를 풀도록 합시다.”
“충! 준비하겠습니다.”
아주마단을 이끌고 6층 연결통로로 진입했다. 통로를 나오자 경계를 서고 있던 탕마단원이 깜짝 놀랐다. 지하 7층에 진입한 사람이 없는데 떼 거지로 튀어나오니 놀랄 수밖에.
“허억! 누, 누구냐!”
“진정하게. 날세.”
탕마단원을 진정시키자 곧 나를 확인하고 인사했다.
“헉……! 충! 방주님을 뵙습니다!”
“수고가 많다. 아내들과 정 단주는?”
“충! 사모님들은 설산 공략 중이시고 단주는 5층 마을 건설 현장에 있습니다.”
“음. 정 단주에게는 돌아왔다고 연락하고 내가 찾아갈 테니 올 필요는 없다고 전하라.”
“충!”
설산은 내게 아픈 기억만 있는 곳이었다. 히든 던전을 발견하고 나만 허접한 보상을 받았으니까. 내가 빙궁으로 떠난 지도 1년이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 공략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긴 사람이 부족하니까.
그 큰 산을 겨우 열다섯 명이 공략하는 중이었다. 정상으로 갈수록 강한 몬스터가 출몰할 테니 진척이 느릴 수밖에. 또 내가 자리를 비워 공략에만 집중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제 한꺼번에 몰려가서 후다닥 해치우고 7층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하루 휴식한 뒤 설산으로 이동했다.
아내들이 표식을 남겨놓아 찾기 어렵지는 않았다. 설빙은 곧 정실부인을 만난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해 있었다.
“상공, 대부인은 어떤 분이세요? 나이는 제일 어리시다면서요?”
“응, 보면 아직 애같이 보여. 그렇다고 만만하게 보면 큰코다치는 수가 있어. 여우가 따로 없거든.”
“정말이요?”
“그래, 제일 나이 많은 승연 누이도 꼼짝 못 해. 아, 그리고 되도록 혼례 올렸다는 소리는 하지 마. 한 번에 올리기로 해서 어차피 다시 올려야 하니까. 그리고 그때까지는 가가라고 불러. 아니면 빙매만 큰일난다.”
“아, 예, 알았어요.”
그리고 얼마 안 가 아내들을 만났다. 수란이 멀리서부터 날아와 안겼다. 이런 와중에도 아내들은 서열에 맞춰 날아오고 있었다.
“가가! 흑흑흑!”
“왜 울어. 늦었다고 화내는 거야? 란매도 빙궁 알지? 거기 엄청 멀다고. 가는 데만 반년은 걸려.”
수란을 떼어 놓고 차례로 아내들을 안아줬다. 오랜만에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마치 새로운 여자를 만나는 것 같았다. 좋았다는 얘기다.
막사로 들어가 빙궁과 7층 통로가 연결되었다고 하자 모두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워했다.
-세상에!
-어쩌면 다른 곳과도!
-어머? 빙궁에 놀러갈 수 있겠네요?
-.......으음! 본가에도 찾아보라고 연락해야겠군.
“이모님, 그건 아직 비밀입니다.”
한 차례 놀람과 폭풍 같은 질문이 이어졌고 대충 정리가 된 후, 그동안의 강호 정세에 대해 당소려에게 질문했다.
“이모님, 특이할 만한 일은 있었습니까?”
당소려가 말도 말라는 얼굴로 대답했다.
“있었지. 그것도 다 자네 때문에 벌어진 일일세.”
“저 때문에요?”
“그래, 대정심법.”
“대정심법이 왜요?”
“아마 무림인치고 대정심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걸세.”
대충 무슨 일인지 감이 왔다. 빌어먹을 사파새끼들!
“얼마만에 유출되던가요?”
“한 달. 사황련주는 절정 고수급에게만 풀었다고 하는데 겨우 한 달 만에 온 무림이 전부 알고 있었네. 지금 무림에서는 삼재심법보다 흔한 게 대정심법일세. 자네가 적어준 내용과 글자 한 자 틀리지 않는다네.”
사황련주는 석 달은 지킨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겨우 한 달을 못 넘긴 모양이다. 사파의 종주인 사황련주씩이나 되어서도 사파인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거다.
솔직히 어차피 각오한 일이었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파지만 정말 정나미 떨어지는 인간들이었다.
사황련 아니 내 앞날을 고려할 때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었다. 최소한 같은 편이라면 돕지는 못할망정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 거다.
[연재]던전 in 무림 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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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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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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