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9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7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91화
91. 박격포냐
그런데 지금까지 돌파한 관문의 숫자가 어정쩡했다. 이 동네의 관문은 보통 아홉 개 아니면 열 개여야 아귀가 맞았다.
일곱 개 돌파했다면 두 개 재수 없으면 세 개나 남았다는 뜻이었다.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아 아직 하루는 더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꼬르륵.
바로 이게 제일 문제였다. 역시 몸을 쓰면 배가 고프다. 이곳에 떨어져 매일 하루에 다섯 끼씩 먹고 있었다.
나야 아공간 주머니가 있어 문제없으나 선배들은 대체 어떻게 버텼을까 궁금했다.
어떻게? 그야 손가락 빨며 버텼겠지. 흐흐! 사람은 역시 준비성이 있어야 해.
아공간 주머니에서 따끈따끈한 삼선짬뽕과 볶음밥을 꺼내 먹었다. 원래는 해물 어쩌고저쩌고라는 멀쩡한 이름이 있으나 꼭 짬뽕 같아서 삼선짬뽕이라고 했다.
후루룩후루룩. 쩝쩝!
먹느라고 정신이 팔려있었다.
퐁퐁퐁! 휘류류.
펑! 화르륵.
등짝이 뜨끈해지는 것 같아 돌아보니 시뻘건 불덩이가 세 개나 날아왔다. 귀여운 발사음과는 달리 불덩이는 흉악무도해 보였다.
허겁지겁 몸을 날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지만 목숨보다 중한 건 아니니까.
퍽. 주륵.
시발! 넌 죽었어. 먹을 땐 물까 봐 개도 안 건드는데! 어디 한 번 물려봐라.
피하느라 삼선짬뽕을 쏟았다.
크와아앙!
포효와 함께 집채만 한 불덩이가 동굴을 가득 메웠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길을 온몸에 휘감고 나타난 놈은 바로 화룡이었다.
이곳이 던전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화룡 정도면 보스몹으로 충분한데 기다리지 않고 저렇게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여태 처리했던 몬스터들이 전부 저런 식의 선공 몹이었다.
재빨리 놈의 정보를 확인했다.
헉! 238레벨이라고!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과 몬스터 중에서 가장 높은 레벨이었다. 당연히 부군 후보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레벨이었고.
마교의 수신오위가 190대 레벨인데 대체 저놈은 얼마나 강하다는 거야?
화룡의 정식 이름은 세 꼬리 외뿔 화염 호랑이였다. 지금부턴 독각삼미화호獨角三尾火虎라고 부를 거다.
그런데 놈의 정보에는 화룡이라는 이명도 있었다. 아마 빙궁의 많은 사람이 그렇게 불러 생겨난 듯했다. 이명이 붙으면 효과도 따라붙어 골치 아프게 됐다.
저런 놈을 상대해야 한다니……. 역시 가장이 된다는 일은 무척 고단한 일이구나. 빙궁을 통째로 얻는다고 좋아만 할 일이 아니었어.
한서불침인 내가 덥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웬만한 무인은 가까이 다가가기도 어렵다는 뜻.
원거리 공격이 거의 없는 무림인은 적에게 다가가지 못하면 답이 없는 거다. 부군 후보들은 또 하나의 페널티를 받고 싸웠던 거다.
쿵! 쿵!
화룡이 한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동굴 전체가 들썩였다. 25t 덤프트럭 두세 대를 나란히 붙여 놓은 정도의 덩치였다.
그나마 그 점이 내게 유리한 점이었다. 동굴이 아무리 넓어도 나보다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할 테니까.
처음의 기습공격을 가볍게 피하자 놈도 바로 재공격을 해오진 않았다. 그래서 슬슬 움직였다. 지금 있는 곳은 놈이 움직임에 제한을 받지 않을 만큼 너무 넓었다.
그동안 거쳐 온 곳 중에서 놈에게 적당한 제약을 줄만한 장소를 알고 있었다. 그곳을 전장으로 삼으려는 생각이었다.
화룡은 나른한 시선으로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았다. 내가 열 발 걸어도 놈의 한 발밖에 되지 않으니까.
퐁!
놈의 가운데 꼬리에서 농구공만 한 불덩이가 솟아올라 내 등 뒤로 떨어지며 폭발했다.
퍼엉!
시발! 박격포냐?
가지 말라는 뜻 같았다. 그렇다고 부모 말도 안 들은 내가 괴물의 말을 들을까. 폭발 위력도 그럭저럭 몸빵 가능한 수준이었고.
터덕. 다다다.
화룡의 경고를 무시하고 냅다 달렸다.
퐁퐁퐁퐁퐁.
귀여운 소리가 연신 들렸다. 덕분에 연사 가능이라는 정보를 얻었다. 호신강기를 두른 채 빠르게 화염구의 낙하지점을 지났다.
펑! 퍼버벙! 펑! 펑!
등 뒤로 폭발음을 들으며 잠시 멈춰 놈을 쳐다봤다. 무슨 생각인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시발놈, 내가 우습냐?
불길을 휘감은 걸 보면 분명히 전투상태에 돌입했다는 말인데 놈에게선 조금의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놈의 나른한 시선에서 그동안 선배들이 얼마나 추태를 보였는지 알 수 있었다. 마치 날아가는 똥파리를 보는 시선이다.
크르르르-
놈이 괜히 한 번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댔다. 아마 그러면 선배들은 찔끔한 모양이다. 놈은 그런 반응을 즐기는 거고.
씩 웃어주며 가운뎃손가락을 빳빳하게 세워 보여줬다. 엿 먹으라고.
크아아악! 퇘!
어라! 알아들었어?
그럴 리는 없겠지만 놈이 입을 크게 벌리더니 침을 뱉었다. 주먹만한 노란 덩어리가 날아와 얼른 피했다.
휘리릭! 털썩.
부스스스.
헐!
화룡의 침은 유황인가 보다. 땅이 녹아들며 매콤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나저나 몬스터한테 침 세례를 당하고 나니 기분 더러웠다. 폼생폼사 사나이 체면도 사정없이 구겼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클라크의 대검과 빙궁에서 얻어 온 청강검 11자루를 꺼냈다. 나도 자존심 상해서 유인하는 건 포기했다.
네가 뭔가 오해했나 본데 형이 정말 쫄려서 장소 바꾸려던 건 아니거든.
정신 승리는 필수였다.
“태극혜검!”
촤라라락!
11자루의 청강검이 머리 위에 일렬로 정렬했다. 근데 꺼내고 보니 너무 빈약해 보였다.
놈의 덩치에 비하면 1m도 안 되는 검은 이쑤시개 정도로 보였으니까. 따끔해도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는 어렵겠다.
하지만 내가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아 좋은 점도 있었다. 일단 놈의 물리적인 공격은 거의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저 큰 덩치가 음속으로 움직이지…….
아차! 또 말이 씨가 될라.
어쨌든 난 경공과 보법으로 화룡의 이능인 불과 꼬리에서 나오는 박격포탄, 뱉어내는 침만 조심하면 된다. 이빨과 뿔에서 나올지도 모르는 특수공격하고.
대신 놈은 내게 대충 던져도 맞을 거대한 타켓을 제공하는 것이고. 누가 봐도 내게 유리한 전투였다.
“만천화우!”
우렁찬 기합과 함께 11자루의 검이 화룡의 구멍을 향해 날아갔다. 눈, 코, 입, 귀, 요도, 항문이 목표다. 두 자루 남는 건 불알을 향했고.
화룡이 같잖다는 듯이 몸을 일으키며 날아오는 검에 시선을 뺏긴 순간!
“금강부동신법!”
나 또한 대검을 들고 방울 소리 나게 놈에게 달려들었다. 정면이 아닌 뒤로.
꼬리에서 박격포만 쏘란 법 있어? 2차 변신하며 로켓이 나올지 화염방사기 될지 모르니까!
당연히 검강이 번뜩이는 롱소드를 든 내가 주공이다. 제일 먼저 신경을 거스르는 꼬리부터 자를 생각이다.
번쩍! 파밧!
화룡이 무슨 짓을 했는지 푸른 막이 전신을 가렸다. 이능의 하나인 보호막이었다.
그러나 11자루의 검은 그대로 보호막을 뚫고 들어갔다.
퍽! 퍼벅!
터덩! 텅! 텅!
힘을 잃은 11자루의 검은 피부에 막혔으나 확실히 놈을 시껍하게 만들었다. 그 찰나를 노리고 주공인 검강이 날아갔다.
“오뢰정인!”
기합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뿌와악!
검강에 휩싸인 롱소드는 가차 없이 보호막을 찢어내고 목표했던 꼬리를 잘랐다.
서걱!
끼잉!
비명으로 보아 개나 고양이과가 틀림없었다. 승기를 잡았을 때 정신 못 차리게 몰아쳐야 했다.
뿌아악!
“커헉!”
-띠링!
-화독火毒(S)에 중독되어 골든서큘레이터가 중화작용에 들어갑니다.
알림이 들렸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격에 급히 뒤로 물러났다.
화룡의 방귀라는 이능 공격이 아직도 남아있었던 거다. 그것도 만독불침을 중독시킬 만큼의 지독한 화독이.
사람들은 만독불침인데도 중독이 되냐는 의문을 가질 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었다.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 순수한 황대정 피셜이다. 믿거나 말거나다.
하나는 중원의 개뻥 때문이다. 사실은 삼천 독이나 오천 독 불침 정돈데 만 독이라고 뻥 쳐서 그렇다.
다른 하나는 이번에 당한 화독이 일만 한 개째의 독이어서 그렇다. 세상에 독이 만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튼, 내가 중화 가능한 독이라 문제는 없었다. 한 번 중화한 독은 보관됨으로 일사부재독의 원리에 의해 영향받지 않았다. 나는 이제부터 만일독불침이 된 거다.
이제부터는 화독보다는 지독한 냄새만 조심하면 된다는 뜻이다. 다시 클라크의 롱소드에 검강을 불어넣었다.
크와아앙!
화룡이도 내가 선배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는 진심이 된 듯 커다란 포효를 터뜨리며 몸을 바로 세웠다. 나른한 눈빛은 사라졌고 번들거리는 맹수의 눈으로 돌아왔다.
새끼, 진작에 그럴 것이지. 늦었어 인마!
“제왕검형!”
나도 기합과 함께 11자루의 검을 날렸다. 화룡의 뇌 용량을 시험하기 위해 이번에도 같은 부위를 노렸다.
“태허도룡검!”
마찬가지로 주공은 꼬리였고. 그러고 보면 놈은 얼굴과 엉덩이에 공격기가 몰려 있었다. 네 개나 달린 발은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보였다.
번쩍! 치지직.
다시 보호막을 펼쳐 조류의 뇌와 같다는 것을 알려주는 줄 알았다.
화악. 화르륵.
화룡의 몸에 감긴 시뻘건 불길이 색이 파란색으로 변하며 온도가 확 올라갔다.
벌써 2페이즈냐! 설마 흰색 불꽃은 3페이즈?
아직은 참을 만했는데 흰색으로 변하면 어떨지 확신이 없었다. 여기서 끝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화악! 화르르륵!
이런 치사한 놈! 2페이즈 건너뛰고 바로 3페이즈라고!
확실히 조류는 아니었다. 3페이즈로 접어들며 화룡의 크기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민첩도 상승했는지 발과 꼬리를 이용해 간단히 검을 막아냈다.
까강! 끼이이익!
그래도 검강에는 안 됐다. 거센 저항이 있긴 했으나 결국 꼬리는 잘렸다. 하지만 단숨에 베어내기는 어렵게 됐다.
끼이이잉!
휙휙! 부웅! 붕!
화룡의 정신없는 연속 공격이 이어졌다. 반으로 줄어든 놈은 마치 블링크를 하듯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졌다.
화룡은 눈에 불을 켜고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뛰며 발과 하나 남은 꼬리를 채찍처럼 휘둘렀다.
“취팔선보! 운룡대구식! 청운적하검!”
나도 방심하지 않고 연신 기합과 함께 몸을 날리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어휴! 더워.
서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놈도 놈이지만 나에게도 문제가 생겼다.
3페이즈에 돌입한 놈이 내는 열기는 동굴의 암석을 녹일 정도였다. 자칫 동굴이 무너지기라도 할까 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한서불침인 나 역시 상당한 부담을 느낄 정도였으니까.
“동방불패! 규화보전!”
콰광!
다시 한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후 잠시 거리를 벌렸다. 빙궁에서 얻어 온 11자루의 청강검은 녹거나 부러져 쓸만한 건 이제 3자루밖에 남지 않았다.
쩝! 더 가져가라고 할 때 더 가지고 오는 건데.
알다시피 빙궁은 구 할이 여자였다. 괜히 있어 보이는 척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쓸데없는 자만심과 자존심이 불러온 결과였다. 어차피 11자루나 가져온 주제에.
[연재]던전 in 무림 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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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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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