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16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54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16화
116. 템빨이 아니라고
적들은 전혀 서둘지 않았다. 침착하게 하나하나 완전히 부수며 전진했다.
선두에는 검을 든 언덕이와 메밀꽃이. 그 뒤를 마법사와 부하들이 따랐다.
이번에는 전과 달리 통일된 복장은 아니었다. 천은 길드 복장이 절반 정도 나머지는 각기 다른 두 개의 문장이 그려진 복장이었다.
‘천은 길드에 무적 길드와 천둔 天遁길드라……. 어쩐지 고수가 너무 많더라 했더니 세 길드의 연합군이었군.’
아무래도 돌아가면 날벼락에게 확인해야 할듯했다. 삼 개 길드의 연합이라도 절정 이상이 200명이나 되었으니까 말이다. 놈들이 최강의 길드이기를 바라는 수밖에.
마침내 팔문금쇄진이 완전히 파괴되고 놈들 앞에 평지가 훤히 드러났다. 물론 그곳에는 준비한 폭발 함정과 독이 기다리고 있었다.
적들과 우리와의 거리는 3㎞ 이상.
그러나 천리안 계열의 이능력이라면 충분히 식별할 수 있는 거리였다.
내 뒤로 300여 명의 군웅이 집결해 있음에도 적들은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처음과 같은 일정한 보폭으로 서서히 전진할 뿐이었다.
저벅저벅. 척척척.
선두의 언덕이와 메밀꽃이 나보다 레벨이 높다고 해도 스탯마저 높은 것은 아니었다. 전 스탯 모두 내가 50 이상 높았고 골든서큘레이터 덕분에 마력도 100 이상 높았다.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전력을 분석하면 나의 필승이 확실했다.
‘새끼들! 근자감 쩌는 놈들이네. 흐흐! 근데 어쩌냐? 나도 질 자신이 없는데.’
눈을 부릅뜨고 적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선두의 언덕이와 메밀꽃은 이미 폭발 함정에 발을 들여놨으나 아직은 기다려야 했다. 절대 고수들인 놈들이라면 조금의 피해도 없이 지날 수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기 위해서는 뒤에 따라오는 적들을 노려야 했다.
꿀꺽. 꿀꺽.
마른 침 삼키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군웅들 모두 나와 같은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거다. 어서 함정을 통과하라고.
마침내 적의 선두가 폭발 함정을 지났다. 즉시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승연 누이에게 전음을 보냈다.
-승연 누이, 지금이야!
쾅! 콰과광! 쾅! 쾅!
피핑! 슈와악. 피핑!
묻어 두었던 화약이 폭발하며 철 구슬이 일제히 쏘아져 적을 덮쳤다.
“크악!”
“아악!”
직접 폭발에 휩쓸린 몇 명의 적이 쓰러졌다. 그러나 곧바로 전신 갑옷이 번쩍하며 몸을 감싸더니 쇠 구슬을 막아냈다.
그 많은 화약을 이용해서 겨우 몇 명의 사망자밖에 내지 못했다. 하나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단 한 번의 폭발이 적의 평정심을 완전히 깬 듯했으니까.
-우와아아!
적들은 괴성을 지르며 우릴 향해 달려들었다.
특히 선두의 언덕이와 메밀꽃은 공간을 접듯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어르신들, 우리 차롄가 봅니다. 나가시죠.”
두 사람도 결연한 표정으로 전방을 쳐다보며 말했다.
“조심하게, 황 방주.”
“무운을 비네.”
“갑시다. 수란은 부상자에 신경 쓰고.”
“예, 가가. 조심하세요.”
“갑시다! 차핫!”
휘리릭.
나와 당 명환이 선두의 언덕이와 메밀꽃을 맞이하러 한발 먼저 나섰다.
스르릉.
클라크의 대검을 뽑아 들고 언덕이를 가리켰다. 놈은 이채를 띤 표정으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검과 함께 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이번 전투는 둘이 붙어도 단순한 개인전이 아니었다. 언덕이를 따르는 99명과 내 뒤의 300명 군웅의 사기가 우리의 일 합에서 결정되니까.
날벼락과의 대결로 적의 성향은 대략 파악했다. 무림인과는 달리 기사나 전사와 같이 직선적이고 힘으로 부딪치는 타입.
중원의 검술과는 궤가 달랐으나 지금은 간을 볼 때가 아니었다. 나중에는 몰라도 첫 합만큼은 힘으로 맞서 눌러야 했다.
‘인마! 나도 힘으론 누구한테 빠지는 사람이 아니야!’
언덕이의 힘과 체력 스탯은 220대. 그것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으나 난 270대였다.
더욱이 내공마저 마력으로 치환해 300년의 마력을 일 검에 쏟아 부었다. 따라서 검이 부딪치기 전에 이미 승부는 결정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뿌와악!
언덕이의 검과 내 검에서 일어난 시퍼런 검강이 대기를 가르며 허공에서 부딪쳤다.
꽈광!
“크헉!”
언덕이의 신형이 반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실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날아갔다. 300의 마력을 일 검에 실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놈의 잘생긴 얼굴이 와락 구겨졌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와아!
-부군 만세!
등 뒤로 군웅들의 함성을 들으며 기합과 함께 능공허도를 펼쳐 언덕이를 쫓았다.
스팟! 스팟! 스팟!
아이템인지 마법사의 도움인지 모르겠지만 언덕이의 앞으로 몇 개의 실드가 생겨났다.
“차핫! 신검합일!”
퍼벙. 퍽퍽퍽!
거칠 것 없이 실드를 뚫고 언덕이에게 쇄도했다.
“핫!”
함께 있던 메밀꽃이 언덕이를 구하러 날아올랐으나 당 명환이 무림 제일의 암기술로 메밀꽃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엽! 만천화우!”
슈슉. 슈슈슉!
당 명환의 공격을 시작으로 100대 300의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번쩍번쩍! 지지직!
화륵. 화르륵. 펑!
슈슝. 슈슉.
채챙! 챙!
나도 다른데 정신 팔지 않고 언덕이를 쫓으며 공격을 퍼부었다.
승기를 잡았으면 깔끔하게 끝을 봐야 하는 법.
더구나 적들에겐 물약이 있었다. 쪽 빨기만 하면 내상이든 외상이든 흔적도 없이 낫게 해주는.
따라서 지금 언덕이를 잡지 못하면 반격의 기회를 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아직 놈은 진정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언덕이가 나보다 스탯이 낮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상상도 하지 못하는 스킬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만에 하나라도 내가 지거나 열세에 몰린다면 부하들 볼 면목이 없었다. 따라서 공격의 고삐를 바짝 쥐어야 했다.
“일격필살!”
일검파천황의 일 초식 쾌검을 펼쳐 언덕이의 심장을 노렸다.
쐐액! 펑!
쩌저적.
전신 갑옷 위로 보호막이 일어나며 검을 막았다. 섬전이 보호막은 파괴했으나 갑옷에 막혔다. 하나 충격마저 흘리지는 못하고 놈은 다시 뒤로 날아갔다.
촤르륵.
한 자루로 부족하면 수로 밀어붙이면 되는 법. 열두 자루의 검을 모두 꺼내 날렸다.
자주 쓰면 실력도 느는 법.
이젠 열두 자루 전부를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열두 자루의 검이 언덕이의 전신을 노리고 날아갔다.
울컥!
언덕이가 한 사발의 선혈을 토해내며 정신을 차린 듯 검을 고쳐 잡고 휘둘렀다. 시퍼런 검강 위를 새빨간 불꽃이 감쌌다. 아이템의 효과가 분명했다.
그새 물약을 빨았는지 아니면 혼신의 힘을 짜낸 것인지는 몰라도 무시무시한 압력이 나를 짓눌러왔다.
휘류륭!
퍼벙. 펑. 챙!
하지만 그대로 지켜볼 생각은 없었다. 언덕이가 휘두른 검에 몇 자루의 검이 터져 나갔으나 전부 깨져도 상관없었다.
‘내겐 아직 한 자루의 검이 남았소이다! 흐흐흐!’
너만 있냐 나도 있다는 식으로 클라크의 대검을 꼭 쥐고 천겁겁화도를 펼쳤다. 남은 한 손을 놀리기 뭐해 빙백마라강을 모으면서.
휘류륭!
내 검에서도 일 장 길이의 불길이 치솟자 언덕이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내 불이 더 크고 뜨거워 보였으니까.
‘어쭈! 똑같이 보나 본데 내건 템빨이 아니라고!’
큰소리로 외치면서 천겁겁화검의 최후 초식을 펼쳤다.
“천겁멸천!”
번쩍! 슈왁!
검신을 둘러싼 붉은 불길이 청색에서 백색으로 변하면서 하얀 섬광이 일직선으로 허공을 갈랐다.
언덕이 역시 섬광을 향해 검극을 쭉 뻗었다.
콰광!
쩌저정.
커다란 폭음과 함께 언덕이의 검에 실금이 새겨지며 균열이 일어나더니 곧 산산조각이 났다.
파바밧!
칠성둔형을 펼쳐 지근거리로 접근한 뒤 빙백마라강을 머금은 왼손을 휘둘렀다.
“끼욧! 북두칠권! 넌 이미 죽어있다!”
언덕이가 손발을 올려 막았으나 막으면 막는 대로 개 패듯이 두들겨 팼다.
퍼벙. 퍼버벙.
쩌적. 쩡. 퍼버벅.
먼저 전신 갑옷 위를 흐르고 있던 보호막이 깨져 나갔다.
다음은 전신 갑옷이.
결국, 언덕이는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
퍼버벅. 퍼벅.
빙백마라강이 침투한 놈의 신체는 얼음이 되어 뻣뻣하게 굳었다. 제일 먼저 내밀었던 손발이 부러지고 어깨가, 복부가, 머리통이 깨져 나갔다.
-띠링!
-레벨이 높은 상대를 처치했습니다. 1레벨 상승하며 모든 스탯이 2상승 합니다.
오랜만에 들리는 레벨업의 알림이었다.
근자감에 차 있던 언덕이가 억 소리도 내지 못하고 조각난 시체로 변한 것이다.
‘새끼가 까불고 있어!’
조각난 언덕이의 시체에서 시선을 거두고 전황을 살폈다.
전투 중에도 내 결전을 훔쳐보고 있던 군웅들이 함성을 터뜨리며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와! 이겼다. 이엽! 죽엇!
-황 방주, 만세! 죽어랏!
사기가 오른 군웅들은 차례차례 적을 쓰러뜨렸다.
두 명의 마법사도 승연 누이와 혜 누이의 소환수 보르도에 제대로 잡혀 있었다. 승연 누이와 보르도는 마법사들이 마법을 펼칠 여유를 주지 않았던 것.
원거리에서 날아오는 마법과 근접해 괴롭히는 두 사람으로 인해 고급 마법을 펼치지도 못하고 간신히 방어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쟤들도 오래 버티지는 못하겠군.’
당 명환과 메밀꽃의 대결은 팽팽했다. 당 명환이 레벨과 스탯에선 밀리지만 경험과 신법이 월등해 시간이 해결해 줄 듯했다.
사실 당 명환이 밀리고 있다고 해도 끼어들 수는 없었다. 무림엔 명예와 자존심을 먹고 사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당 명환과 같은 좋은 가문의 늙은이는 더더욱.
괜히 도와주고도 철천지원수가 될 수도 있는 일이라서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지켜봐야 했다.
촤르륵!
내 싸움 끝났다고 멍하니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일.
당 명환과 남궁 벽만 아니라면 내가 도왔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남은 여덟 자루의 검을 군웅들과 결전을 벌이고 있는 적들에게 날렸다.
“크악!”
“끄아악!”
내가 참전하자 전장은 빠르게 정리되어 갔다. 일각도 되지 않아 전장에서 비명이 사라졌다.
이제 남은 전투는 당 명환과 메밀꽃의 일대일 대결뿐.
군웅들이 두 사람을 위해 멀리 떨어져 자리를 피해줬다. 거의 600개의 눈동자가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는 가운데 전투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메밀꽃은 이미 죽음을 각오한 상황. 그녀가 아무리 놀라운 실력을 지녔다고 해도 절대 살아갈 수 없는 자리였다.
따라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생명을 포기한 순간 메밀꽃은 더 침착할 수 있었다. 때문에, 그녀는 더욱 강해졌다.
‘쉽게 끝나지는 않겠는데. 자칫 실수하면 오히려 당할 수도…….’
당 명환의 노련한 경험을 믿지만 언제라도 달려 나갈 수 있게 내공을 돌리며 지켜봤다.
메밀꽃은 이 싸움에서 그녀의 모든 것을 보여 줄 생각인 듯했다. 마치 꺼지기 직전이 촛불이 가장 밝게 타오르듯 화려하게 타올랐다.
슈와악. 부우웅!
그러나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지 않은 당 명환은 역시 노련했다.
많은 군웅이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당 명환은 무림인의 이상인 화경이었고.
솔직히 나였으면 분위기상으로라도 한 번쯤은 받아쳤을 거다.
그러나 당 명환은 얄짤 없었다. 철저히 신법에 의지해 아웃복싱을 펼치며 빈틈을 노렸다.
쫓고 쫓기는 가운데 십여 초가 흘렀을 때 갑자기 메밀꽃의 신형이 비틀거렸다.
‘독에 당했군! 이젠 끝이야.’
과연 십 초도 지나지 않아 메밀꽃의 전신을 당문의 암기가 뚫고 지나갔다.
생명까지 도외시한 메밀꽃으로서는 터무니없이 허무한 결과였다.
[연재]던전 in 무림 1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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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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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