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1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5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11화
111. 손을 잡아라
다음 날. 오태산 미궁 입구.
가지각색의 무복을 입은 수백 명의 무인이 모여있었다. 내가 내민 손을 기꺼이 잡아준 각 문파의 지원군이었다.
웅성웅성. 시끌시끌.
사람이 많이 모이면 시끄러운 법이다. 더구나 문파와 성별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2백 명이 넘게 모여있었다.
모인 무인들은 모두 초절정 이상의 무림을 대표하는 고수들이었다. 별호만 대도 바로 알 수 있는 유명인이지만 시끄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내공을 실어 말해야 했다.
“모두 조용히 해주십시오. 먼저 본 련의 행사에 기꺼이 도움을 주시겠다고 모여주신 군웅들께 사황련주님를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겠습니다.”
웅성거리던 군웅들이 그제야 입을 닫고 연단 위의 나를 쳐다봤다. 그들에게 손을 모아 포권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아홉 명씩 조를 만들어 주십시오. 반드시 아홉 명이어야 합니다.”
지시를 받았을 때 사람들은 두 가지 타입으로 반응한다. 일단 따르는 사람과 반드시 이유를 붙이는 청개구리다.
난 성격상 청개구리 쪽을 지지했으나 오늘은 아니었다. 지금은 청개구리를 밟아 죽이고 싶었으니까.
자유이동패로 지하 5층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인원은 한 번에 열 명.
200명이 넘는 인원을 전부 이동시키려면 이십 번 이상을 왕복해야 했다.
그런데 군웅들은 같은 문파끼리 아니면 아는 사람끼리 뭉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홉이 넘거나 모자라는 무리가 상당히 많았다.
‘하아! 그러면 알아서 채우면 좀 좋아? 무공 좀 한다는 놈들이 바보도 아니고 멀뚱히 서서 왜 날 쳐다보는데?’
마음이 급한 내겐 우왕좌왕하는 이들이 못마땅하게 보일 수밖에. 성질 같아선 그 사람들은 그냥 내버려 두고 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입구에서 바로 지하 5층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사정을 설명하면 더욱 시끄러워질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아쉬워 부른 사람들이라 탓할 수도 없는 일.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보여주기로 했다. 그럼 남은 사람끼리 웅성댈 테니까. 그 꼴을 안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시원할 듯했다.
정파 대부분이 청개구리라고 하면 의외로 마교의 무인들은 순순히 지시에 따랐다. 물론 단일 소속으론 그들의 숫자가 가장 많아 조를 만들기도 편했다.
한 개 조를 만들어 날 바라보고 있는 귀마동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먼저 아홉 명을 맞춰주신 천마신교의 귀마동주님 조는 앞으로 나와주십시오.”
귀마동주가 부하들과 함께 앞으로 나왔다. 귀마동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미궁 5층으로 바로 진입할 테니 아홉 분은 모두 서로 손을 잡아 연결해주십시오. 저와 연결되지 않으면 함께 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합니다.”
“......알겠소. 모두 방주님 말씀대로 손을 잡아라!”
-충!
마교 무인들이 순순히 서로의 손을 잡았다. 마교도 5층으로 바로 가는 통로를 가지고 있기에 놀람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그러나 다른 군웅들의 반응은 달랐다.
-뭐야? 5층으로 바로 갈 수 있다고?
-어쩐지 사황련이 벌써 7층에 진입했다고 해서 이상하다 싶더니만 이런 방법이 있었군.
-그래서 아홉 명을 맞추라고 한 거네.
-웅성웅성. 시끌시끌.
“귀마동주님, 준비되셨으면 출발하겠습니다.”
“준비됐습니다. 방주님.”
다시 소란스러워진 군웅들은 신경 쓰지 않고 귀마동주의 손을 잡고 지하 5층으로 진입했다.
스르륵.
지하 5층의 통로에 도착해 손을 놓으며 말했다.
“5층입니다. 전부 모여서 7층으로 이동할 테니 통로 밖에서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군웅들을 데리러 가는 겁니까?”
“예, 다음에 도착하는 군웅들의 통제를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어서 다녀오십시오.”
정파인도 딱 마교만큼만 말 좀 들었으면 더는 바랄 나위 없겠다.
미궁 통로로 돌아가자 웅성거리던 군웅들이 일순 조용해지며 나를 쳐다봤다.
누구 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면 너도나도 질문 공세를 펼칠 분위기였다.
그들에게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다음 조를 보며 말했다.
“다음 천마신교 분들 어서 가십시다. 이쪽으로 와서 제 손을 잡으십시오.”
-충.
이동하기 전에 뒤를 돌아보고 군웅들에게 소리쳤다.
“다음 이동할 분들은 준비해 주세요. 돌아오면 바로 출발합니다.”
말을 마치고 바로 마력장으로 진입했다.
스르륵.
정확히 스물일곱 번을 왕복해서야 240명을 5층으로 전부 이동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은 여섯 명이어서 240명이었다.
저마다 침 좀 뱉고 다닌다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진상이었다. 말도 지지리 듣지 않아 속 좀 썩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한 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더는 든든할 수가 없었다.
240명의 초절정 고수.
모르긴 몰라도 강호에 돌아다니는 초절정은 전부 모아놓았지 않았나 싶었다.
‘이들이 전부 내 부하였다면…….’
마교는 물론 소림사, 무당이 부럽지 않을 듯했다. 하지만 상상은 상상으로 끝내야 했다.
미련을 접고 군웅들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 7층까지는 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전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출발!”
먼저 몸을 날렸다. 군웅들도 서둘러 나를 따랐다.
휙휙!
방울 소리 나게 달리는데 남궁 벽이 옆에 붙어 말을 걸었다. 경공을 쓰며 말을 하는 것도 호흡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는 공부였다.
화경(진)이나 되니까 가능한 거다. 다른 초절정들은 경공 중에는 전음을 사용했다.
“인사가 늦었지만 고맙네.”
바로 옆에서 따라오는 남궁 설의 각성 얘기였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이젠 제 아낸걸요.”
“그건 그렇고 사황련은 7층 공략 중인 건가. 아니면 그 이상 진출해 있는 건가?”
“아직 7층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는 어떡해야 좋겠나?”
“무조건 공략이 최선은 아닙니다. 경험도 쌓고 돈도 벌어야 하니까 차근차근 밟아 오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6층 이상은 절정으로는 버겁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강한 괴물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저 역시도 몇 층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으음……!”
남궁 벽이 만만치 않은 현실을 깨닫고 답답한 신음을 흘렸다.
남궁 세가에 초절정 고수가 대략 20명쯤 될 것이다. 그렇다고 그 인원을 미궁에만 투입할 수도 없는 일. 답답한 거다.
“7층에 가셔서 빙궁의 전력을 보면 놀라실 겁니다. 미리 대비한 문파는 괴물과의 실전으로 특수 능력뿐 아니라 무공도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미리 준비한 문파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괴물과의 실전 경험밖에는 없습니다.”
“빙궁도?”
“빙궁 뿐만 아니라 모용 세가, 해남 검문, 검각과 소림사, 무당도 있습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문파도 있을 테고 말입니다.”
“음…….”
달리다 보니 날이 저물어 숙영하기로 했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천막과 음식 재료를 꺼내 나눠줬다.
“괴마동주님 숙영지와 식사 준비는 저희가 할 테니 천마신교 분들은 경계를 서 주십시오.”
“알겠소이다, 황 방주.”
마교는 스물세 명으로 단일 세력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검각과 모용 세가가 여덟 명씩으로 많았다.
당문은 네 명, 구파일방은 전부 두 명씩 보내왔다. 나머지는 거의 한 문파에서 한 명씩이라고 보면 됐다.
정파의 경우 가장 배분이 높은 당명환이 남궁 벽과 구파일방의 장로들과 상의해 이끌었고 마교는 괴마동주가 지휘했다.
정사지간이나 소속이 애매한 사람들은 전부 내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래서 내 주변에는 거의 팔십여 명이나 되어 가장 큰 세력이 되었다.
서두른다고 해도 왕복으로 한 달이 걸렸다. 제발 놈들의 준비가 오래 걸리기만을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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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른 덕에 보름 만에 7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전진 기지에서 이상 없다는 보고를 받고 잠시 안도했다.
그래도 쉬지 않고 즉시 숙영지로 이동했다. 아직도 하루는 더 이동해야 했다.
군웅들은 서두르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전투가 벌어지는 일은 순간이다. 그 순간에 지원군이 없으면 괜한 헛수고나 마찬가지였다.
아내들과 부하들이 무사한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비상 상황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저 앞입니다. 먼저 가겠습니다!”
멀리 숙영지가 보여 한 발 앞서 달려갔다. 다행히 별일은 없어 보였다.
경계 무사가 나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경례했다.
-충! 이상 무!
무엇보다 날 안심하게 만들어 주는 보고였다.
“수고하네. 곧 지원군이 도착할 테니 들여보내게.”
-충!
숙영지 안으로 들어가자 연락을 받고 아내들이 마중 나왔다.
“모두 무사하군. 별일 없었소?”
“예, 가가. 수고하셨어요.”
“곧 지원군 240명이 도착할 것이오. 서둘러 머물 곳을 준비해 주시오.”
수란이 환히 웃으며 대답했다.
“호호! 이미 마련해 두었어요.”
“그래, 수고했어. 얼핏 보니까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었더군.”
“예, 임시로 만들었던 함정과 방어막을 전부 보완했고 쇠 구슬을 넣어 화약 매설까지 마쳤어요.”
“그래? 그럼 이제 놈들만 나타나면 되는 건가?”
“예, 그런데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꼼짝도 하지 않네요.”
“괴생명체가 우리처럼 이성이 있고 사회를 이루고 있는 집단이라면 사회적인 체계가 있겠지. 그렇다면 대군을 움직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거야. 어쩌면 통로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우리처럼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이고. 일단 들어가지. 군웅들이 도착하는 대로 회의를 열어 대책을 의논해 보자고.”
“예, 가가.”
잠시 후 군웅들이 도착했고 일단 막사로 안내했다. 군웅들은 파벌 또는 친분에 따라 막사를 사용했다.
애초에 500명 정도를 예상하고 크고 작은 막사를 지어놓아 수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잠시 후 각 파벌의 대표들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 사파를 대표해서는 내가, 마교는 괴마동주가 참석했다.
정파는 여기서도 세 개의 세력으로 나뉘었다.
구파일방을 대표해서는 소림사와 무당파의 장로가 참석했다. 오대 세가의 대표로는 당 명환과 남궁 벽, 모용 가주의 동생인 모용 철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검각의 검후와 해남 검문의 양소옥이 일반 정파를 대표해서 자리했다.
일단 먼저 그동안 우리가 준비한 시설과 대책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증원군에 대해 언급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겠으나 석 달 안에 천마 신교에서 백 명, 사황련에서 이십 명, 당문과 남궁 세가에서 각 열 명씩을 증원해 주실 것입니다.”
내 말이 끝나자 모용 철이 손을 들고 말했다.
“황 방주, 본가에 연락을 넣었으니 열 명 정도는 더 보내 줄 것입니다. 최대한 서두르겠으나 미궁 내의 이동시간까지 고려하면 석 달은 무리요.”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지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우리 검각에서도 열 명 이상은 보내겠지만 모용 세가와 사정은 비슷해요.”
“해남 검문도 거리가 멀어요.”
해남 검문의 양소옥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소림사의 일각 장로가 말했다.
“구파일방도 마찬가집니다. 각 문파에서 열 명씩 보내기로 합의했으나 시일은 더 걸릴 것입니다. 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대사님.”
앞으로 대략 삼백 명 정도의 증원군이 온다는 계산이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1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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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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