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37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2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37화
137. 나 믿지?
태화방과 빙궁 모두 내가 주인인 문파였다. 그러나 두 문파에 관한 느낌은 전혀 달랐다.
먼저 얻은 태화방은 어쩐지 정 붙이기가 어려웠다.
일단 사파라는 집단은 의심병 많은 내가 운영할 만한 문파는 절대 아니었다.
만일 우여곡절 끝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절대 사파에 몸을 담지는 않았을 거다.
‘정사지간이나 마교에 더 어울리겠지.’
사실 무슨 일을 지시해도, 예상 밖의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 태화방이었다.
물론 전부 나쁜 쪽이었다. 따라서 나로서는 전혀 신뢰할 수 없었다.
더구나 무공 면에서 볼 때, 태화방은 아예 전력 외였다. 초절정은 고사하고, 쓸 만한 절정고수마저 크게 부족했다.
그런데도 태화방을 끌고 가는 이유가 있었다. 문파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외형도 어느 정도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검각이 구파에 끼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외형의 문제였다.
막말로 문도 수, 백 명과 천 명의 문파는 느낌부터가 다른 법이다.
태화방을 버리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황련 때문이었다.
지금 나는 사황련 팔천주의 자리를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련주를 비롯한 칠천주의 확고한 지지에 지금의 내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렇듯 태화방은 문제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나였다.
‘명색이 사파 방주면 사파 방주다워야지.’
솔직히 말해 방도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파인이었다. 사파인이라면 그릇되고 삿된 행동이 정상이니까.
그런데 방주인 내가 어정쩡한 사파인이기 때문에 방도들이 싫은 거다.
그 원인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이십 년 이상을 현대 교육을 받고 현대 사회에서 살아온 나였다.
아무리 내가 삐뚤어진다고 다짐해봐야 한도가 있었다.
실제로 그동안 내가 했던 행동을 돌아보면, 그저 이익에 밝은 정파인이나 다름없었다.
일단 난 방도들의 반륜,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면, 얼굴부터 찡그려졌다.
때문에, 방도의 수는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었다.
방주가 이 모양이니 태화방은 사파다운 색채를 잃어가고 있는 거였다.
이젠 태화방은 사파도 정파도 아닌, 특색이 없는 어중간한 문파였다.
그에 비하면, 빙궁은 태화방과 정반대였다.
빙궁은 내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빙궁은 정파에 가까웠다. 따라서 궁도들도 눈살 찌푸릴 일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빙궁에서 생활할 때, 비로소 사파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정도였다.
지형적 위치로 인해 폐쇄된 생활을 해오던 빙궁이었다. 따라서 약간의 불합리한 규칙이 있을지라도, 특별히 반륜, 반사회적인 사항은 아니었다.
더구나 궁도 모두가 가족과 같은 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태화방에서 골머리를 앓았던, 배신, 질투, 시기에 관한 걱정이 일절 필요 없었다.
거기에 난, 빙궁의 숙원을 해결해 은인이며, 젖과 꿀이 흐르는 중원으로 인도한 구세주에 가까웠다.
사람 마음은 간사하고, 나 역시 사람이었다. 태화방보다 빙궁에 정이 더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빙궁에 도착하자 궁도들이 열렬히 환영했다.
더욱이 이번에 독고호를 타고 중앙 연무장에 착륙했다. 이젠 하늘에서 강림한 신과 동격이 돼버린 거다.
함께 내린 곤륜삼성이 놀랄 정도의 뜨거운 환영이었다.
하지만 천천히 즐길 여유는 없었다. 이 바쁜 와중에 빙궁에 들린 이유는 새로 발견된 통로 때문이었으니까.
얼마 전에 아주마단의 철 단주가 빙궁주가 보낸 서신을 가지고 왔다. 밀랍으로 봉인된 것으로 비밀을 요하는 중요한 서신이었다.
서신에는 간단하게, 두 줄이 적혀있었다.
천년지보동 마력장 생성.
부군 방문 요망.
천년지보동 千年至寶洞은, 천년 빙정과 화정이 보관되어있는 빙궁 제1의 금지였다. 출입할 수 있는 자격도 빙궁주를 비롯해, 열 명도 되지 않았다.
따라서 누군가 탐사해 발견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겨났다는 뜻이었다.
이에 빙궁주는 섣불리 확인하지 않고, 바로 내게 연락한 거였다.
빙백, 열화 쌍마제의 실종을 언급하며, 내가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 진입하지 말라고 당부한 때문이었다.
이미 빙궁에는 혼세미궁 7층으로 연결된 통로가 있었다.
그리고 혼세 미궁이 등장한 이후, 새로운 던전이 발견되었다는 정보는 없었다.
따라서 이번 마력장도, 던전이기보다는 혼세미궁에 연결된 통로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왕이면 7층 밑으로!’
만찬을 즐기면서도 뇌리에는 마력장 생각뿐이었다.
그 모습을 묘한 미소로 지켜보던 빙궁주가, 만찬이 끝날 무렵 날 따로 불렀다.
빙궁주는 내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이,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한시라도 빨리 확인해 보고 싶은가?”
“쩝! 막상 본궁에 도착하고 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위험하지는 않겠나?”
“일단 확인해 봐야 알겠으나, 혼세 미궁과 연결된 통로가 아니겠습니까? 과연 몇 층으로 연결되어 있느냐가 문제겠지요. 만일 10층 이하로 연결되어 있다면, 진입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만한 준비 없이는 위험할 테니까 말입니다.”
때문에, 섣불리 진입하지 말라고 당부했던 거다. 10층이 아니라 8, 9층만 되어도 충분히 위험하니까.
“자네가 그런 생각이라면 안심해도 되겠군. 난 또 젊은 혈기에 바로 달려들까 걱정했다네.”
“하하, 장모님도. 빙궁의 3만 궁도를 먹여 살려야 합니다. 한데 제가 어찌 섣부른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바로 그 점을 명심하게. 자네한텐 3만 궁도가 딸려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해.”
“예, 장모님.”
“이방인과의 전쟁에서도 무모한 행동은 삼가게. 그나마 자네 경지가 한층 깊어진 것 같아서 안심은 되지만, 세상에는 독불장군이 없는 법이네.”
빙궁주는 이방인과의 전쟁과 그 후의 일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따라서 더 걱정이 되는 듯했다.
그래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걱정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예, 장모님.”
“내일 바로 조사할 생각인가?”
“예, 일단 입구에서 정보를 읽은 후, 진입 여부를 판단할 생각입니다.”
“곤륜 삼성은?”
아무리 곤륜 삼성이라고 해도, 빙궁 제1의 금지에 들여놓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들은 궁 밖의 사람입니다. 장모님이 비공정에 태워, 빙궁 주변 관광이나 시켜주시죠? 그나마 구파일방의 절대 고수 중에서는 가장 순진한 분들입니다.”
“알겠네. 그렇게 하도록 하지. 사실 나도 비공정에 타보고 싶었으니까 말일세.”
“시간은 걸리겠지만 제작되는 대로 한 대 드리겠습니다.”
“당연하지. 그럼 빼놓을 생각이었나?”
“설마요. 사업용을 제외하곤 제일 먼저 배당될 겁니다.”
@
다음날.
초 설빙과 둘이 천년지보동으로 향했다. 천년지보동은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첫 번째 구역은 화룡이 머물던 곳이고, 그곳을 지나면 빙정과 화정이 있었다.
이번에 생성된 마력장은 첫 번째 구역에 있었다.
“가가, 마력장이 저기 있네요.”
“내가 화룡과 싸우던 장소야”
마력장의 색깔은 초록색. 크기는 가로 5m, 세로 3m 정도의 직사각형이었다.
마력장의 색깔이 약간 옅은 듯했으나, 당연히 혼세미궁과 연결됐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설빙도 나만큼 마음이 급한지 정보열람을 재촉했다.
“가가, 어서 살펴보세요.”
“알았어.”
마력장으로 다가가 정보열람을 사용했다.
-태극선궁 太極仙宮 : 빙백마제, 열화마제가 설립한 궁. 던전 형태 - 일방통행. 1회 입장 100명, 제한 일일 2회. 재사용 기간 1개월.
정보를 열람한 순간 얼빠진 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
“어!”
내 반응이 이상 하자, 설빙이 가까이 다가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가가, 왜 그래요? 또 문제 있는 통론가요?”
문제 있는 통로란 이방인 일방통행의 통로를 뜻했다.
만일 빙궁의 천년지보동 근처에 이방인의 침입 통로가 생겨났다면, 빙궁의 일대 위기였다.
“어! 일방통행은 맞아. 그런데 이번엔 우리 차롄가 봐.”
“정말요? 그럼 그 고대유적에 연결된 거예요?”
일단 흥분한 설빙의 손을 잡고 진정시켰다. 놀랄 일은 지금부터였으니까.
“그건 아닌 것 같고. 빙매, 놀라지 마?”
“왜, 왜요? 또 놀랄 일이 있어요?”
“응, 아무래도 쌍마제 사조님들의 흔적을 찾은 것 같아. 혼세 미궁이 아닌 던전이야.”
설빙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예! 사조님의 흔적을요? 정말요?”
“어. 아무래도 궁금해서 안 되겠다. 일단 우리끼리 들어가 봐야겠어.”
“가가, 위험하지 않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혼자 들어가겠다고 하면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다.
또, 일방통행이라,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입구까지만 도주하면 됐다.
설빙의 눈을 쳐다보며 설득했다.
“위험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빙매를 데리고 도망칠 자신은 있어. 빙매, 날 믿지?”
말릴 수 없다고 판단한 설빙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믿어요.”
“잠깐만. 장모님껜 사실대로 알려야 하니까.”
마력장 앞에 ‘잠시 다녀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빙매, 손잡아.”
“예, 가가.”
“들어간다?”
“예.”
설빙의 손을 잡고 마력장으로 진입했다.
스르륵.
“아!”
“아!”
드러난 광경에 우린 동시에 탄성을 터뜨렸다.
천장 높이 5m에 지름이 약 50m 정도가 되는 원형의 넓은 공동이었다.
반대편 쪽에 거대한 문이 있었는데, 그 문에 같은 크기의 마력장이 생성되어 있었다.
한쪽 끝에는 두 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고, 그 앞에는 두 개의 수정관이 놓여 있었다.
동상의 인물이나, 수정관 속에 무엇이 들었을까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빙매, 조사님들 같은데 어서 가보자.”
“예, 가가.”
동상이 크기는 천장에 닿을 정도였다. 각자 한 손에 커다란 검과 도를 쥐고 있었다.
검과 도의 형태는 전해 들었던 빙백마검과 열화마도와 똑같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수정관 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고 있는 옷이나, 특징으로 보아 쌍마제의 시신이 틀림없었다.
흘낏 설빙을 쳐다보니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빙매, 어서 구배지례를 올려야지 뭐해?”
“아......! 예, 가가.”
수정관 앞에 나란히 서서, 조사를 대하는 구배지례를 올렸다.
‘쯧! 아무 변화도 없네.’
보통 이런 상황에선 수정관이 열리거나, 동상이 움직이며 숨겨둔 안배가 나타나야 했다.
그래야 기연이 성립되는 거였다. 하지만 실망은 아직 일렀다.
“빙매, 뭐라고 쓰여 있는지 읽어보자고.”
“예, 가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동상으로 다가갔다.
동상 밑에는 매끄러운 돌에 무언가 잔뜩 적혀있었다.
일반적으로 동상은 사후에 후대가 세워주는 거였다. 석판에 새긴 글귀는 대부분이 동상의 인물이 얼마나 잘 났나를 적는 것이고.
그런데 동상에 접근하자마자 알림이 울렸다.
-띠링!
-태극선인 太極仙人의 멸천태극선공 滅天太極仙功을 발견했습니다.
[연재]던전 in 무림 1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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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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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