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36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25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36화
136. 헉! 무량수불!
종남에서 기분 좋게 마무리를 지었다. 여세를 몰아, 바로 화산을 방문했다.
오악검파의 우두머리인 화산파 역시, 최근 사황련에 줄을 대려는 문파였다.
모두 소림사와 무당파 덕분이었다. 두 문파가 다른 문파에도 100년간이나 던전을 숨긴 배신감이 분열을 일으킨 것이다.
어쨌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화산 장문인과의 대화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곁들여 매화이선 梅花二仙이라는 화경 고수 둘의 협조도 약속받았다.
다음 목적지는 사천성이었다. 사천성에는 당문을 비롯해 구파일방인 청성과 아미가 있었다.
청성과 아미 역시, 소림과 무당의 배신에 분노한 문파였다. 따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사천으로 이동했다.
당문이야 당 명환과 당 소려가 아직 총단에 머물고 있어, 이번 방문에선 제외했다. 따라서 사천성 첫 번째 방문지는 청성산의 청성파였다.
청성산은 무당산, 용호산과 함께 3대 도교 성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당문이 있는 성도에서도 멀지 않았다.
청성과 아미파도 당문을 통해, 나와 연결점을 찾는 중이라서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었다.
“문제는 사천에 세 문파가 있다는 점이지.”
우호선린에는 그만한 이익이 필요했다. 이익이 되지 않으면, 친분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세상 사는 진리였다.
그런데 표국을 하게 되면, 사천성 하나를 두고 세 문파가 이익을 나눠야 했다.
두 문파만 되어도 그럭저럭 수지를 맞출 수는 있었다. 하지만 세 문파가 나누면 타지역에 비해 너무 차이가 났다.
그래서는 어느 문파든지 만족하지 못할 거다.
내가 혼자 끙끙거리고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초 설빙이 한마디 했다.
“가가, 서장 西藏을 한데 묶으면 되지 않을까요?”
“서장을?”
“서장에서 나는 특산물은 중원에서 유통되는 양이 상당해요.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 자세히 알아봐야겠는걸. 사실이라면 한숨 돌릴 수 있겠어.”
남궁 설도 초 설빙의 의견에 한 표를 던졌다.
“호호, 빙 언니 말씀이 맞아요. 서장의 특산물은 거리가 멀고, 지형적인 특성으로 귀하게 취급되어요. 때문에, 매우 비싸게 거래되고 있어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고. 고마워, 빙매.”
“호호, 뭘요. 도움이 돼서 다행이에요.”
그렇다면 당당하게 만날 수 있었다. 두 지역을 어떻게 나눌까 하는 문제는 세 문파가 알아서 결정하면 될 일이니까.
청성파에서는 청성일학 靑城一鶴을, 아미파에서는 금정신녀 金鼎神女라는 절대 고수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운남성으로 이동해 점창파 點蒼派에 들렸다.
점창파는 무림의 문파라기보다는 독립된 국가와 다름없었다. 점창의 장문인이 멸망한 대리국의 국왕이었던 대리 씨였다.
점창의 장문인은 특히 표국에 관심이 깊었다. 지형상 중원과의 교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표국을 무기로 점창파에서도 대리이선 大理二仙이라는 절대 고수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은 청해성의 곤륜파였다.
곤륜파는 곤륜산 자체가 신선이 사는 전설 속의 산으로 취급될 정도로, 구파일방 중에서도 가장 신비로운 문파였다.
워낙 외지에 있기도 했고, 문도 수도 가장 적었다. 외부 활동보다는 수도와 수련에 힘쓰는 문파여서, 곤륜 문도를 모두 신선이라 불렀다.
“와!”
비공정에서 밖을 바라보던 일행이 탄성을 터뜨렸다. 어느 순간 탁 트인 초원이 끝없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청해라고 하나봐요?”
청해 靑海라는 중원 최대의 염호 鹽湖가 있어 청해성이라 부른다. 하지만 하늘에서 본 초원은 푸른 바다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초원을 지나 하늘 끝까지 닿아 있는 듯한 산맥을 만났다. 드디어 곤륜산맥에 들어선 거다.
곤륜산맥은 서장과 연결된 거대한 산맥이다. 운무를 허리에 두른 해발 5천m가 넘는 산봉우리들이 주르륵 연결되어 있었다.
“이런 곳에 문파를 세웠으니 강호 활동이 뜸할 수밖에.”
워낙 오지에 있기도 하지만, 구름 위에 문파가 있었다. 찾는 사람도, 내려가는 제자도 없을 듯했다.
“무림인이야 그렇다고 쳐도 일반인은 접근조차 하기 힘들겠는데? 대체 뭐해서 먹고 사는지 모르겠군.”
“신선이니까 선단이나 선식을 먹겠죠? 호호호!”
곤륜을 두고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는 사이 일련의 전각 군이 보였다. 전설의 곤륜파에 도착한 거다.
허공을 선회하며 비공정의 착륙지를 찾아보았다.
곤륜파에서 멀리 떨어져 살폈으나. 만만한 장소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조종석의 기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날 불렀다.
“방주님! 저길 보십시오.”
“뭐야?”
“어어! 날았다!”
기성이 가리킨 곳은 가까운 봉우리였다. 새까만 세 개의 점이 봉우리에서 독고호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었다.
“접근해 봐!”
“충!”
고도를 조금 낮춰 자세히 보자 사람이었다. 푸른 도복을 입은 세 명의 도인이 독고호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었다.
“세상에 저런 경공이!”
“곤륜의 신법이 천하제일이라더니 과연!”
곤륜파에는 운룡대구식을 비롯한 경공이 무림 제일로 알려져 있었다.
세 명의 도인은 초절정 고수인 초 설빙과 남궁 설이 놀랄 정도로 허공을 자유자재로 날고 있었다.
안력을 높여 자세히 살펴보자 발밑에 작은 륜이 있었다. 륜을 어검술처럼 기로 움직이고 있는 거였다.
“허! 날아라 슈퍼보드냐?”
너무 황당해 마음의 소리가 새어나왔다.
“예?”
“가가, 뭐라고요?”
“아니야, 어풍비행술 같다고.”
아내들에게 얼버무리는데 기성이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 뭔가 던졌습니다!”
“반격합니까?”
새파랗게 빛나는 세 자루의 검과 도가, 일직선으로 독고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독고호를 세우고 문을 열어라. 내가 상대하겠다.”
아직 세 도인과는 200m 이상의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세 사람의 능력으로 보아 날아오는 검에도 상당한 내력이 실렸을 터였다. 얄팍한 한 겹의 보호막으로는 독고호의 안전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차라리 잘 됐어. 내가 찾는 사람들이 저 사람들인 것 같으니까.”
곤륜에는 곤륜삼성 崑崙三聖이라는 전대 고수들이 있었다. 그들을 만날 생각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열린 문으로 독고호의 상부에 올라섰다. 천근추의 수법으로 기체에 하체를 고정하고, 같은 수법으로 세 자루의 검을 날렸다.
쐐애액!
이기어검 대 이기어검이었다.
여섯 자루의 검이 부딪치려는 순간, 세 사람은 황급히 검을 회수했다. 내 검을 두려워했다기보다는 뭔가 착오가 있었던 듯 낭패한 표정이었다.
나도 검을 회수하는데 귓속으로 한 가닥 전음이 들려왔다.
-사람이었소?
나도 전음을 보냈다.
-예, 확실한 사람입니다. 혹시 곤륜삼성이십니까?
-그렇네만 자네는 누군가?
-이쪽으로 오실 수 있겠습니까?
-........알겠네.
슈와악!
슈퍼보드를 탄 세 사람이 독고호로 접근했다. 허공으로 날아오르면서 멋지게 륜을 회수하며 선 채로 떨어져 내렸다.
휘리릭. 척. 척. 척.
세 사람이 어지간히 놀랐는지, 날 보고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얼른 세 사람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안이라니? 괴물의 뱃속으로 말인가?”
“하하! 오해십니다. 괴물이 아닌 탈것입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먼저 열린 문으로 몸을 날렸다. 곤륜삼성이 차례로 뒤를 따라 들어왔다.
“헉! 무량수불!”
“무량수불!”
“헉! 무량수불!”
독고호의 내부로 들어선 곤륜삼성은 차례로 경악하며 도호를 외웠다.
그들에게 포권하며 정식으로 소개했다.
“저는 사황련.......”
초 설빙과 남궁 설, 날벼락까지 전부 인사하자, 곤륜삼성도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왔다. 이제 확실히 사람이라고 인정한 듯했다.
“자네 말대로 빈도들을 곤륜삼성이라 부른다네. 빈도는 대형인 검성이네. 한데 하늘을 나는 마차는 내 평생 들어본 적도 없다네. 우린 악룡 惡龍이 나타난 줄 알고 기겁해서 공격한 것이네만, 대체 이건 뭐 하는 물건인지 알려줄 수 있겠나?”
곤륜삼성이 용으로 오해할 만도 했다. 새들 말고 하늘을 나는 짐승은 용밖에는 없으니까.
더구나 독고호의 선체는 검은 색이었다. 악룡으로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물론입니다. 그러자면 얘기가 조금 길어지는데 끝까지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네. 어서 말해 보게.”
“저는........”
다른 문파에서 여태 해온 얘기들을 다시 반복해 설명했다.
듣고 난 곤륜삼성은 나직하게 도호를 외우며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
“무량수불.......!”
나도 할 말은 다 했기에, 생각을 방해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 세 사람의 상태창을 살폈다.
170레벨 중반에 모두 마력 스탯이 있는 점이 특이했다. 곤륜의 독문심법인 상청무상신공 上淸無常神功과 관련이 있는 듯했다.
비활성 각성자는 없었으나, 모두 화경에 S급 절기들을 가진 절대 고수였다.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된 듯, 대형인 검성이 날벼락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럼 날벼락이라는 처자가 이방인이라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녀를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군. 혼세미궁이라는 곳에 한번 가보고 싶군. 가능하겠나?”
“예, 다행히 세 분 모두 미궁에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호오! 우리에게 마력이 있다는 말인가? 그건 어떻게 알 수 있는 건가?”
“저만의 특별한 능력입니다. 그래서 강호에서는 저를 신안 神眼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형인 검성 劍聖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호오! 신안이라. 그렇다면 잘 됐군. 어서 가세.”
“예? 어딜 가자는 말씀이신지?”
“혼세 미궁이 아니면 어디겠나? 어서 가자니까 뭐하고 있는겐가?”
“지금 당장 말씀입니까?”
검성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이 좋은 탈것을 두고, 우리가 노구를 이끌고 오태산까지 걸어가야 하겠나?”
“그럼, 그럼. 그건 강호의 도리가 아니지. 무량수불.”
“난 죽어도 걸어서는 가지 못하네. 무량수불.”
도성 刀聖과 비성 飛聖까지 거들고 나섰다.
“저 그래도 곤륜의 최고 어르신인데 갑자기 모습을 감추면 장문인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장문인과 대화를 나눈 후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상관없네. 우리가 뭐 하며 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네. 아마 없어졌는지도 모를 걸세. 정 뭣하면 나중에 연락하도록 하지.”
완고한 곤륜삼성의 태도에 할 말을 잊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비공정의 문제도 있어 나쁜 일은 아니었다.
물론 생활 형태나 지리적인 위치, 인간관계 등을 미루어 짐작할 때, 곤륜삼성의 입에서 말이 새어나갈 염려는 극히 적었다.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까.’
표국을 시작하면 비공정은 공개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전까지는 알리고 싶지 않았다. 좋은 건 나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하니까.
그런 점에서 볼 때, 지금 곤륜삼성을 데려가면 비밀이 새어나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결정을 내리고 곤륜삼성에게 양해를 구했다.
“볼일이 있어 빙궁에 잠시 들러야 하는데, 세 분께서는 괜찮겠습니까?”
“오! 빙궁! 좋지. 그렇지 않아도 죽기 전에 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다네.”
“하하! 소형제 복 받을 걸세. 무량수불.”
도성이 자상한 목소리로 초설빙에게 말을 건넸다.
“아이야, 네 집이 빙궁이라고 했느냐?”
“예, 도성 어르신.”
“우리가 방문해도 괜찮겠느냐?”
“영광이에요, 도성 어르신.”
곤륜삼성이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기성에게 명령했다.
“기성아, 빙궁으로 기수를 돌려라!”
“충!”
[연재]던전 in 무림 1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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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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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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