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3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9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35화
135. 종남으로
다행히 대선은 곧이곧대로 믿었다.
“호오! 비동 秘洞에 들어갈 수 있는 심법이라. 하기는 비동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고 하니, 그런 심법도 필요하겠군. 물론 자네 정도가 되니 창안할 수도 있었겠지.”
“두 분께서 익혀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단한 절기는 아닙니다.”
“어허! 세상에 대단하지 않은 무공은 없다네.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그런데 내게 알려줘도 괜찮은 건가?”
“아마 무림인 치고 대정 심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삼재 심법 이래 가장 널리 알려진 심법이니까 말입니다.”
“심법을 개방했다는 말인가?”
“예, 혼세 미궁이나 괴물을 상대할 사람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습니까? 덕택에 차원 균열로 인한 피해도 많이 줄었습니다.”
“호오! 선재로고! 무량수불!”
처음으로 대선이 지그시 눈을 감고 도호를 외웠다. 확실히 힘으로 누른 다음 대화를 하자 상대의 반응이 부드러웠다.
그러자 그동안 대화에 끼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소선이 말을 걸었다.
“사형은 안 돼도, 빈도는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예, 하지만 제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네 도움이?”
“예,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소선께는 신선의 능력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잠력을 끌어내려면, 제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소선께 잠들어 있는 힘은, 아내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소선께서는 제 아내와 같은 길을 걷는 동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빈도가 자네의 내자와 동도라고? 자네 내자도 도문에 귀의했다는 말인가?”
“쩝! 그건 아니고……. 아, 소선께서도 체내에 내공이 아닌, 다른 기운이 있다는 정도는 느끼고 계실 겁니다. 바로 그 기운을 신성력이라고 하며, 아내와 소선 어르신만 가지고 있는 매우 특별한 능력입니다.”
“도력이 아니란 말이군. 허 참! 도력이 아닌 신성력이라…….”
소선은 여태 신성력을 도력이라고 생각한 듯, 상당히 씁쓸해했다. 왠지 그동안의 정진이 부정당한 느낌일 거다.
하지만 신선 역시 신에 가까운 존재.
따지고 보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세히 설명하자면 종교 문제가 되어 거부감을 느낄 터였다.
이런 때는 두루뭉술 넘어갈 수밖에.
“신성력은 제령 除靈, 제사 除邪, 제마 除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매우 특별하고 성스러운 힘입니다. 전 무림에 겨우 두 명밖에 없으니까 말입니다.”
“험! 험! 그런가? 한데 내 안에 있는 힘인데도, 자네의 도움이 없으면 쓸 수 없다는 말은 어떤 이유에선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신안으로 보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활성화하는 방법을 제가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공짜로 해주겠다는 말은 아닐 테고?”
“물론입니다. 제 손으로 적을 강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빈도가 자네의 적인가?”
돌고 돌아 이제 본론으로 돌아왔다.
“소선께서는 아직 적이 아니지만, 무당이 적이 되려 하고 있습니다.”
“무당이? 어찌 된 사연인지 말해줄 수 있겠는가?”
“물론입니다. 사실 어쩌고저쩌고…….”
그동안 있었던 일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불온한 움직임에 대해 가감 없이 말했다.
“무량수불……!”
“무량수불……!”
다행히 대선의 입에선 탄식의 도호가, 소선의 입에선 빡침의 도호가 흘러나왔다. 다른 성질의 도호였다면 상황이 급변할 터였다.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던 대선이 입을 열었다.
“물론 자네의 말엔 한 점 거짓도 없겠지?”
“물론입니다. 금세 탄로 날 거짓을 말할 정도로 미련하지 않습니다. 단지 불행한 사태를 피하고자, 두 분을 먼저 찾았을 뿐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줬으면 만족하겠나?”
“무당의 내부 사정에 관여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방인에 집중할 때입니다. 저에 대한 음모를 당장 중지하고, 두 분께서 무림의 대표로 이방인과의 협상에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무당이 아닌 우리가?”
“외람된 말씀이오나, 현재 무당에서 도움이 될 만한 분은 두 분밖에는 없습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자존심 상할 발언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왜곡해 듣지 않았다.
“우리가 나서야 할 정도로 이방인이 강하다는 말이겠지?”
“최소한 백 명의 화경급 절대 고수와 전략 병기까지 동원할 것입니다. 구파일방은 물론 오대 세가, 본 련과 마교까지 전부 나서야 그나마 비슷한 전력을 꾸밀 수 있을 것입니다.”
“허어……!”
“무량수불!”
두 사람은 기가 막히는지 도호만 외웠다.
내 계획은 지금 말한 대로, 무림 어벤저스를 꾸리는 거다. 그럼 한번 붙어볼 만하다는 계산이었다.
현재 우리의 적은 패국 하나뿐이었다. 4개국을 전부 상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패국 소속의 대륙 백강은 많아야 서른 명 안팎일 터.
‘무림 어벤저스도 서른 명은 되니까.’
문제는 비공정과 마장기였다.
그런데 비공정은 크기 문제로 던전 진입이 불가능한 듯했다. 아니었다면 벌써 비공정을 타고 진입했을 터였다.
‘마장기도 처음부터 황제급 마장기가 나오지는 않을 테지.’
지금 내 능력으로 황제급 아래는 상대할 수 있었다. 놈들의 전략 병기가 허무하게 쓰러지면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쪽수가 많은 우리가 유리했다.
‘일단 한번 눌러놓고 협상을 해도 해야 하니까.’
협상한다고 해도 승자의 처지에서 하는 협상과 패자의 협상은 질적으로 커다란 차이가 있다.
따라서 무림 어벤저스는 꼭 만들어져야 하는 필수 조건이었다.
한동안 말없이 무당파가 있는 천주봉을 응시하던 대선이 말을 꺼냈다.
“무당의 일은 빈도에게 맡기고 자네는 하고자 하는 일에 전념하게. 무당의 일을 마치는 대로 오태산 총단을 방문하겠네. 그러면 되겠는가?”
“그렇게 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한 달 후에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만들겠으니 그때 맞춰 방문해 주십시오.”
대선이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게 하지. 배웅은 하지 않겠네.”
“알겠습니다.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며칠 사이에 무림의 태산북두를 봉문 封門 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당에서의 일은 생각보다 잘 풀려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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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떠나 섬서성의 종남산으로 향했다. 섬서성에는 종남과 화산파가 있었다.
무당에서 가까운 종남을 먼저 방문한 뒤, 화산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다행히 두 곳 모두, 사황련에 우호적인 손짓을 보내는 문파라서, 마음의 부담이 덜했다.
종남과 화산파는 도가의 명가였으나, 차츰 속가의 색채가 짙어지는 중이었다.
따라서 손익을 따져가며 설득하면 충분히 대화로 끝낼 수 있을 듯했다.
‘문제라면 종남이 군부와 가깝다는 점인데…….’
구파일방 중에서, 가장 많은 제자가 군문에 진출한 문파가 종남파였다. 따라서 어떤 식이든 군과 관에 알려진다고 봐야 했다.
종남산 역시 사방 오백 리에 달하는 거대한 산이었다. 과거 도가의 종주라고 일컬어지는 전진파가 자리했던 곳이기도 했다.
종남파는 장문인을 만나야 하기에 정정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종남산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내려 산문까지 이동했다. 주변 객잔에 머물며 배첩을 보내 방문을 알렸다. 철저히 예의를 갖춘 거다.
기대한 대로 종남파에서는 바로 일대 제자를 보내 우리를 안내했다. 이번에도 역시 원섭과 기성은 비공정에게 대기해야 했다.
대전으로 들어가자 장문인 종남검신 이일학과 다섯 장로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이일학과 장로들은 모두 오십 대였다. 오십 대는 무공 숙련도나 경지로 보아 무림에선 전성기로 알려진 연령대였다.
쌍방 간의 인사가 끝나고 탁자에 마주 앉았다. 주인인 장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황 방주에 대한 소문을 듣고 꼭 한번 만나고 싶었소이다. 이렇게 깜짝 방문을 해주니 반갑기 그지없소이다.”
“하하, 별말씀을. 그동안 종남파에서 본 련에 보여준 호의에 보답하는 차원에서의 방문일 뿐입니다. 장문인께서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하하, 아무려면 어떻소이까? 이렇게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을. 그렇지 않소이까, 황 방주?”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많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인사치레는 이 정도면 충분했다. 장문인도 같은 생각인지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그래 미궁에서 꼼짝도 하지 않던 황 방주가 아니시오.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 나들이에 나선 것인지 궁금하외다. 그러니 도저히 묻지 않고, 참을 수가 없구려. 그래, 어떤 일이시오?”
“하하! 그렇게 궁금하시다니 속 시원히 풀어드려야겠지요. 사실은…….”
혼세 미궁에서 벌어진 일과 구파일방이 떠난 후에 알게 된 사실들을 설명했다.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설명해야 할 이야기였다.
듣는 도중 장문인의 안색이 차츰 어두워지더니 결국, 탄식을 터뜨렸다.
“흠! 백 명의 절대 고수라……. 정말 어마어마한 전력이구려.”
장문인은 혼세 미궁 입장 조건과 대륙 백강을 한데 묶어 생각하는 오해를 했으나, 굳이 바로 잡진 않았다. 언젠가는 정말 대륙 백강이 몰려올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말씀입니다만 무림에는 정사마를 어우르는 통일된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장문인들께 고견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찾아뵙는 중입니다.”
장문인은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종남은 황 방주의 생각에 동감하는 바이오. 따라서 지지를 표명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하겠소이다.”
역시 속가를 지향하는 문파답게 계산이 빨랐다.
통합 단체가 탄생하면, 정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황련과 친분을 다질 수 있었다.
또한, 혼세 미궁의 이익도 공유한다는 뜻이라, 종남으로선 손해 볼 일이 없었다.
“감사합니다, 장문인. 그러면 염치없으나 한 가지 청을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종남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말씀해 주시오.”
“사일검성 射日劍聖 어르신을 찾아뵙고 도움을 청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종리 사숙을 말이오?”
사전에 심안으로 살펴본 결과, 종남에는 절대 고수는 한 명밖에 없었고, 사일검성이 유력했다.
사일검성 종리 백은 장문인의 사숙으로 당 명환과 동시대의 인물이었다. 종남의 비전인 사일검법을 완성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방인의 문제는 은거하신 선배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해서 소림사의 삼신승과 무당의 쌍선 어르신들도 이번 회합에 기꺼이 참여하시기로 했습니다. 종남검성 어르신께서도 반드시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으면 합니다.”
이 정도 돌려 말했으면 무슨 뜻인지는 알 거다.
“음……! 은거하신 삼신승과 쌍선 선배들까지 참석 하신다는데, 종리 사숙도 사양할 이유는 없을 듯하외다. 그래도 먼저 종리 사숙에게 의향을 여쭤보겠소이다.”
“감사합니다, 장문인.”
자존심으로 먹고사는 구파일방이다.
정사마가 모이는 자리에 꿀리기는 싫을 터.
사일검성의 참여도 거의 확정이라고 봐도 좋을 듯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만나서 눌러주면 확정이지.’
[연재]던전 in 무림 1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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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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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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