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3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4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33화
133. 뇌전 검후
남궁 설에게 날벼락과 설빙의 안내를 부탁하고, 난 다시 가주전을 찾았다. 이제는 사위가 아닌, 사황련의 팔천주인 태화방주의 신분이었다.
가주와 남궁 벽, 소가주인 명이 함께 자리하며 기다렸다는 듯이 맞아 주었다.
“어서 오게. 일부러 먼 길 찾아오느라 수고했네.”
“이제야 찾아뵙게 되어 송구합니다.”
“이제 혼사 문제로 더는 신경 쓰지 말게. 그렇지 않아도 때를 놓쳐 걱정했는데, 다 임자가 있었던 모양이네. 그리고 어찌 된 사정인지는 사숙께 들어 잘 알고 있어, 자네를 책망할 생각도 없네. 부디 설아를 행복하게 해주면 바랄 것이 없겠네.”
남궁 가주가 앗쌀하게 인정해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물론입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럼 됐네. 그건 그렇고, 이번에도 큰일을 치렀다고 들었네.”
“저 혼자 한 일은 아닙니다. 벽 어르신을 비롯한 군웅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막아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소림사 문제는 아니었다. 소림사의 체면도 걸린 문제라 비밀로 하기로 했다.
쥐를 몰아도 도망갈 구멍은 만들어 주는 법이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깨물 수 있으니까.
남궁 가주가 나를 청한 이유는 새로운 정보를 원해서였다. 슬슬 화제를 풀어가며 알리고 싶은 정보를 풀어 놓을 생각이었다.
남궁 가주가 먼저 궁금한 점을 물었다.
“결국, 7층을 개방하기로 했다지?”
“예, 마교의 마뇌 어르신 말씀대로, 사황련의 힘만으로 방어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전 무림이 나서야 할 일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렇군. 사숙께 이야기를 듣긴 했네만 상대의 무력이 보통이 아니라지?”
“나중에 직접 확인해 보시지요. 날벼락이라는 여인의 경지가 화경입니다. 그런 날벼락이 대륙 100강의 말석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
여기까지는 남궁 벽을 통해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남궁 벽이 떠난 다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예, 가주님. 어르신이 떠난 후에 얻은 정보입니다. 우리가 상대한 적은 민간 수준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군대와 군용 무기를 상대해야 합니다.”
“군대가 더 강하다는 뜻인가?”
무림은 군보다는 무림인의 무공이 더 강했다. 그래서 의문을 보이는 거다.
“저들은 무림과는 달리 군과 국가에 무력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순수한 무력만이라면 어찌 상대할 수도 있겠으나, 군용 마병기가 등장하면 당장은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내가 단언하자 가만히 듣고 있던 남궁 벽이 침음을 흘렸다.
“음……!”
가주와 소가주도 흠칫하며 호기심을 보였다. 이들도 내 경지에 대해서는 들었을 거다.
남궁 벽이 믿기지 않는지 물었다.
“대체 어떤 병기가 있기에, 자네가 손을 든단 말인가?”
“변신 갑옷이야 어르신도 보셨으니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군에는 마장기라고 하는 키가 30척에서 60척이나 되는 철탑 거인이 있다고 합니다. 철탑 거인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움직이며, 무공이나 마법을 사용합니다. 그 위력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허어……!”
“그런 일이!”
“사실입니까?”
세 사람이 충분히 놀라고, 상상하며 경악하도록 시간을 주었다. 나야 로봇에 관한 애니메이션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었으나, 이들은 상상조차 어려울 터였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남궁 벽이 답답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방법이 없지 않은가?”
“솔직히 지금으로선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생각은 아니겠지?”
“물론입니다. 하지만 혼세 미궁에서 계속 방어하겠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무슨 뜻인가? 그럼 혼세 미궁을 포기한다는 말인가?”
아직은 이익이 나오지 않는 곳이지만, 혼세 미궁의 가치는 모두가 이해하고 있었다. 이제는 누구도 포기할 생각은 없을 거다.
“아닙니다, 어르신. 애초에 혼세 미궁이 과연 우리 것이냐를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 것이 아니면?”
“혼세 미궁으로 통하는 입구가 우리 땅에 나타났을 뿐, 혼세 미궁이 우리 땅에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 땅이 아니면 혼세 미궁이 어디에 있다는 뜻인가?”
이들에게 차원 개념을 당장 이해시킬 수는 없었다. 사실 내게 그럴 재주도 없었다.
따라서 내가 이해하는 한도에서 풀어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혼세 미궁으로 이어진 통로를 찾았듯이, 저들도 통로를 찾은 것입니다. 또, 저들 말고 얼마나 많은 세상과 통로가 혼세 미궁으로 이어져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미궁은 8층까지. 그 밑으로 얼마나 더 있을지, 또 얼마나 많은 세상과 연결되어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혼세 미궁을 우리 것으로 주장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자네는 저들 말고도 다른 인간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일단 괴물만 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혼세 미궁의 원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괴물도, 원래부터 살고 있었는지는 불명확합니다. 또, 오늘 오면서 겪은 차원 균열만 해도, 다른 세상이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 반박하지 못했다. 가주가 다시 물었다.
“으음……! 그래서 자네 생각은?”
“결국은 그들과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존이라…….”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해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 것이 아니라면 저들과 혼세 미궁을 공유하자는 뜻입니다. 어차피 지키지 못할 것이라면 생색이나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그러자고 한들 저들이 쉽게 승낙하겠나? 저들은 이미 상당한 희생을 치렀지 않은가?”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할 것입니다. 우리가 반항하면 더 큰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 테니까 말입니다. 더욱이 저들은 한 번에 100명밖에 입장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약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이 협상을 꺼낼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으음……! 자네 말대로라면 확실히 협상할 적기이기는 하네. 만일 그들과 혼세 미궁을 공유하게 된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그때는 혼세 미궁을 두고 무한 경쟁이 시작될 겁니다. 무림 문파들뿐만 아니라 그들도 적극적으로 달려들 테니까 말입니다.”
“내 질문은 무한 경쟁이 벌어지면, 무력에서 열세인 우리가 우위를 지킬 수 있냐 하는 것이네.”
솔직히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저쪽도 약점이 있는 이상, 우리 하기 나름이었다.
나는 어느 정도 자신 있으나, 무림 전체를 놓고 보면 ‘글쎄요?’ 였다.
사황련처럼 혼세 미궁에 올인 하면 승산이 있고, 지금처럼 뒷짐 지고 이익이나 챙기려 하면 망신만 당하게 될 테니까.
그래서 사실대로 얘기했다.
“사황련은 혼세 미궁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 정도의 각오로 서로 협조한다면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흠……! 역시 그렇군.”
가주는 심각한 표정으로 장고에 들어갔다.
사실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저들과 교류가 시작되면 발생할 일들이 진짜 문제였고, 특별히 경계해야 할 일이었다.
날벼락의 세계는 확실히 무림보다 발전한 선진 문명이었다. 마법의 발전으로 현대 사회와 다름없는 편리한 문명을 이룩했다.
교류가 시작되면 그들의 발달한 문명은 무림에도 급속하게 침투할 것이며,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지금까지 관망하던 관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테고, 문명을 독점하려는 세력도 생겨날 거다.
그들 역시 마법과 문명을 미끼로, 혼세 미궁에서 그치지 않고 육상으로의 진출을 꾀할 것이다.
교류를 금지하면 좋으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를 위해서라도 문명은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육상 진출만은 허락해선 안 되었다. 육상 진출은 곧, 하위 문명의 상위 문명에로의 종속을 의미하는 것이니까.
선진 문명은 언제나 하위 문명을 종속하며 세력을 확장했고 당연한 귀결이었다.
일단 내 소속이 무림인 이상, 빤히 아는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발언권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지.’
구파일방 순회를 멈출 수 없는 이유였다. 무력이 되었든 혼인 동맹이 되었든, 무림 세력의 통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었다.
‘정사마 正邪魔가 함께 하는 진정한 무림맹이 필요할 때야.’
그동안의 무림맹의 적은 마교였다. 따라서 정파 연합의 성격을 띠어서는, 진정한 무림맹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젠 이방인 異邦人이라고 하는 강력하고 명확한 적이 있는 이상, 정사마를 어우를 수 있는 연합체가 필요했다.
마교와 사황련은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했다. 나머지 한 조각인 정파만 어우르면 정사마 연맹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파일방과 오대 세가를 끌어들여야 했다. 대화를 우선하되 필요하면 멸문을 시켜서라도.
다음날 이른 아침 가주 전용의 연무장에는 세 여자가 비무를 준비하고 있었다. 참관인은 가주와 소가주, 남궁 벽과 장로 세 명이 전부였다.
첫 번째 비무는 남궁 설과 날벼락.
날벼락은 레벨 158. 남궁 설 레벨 99.
60 정도의 레벨 차이가 있었다. 아마 당장은 남궁 설이 60의 레벨 차이를 극복하긴 어려울 터였다.
하지만 남궁 설은 백염의 뇌검사라는 이명을 지닌 S급 각성자였다.
각성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명 특전으로 인해 무섭게 레벨업 하는 중이었다.
더구나 남궁 설은 무공 역시 초절정의 고수였다.
두 사람의 비무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좋은 승부가 될 것이 분명했다.
아내들 중에서 승연, 혜 누이와 화연에 이어, 초 설빙과 남궁 설이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중이었다.
꽈르릉! 꽝!
휘류융! 슈왁!
날벼락의 파괴력 있는 패검 覇劍을 남궁 설은 중검 重劍으로 차분히 막아냈다. 변화막측한 보법을 밟으며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중이었다.
두 사람의 비무를 바라보는 남궁 가주와 소가주의 눈에 놀람과 감탄의 빛이 어렸다. 그들이 알고 있던 남궁 설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은 물론 화경(진)인 남궁 벽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었으니까.
꽈광! 꽝꽝!
십여 초의 연격을 받아낸 남궁 설이 공세로 전환했다. 그녀의 검극에서 새하얀 빛이 번쩍였다.
번쩍! 꽈르릉!
남궁 설의 검극에서 일어난 변화를 본 가주 일행이 경악성을 터뜨렸다.
“헉! 천뢰제왕신공!”
“제왕검형!”
천뢰제왕신공이 극성에 이르면 뇌전을 몰아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었다. 남궁 설의 뇌전 능력이 그와 흡사해 착각한 것이고.
“하하! 장인어른, 천뢰제왕신공이 아닙니다. 설매의 고유능력인 뇌정천화공입니다.”
“그, 그렇군. 천뢰제왕신공과는 달라. 한데 설아가 대체 언제 뇌전 능력을 얻은 건가?”
“불과 몇 달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얻은 게 아니라, 그녀가 지닌 능력을 끌어냈을 뿐입니다. 무림은 머지않아 뇌전검후 남궁 설이라는 공전절후한 여검사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뇌전검후라……! 지금의 설아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별호군.”
[연재]던전 in 무림 1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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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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