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69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87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69화
169. 문제는 설정인데
약간의 진실이 섞인 거짓말이 잘 통하는 법. 마찬가지로 인색한 내가 마냥 퍼주기만 한다면 당연히 의심했다.
그래서 관리비를 언급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럼 그렇지!’ 하면서 수긍하는 눈치였다.
어쨌든 어벤져스 노인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무림 수호관의 공사가 시작됐다. 자재 및 인부의 수급은 전부 사황성과 빙궁이 맡아서 했다.
건설 기술자는 물론 인부마저 거의 사황성과 빙궁의 무림인으로 구성된 건설대였다.
건설대는 1층에서 7층까지의 전진 기지 건설 경험을 살려 1주일 만에 뚝딱 한 채의 전각을 완성했다.
당장 어벤져스 노인들은 이주시켰다. 그동안 긴가민가하던 노인들도 건물이 완성되자 앞다투어 달려갔다.
그렇게 노인들의 시선을 따돌리고 무사히 차원 통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차원 통로의 건설은 전각을 짓는 일보다 간단해 겨우 며칠 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하! 겨우 이걸 만드는데 들어간 돈이 수만 냥이라니…….”
완성된 통로 건물을 지켜보자 나오느니 한숨뿐이었다.
“날벼락, 혹시 통로가 생성되면서 지축이 울리거나 큰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겠지?”
“예, 사부. 아무 소리나 징후 없이 순식간에 생성되어요.”
“다행이네. 수만 냥이나 들여 건물까지 지었는데 그런 일로 들킬 수는 없지. 그럼 시작해 볼까?”
“예, 사부. 이쯤이면 될까요?”
날벼락이 통로를 생성할 장소인 텅빈 공간을 가리키며 물었다.
마력장의 크기가 가로 5m 세로 10m이었다. 여유 공간과 대기 공간까지 생각하면 전각 한 채가 통째로 필요했다.
대외적으로 이 건물은 사황성 무사들의 연무장이었다.
타파의 무학을 훔쳐보는 일은 무림의 금지 사항.
따라서 노인들도 막무가내로 들어오지 못하는 유일한 장소였다.
날벼락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쯤이면 되겠어. 바로 시작하라고.”
“예, 사부.”
날벼락은 대답과 동시에 통로 생성 동전에 마력을 주입했다.
마력을 주입받은 동전은 점점 새파랗게 변해갔다.
휙!
날벼락은 망설임 없이 텅 빈 허공에 동전을 던졌다.
화악!
텅 빈 허공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며 순식간에 마력장이 생성되었다.
생성된 마력장은 파란색이 아닌 요요한 초록빛을 내고 있었다. 흔히 보는 던전의 입구처럼.
“끝난 거야?”
“예, 사부.”
1초나 될까 말까 한 순식간이었다. 그걸 위해 수만 냥이 들어갔으니 허탈할 수밖에.
억울한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하! 이렇게 간단하다고?”
“예, 사부.”
자기 돈 들어가지 않은 날벼락은 왜 그러냐는 듯한 얼굴로 쳐다봤다.
‘어휴! 황녀 출신인 얘한테 푸념을 늘어놔봐야.........’
날벼락은 없이 자라 아직도 돈에 관해 인색한 나와는 사고 자체가 달랐다. 망명을 했다고 해서 자기 손으로 돈을 벌지도 않았을 테고.
날벼락의 위안은 포기하고 생성된 마력장의 정보를 확인했다.
‘정보열람!’
-차원통로.????? - 일방통행 一方通行.
‘역시 마찬가지네! 해석되지 않는 부분에 비밀이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반대로 가는 일방통행이 맞겠지? 아니면 골치 아픈데.’
생성된 차원 통로의 정보를 확인하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저 사부님?”
날벼락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혹시 얘가 내 심정을 이해한 건가 하고 신기해하며 대답했다.
“왜?”
“근데 정말 바로 들어가실 건가요?”
“아니면, 왜 만들었겠어?”
“그게 아니라 사모님들에겐 뭐라고.......”
“너한테 보여주고 확인할 것이 있다고 하고 잠시 빙궁에 다녀오겠다고 했어.”
“그래도 나중에 아시면…….”
날벼락은 나중에 아내들에게 들을 원망이 걱정된 거였다.
“잔말 말고 따라와.”
그럼 그렇지 하며 날벼락의 손을 잡아끌고 통로로 진입했다.
스르륵. 팟!
@
“여기가 정말 맞아?”
날벼락은 고대 유적을 발굴하다 쫓겨 피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생성된 통로도 고대 유적으로 이어져 있을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나온 곳은 허허벌판과 다름없는 평지였다.
주변에 고대 유적이라고 부를만한 건물은 한 채도 보이지 않았다. 울창한 수림도 처음 보는 양식의 건물도 없었다.
마지 선인장 몇 그루 서 있는 서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황량한 벌판이 전부였다.
멀쩡히 눈뜨고 제정신을 가진 채로는 처음으로 접해보는 이세계였다.
더구나 날벼락의 세상은 마법이 극도로 발전한 마도 국가였다. 그동안 가졌던 기대가 무색할 정도의 모습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방을 둘러보던 날벼락은 흥분한 목소리도 대답했다.
“예, 틀림없어요. 고대 유적을 찾기 위해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어요. 그중의 한 곳이 틀림없어요. 통로가 유적 내부가 아닌 외부에 만들어진 모양이에요.”
반가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에서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째서 내부가 아닌 외부에 만들어졌을까?”
“그거야 저도 잘…….”
날벼락의 대답을 구하기 위해 한 질문이 아니었다.
애초에 워낙 정보가 없는 통로였다. 알 수 없는 사실로 시간을 끌 수는 없는 일.
그보다는 먼저 사실 확인이 급한 일이었다.
날벼락의 등을 떠밀며 말했다.
“그럼 일단 유적지 입구로 가보자. 놈들이 지키고 있을 테니 조심해서.”
“예, 사부. 이곳은 유적지에서 꽤 떨어진 곳이에요. 이곳에 통로가 생성되었다는 말은 발굴되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는 뜻이겠지요?”
“그럴테지. 유적지와 관련없는 곳에 통로가 생성되진 않을 테니까.”
대답하면서도 상당히 규모가 큰 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적 근처라면 지키는 사람들이 있을 터였다.
‘한데 반경 1킬로 안에는 인기척이 없으니…….’
최소 1킬로가 넘는 반경을 가진 유적지라는 뜻이었다.
“대체 넌 무슨 유적을 발굴한 건데?”
“별이 떨어진 자리라는 오래전에 잊힌 왕국의 왕성이에요. 지금은 이름조차 남지 않은 왕국이었어요. 저희도 발굴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니까요.”
“별이 떨어진 자리?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 작명 센스는 너무 직관적이란 말이야. 근데 별이라면……? 혹시 운석을 말하는 건가?”
“운석이요?”
“아! 미안.”
잊고 있었다. 날벼락의 대륙은 마법이 극도로 발전해 마장기와 비공선까지 만들어 냈다.
솔직히 말해 현대 과학보다 조금 더 발전한 형태였다.
‘하지만 우주에 관해서는 완전 젬병이란 말이지.’
마법과 동시에 신이 존재하는 세상이었다. 하늘 밖의 세계는 신의 영역이었다.
따라서 신의 영역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당연히 우주의 개념조차 없었고.
그러니 날벼락이 운석을 알 리가 없었다.
뿌리 깊은 사고를 단숨에 바꾸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다. 역사가 증명하는 사실을 나라고 다를 바는 없을 터.
날벼락에게 우주에 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어떨 때는 모르는 게 좋을 수도 있으니까.
따라서 날벼락은 무림 역시 신이 만든 다른 세상 중의 하나로 알고 있었다.
어쨌든 잊힌 왕국의 이름 따위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우선은 날벼락의 세상이 맞는지 확인하는 일이 먼저였다.
“일단 가자. 가서 확인하고 나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자. 앞장 서.”
“예, 사부.”
휙휙!
날벼락이 무림에서 배운 경공을 펼치며 앞장섰다. 아직 몸에 익지 않아 이전의 몸놀림보다 둔했다.
하지만 날벼락은 자랑이라도 하듯이 펼치고 있었다.
‘그래! 누구나 처음 배우면 쓰고 싶은 법이지. 나도 그랬으니까.’
흐뭇한 사부의 얼굴로 지켜보며 그녀의 뒤를 쫓았다.
타닥. 탁. 휙휙!
얼마 달리지 않아 인기척을 감지할 수 있었다. 확실히 인간의 느낌이었다.
‘어라! 이 느낌은!’
일단 인간과 비슷한 느낌이라 날벼락의 말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었다.
-멈춰! 대략 1킬로 밖에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예, 사부.
날벼락이 제일 먼저 배운 전음으로 대답했다.
다수라고는 해도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였다. 정확히는 일곱 명이 한 지점에 뭉쳐 있었다.
따라서 통로를 지키는 병사들로는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황실이 개입한 일에 일반인이 출입할 수는 없을 터.
‘이상한데?’
더욱 조심스럽게 인기척을 향해 접근했다.
챙! 챙!
퍼벙! 펑!
조금 더 접근하자 병장기 부딪치는 생생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일곱 명이 전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전투 중이다. 조심해.
-예, 사부.
마침내 일곱 명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녀 한 쌍이 다섯 명의 사내들에게 둘러싸인 2대 5의 전투였다.
‘역시 다들 크구나. 나도 어디 가서 빠지는 키가 아닌데……. 쩝!’
그들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 180이 넘는 난 무림에서는 거인이었다. 한국에서도 평균 이상의 부러움을 받는 키였고.
근데 날벼락의 세계에서는 아니었다. 남자가 2m 여자는 190㎝ 정도가 평균이었다.
따라서 난 남자 평균 신장에서 20㎝나 빠졌다. 여자보다도 10㎝ 정도 작았고.
‘한국에선 173이 평균 신장이니까. 여기 사람들의 눈엔 난 153의 남자로 보이겠지? 완전 어린애 취급당하겠군.’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들을 살폈다.
‘모두 전산가? 아니면 저 사내는 마법사?’
2대 5의 전투였지만 한 쌍의 남녀가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남자는 한 걸음 물러선 채 지켜보기만 하고 여자 혼자 다섯을 상대하고 있었으니까.
여자는 전투를 벌이는 중에도 항상 사내를 보호하는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몇 번이나 결정적인 기회를 날리곤 했다.
‘아니, 결정지을 이유가 없다는 뜻인가?’
조금 더 지켜보자 확실히 여자가 봐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몇 차례 결정적인 순간에 검을 빼거나 날로 치고 말았다.
상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듯 얼굴이 벌게진 채로 싸우고 있었다.
결국, 몇 초식 더 주고받고 나서 다섯 명의 사내는 검을 거두었다.
그리곤 뭐라뭐라 대화를 나누고 나서 몸을 날렸다.
-뭐라는 거야?
-떠난 사내들은 두고 보자고 했고 여자는 오해라고 했습니다.
-떠난 사내들이나 남은 남녀가 행색이나 무공으로 보아 일반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병사들도 아닌 것 같고. 네가 보기엔 어때?
-예, 떠난 사내들은 같은 문장이 새겨진 복장을 하고 있었어요. 무공 수준으로 보아 귀족가의 전사단이 아닌가 싶어요.
-그럼 남은 남녀는?
-예, 사내는 마법사, 여자는 전사예요. 하지만 저들도 일반 모험가의 복장은 아니에요.
내가 봐도 방어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화려하진 않았으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일상복이었다.
‘일단 접근해 볼까?’
오해라고는 해도 귀족가와 문제를 일으킨 남녀였다.
이곳의 귀족들이 내가 생각하는 귀족과 같다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골치 아픈 문제가 일어나기 쉬웠다.
‘흐흐! 그거야말로 내가 바라는 바지.’
사건사고. 무림에서 그토록 원했던 바였지만 어느새 이룰 수 없는 위치가 되었다.
이곳은 날 아무도 모르는 세상이었다. 사건 사고는 이곳을 가장 빨리 알 수 있고 스며들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되어줄 터였다.
‘문제는 설정인데.......쩝!’
[연재]던전 in 무림 1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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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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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