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85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834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85화
185. 그래서 언제 끝나냐고
며칠이 지나자 동원된 황군의 정보가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건 거의 위키 수준이잖아?’
동원된 병사의 구성에서 이동 경로, 각 부대 지휘관의 관등성명까지 자세했다.
너무 상세한 정보라서 오히려 의문이 들 정도였다.
‘대체 이걸 다 어떻게?’
사실 무림에서 정보의 중요성에 관해 나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 사황련 초창기부터 정보에 신경을 쓰면서도 눈앞의 일을 처리하느라 급급했다.
‘하나를 처리하면 또 하나가 터지고는 했으니까.’
그래서 아직 제대로 된 정보기관을 육성하지 못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정보기관이라고 해도 단기간에 이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울 듯했다.
고저 없는 목소리로 조용히 보고하는 수란에게 물었다.
“란매, 대체 이런 정보는 어디서 들어오는거야?”
“아무리 애들 써도 병사의 수가 50만이에요. 그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데 상인들의 눈을 속일 수는 없어요.”
“상인들이?”
“예, 상인들도 저들 나름대로 계산하고 줄 서기를 한 거겠죠. 황실에 서 봐야 떼 먹히지 않으면 다행이니까 말이에요. 더구나 표국 사업을 통해 중원 전체의 물류를 장악했잖아요. 우리에게 찍히면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는 걸 저들도 아는 거예요.”
맞다. 중원 물류는 하나로 통합되어 완전한 독점 체재로 들어갔다. 그런데도 상인들은 불만은커녕 대환영이었다.
비공정으로 인해 물류의 운송시간이 비약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표준 요금제도를 운영하며 운송 비용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그래도 인건비가 줄어든 만큼 남는 장사였다.
원활한 유통에 경비까지 줄어드는 것을 싫어할 상인은 없을 터였다. 줄어든 부대 비용이 그대로 상인들의 이익으로 돌아오니까 말이다.
‘참 이상한 일은 지구든 무림이든 한 번 정해진 가격은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지.’
경비가 절감되었으니 상품 가격에도 반영되어야 하는데 담합이라도 하듯이 가격을 내린 상인은 하나도 없었다.
어쨌든 그 부분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상인들이 독점의 위험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게 서서히 옥죄어 빼앗아 올 생각이니까.
‘흐흐! 가랑비에 옷 젖는 걸 모르는 거지.’
아무튼, 그건 나중 일이고 이번에는 뜻밖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허! 또 그게 이렇게 도움이 되네.”
“호호호! 저도 상인들이 이렇게 나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렇지. 50만 대군이 이곳으로 진군하려면 적게 잡아도 석 달. 그동안 숟가락만 빨고 지낼 수는 없는 일이니까 말이야.”
수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그리고 하오문에서도 도움을 줬어요.”
“하오문?”
“예, 과거 성주님과의 인연도 있다고 하더군요.”
“아! 그래? 무창 지부장!”
이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하오문의 무창 지부 지부장 자매가 떠올랐다.
“예, 이동 경로나 지휘관에 관한 정보는 하오문에서 제공했어요.”
“물론 공짜는 아니겠지?”
“호호! 말은 선물이지만 우리도 받았으면 뭔가 줘야 하는 법 아니겠어요?”
“그래, 사실 그래서 공짜 선물이 제일 무서운 거야. 최소한 받은 이상을 줘야 하니까 말이야.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지.”
“하오문이 조금 위험하기는 해도 쓸만한 조직이니까 당분간 친선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흡수하는 건 어때요? 아니면…….”
수란이 말끝을 흐렸다. 그 순진하던 수란도 몇 년 내 옆에 있더니 많이 타락했다.
그래도 차마 없애자는 말은 하지 못하는 걸 보면 아직 멀었다.
수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나중에 흡수하든지 없애든지 하자고. 우리 손에 넣지 못하면 다른 사람도 갖지 못하게 해야 해.”
하오문이 나한테만 선물을 보내지는 않을 거다. 사건에 따라 우리 정보 역시 남의 손에 넘어 갈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무림에선 친구가 아니면 전부 적이니까.’
중간은 없었다. 친구마저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곳이 무림이었다.
하물며 중도를 표방하는 정보 문파를 어떻게 믿을까.
잘 보이려고 보낸 선물로 인해 하오문의 미래가 결정되었다. 지부장 자매가 사실을 알면 개새끼라고 욕할 테지만 말이다.
보고 서류를 한편으로 밀어 놓으며 수란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다시 대륙으로 가 있는 동안 수란이 엉뚱한 짓을 벌이면 곤란했다.
“흐흐! 이동 경로에 병력, 지휘관까지 알면 알건 다 안 거네. 그래도 전장은 미궁이야. 미궁 밖에서 황군을 요격해서는 절대 안 돼.”
“왜요?”
“전투가 끝난 후를 생각해야지. 황군에 대적하는 세력은 반역자 아니면 도적뿐이야. 미궁 밖에서 전투를 벌이면 우린 반역자나 도적이 되는 거라고. 그럼 별수 없이 황군과 전쟁을 벌여야 하지 않겠어?”
“그건 그러네요. 그래도 우리가 지진 않을 텐데요.”
“물론이지. 그런데 지금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판이야. 그런데 내가 황제까지 되어야겠어?”
수란이 어이없다는 듯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
“호호호! 황제가 되기 싫은 이유가 바빠서예요?”
“난 황제보다 빨리 마장기에 탈 수 있으면 좋겠어.”
“아참! 그렇지 않아도 무스 씨 도착했어요.”
“그래? 그걸 왜 이제야 말해. 어디 있는데?”
드워프 무스는 태화 학사에서 비공정 제작을 돕고 있었다. 다섯 개의 구체가 마장기일 확률이 높아 급히 불렀다.
날벼락과는 달리 무스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었다. 비록 마장기 전문분야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무스는 드워프였다.
그리고 내게 드워프는 뭐든 만들어내는 만능 장인이었다. 최소한 날벼락보다는 많은 것을 알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따라서 대륙 진입도 미루면서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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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는 다섯 개의 구체를 본 순간 감격한 표정으로 달려가 쓰다듬으며 물었다.
“오오! 이럴 수가! 성주, 대체 이것들을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감격에 겨워 떨리는 목소리에서 마장기라는 확신을 받았다. 또한, 뭔가 사연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사연이 개인적인 일인가 아니면 역사적인 일인가가 문제였다.
‘개인적인 사연이면 꽝인데. 그래도 못 주지만.’
혹시 드워프의 물건이라든지 주인을 안다든지 하면 난처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주운 사람이 임자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을 거다.
어쨌든 다섯 개의 구체에 관해 알고 있는 분위기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물었다.
“태극선궁의 뒷산을 조사하다 발견했소만 뭔가 사연이라도 있는 물건이오?”
“아! 이걸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이런 영광이!”
하지만 무스는 아직 감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제가 물어서 대답했건만 내 질문까지 씹어 가면서 다섯 개의 알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가만! 영광이라고!’
무스 개인적인 사연과는 멀어지면서 듣는 사람에게도 좋은 방향으로 기대를 품게 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더 빨리 함께 영광을 누리고 싶었다.
“무스 씨! 그러니까 이 다섯 개의 구체에 대해 알고 있다는 말입니까?”
“이걸 모르면서 마법 공학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뭡니까? 어서 알려주고 같이 영광을 누려봅시다.”
“아! 하하하! 이거 제가 너무 흥분해서 성주님께서 궁금해하시는 걸 잊고 있었군요. 일단 마장기가 확실합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손을 대봐도 될까요?”
무스는 내가 가장 궁금해하는 점을 먼저 말했다.
만일 그 말을 나중으로 미뤘으면 손님이고 나발이고 욕 나왔을 거다. 확실히 무스는 많이 배운 드워프가 확실했다.
일단 마장기가 확실하다는 단언에 마음이 확 놓이며 기분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날벼락같은 비전문가가 아닌 전문가의 확언이니까 틀림없는 마장기였다.
마장기라는 것이 판명된 이상 나머지는 급하지 않았다. 정말 발이 달려 도망가지는 않을 테니까.
그리고 무스가 손은 벌써 대고 있었다. 다섯 구체를 보자마자 달려가 쓰다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단순히 지금처럼 만져본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뭔가 구체에 실험하던지 조작을 하겠다는 뜻일 터였다.
드디어 구체의 비밀이 풀린다는 생각에 고개는 저절로 끄덕여졌다.
“뭔지 몰라도 해 보세요. 잘 못되도 탓하지 않을 테니.”
그건 아니었다. 잘 못 되면 두고두고 욕할 거다.
“하하! 잘 못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단지 성주님께 확인시키려 조작해 보려는 것뿐입니다.”
“그럼 혹시 마장기를 깨우는 것도 가능합니까?”
“하하! 그건 좀. 저는 방법을 모르지만, 안다고 해도 성주님께 두고두고 욕먹기는 싫으니까 성주님이 직접 하십시오.”
“욕은 무슨......아! 그런 얘기군요.”
대공과의 대화로 무스가 대충 무슨 얘기를 하는 줄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마력을 제공하는 자에 의해 마장기의 성능이 달라지니까 욕먹는다는 소리였다.
더구나 무스는 깨우는 방법을 모른다고 했다.
‘쩝! 아쉽네.’
쉽게 갈 수 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깨우는 방법은 어쩔 수 없이 대륙에서 알아봐야 했다.
그래도 내 눈으로 마장기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안타까움보다는 기쁨이 컸다.
“무스 씨, 어서 해 보십시오.”
“예, 성주님. 그럼 잠시만 기다려보십시오.”
잘 못 될 일은 없다고 한 무스였다. 그러나 계속 만지고 있던 빨간 구체를 두고 회색 구체 앞으로 가 섰다.
‘흐흐! 소심하기는. 그래도 만에 하나가 있으니까. 역시 무스는 잘 배운 드워프야.’
그래서 가장 하급인 일반급으로 실험하는 거다.
그러면서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심호흡을 몇 차례 했다.
분위기상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듯해 기대하는 심리도 점점 커져만 갔다.
‘오! 마법인가 본데?’
중얼중얼.
무스는 대륙언지 드워프언지 모르는 소리로 영창 하면서 손으로는 수결을 맺기 시작했다.
마법 영창과 수결을 맺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긴 처음이었다.
궁금한 점이 많아 심안으로 무스의 신체를 살폈다.
푸른 색의 마력이 무스의 몸에서 손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발출되고 있었다.
츠츠츠츠.
마력은 수결을 맺는 손길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며 여러 개의 도형을 만들어내며 얽혀들었다.
여러 개의 도형이 중첩되어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이루더니 영창이 끝났다.
“발현!”
스팟!
시동어와 함께 마법 도형이 밝은 빛을 뿜었다. 뿜어진 밝은 빛은 그대로 회색 구체를 감쌌다.
그러자 마치 알이 깨지는 것처럼 실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깜짝 놀라 달려가려는 데 무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 성주님, 깨지는 게 아닙니다. 조금 더 지켜보십시오.”
“.......그래요.”
무스의 말대로 구체에 금이 간 건 아니었다. 곧바로 가는 실선에서 파란 마력의 빛이 흘러나왔다.
스팟!
그리곤 허공에 기괴한 도형을 만들고 사라졌다.
스팟! 스팟!
한번, 두 번, 세 번…….
도형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백 번이 넘어가자 세는 것을 포기했다.
영원히 도형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할 듯해 무스를 쳐다보며 눈으로 물었다.
‘언제 끝나냐고?’
무스는 용케 알아듣고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하하, 내장된 마법진의 수에 따라 다르지만, 곧 끝날 겁니다. 전설 급이라고 해도 천 개는 넘지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천 개나 됩니까?”
“저도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확인시켜 준다는 것이 저 마법진이었습니까?”
“예, 성주님. 지금의 반응으로 보아 마장기가 확실합니다. 지금 보여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마장기에 적용된 마법진입니다. 물론 몇몇 특별한 마법진은 나타나지 않지만 일반적인 것은 전부 드러납니다. 축하합니다, 성주님. 드디어 마장기를 얻으셨군요.”
“하하! 감사합니다.”
뭔가 애매했으나 일단 감사 인사를 했다.
[연재]던전 in 무림 1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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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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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