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79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9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79화
179.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쳐도 대공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창끝이 사선으로 변화를 일으켰다.
찌르기 흘리기로.
퍼엉!
‘헛! 그게 보인다고!’
일검파천황의 제1 초식 일섬은 쾌검이었다.
더구나 화경인 내가 시전한 쾌검이었다.
그런데도 대공은 정확히 검 끝을 흘려가며 빗겨 막았다.
찌르기가 주된 공격 수단인 창술의 대가다운 대응이었고 만일 검이 보이지 않았다면 절대 불가능한 대처방법이었다.
‘헐! 내가 3황자나 날벼락 때문에 대륙의 초인을 너무 만만하게 봤나 보네.’
3황자와 패국 7강은 마장기에 탑승해 초인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화경 노인들이 떼로 덤볐으니 보여줄 수도 없었을 테지만.’
그래도 나름 한 수는 가지고 있었을 텐데 허망하게 무너졌다.
‘대륙 10강이라는 3황자도 그랬고. 날벼락도 어렵지 않았지.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대륙 초인을 우습게 생각하게 된 거야.’
날벼락이야 대륙 100강의 말석 末席인 100위였다. 3황자는 마장기를 탄 채 어처구니없는 방법에 나와보지도 못하고 당했다.
‘45위인 대공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3황자도 실제 1대 1로 붙었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당하지는 않았을지도.’
어쨌든 창심을 빗겨 난 검극은 애꿎은 허공으로 향했다.
곧바로 반격의 기회를 잡은 대공의 창이 변화를 일으켰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창끝이 옆구리를 노리고 찔러왔다.
휘리릭!
부와악!
잽싸게 신형을 회전하며 받아쳤으나 애꿎은 허공을 갈랐다.
‘허초!’
처음의 일 합으로 손해를 본 대공은 직접 부딪칠 마음이 없는 듯했다.
파밧!
어느새 대공은 블링크를 사용한 것처럼 연기처럼 사라져 뒤로 물러났다.
‘헐! 체면 따위는 얄짤없는 사람이네.’
대륙 100강에 대공이나 되는 신분으로 신진 초인을 상대로 정면 대결을 피하며 뒤로 물러나기는 쉽지 않은 일일 터였다.
그런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분명했다.
‘쩝! 제일 피곤한 상댄데.’
다시 거리를 벌린 대공은 처음처럼 창끝으로 나를 겨누고 있었다.
아래위로 끄덕거리는 창끝이 언제 어느 곳을 향할지는 대공만이 아는 일.
‘확실히 직선적인 움직임은 빠르군.’
전장에서 전사는 마법사의 블링크를 상대로 싸워야 했을 거다.
그러자면 블링크를 따라잡을 만큼의 빠른 속도가 필요했을 터.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니까.’
그렇게 발전한 전사의 몸놀림을 지금 대공이 보여준 거다.
‘경공이 별다른 것 있나? 저런 움직임이 바로 경공이지.’
블링크를 사용한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대공이 정면 대결을 피한다면 쉽게 제압하기는 어려울 듯했다.
‘아니지! 오히려 그 편이 더 낳은가?’
사실 마음 먹고 제압하면 어렵지 않았다. 일단 심검으로 전투 의지를 꺾어 놓으면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설정이........’
신진 초인이 대륙 100강의 중위권인 45위에게 이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손쉽게 이겨서는 말이 안되지. 그들도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늙은 생강이 맵다고 했다. 무공은 수련한 시간만큼 숙련되는 법이고.
‘나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야.’
몸 쓰는 일만큼은 들어간 시간과 노력이 실력에 비례하는 법이다.
그래서 대륙 100강도 한번 정해진 순위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세상에 초인이 대륙 100강만 있을 리는 없는데도 말이다. 더 많은 초인이 대륙 100강에 들지 못하고 순위권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도 순위가 변하는 것은 10년에 두세 번이나 있을까 말까 한다고 했다. 그것도 사망으로 인한 결원이 발생한 경우거나 70위 밑의 하위권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대륙 10강이나 중위권까지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이상 몇십 년째 바뀌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신진 초인이라는 놈이 99위도 아니고 45위를, 그것도 쉽게 제압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으나 정상적인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대륙인의 시선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아야 할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시선을 끄는 일만큼은 절대 피해야 할 내가 취할 행동이 아니었다.
‘그래, 바쁠수록 쉬어가라고 했어. 일주일이나 시간이 있는데 뭐가 바쁘다고.’
여기서 백여 합 더 겨룬다고 며칠이 걸리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리 간을 보고 뜸을 들이며 싸워도 30분이면 충분했다.
호기심 해결과 대륙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그 정도 시간은 얼마든지 할애할 수 있었다.
‘좋아! 오랜만에 화끈하게 놀아보자고!’
무표정한 얼굴로 날 쳐다보는 대공을 향해 씩 웃어주며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차핫! 천붕 天崩!”
일검파천황의 제2 초식 천붕은 중검 重劍이었다.
말 그대로 하늘도 무너뜨릴 만한 무거운 검이라는 뜻이다.
길이가 긴 창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압력이 가해질 터였다.
‘부딪치면 말이지. 쯧!’
파밧! 팟!
대공도 검에 실린 압력을 느꼈는지 철저한 아웃사이드 파이터로 변했다.
대략 10m 정도의 거리를 벌린 채 연신 창끝으로 날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절대 창과 검이 맞닿은 일은 없었다. 강기와 강기가 부딪히는 일도 처음이 마지막이었다.
덕분에 애꿎은 허공만 두 사람의 강기에 발기발기 찢어지며 비명을 질렀다.
쩌정! 빠앙!
대공은 4m에 이르는 그 기다란 창을 마치 한 몸처럼 전후좌후 상하로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블링크처럼 시야에서 사라지는 움직임으로 사방으로 이동하면서도 창끝은 항상 나를 향했다.
‘허! 이 사람이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이런 식이라면 대체 누가 손님이고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네.’
도전자가 공격적인 것은 당연하지만 챔피언도 방어만 하진 않는다.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이거야 원.’
대공이 철저히 피하면서 비무의 양상은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변했다.
대공은 자신의 경공이 나보다 앞선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실제로 단번에 십여 미터를 이동하는 움직임은 놀라웠다.
일순 눈앞에서 사라져 십여 미터 밖에서 나타나는 이동기 移動技는 무림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블링크와 비슷한 금강부동신법도 반경 1, 2m 내에서 움직이는 거니까.
그러므로 확실히 중원의 경공으로 쫓기에는 무리였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
사기적인 이동기인 만큼 약점 역시 없지는 않았다.
일단 마력의 소모가 컸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대공은 제풀에 지치고 말 터였다.
‘하지만 화경 고수 내공 마르기를 기다리느니.’
대공의 마력이 고갈되는데 하루가 걸릴지 반나절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동안 내내 이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고.
또 다른 약점은 이동 중엔 무방비 상태라는 점이었다. 온 마력을 이동에 집중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전에 이동로를 알 수 없으니까 약점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나처럼 모든 방향을 제압할 수 있다면?’
비로소 약점이 되는 거다.
‘내 앞에선 이동기가 아닌 도주기가 되는 거지.’
대공 역시 반격할 기회를 잡기 위해선 내게서 멀리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 10m 이내였다. 그 이상 벗어나는 것은 사정권이 아니었다.
‘그렇게 되면 피하는 게 아닌 도망간 게 되니까.’
비무를 포기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까 난 10m 이내의 전후좌우와 하늘만 제압하면 된다는 말.’
내게는 아직 열한 자루의 검이 있었다. 열두 자루의 검이라면 모든 방향을 모두 공격할 수 있었다.
‘이 동네선 어검술이 먹힐 수도 있겠는데?’
물론 나처럼 수십 자루를 움직일 수 있을 때였다. 한두 자루 정도로는 턱도 없을 테니까.
둥실!
열한 자루의 검이 눈앞 허공에 떠올랐다. 10여 미터 앞에서는 대공이 긴장과 흥미로운 시선으로 떠오른 검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조심하십시오. 이번은 좀 다를 겁니다.”
들고 있는 검으로 대공을 향해 돌진하며 생각나는 대로 소리쳤다.
“천겁멸 天怯滅!”
뿌와악.
허공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암경이 대공에게 향했다.
대공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부딪칠 생각이 없는지 이동기를 사용해 피했다.
‘흐흐!’
대공의 잔상이 사라지는 것을 쳐다보며 다시 소리쳤다.
“어검만리!”
촤르륵.
슈왁! 쐐애액!
열두 자루의 검이 정면으로 날아가며 부챗살처럼 퍼졌다. 이로써 180도는 아니어도 정면 170도 정도는 완벽히 봉쇄한 거다.
내 등 뒤로 이동하지 않는 한 적어도 한 자루의 검은 맞아야 할 테니까.
그리고 마법이 아닌 이동기로 날 지나쳐 등 뒤로 이동할 수는 없을 거다.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그냥 보고 넘어갈 내가 아니니까.
대공의 신형은 왼쪽 사선 방향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마침 내가 날린 검이 쇄도하고 있었다.
“헉!”
대공의 입에서 헛바람 빠지는 소리가 처음으로 터져 나왔다.
황급히 몸을 돌려 피했으나 단순한 비도술이 아닌 어검술이었다.
쐐애액.
대공을 지나친 검은 마치 미사일처럼 대공의 신형을 향해 꼬리를 틀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던 검들도 대공을 향해 일제히 머리를 돌렸다.
쐐액! 쉭! 쉭! 쉭!
그리고 대공을 사면 팔방을 포위하듯 둘러싸며 날아갔다.
‘이제 어디로 갈래?’
이젠 맞받아치지 않고 이동할 방법은 없었다. 어느 곳을 향하던 검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설사 이번엔 운 좋게 피한다고 해도 다음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거다.
나 역시 뭐 빠지게 대공을 향해 쇄도하는 중이니까.
타다다. 타닷!
“파천황!”
일검파천황의 제3 초식 파천황이 대륙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비록 7성의 내공으로 펼쳤으나 위력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촤르륵.
드디어 대공이 변신 갑옷을 입었다.
이젠 대공도 더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창을 뻗었다.
세 자루의 창두가 회전을 일으키며 저마다 강기를 뽑아냈다.
뽑아낸 세 줄기의 강기가 꽈배기처럼 얽히며 파천황을 향했다.
“좋구나!”
7성의 파천황과 대공의 꽈배기 포가 허공에서 충돌했다.
퍼석!
강기와 강기의 충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소리가 나며 파천황의 강기는 회전하는 꽈배기의 반을 가르며 전진했다.
터더덕. 터덕. 터덕.
그 사이 대공은 뒤로 세 걸음을 밀려나며 간신히 신형을 세우고 있었다.
밀려드는 파천황의 강기에 대응하기는 이미 늦은 상황.
이젠 변신 갑옷의 방어 능력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17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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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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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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