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203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16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203화
203. 꼭 가야합니까?
그때부터는 수화와 보디랭귀지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도 한번 해봤던 일이고 완전한 불통이 아니라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
역시 대공의 관심사는 신비종족이라고 밝힌 아주마단이었다.
대공이 한참 공사 중인 그녀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자네가 말한 신비 종족이 저들인가?”
-예, 일단 스무 명 정도가 선발대로 왔습니다.
“종족이 전부 옮긴다는 말인가?”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전부 온다고 해도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대략 백여 명 내외가 될 듯합니다.
“흠, 백여 명 내외라도 상당한 도움이 되겠군.”
-그렇습니다. 선발대로 온 사람들은 전부 최상급 전사 수준입니다. 나머지도 그리 떨어지는 사람들은 아닐 겁니다. 외부로 나갈 생각이 있을 정도라면 그만한 자신이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대공도 같은 생각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그렇지. 그런데 전부 여자들이군.”
-그래서 시비가 붙은 모양입니다.
“흠! 그럴 수도 있겠어. 과연 자네 말대로 정말 작긴 작군. 대륙과는 의복도 아주 다르고……. 그래도 전부 미인들이군. 조금만 더 작았다면 요정이라고 생각했을걸세.”
대공의 말에 뿜을 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주마단을 요정으로 보기에는 무리였다.
‘저들의 실체를 알고서는 그런 말을 절대 못 할 겁니다. 흐흐흐!’
하지만 일단 대공도 신비 종족이라고 인정한 듯해 안심할 수 있었다. 사실 다른 사람은 다 안 믿어도 대공만 믿으면 되는 거였다.
-그래도 상당히 호전적인 종족입니다. 웬만해선 먼저 싸움을 걸지는 않지만 걸어오는 싸움은 절대 피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어중간히 봐주는 법 없이 철저히 응징합니다.
“네다섯 개의 파티를 박살 냈다는 보고는 받았네. 시비가 확실한 일이라 탓할 생각은 아니네. 그런데 왜 멀쩡한 영지를 놔두고 이곳에 터를 잡는 것인가? 영지에 빈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대공의 말대로 인구가 적지 영지가 작은 것은 아니었다.
-쩝! 그게 이곳 환경이 고향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곳은 몬스터를 사냥할 수도 있어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영지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몬스터 사냥이야 영지에 터를 잡고 오가면서 할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제게 지나친 폐를 끼치긴 싫다는 뜻일 겁니다. 자존심과 긍지도 강한 종족입니다.
“허참! 자네 영지 소관이니 터를 잡아도 상관없네. 하지만 황실 지분도 있는 만큼 너무 소란스러워지는 건 곤란해서 하는 말일세.”
-소란은 잠시뿐입니다. 벌써 소문이 퍼져 쓸데없이 시비 거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멀리 떨어져서 구경만 할 뿐 시비는 걸지 않았다.
대공 역시 보고를 받아 알고 있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야 할 걸세. 아니면 내가 아닌 자네가 피곤해질 테니까. 나야 황실 담당 아니라 황제를 만나도 상관없지만 자네는 싫을 게 아닌가?”
-예, 잘 알고 있습니다. 건물이 완성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교류를 시작할 테니 호기심도 가라앉을 겁니다. 그때까지만 부탁드립니다.
“그래? 하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다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서너달 후면 어느 정도는 통하지 않겠습니까?
아주마단 뿐만이 아니라 나도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필요해야 빨리 배우는 법.
무림에선 그렇게 어렵던 대륙어도 슬슬 귀에 익기 시작했다.
“알겠네. 그래도 그동안은 쓸데없는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게. 그리고 언제 한번 성으로 데려와 정식으로 소개해주게.”
-예, 조만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대공이 돌아가자 철 단주가 찾아왔다. 그녀 역시 대공의 방문 목적이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휘유! 부군, 대공이란 자는 더 크군요. 부군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큰 것 같습니다.”
“쩝! 이 동네는 어떻게 된 게 센 놈일수록 더 큽디다. 며칠 전에 만난 잘만 공작이란 놈은 대공보다도 더 크니 말입니다.”
“호호! 너무 크니까 징그러워요. 무림에선 거인 소리 들어도 부군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흐흐! 감사합니다. 사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놈들과 있으면 얼마나 기가 죽는지 모를 겁니다.”
“호호! 아니에요. 부군이 가장 멋지시니까 자신을 가지세요. 그런데 대공이 방문한 이유는 역시 저희 때문인가요?”
“예, 조만간 정식으로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대륙어를 배우셔야 합니다. 칼이 아닌 말로 싸울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호호호! 너무 무리한 요구는 하지 마세요. 좋은 칼 놓고 말로 싸우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말이 통하는 무림에서도 하지 못한 일을 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굽니다.”
“하하하!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호호호! 알겠어요.”
외국어는 뻔뻔한 사람이 빨리 익힌다고 했다. 많이 말하고 듣는 것이 빨리 익히는 요령이라는 뜻이다.
‘뻔뻔하기로는 아주마단을 따라올 집단은 없지?’
최소 3개월을 예상했는데 불과 한 달이 조금 지나자 몇 명은 대륙인들과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물론 아직은 단순한 단어의 나열이라 손짓, 발짓이 더 많았으나 괄목할 성장이었다.
한술 더 떠서 자재를 옮기는 등의 일을 돕는 대륙 남성들도 있었다.
대륙인이라고 대가도 없는 무임금 노동을 자발적으로 하지는 않을 터. 아주마단의 교묘한 배후 조종이 있었을 거다.
‘하여튼! 못 말린다니까.’
한 달 후에는 본격적인 건물을 지을 인부들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들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면 아주마단과 빙궁의 정예 백여 명이 들어와 본격적인 대륙 진출이 시작되는 거다.
‘뭐 본격적이라고 해봐야........’
대륙은 넓고 할 일은 많았다.
하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대륙에다 뭔가를 할 생각은 아니니까.’
무림 친화세력을 만들어 대륙을 정벌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쉽지도 않겠지만 그럴 이유가 없었다.
‘겨우 2백 명으로 대륙을 다스릴 수는 없으니까.’
더구나 선진 문화를 가진 대륙이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이라 자칫하면 거꾸로 잡아먹힐 수 있었다.
가장 무서운 공격이 알게 모르게 스며드는 문화 공격이었다.
어느날 문득 무림인이 아닌 대륙인의 언어로 대륙의 문화를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따라서 우린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무림으로 옮길 생각이었다.
그를 위한 정보 수집과 자료 확보면 충분했다. 그 밖의 일까지 신경 쓰기에는 인원이 부족했다.
‘그것도 전부 내 위주로. 시발! 전부 필요한 것들이네. 쩝!’
무림에 비하면 초 선진 문화를 누렸던 나라 원하는 게 너무 많았다. 어떻게 내 욕심을 다스리며 타협하느냐가 관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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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스무 명에 불과했으나 초절정의 고수들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착착 진행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호사다마 好事多魔라.’
매우 곤란하고 귀찮은 일이 벌어졌다.
철 단주가 밝은 얼굴로 들어와 보고했다.
“부군! 유적지의 황실 군대가 철군하고 있습니다. 이제 놈들 눈치 보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글쎄, 그게 과연 좋기만 한 일일까요?”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놈들 때문에 피곤한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 정도는 조금 주의하면 될 일입니다. 한데 그들이 물러갔다는 뜻은 황실에 그들의 무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바로 전쟁이 목전으로 다가왔다는 뜻일 겁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고양이 손이라도 필요할 테니까 불러드린 겁니다.”
대륙에서 가장 강성한 패국이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3국의 공격을 받을 처지에 놓인 상황이었다.
4대 제국의 전력을 비교하면 1강2중1약 一强二中一弱이라고 할 수 있었다.
1강은 당연히 패국이었고, 2중은 백국과 원국을 1약은 연합국이었다.
그런데 2중이 힘을 합하면 1강을 이길 수 있어 1강과 1약의 동맹 관계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강자와 약자의 동맹은 일방적일 수밖에 없는 법.
따라서 패국과 연합국의 동맹 관계는 굳건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묵시적인 3국 연합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거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패국 황실은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전쟁을 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동안 패국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3국이었다.
이미 제나스 광산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전쟁을 결심한 상황이었다.
‘셋이 하나를 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누가 포기하겠어? 그것도 가장 센 놈을.’
따라서 모든 패국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간 듯 전운은 점점 짙어만 갔다.
이제 대륙 전쟁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다만 발발 시기를 놓고 서로 저울질을 하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패국 황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었다. 모든 전력을 집중해 다가오는 전쟁에 대비해야 했다.
그리고 전쟁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할 일은 전력을 점검하는 일.
대륙에서는 마장기와 대륙 100강의 부재 여부였다.
‘마장기는 원래 황실에서 관리하니까 문제 없을 테고. 그럼 남은 일은?’
대륙 100강의 초인들을 불러 모으는 일이었다.
그 말은 곧 나도 불려간다는 뜻이었고.
설명을 들은 철 단주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아! 그럼 저희도?”
“남의 싸움에 끼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어디 내 마음대로 되겠습니까? 그래서 고민 중입니다.”
“고민이라니요?”
“무림으로 건너가 전쟁이 끝날 때쯤 돌아올까 하고요.”
“예? 그럼 나중에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대로 곤란하겠지요. 그것도 많이.”
지원은 지원대로 받아놓고 정작 필요한 순간에 사라지면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할 거다.
‘물론 대륙 3강에 버금가는 실력자라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쩝!’
사회적 왕따 또는 제국적 배신자로 낙인찍힐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는 대륙에서 하고자 하는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터.
‘그렇다고 전쟁에 참여해 양학을 벌이기도 싫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양학을 벌일 수도 있는 나였다.
‘내 전쟁이라면 말이지!’
하지만 대륙 전쟁은 내 전쟁이 아니었다. 남의 전쟁에 끼어 업보를 쌓고 싶지는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욕도 먹지 않을 방법이?’
그런 내 입에 딱 맞는 안성맞춤의 계략이 떠오르지 않았다.
철 단주를 보내고도 풀리지 않는 문제로 고민을 계속했다.
그런데 상황은 점점 내 목을 조여오고 있었다.
이번에는 대공이었다. 먼저 전령을 보내지도 않고 허겁지겁 달려와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어서! 어서 준비하고 따라오게!”
“예? 뭘 준비하고 어딜 따라 오라는 겁니까?”
“아! 오신다네. 폐하께서 직접 영지로 방문하신다는 연락을 받았네.”
“저도 꼭 가야 합니까?”
황제가 대공 영지를 방문하면 대공 예하 영주들도 전부 참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난 조금 다른 관계라서 상관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대공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아니, 폐하가 누굴 만나러 오시는데 자네가 빠지겠다는 건가? 설마 지금 상황에서 날 만나러 오신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럼 저를?”
“그래, 바로 자네를 만나러 오는 게야. 황궁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자네 수련에 방해될까 봐 몸소 방문하시는 거고.”
“.........”
대답할 말을 잃었다. 황제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피할 수도 없었으니까.
여기서 못 만나겠다고 하는 것은 패국과 싸우겠다는 말이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2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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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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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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