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20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65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201화
201. 어떻게 된 일이냐고!
결국, 오늘은 만찬이나 즐기고 충분히 휴식한 후 내일 정오에 비무를 하기로 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공작 역시 비무를 즐기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내 일에 두 사람이 적극적인 이유는 만찬장에서 알게 되었다.
“정말 가망이 없다고 합디까?”
“세월을 이길 수 있는 약은 없지 않습니까? 잘만 공작께서는 특별한 병이 아닌 수명이 다했을 뿐입니다. 사실 올해로 182세니까 천수 이상을 누리신 거지요. 이제 명복을 빌 때입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하필이면 지금은 또 뭡니까? 1년 만이라도 더 살아주셨으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건 그렇습니다. 전쟁에 나서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힘이 되니까요.”
대공과 공작의 말에서 대충 감을 잡았다. 대륙 3강의 한 명인 잘만 공작이 오늘내일한다는 말이었다.
‘182세라……. 나도 그 정도 살 수 있을까?’
흔히 요즘을 100세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는 대략 80세 전후로 보면 되었다.
그것도 70이 넘으면 급격히 노화가 가속되어 갖은 병치레로 고생하면 여생을 보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무튼, 골골대면서 100년을 살아야 한다면 소용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잘만 대공도 1년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돌아다녔다고 하니까. 오늘내일하는 지금도 거동에는 불편하지 않다고 하고.’
초인은 일반인과는 다른가 보다. 거의 죽는 순간까지 어느 정도는 체력이 유지되는 듯했다.
죽음이 임박했다고 느낀 잘만 공작은 그동안 임종을 준비한 듯했다.
그때가 대략 1년 전이었다. 여태까지는 패국도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
‘천수가 다함을 막을 방법은 없었으니까 싫든 좋든 받아들일 수밖에.’
하지만 지금은 두 남녀의 어처구니없는 복수극으로 인해 상황이 변했다.
마장기와 함께 전쟁 억지력으로 존재했던 대륙 3강이었다.
한데 그 중의 한 축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공격 대상국인 패국의 3강이었으니 답답하기도 할 테지.’
대륙 3강은 원국의 차강달라이 국공國公과 연합국의 상황제, 패국의 잘만 공작을 뜻했다.
그중 연합국의 상황제는 인간이 아닌 엘프라는 유사인종으로 종족 수명이 500년이나 되었다.
‘내가 아는 엘프라면 좋을 텐데……. 훗!’
대충 들어본 바에 의하면 비슷하기는 하나 완전히 같진 않았다. 무엇보다 이곳의 엘프는 대륙인보다도 더 컸으니까.
2m가 훌쩍 넘는 엘프라면 아무리 예뻐도 왠지 징그러울 듯했다.
어쨌든 상황제는 이제 막 400살이 넘었으므로 앞으로 100년은 더 건재할 터였다.
‘원국의 차강달라이는 이제 108세에 불과하고. 잘만 공작의 경우를 생각하면 아직 70년 이상은 더 살 수 있다는 뜻이니까.’
물론 연합국의 상황제와 원국의 차강달라이가 직접 참전할 가능성은 극히 적었다.
‘하지만 뒷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지.’
여차하면 튀어나올 두 사람이 존재하는 연합국과 원국은 자연히 사기도 높을 터였다.
뒷배를 잃어버린 패국의 사기를 올리는 일은 쉽지 않을 터였다.
더구나 잘만 공작이 후계자로 점찍어 준비하던 3황자는 실종 상태였다.
전쟁이 벌어지기도 전에 벌써 패국은 대륙 3강의 한 명과 대륙 10강 중의 한 명을 잃어버린 거다.
‘쯧! 차, 포 떼고 장기를 두려니 갑갑하기도 하겠지.’
지금 그 점을 대공과 공작이 염려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생판 처음 보는 나한테 걸어보겠다?’
그래서 대공이나 되는 사람이 비무를 주선하고 돌아다닌 거다. 국경의 수호신이라는 공작이 국경도 팽개치고 기꺼이 응한 것이고.
‘쩝! 대륙 정황을 알기도 전에 한 세력에 메이는 것은 정말 좋지 않은데........’
전체적인 판을 직접 확인하고 적과 동지를 구별해야 했다.
이런 식으로 패국에 붙어 버리면 다른 선택지는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패국의 정신적인 지주가 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단 말이지…….’
최소한 패국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대륙에 진출할 수는 있을 터였다.
어쩌면 그 방법이 가장 순조롭게 진출하는 길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나와 패국과의 사이에는 짚고 넘어갈 중대한 일이 있었다.
‘나야 그럴 수 있으나 패국 황실도 그럴 수가 있느냐는 말이지.’
거국적인 관점에서 당장은 넘어갈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황제라고 제 자식을 죽인 놈이 고까울리는 없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복수의 칼을 들이밀겠지.’
이전 같으면 눈앞의 이익에 바로 콜을 불렀을 거다.
내가 입 다물고 있으면 당장 알려질 일도 아니었다.
나중에 알려지면 그때 가서 생각해도 될 일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이젠 나도 한 단체의 수장이고 이번 일은 무림을 대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개인적인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나중에 벌어질 일까지 충분히 생각하고 판단을 내려야했다.
‘백 프로 벌어질 일이 분명하니까.’
만찬이 끝나고 나서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패국과는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쩝! 하필이면 첫 번째 접촉한 곳이 패국이야. 하긴 패국이 아니면 이렇게 쉽게 풀리지도 않았겠지만. 어쨌든 쉽게 결정할 성질이 아닌 것 같으니까 성급히 결론을 내지 말고 더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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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정오.
부르칸 공작과 비무를 앞두고 연무장 가운데 마주 섰다.
대공의 연무장과 비슷한 연무장으로 사람들을 전부 물린 점도 같았다.
비무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나와의 비무는 대외비였다.
‘아니 내 존재 자체가 대외비겠지.’
두 사람은 나를 패국의 비밀 병기로 키울 생각이었다.
벌써 두 사람은 물론이고 황실까지도 앞으로의 계획을 다 세워두었을 터였다.
‘계획의 마지막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적절한 순간에 나를 알리는 거겠지.’
지금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절차였다.
따라서 비무는 물론 내 방문 목적도 극비 사항이었다.
그래서 텅 빈 연무장에서 대공과 날벼락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작과 마주 서 있는 거였다.
‘대공 때처럼 길게 끌 필요는 없겠지.’
당시 대공도 내가 손속에 사정을 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폐관이란 말을 꺼냈으니 그 성과도 보여주어야 했다.
‘이렇게 판까지 깔아준 마당에 한 방에 끝내는 거야, 한 방에.’
부르칸 공작은 대륙 100강의 11위. 대륙 10강을 제외하곤 가장 서열이 높았다.
그런 상대를 일 검에 제압한다면 충분히 대륙 3강에 도전할 자격이 있을 터였다.
‘더구나 이런 식의 비무라면 나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없을걸?’
누가 뭐래도 내 무기는 심검이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최고니까.
알다시피 심검은 상대의 정신을 공격하는 무공이었다.
‘나 역시 고도의 정신집중이 필요하다는 말!’
때문에, 정신집중을 할 수 없는 난전 중에는 심검을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싸움이 벌어지기 전에 기선 제압용으로 사용하는 무공이었다.
방어하던 무릎을 꿇던 이겨놓고 싸우는 게임이니까.
그런데 이렇게 충분한 시간과 조용한 환경까지 제공해주고 싸우잔다.
숟가락으로 떠 넣어 주는 밥을 씹어 삼키면 되는 거였다.
‘쩝! 왠지 미안하네.’
십여 미터 앞에서 검을 꺼내 드는 공작을 가만히 쳐다봤다.
‘대륙인치고는 특이하군!’
부르칸 공작은 특이하게도 쌍검을 사용했다. 2m가 넘는 커다란 장검 두 자루를 양손에 나누어 들었다.
‘변칙과 상황판단에 능하다는 뜻인데……. 쩝! 심검 앞에서는 다 소용없는 일이지. 땡! 하는 순간 끝나는 게 심검이니까.’
비무를 준비하고 있는 부르칸 공작에게 말을 건넸다.
“이번 폐관에서 얻은 무공을 펼치겠습니다. 공작께서 받아내시면 제가 패배한 것으로 하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폐관에서 얻은 무공으로 말인가?”
“예, 심검이란 것으로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직접 몸으로 확인해 보시죠.”
“심검이라고?”
“예, 그렇게 이름 지었습니다.”
“흠......! 알겠네. 좀 더 다양한 무공을 보고 싶었지만 새로 얻은 무공이라니 보지 않을 수 없군. 그렇게 하지.”
선제공격을 하겠다는데도 좋단다. 물론 비무라서 가능한 일이지만 사정을 아는 나는 기가 차기만 했다.
‘이걸 또 받네! 참나!’
내심 혀를 차며 숟가락에 입을 댔다.
“그럼 준비하십시오. 준비가 되면 공격하겠습니다.”
“알겠네.”
부르칸 공작이 목에 힘줄을 드러내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츠츠츠츠! 파밧!
시퍼런 힘줄보다 더 파란 마력이 공작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나도 잡념을 떨치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쌍검의 끝을 십자로 교차시킨 변칙적인 기수식을 취한 부르칸 공작.
그에 비하면 나는 양손을 내밀어 합장한 자세였다.
검도 잡지 않은 빈손이지만 부르칸 공작은 방심하지 않았다. 초인에게 병기는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니까.
“준비 되었네! 어서 오게!”
“그럼 갑니다. 조심하십시오!”
먼저 공격을 알렸다.
비무가 아닌 전투라면 초식 명을 외치는 것과 공격 사실을 알리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하지만 심검이라면.......’
알면서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심검이었다.
“차핫! 갑니다!”
그래서 필요없는 공격 시작도 알렸다.
웅웅웅웅!
무음무취무색의 심검이라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아무튼, 잔뜩 긴장한 표정의 부르칸 공작은 내 기합 소리에 방어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심검은 눈으로 보이는 공격이 아니었다.
기합 소리만 들릴 뿐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자 공작의 눈에 의아함이 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공작의 표정이 서서히 경악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결 더 선명하게 돋아나는 목의 힘줄. 온 힘을 다해 심검에 저항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1분 안에 끝나겠지.’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1초, 2초, 3초........35, 36......41초!
“커헉!”
털썩!
41초 만에 부르칸 공작은 커다란 신음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은 공작은 믿어지지 않는 시선으로 나를 쳐다볼 뿐 입을 열지는 못했다.
지켜보고 있던 날벼락과 대공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날벼락과 나와 공작을 번갈아 보는 대공의 시선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마치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라고 묻는 것처럼.
무릎을 꿇은 공작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커다란 내상은 아닐 겁니다. 생각보다 오래 버티셨습니다.”
부축하며 마지막으로 병 주고 약 줬다.
‘그러게 하수가 왜 덤벼!’
하수는 고수와 상대하면 성장할 수 있으나 고수는 수가 줄 뿐이었다.
[연재]던전 in 무림 2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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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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