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인 무림 191화
무료소설 던전 인 무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던전 인 무림 191화
191. 내가 유별난 거야
오늘 밤 황제를 찾는 일은 어제보다 쉬웠다. 혹시 몰라 만리추종향을 사용했으나 냄새를 추적할 필요도 없었다.
‘화경 고수들이 모인 곳이 바로 황제가 있는 곳일 테니까.’
기감으로 살핀 결과 반경 10장 이내에 여섯 명의 화경 고수가 포진해 있는 곳이 있었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황제가 있겠지? 근데 두 놈은 뭐지?’
따로 뚝 떨어진 곳에 두 명의 화경 고수가 더 있었다.
그들은 황제와는 100장 이상 떨어져 있어 즉시 전력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화경 침입자를 상대로 100장 이상 떨어져서는 즉시 대응하는 일은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뭐야? 나 정도는 여섯으로 충분하다는 거야?’
사실 여섯이나 동원한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원래 화경 고수끼리 싸우면 좀체 승부를 내기 어려운 법이었다.
화경은 모두 무의 끝을 본 사람들이었다. 그 결과 화경이 된 것이니까.
따라서 기예로는 승부를 내기 어려운 법이다.
‘만류귀종 萬流歸宗이라고 했으니까.’
전공에 따라 무기와 내공만 다를 뿐 모두 각 분야에서 기예로는 정점을 찍었으니까.
‘보통 그럴 때는 내공이 문젠데 그마저도 비슷하니…….’
화경이 되며 내공도 무한에 가까웠다. 따라서 화경 고수 간의 싸움에서는 일방적인 승부가 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내가 유별난 거지.’
나야 시스템의 조작으로 초인의 한계를 돌파한 몸이다.
‘한계 돌파는 초인이나 화경이 되며 겪는 탈태환골과는 다른 의미지.’
바디체인지나 탈태환골로는 인간 육체의 최고봉을 찍을 수 있을 뿐이었다.
‘모든 스탯이 한계점인 200을 넘지 못하니까.’
한계 수치인 200을 돌파하려면 특별한 계기기 필요했다.
‘그게 바로 인간계를 벗어나는 2차 각성이야.’
시스템이 부여한 인간의 한계 수치는 200.
고정 수치가 없는 레벨과는 달리 모든 스탯은 200에 고정되어 있었다.
‘화경이나 초인이 되는 것이 1차 각성이라면 한계 수치를 돌파하는 것은 2차 각성이라고 봐야지. 그 차이는 일반인에서 각성자가 되는 차이 이상이지만.’
그런데 나는 이미 2차 각성을 끝내 모든 스탯의 한계 수치가 999로 변경되었다.
‘남들은 한평생 노력해도 1차 각성도 어려운데 말이지.’
난 시스템이 내게 준 고유능력으로 가뿐히 뛰어넘었다.
따라서 내 육체는 더는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영역에 발을 디뎌 놓은 상태였다.
‘비록 수치는 참고 사항일 뿐이라도 말했으나 그건 다른 사람의 경우고.’
난 고유 능력에 의해 레벨에 비해 높은 스탯을 가질 수 있었다.
‘아니, 반대로 레벨 상승이 낮다고 봐야 겠지. 레벨 상승이 늦으면 스탯의 상승 폭이 커지니까 유리한 것이고.’
따라서 이제 겨우 인간계에서 신계를 엿본 사람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여섯 명 사이로 밀고 들어갈 생각은 아니었다.
‘그들도 명색이 화경인데. 그래서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어렵고. 딱 셋이면 좋은데 말이야.’
어벤저스 노인들과 비무 해 본 결과, 세 명의 합공까지는 그럭저럭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었다.
‘한데 한 명이 더 늘어나면 확 달라지거든.’
단지 한 명이 추가된 것만으로 난이도가 배는 상승했다. 게임으로 생각하면 보통 난이도에서 최고급으로 바뀌는 정도였다.
‘그러니까 3대 1까지는 낙승이요, 한 명 더 붙으면 팽팽한 접전이라는 말이지. 거기서부터 숫자는 의미 없어지지만.’
네 명 이상은 비무를 해 본 적이 없었다. 더 덤비라고 해도 노인네들이 극구 사양했다.
그 이상은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아마도 네 명까지가 어벤져스 노인들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모양이었다.
‘어쨌든, 아무리 무림 최고수라고 해도 화경 고수 여섯 명 사이로 뛰어드는 일은 만용이지.’
승패와 상관없이 추한 꼴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는 방문 목적을 이룰 수가 없으니까. 대신……. 흐흐흐!’
여섯이 한꺼번에 덤벼도 날 이길 수 없는 게 있었다.
‘나중에 오늘을 제2의 토목의 변이라고 부르겠군!’
잔머리를 부지런히 굴리면서 발도 따라 열심히 움직였다. 내가 향하는 곳은 황궁 내원의 깊숙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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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곳은?’
사향 냄새가 진동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비나 후궁의 거처인 듯했다.
황제는 오늘 같은 날에도 여자와 함께 있었다.
‘쩝! 마누라가 열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젊어서 너무 밝혀도 늙어서 고생하는데 말이야. 아니지, 젊어서 열심히 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야.’
평균 수명 이상 장수하는 황제는 거의 없으니까 젊어서 열심히 노는 편이 나을 수도 있었다.
어쨌든 짙은 사향 냄새 속에 내가 사용한 만리추종향의 향기도 섞여 있었다.
‘흠! 경호의 기본도 모르는 작자들 같으니라고!’
영화에서 경호원은 바로 곁에 붙어 근접 경호를 했다.
더구나 예고장까지 받은 상황이라면 아무리 상대가 황제라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 법이다.
나 역시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잠입하는 중이니까.
그런데 오늘 황제의 경호를 맡은 자들은 모두 3장 이상 떨어져 있었다.
전문가들이 아니거나 자만에 빠진 작자들이었다.
‘어! 그건 아닌가?’
침소에는 황제 외에도 모두 여섯 명의 여자가 있었다.
황제의 후궁이나 비로 보이는 여자가 한 명, 나머지는 복장으로 보아 시녀들이었다.
그런데 그 중의 한 명의 시녀가 내력을 감춘 화경 고수였다.
워낙 내력을 감추는 방법이 교묘해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럼 10장 안에 전부 아홉 명인가? ’
지근거리에 한 명, 3장밖에 여섯 명의 화경 고수가 황제의 침소를 지키는 중이었다.
‘그러면 뭘 해? 전부 눈뜬장님이나 마찬가진데.’
난 이미 침소에 잠입했고 그런데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미 이들의 경호는 실패한 거다.
그렇다고 내가 절제지공이나 신기 막측한 무공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었다.
잠입할 경우 흔히 사용하는 귀식대법 하나 사용하고 있을 뿐이었다.
같은 무공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의 경지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일례였다.
화경을 넘긴 내가 사용하자 평범한 수법인 귀식대법도 초절정의 수법이 되는 거였다.
더구나 내게는 무림 종사라는 고유능력이 있었다. 모든 무공의 오의를 자연히 깨닫게 해 주는 능력이었다.
따라서 지금 펼치고 있는 귀식대법도 극에 이르면 화경 고수도 발견하기 어려운 신공이 되는 거였다.
‘그건 그렇고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내가 몸을 숨긴 곳은 천정 위.
물론 이곳에도 화경 고수가 지키고 있었다. 나와는 불과 3장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다.
10m 안이라면 일반인도 얼굴에 있는 점의 개수까지 알아볼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런데 무려 화경 고수가 기척을 발견하지 못했다.
‘쯧! 누군지 몰라도 불쌍하게 됐군.’
아마 오늘을 넘기지 못하고 사표를 써야 할 거다.
누군지 모르는 화경 고수의 처지를 애도하며 천장에서 뚝 떨어져 내렸다.
“헉!”
“흐액!”
“꺄아악!”
허공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난 나를 보고 다양한 반응이 튀어나왔다.
더구나 바로 눈앞에서 낯선 사내를 마주하게 된 황제는 기함을 지르며 뒤로 벌렁 자빠졌다.
재빨리 쓰러지는 황제를 부축하며 말했다.
“그렇게 놀라자빠질 일은 아니잖아. 편지에 오늘 온다고 적었잖아. 오늘은 나랑 얘기 좀 해야겠다.”
“누, 누구냐?”
“어허! 정말 말 귀 못 알아먹는 놈일세.”
평어를 넘어 하대하듯이 말했다. 척 보니 내 또래에 나보다 약한 놈이니 당연 했다.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지만 그렇다고 황제 대접까지 해 줄 생각은 없었다.
‘더구나 내 포로잖아?’
처음 실내에 모습을 드러내자 무거운 기운이 사방에서 움직였다.
경호하던 화경 고수들이 화들짝 놀라 공격하려던 거였다.
하지만 내가 황제를 부축하며 목덜미를 잡아 쥔 순간 씻은 듯이 사라졌다.
경호원에게 경호 대상의 생명은 가장 중요한 제1의 목표였다.
한데 그 목표가 적의 손에 들어갔다. 이젠 내 처분을 기다리는 일밖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들이 있는 곳을 차례로 돌아보며 말을 꺼냈다.
“여섯이나, 아니 저 여자분까지 일곱인가? 아무튼, 자네들의 성대한 마중에는 감사하는 바이네. 난 이제부터 황제와 잠시 대화의 시간을 가져볼까 하네. 원활한 대화를 위해 자네들은 10장 밖으로 물러나 줬으면 하네. 알겠지만 이건 부탁이 아닌 명령일세.”
“네, 네 이놈!”
그래도 황제라고 한마디 하려는 놈의 뒤통수를 쳐서 아혈을 제압했다.
퍽!
“신하들 앞에서 더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넌 좀 조용히 해라! 아무튼, 요즘 어린 것들은 주제를 몰라요, 주제를.”
물론 황제에게 하는 말이지만 경호 고수들도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섣부른 짓을 할 경우엔 황제가 심한 꼴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시녀로 분장한 여자 화경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폐하를 어쩌실 생각인가요?”
“귀가 없나? 아니면 새대가리라서 방금 한 말도 잊어버린 건가?”
“그럼 정말 대화만 나누겠다는 건가요?”
거침없는 막말에도 여자는 침착함을 잊지 않았다. 생각보다 수양이 깊은 여자였다.
“아니면?”
“그 말을 어떻게 믿죠?”
황제의 목덜미를 조금 세게 움켜쥐며 대답했다.
“이게 내 손안에 있는데 안 믿으면? 달리할 수 있는 일은 있고?”
“휴......! 당신 정말 사황성주가 맡나요?”
“다른 사람 이름 물어볼 때는 먼저 자기 이름부터 밝히는 게 예의야. 그리고 내가 사황성주면 경호 무사가 함부로 입에 다물 이름이 아니고.”
“강호의 소문에 사황성주가 젊은 데다 천방지축이라더니 소문이 맞는 것도 있군요. 인사가 늦었어요. 전 천은사화 天隱死花라고 해요. 그런데 정말 사황성주 본인이신가요?”
인정하면서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다시 묻는 천은사화였다.
“그거야 당신이 생각하기에 달려있지. 아무튼 인사는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더 시간이 필요한가?”
나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 밖에서는 병사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시간을 끌며 대응책을 찾으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내 말에 천은사화가 흠칫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시간이요?”
“시간을 끌어봐야 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여기 있는 일곱이 다 덤벼도 살아 있는 황제를 구할 수는 없을 테니까.”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군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성주님도 무사히 돌아가실 수는 없을 거예요? 안 그런가요?”
“글쎄, 그건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고. 황제 목숨은 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
“호오! 뒷 감담을 할 자신은 있으시고요?”
“흐흐흐! 내 걱정보단 당신들 걱정을 해야 하지 않겠어? 만일 이번 일로 잘리면 사황성으로 찾아오라고. 여기보단 대접이 나을 테니까. 난 안 되는 일을 억지로 맡기고 책임을 묻지는 않는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그만 물러가 줬으면 하는데? 팔다리 한 짝을 들고 물러나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황제의 한쪽 팔을 들어 덜렁거리며 말했다.
“후우! 정말 대단한 분이시군요. 알겠어요. 10장 밖으로 물러나겠으니 폐하의 옥체에 손을 대지는 말아 주세요.”
“미안하지만 그 문제는 얘한테 달려있어 내가 약속할 수는 없어.”
“휴우! 성주님의 선처를 바라겠어요.”
천은사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물러났다.
[연재]던전 in 무림 1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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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10.8
지은이 | 야우사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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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480-3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