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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44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25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44화

#43화

 

 

 

 

 

대체 이놈은 어디서 온 누굴까?

 

딱 봐도, 살수(殺手)같은데.

 

비록 창졸간이지만…….

 

나는 천재를 키우는 ‘천재 아빠’답게 머리를 굴려, 놈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답은 둘 중의 하나다.

 

첫째. 놈은 사도맹에서 파견됐거나, 아니면 그들이 고용한 살수일 것.

 

둘째. 근래 파죽지세로 나아가는 소천문의 기세를 못마땅하게 여긴, 불특정 세력이 사주한 살수일 것.

 

말인즉슨 놈은 이래도 살수고, 저래도 살수.

 

날 죽이러 온 자객이란 말이다.

 

‘살다 보니 내가 살수를 맞는 날도 오네.’

 

무려, 고금제일살수였던 이 내가?

 

“그런 살수 복장 말고 그냥 무던한 복장으로 찾아오지 그랬냐. 아니면 정식으로 비무나 생사결을 신청하든가. 아무튼 네가 살수로 온 이상 살려줄 수 없다.”

 

건방진 놈 같으니라고.

 

감히 전직 고금제일살수를.

 

살인 전문가인 나를 암살하려 해?

 

“진소천. 네놈의 오만방자함은 익히 들었다. 게다가 살마존 백귀호를 맨손으로 죽였다지? 클클. 하나, 오늘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근거는?”

 

“내가 바로 노호영이기 때문이지.”

 

“…….”

 

너였구나.

 

너였어…….

 

나는 놈의 이름을 듣자마자, 어디서 놈을 보냈는지 대충 짐작했다.

 

왜냐?

 

노호영은 내가 살수 생활할 때부터 이름깨나 날리던, ‘진짜배기’였기 때문이다.

 

노가살수문(路家殺手門)!

 

노호영은 노가살수문의 인물이고, 내가 아는 그들은 사도맹에 가입된 사파 가문이다.

 

또한 노가살수문은 사파면서도 백도정파의 의뢰까지 받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말인즉슨, 돈 되는 일엔 물불 안 가리는 돈 귀신, 돈벌레, 수전노 같은 새끼들이란 뜻이다.

 

그러나…….

 

나는 노호영에게 실망감을 느꼈다.

 

“호영아. 강호의 소문이란 게 와전되는 법이지만 너는 심하구나.”

 

“뭣이?”

 

“넌 인마, 살수의 기본도 안 돼 있다. 너 같은 놈이 살수로 명성을 떨치다니…… 웃긴 노릇이네.”

 

“뭔 개소리냐?”

 

“살수가 대상에게 정체를 내비쳐? 아무 의심도 없이? 너 혹시 병X이냐?”

 

“미X놈. 이곳에 너와 나 둘뿐이고, 나는 반드시 너를 죽일 것이다. 한데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에라이, 병X아. 만약 여기 소천문의 문도 전원이 은폐술로 위장해 매복 중이라면? 네 힘으로 전원을 당해낼 수 있을 거 같아? 당해낸다 쳐도. 한 놈이라도 놓치는 순간, 네 행각은 천하에 드러난다.”

 

내 말에 노호영은 뜨끔했는지 안력을 폭사시키며 사위를 두리번거렸다.

 

혹시, 모를 매복을 살피는 것이겠지.

 

겠지만…….

 

“뻥이다. 매복 같은 거 없다.”

 

“이 새끼가!”

 

나는 열받아서 콧김을 뿜어내는 노호영을 보고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넌 인마, 내 밑에서 살수 교육받았으면 낙제생이 됐을 거다. 쯧쯧.”

 

 

 

 

 

* * *

 

 

 

 

 

말은 그렇게 했지만…….

 

쐐애애애애액-.

 

막상, 노호영의 검격을 응수하다 보니, 아닌 뗀 굴뚝에 연기 안 난다고 그의 검초는 예리하기 이를 데 없었다.

 

쇄쇄쇄쇄쇄-.

 

노호영의 검로는 오직, 급소만을 지향하는 전형적인 살검(殺劍)이었다.

 

닿기만 해도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신체 급소와 상처에 비해 가장 많은 출혈을 일으키는 혈 자리만을 노리는 검격.

 

‘심리전은 몰라도…… 무공은 대단하네.’

 

나는 내심 놈의 서슬 퍼런 공격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호영아. 이 등신아. 그렇게 느려서 날 죽일 수 있겠냐? 이건 뭐, 거북이가 친구 하자고 달려들겠네.”

 

나는 마음과 전혀 상관없는 헛소리들을 주야장천 떠들었다.

 

물론, 한 번의 틈도 주지 않은 채, 놈의 공격을 모조리 피하면서.

 

“닥치지 못할까! 네놈은 입으로 싸우느냐?!”

 

그러자 약이 바싹 오른 노호영이 노호성을 터뜨리며 더욱 신랄한 검초를 구사했다.

 

‘빠르다.’

 

빨랐다.

 

확실히 노호영의 검은 전생 후 내가 본 어떤 인물보다 쾌속하였다.

 

다행히 검(劍)에서 파생되는 검풍(劍風)의 범위가 넓지는 않아 요리조리 피하고 있지만, 대신 경력이 압축된 진공검의 형태였기에 호신강기를 끌어올린 상태에서도 이렇다 할 반격을 감행할 수 없었다.

 

“진소천.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셈이냐?”

 

그때, 노호영이 비릿하게 입꼬리를 늘어뜨리며 말했다.

 

사실…….

 

반격하려면 진작했겠지만.

 

나는 모처럼 만난 고수의 검을.

 

그것도 나와 같은 살수의 검을 여유롭게 견식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데, 노호영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자 그런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부네, 이 자식.’

 

확 짜증이 치솟아 올랐다.

 

파츠츠…….

 

그 때문에, 나는 전략을 바꿨다.

 

단전에 박힌 ‘뢰’ 속성 기운을 끌어올리자, 손에서 한줄기 벼락이 번뜩이며 우레성이 터져 나왔고.

 

콰아아앙-!

 

동시에 나는 우수로 노호영의 검로를 차단하며 정면 격돌을 감행하였다.

 

별안간, 노호영의 안색이 뒤집혔다.

 

“……!”

 

“놀랐냐, 호영아?”

 

“…….”

 

“더 놀라게 해줄게.”

 

나는 기세를 몰아, 반격에 나섰다.

 

시종일관 쾌경보로 도망만 다니던 내가 쌍수에 경력을 가득 실어, 반격을 내지르니 노호영으로서도 당혹스러울 것이다.

 

콰가가가가강-!

 

우권(右拳)-좌장(左掌)-승룡권(昇龍拳)-백호장(白虎掌)에 이은 철두공(鐵頭功).

 

상-하-좌-우와 정면을 모두 점유한 내 ‘십초무적공’이 연환으로 출수되자 공격일변도로 나서던 노호영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희한할 거야. 어떻게 이놈이 검풍 실린 진공검을 맨손으로 쳐내는 것도 모자라 단번에 반격할 수 있을까 싶겠지?”

 

파팡-.

 

내 말에 노호영이 궁신탄영의 묘리로 삼 장가량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놀란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진소천. 오만할 만하구나. 과연 입만 산 새끼는 아니었던 모양이군.”

 

“그래도 까부네, 호영아.”

 

“하나, 그런데도 너는 이 자리에서 죽는다.”

 

“왜지?”

 

“그야, 그런 박투술로는 날 이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공격을 위해 양손에 호신강기를 집중시킨 터라, 전완근과 이두근을 포함한 팔뚝 전체에 노호영의 검풍 자국이 남았다.

 

뭐, 이 정도야 따끔한 수준이라 신경 쓰지 않지만, 장기전으로 지속될 경우 자상이 늘어나 의복이 핏물로 물들게 될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별걱정을 다하는구나, 호영아. 그래도 걱정이 고맙긴 하니, 하면 방법을 바꿔볼까?”

 

“…….”

 

“나도 검(劍)을 써보지, 뭐.”

 

“클클. 진소천. 지금 농담을 하는 게냐? 이 첩첩산중에 어디서 검을 찾겠다는 거냐?”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너를 존X게 팬 다음, 검을 빼앗는 방법이 있고.”

 

“…….”

 

“두 번째론 대나무를 검으로 치환해 쓰는 방법이 있지. 보다시피 여긴 죽림이잖냐. 대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하나 잘라서 사용하면 될 일이야.”

 

그러자,

 

“크하하하!”

 

노호영이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정말 미X놈이군. 뭐? 대나무를 검으로 사용해? 네놈이 무슨 신검합일(身劍合一)이라도 이루었단 말이냐? 개소리도 정도껏……”

 

“보여주면 되잖아.”

 

나는 한없이 비웃는 노호영의 말허리를 잘랐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그냥 보여주면 될 일이다.

 

툭-.

 

우수(右手)에 뢰기(雷氣)를 두른 뒤, 대나무 한 그루를 잘랐다.

 

길이도 적당하고, 빛깔도 곱고.

 

전생에 내가 쓰던 묵혼검이랑 비슷한 게 마음에 쏙 들었는데.

 

‘오랜만이네. 검술을 펼치는 건.’

 

왠지 기분이 묘했다.

 

 

 

 

 

* * *

 

 

 

 

 

파칙… 파칙… 파치칙-!

 

전생의 나는…….

 

대개 검에 ‘풍’ 속성과 ‘뢰’ 속성을 섞어 주입한 뒤, 돌풍과 번개의 힘으로 검격을 발산했었다.

 

직업이 살수다 보니, 무엇보다 일격필살이 중요했는데 대부분 풍-뢰에 이르는 두 가지 속성을 섞으면 파괴력과 살상력이 필설로 형용 불가한 수준이라 상대는 절명을 면치 못했다.

 

하나 아쉽게도 지금의 나는 ‘풍’ 속성을 개문하지 못한 상태.

 

그 때문에 나는 ‘뢰’ 속성만을 대나무 검에 주입했고, 그 탓에 내 죽검(竹劍)과 노호영의 검이 맞닿을 때, 금속성이 아닌 벼락 내려치는 우레성이 터져 나왔다.

 

‘……!’

 

때마침.

 

나와 검을 섞어가는 노호영의 표정은 거의 경악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필시, 놈이 가진 나의 정보는 ‘박투술에 능한 무인’ 정도일 터.

 

한데, 검술을 펼치는 것도 모자라 그 검이 진검도 아닌 대나무에 불과하며, 더 나아가 한낱 대나무로도 자신의 검을 받아치니 놈으로선 귀신이 곡할 노릇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황당한 심경은 이내 노호영의 검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내가 본 노호영의 장기는 쾌속함과 예리함이다.

 

물론, 살수의 검이 대부분 그렇지 않겠냐마는, 특히 노호영이 추구하는 검학(劍學)이 그런 일살(一殺)의 가치를 지향하는 듯했는데.

 

“호영아. 빈틈 보인다, 빈틈.”

 

철저하게 빈틈을 가로막던 노호영의 신형에 일순,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파츠츠, 콰앙-!

 

“크헛!”

 

내 죽검이 노호영의 비어 있는 옆구리를 보기 좋게 찔렀다.

 

나지막한 우레성과 함께 놈의 의복이 번개에 타들었고, 죽검을 쥐고 있던 손끝에서 맹렬한 타격감이 전달됐다.

 

도합 70여 번의 공수 끝에.

 

나의 첫 유효타가 작렬한 순간이었다.

 

파팡-.

 

옆구리를 강타당한 노호영이 다시금 경신법으로 뒷걸음질 쳤다.

 

아니, 치려고 했다.

 

아마 갈비뼈가 산산이 조각났을 테니 정신이 아찔하겠지.

 

그러나 나는 놈의 후퇴를 허락지 않았다.

 

파앙!

 

왜냐면 이것이야말로 자존심 싸움이기 때문이다.

 

놈이 무슨 경신법을 얼마나 익힌 건진 모르지만.

 

나는 ‘쾌경보’가 천하제일의 경신법임을 믿기에, 놈이 공격 범위에서 빠져나가는 걸 용서할 수 없었다.

 

“헛!”

 

“도망가는 건 못 참지.”

 

나는 대번에 퇴로를 차단해 외려, 놈보다 먼저 놈의 후방을 점유한 상태로 죽검을 휘둘렀다.

 

콰앙-!

 

그러자, 죽검에 등을 얻어맞은 노호영의 신체가 균형을 잃고 휘청거렸는데 나는 놈이 기울어지는 방향으로 다시 죽검을 휘둘러 이번에는 목울대를 후려쳤다.

 

콰치칙-!

 

“크헉!”

 

쿵…… 타탓!

 

하지만…….

 

노호영은 역시 노호영이었다.

 

그는 목울대에 열상을 입고 관성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쓰러졌는데, 쓰러지는 순간, 두 손을 짚어 다시 신형을 일으키더니 서너 번 후방으로 공중제비를 돌아 지면을 밟은 채로 몸을 갈무리했다.

 

“호영아. 소싯적에 어디 경극단에서 무용수 같은 거 담당했냐? 몸이 제법 날쌘 게 보기 좋다. 한 번 더 보여주면 살살 때려준다.”

 

“이…… 이놈이!”

 

노호영이 날 보며 으르렁거렸다.

 

이쯤 되면 나도 한 번쯤 움찔, 해줄 만하지만 아쉽게도 전혀 안 무섭길래 담담히 말했다.

 

“솔직히. 백귀호를 죽이기 전에 널 만났으면 내가 황천길 갈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든다. 그땐 내가 체력이 좀 약했거든.”

 

“…….”

 

“하나 아깝게도 그간 내 체력이 많이 늘었다. 웬만한 놈 아니면 날 죽이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그 순간.

 

노호영이 돌연, 대호 같은 기세를 담아 쏜살같은 속도로 달려들었다.

 

‘그렇지. 노가살수문 출신이 이대로 쓰러질 리가 없지.’

 

채애애앵-!

 

역시나 노호영에겐 한 수가 남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

 

“검기(劍氣)도 쓸 줄 아는구나, 호영아.”

 

천하 모든 무인이 하나같이 입 모아 칭송하고 바라마지않는.

 

검기의 발현이었다.

 

‘결국, 전력을 다해야겠네.’

 

“호오오옵…….”

 

아직 한 번도 써보진 않았는데.

 

과연 ‘역力’ 속성과 ‘뢰雷’ 속성을 죽검(竹劍)에 주입시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혹시, 묵직한 섬전검 같은 게 튀어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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