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79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0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79화
#79화
“진 문주. 방금 뭐라고 했소?”
“제대로 들어놓고 왜 물어보시오?”
“어이가 없어서 그럽니다. 내 귀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귀하의 입에 마(魔)가 낀 건 아닐까 해서.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개소리를 할 리가 없잖습니까?”
“…….”
세상엔 X나 처맞아야 할 새끼들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처맞아야 하는 놈들이 바로 주제 파악 못 하는 병X들인데 나는 웬만하면 병X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왜냐하면 주제 파악 못 하고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깝치는 새끼들에겐 오직, ‘매’만이 유일한 ‘약’이기 때문.
“당 소협. 나는 인내력이 강한 사람이지만, 성격이 좋은 사람은 아니요.”
“뭔 말입니까?”
“걸어오는 싸움은 피하지 않는단 뜻이오.”
“진 문주. 시비는 당신이 먼저 걸었소. 다짜고짜 당문 사람을 두들겨 팬 것부터 시작해, 감히 가주님 앞에서 금전을 요구하기까지. 지금껏 손님들을 많이 접대했으나 귀하처럼 예의 없고 막 돼 먹은 사람은 처음 봤소!”
“이하동문이요.”
“뭐요?”
“나도 지금껏 이곳저곳 다녀봤지만. 당신네 당문의 문지기처럼 손님을 천대시하는 놈은 본 적 없소. 그래서 응징을 했을 뿐이고, 나는 가주에게 부당한 돈을 요구한 게 아니라 그저 내가 겪은 상황을 설명했을 뿐. 뭐, 당신이 뭘 알겠냐마는……. 만약 내가 부당하게 돈을 요구했다면 당문철 가주가 순순히 돈을 내줬겠소?”
“으…….”
당일기가 입술을 짓씹으며 주먹을 말아 쥐었다.
또한, 어깨를 가늘게 떨었는데 그것만 봐도 나는 녀석이 얼마나 ‘다혈질’인지 알 수 있었다.
사실…….
지금 나는 생애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만약, 전생에 내가 저놈의 애비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따귀를 10대 정도 후렸겠지만…….
당문철 가주에게 돈도 받았겠다, 과거 전력도 있겠다…….
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이 불쌍한 중생에게 마지막 자비를 베풀었다.
“소천문이 운송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소. 그러니 나도 최대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으며, 내 의뢰인인 태화방의 오원중이나 당문 가주께도 배려를 받은 셈이라 오늘은 넘어가리다. 그러니 댁도 자중하시오. 자꾸 날 자극하면 후회할 거요.”
그래.
몇 살이라도 더 먹은 내가 참는다.
나는 그러한 심정으로 신형을 돌리려 했다.
했는데…….
“이, 장안 촌놈 새끼가! 감히 여기가 어딘 줄 아느냐! 이곳은 당문이다! 너 따위가 설칠 수 있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결국, 당일기는 ‘선’을 넘었다.
“일기야.”
“뭐, 뭐? 일기…… 야?”
“오늘 좀 맞자.”
* * *
“후…….”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다.
“진소천. 이 일은 불문에 부치는 거다. 약속하겠지?”
나와 당일기는 입씨름 끝에 뒤끝 없는 ‘비무’를 펼치기로 했는데 명분상, 비무지 사실 놈이 다짜고짜 도전한 것이다.
“좋다. 요구대로 발설하지 않으마. 대신 너도 약속해.”
“무슨 약속?”
“만약 나한테 개처럼 처맞더라도 네 할아버지한테 함구하는 거다. 알겠냐?”
일단…….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고, 기왕 이 천둥벌거숭이를 쥐어박으려면 저놈 할아비나 다른 사람은 모르게 하는 편이 맞다.
나도 사람이고 사업간데.
거금을 쥐여준 사람의 손자를 흠씬 쥐어팰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물론…….
“일기야.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할아버지가 아시면 경을 치실 거야. 그리고 진 문주님……. 제가 사과드릴 테니 노여움을 푸시면 안 되겠나요?”
당일기의 누나인 당소소는 초지일관 우리의 비무를 중재하려 들었는데 다행히 당일기가 완강하게 의사를 표현했다.
“누님. 이건 무림인 간의 비무입니다. 내 오늘 저자에게 본가의 무공을 견식시켜줄 생각이니 말리지 마십쇼!”
진짜 지X을 하고 앉았네…….
나는 하도 어이가 없고 기가 차서 킥킥 웃다가 당소소에게 말했다.
“당 소저. 그쪽 동생 말이 맞소. 그저 무림인의 대련 정도로 투덕거릴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 다만 그쪽 조부님에겐 함구해주시오. 나도 당문과 척지고 싶진 않으니.”
이쯤 되니…….
당소소로도 더 이상 말릴 명분이 없었다.
강호에서 무인끼리 비무를 하는 건, 흔한 일이기에.
게다가 당소소 역시 한 사람의 무림인 아닌가.
결국, 그녀는 하는 수 없이 고갤 끄덕였다.
“좋아요, 진 문주님. 대신 상황이 심각해지면 적극적으로 개입할 거예요. 일기 너도 명심해야 돼. 어디까지나 서로 실력을 가늠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걱정 마십쇼, 누님. 촌각 만에 제압하여 저 오만방자한 자의 무릎을 꿇릴 겁니다.”
나는…….
대체 저 멍청한 당일기 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분명, 저놈도 내 소문을 들었을 텐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도맹 호법사자 육광을 꺾은 건, 내 무공이 결코, 허접하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거늘.
진짜 몰라서 저 지X을 한단 말인가?
“그럼 시작하자, 일기야.”
“좋다, 진소천!”
아무튼…….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일단 저 천둥벌거숭이 뺨부터 후리기로.
짜자자자자자작-!
“……!”
“……!”
나는 시작과 동시에 섬전처럼 방위를 좁혀 당일기의 따귀를 십여 대 걷어붙였다.
내력을 싣지 않았지만 철사장을 수련한 내 손은 흡사 강철 같아서 놈은 양 뺨에 작열감을 느낄 터였다.
“네, 네놈…… 치사하게 기수식도 없이!”
일순, 얻어터진 당일기가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나는 피식 콧방귀 뀌고는,
“기수식 같은 소리 하네, 등신 새끼.”
“뭐, 뭐야?”
짜자자자자작-!
다시 한번 쾌경보로 접근하여 당일기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
“슬슬 아프기 시작할 텐데? 자존심은 있어서 합죽이처럼 입 다물고 있는 거 보소…….”
“네놈……!”
그때.
얼굴을 붉게 물들인 당일기가 대뜸 발검해 진검으로 내 흉부를 찔러왔다.
나는 검로를 간단하게 피한 뒤, 놈의 다리에 일각(一脚)을 꽂아 줬는데, 고관절 사이를 앞축으로 찌른 터라, 놈은 허수아비처럼 앞으로 쓰러졌다.
“일어서라.”
나는…….
당일기에게 또 한 번 자비를 베풀었다.
본래 나는 쓰러진 상대를 일으켜주지 않는다.
그냥 머리통을 지근지근 밟거나 아니면 같이 드러누워 유술 관절기를 사용, 팔다리를 부수고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는 ‘상남자’지만…….
‘녀석이 이렇게 싸가지 없이 자란 건…… 내 탓도 있으니까.’
나는 또다시 당일기에게 일종의 부채 의식을 느껴 관용을 베풀었다.
“일어서라, 당일기.”
“…….”
당일기의 눈빛이 변모했다.
불과 몇 초식 나눈 것에 지나지 않지만.
녀석은 내 신체 능력이 자신을 아득히 뛰어넘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진소천!!!”
파파파……!
그래도 이건 선 넘었지, 새끼가…….
“일기야!”
일순, 당일기의 손에서 수십 가닥의 광휘가 번뜩였는데 대결을 구경하던 당소소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졌고,
‘독(毒)을 묻힌 모양이네…….’
나는 당일기의 손에서 방출된 빛무리가 자그마한 금속 재질의 암기이며, 또 그 암기에는 독이 묻어 있단 사실을 알아차렸다.
‘새끼…… 승부욕이 답 없는 수준이네. 대련에 독 발린 암기를 써?’
당일기는 개념이 없는 놈이다.
보통 무인끼리의 대련에선 암기를 쓰지 않는 법.
한데, 암기를 쓴 것도 모자라 그 암기에 독까지 발라?
이건 누가 봐도 나 죽고 너 죽자는 뜻이고, 생사결을 펼치자는 의민데.
‘그냥 쥐어패서는 안 될 놈이었네.’
나는 당일기의 승부욕이 정신병자 수준임을 인지하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순간, ‘뢰’ 속성의 호흡을 곁들여 전방으로 ‘질풍권’을 내질렀다.
“……!”
“……!”
순간, 당일기와 당소소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내 일권의 풍압이 날아드는 암기를 모조리 와해시킨 걸 넘어, 당일기의 뒤편에 있던 거석(巨石)과 거목(巨木)을 흔적도 없이 가루로 만들어버린 것이었다.
“…….”
찰나…….
인적 드문 목림에 싸늘한 정적이 흐르고.
“…….”
당일기는 충격 어린 얼굴로 몸을 바르르 떨었다.
“일기야.”
“…….”
“당일기 이 미X 새끼야.”
“…….”
“아무리 또라이도 비무에 독 발린 암기를 쓰는 놈은 없다. 너는 실수한 거다. 말인즉슨, 그를 빌미 삼아 내가 지금 널 때려죽여도 무죄란 뜻이다.”
“…….”
내 말에 당일기는 답을 하지 못했다.
아직, 질풍권의 권풍으로 인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했는데…….
“그래도 살려준다. 원래 너처럼 어린놈들은 망막에 만용이 씌고 치기가 뇌리를 지배하기도 하니까.”
“지, 진 문주…….”
“대충 알았겠지만, 지금의 나와 너는 호랑이와 토깽이 만큼의 차이가 있다.”
“인정하겠소…….”
“하나 훗날은 또 모른다. 모든 무림인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 ‘천하제일인’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평생 잡히지 않는 꿈을 아등바등 잡으려 하듯. 너도 그렇게 아등바등 똥줄 타게 수련해라.”
“…….”
“그리고 진짜 세졌을 때. 다시 도전해.”
“…….”
“만약 나보다 세지는 날이 찾아오면…… 그땐 네 손에 죽어줄 의향이 있으니까.”
왜일까?
나는 내가 왜 이 싸가지 없고 막 돼 먹은 놈에게 연신 자비를 베푸는지 스스로 돌이켜 봤다.
그리고…….
금세 한 가지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당 대형. 당신에겐 빚 갚은 셈이오.’
나는…….
전생에 내 손에 죽임당한 당일기와 당소소의 부친.
당운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전생의 묵은 빚은 오늘 갚았다.
“진 문주. 사과하겠습니다. 제가 흥분해서 선을 넘었소. 그리고 패배를 시인합니다. 일전의 일까지 모두 사과하겠습니다.”
때마침…….
다행히도, 제 잘못을 알게 됐는지, 아니면 내 무공에 감명을 받은 건지.
다혈질에 앞뒤 분간 못 하는 당일기가 고갤 숙이며 정중히 포권을 했다.
“다행이네.”
“네?”
“더 두들겨 패지 않아도 돼서.”
“아…….”
“일기야.”
“네.”
“다시 한번 말하지만…….”
“…….”
“조상님께 감사해라.”
* * *
“문주님.”
“뭐야?”
“실례지만……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십니까?”
“대충 서른 정도로 생각하자.”
“아……. 그럼…… 저…….”
“뭔데?”
“혹시 앞으로 강호에서 뵙게 된다면…… 형님이라 불러도 될까요?”
왜…….
그것도 시커먼 남정네들은 날 이리 좋아할까?
연우도 그렇고, 당일기도 그렇고.
뭔 부X 달린 징그러운 새끼들은 나만 봤다 하면 ‘형님’하고 싶어 난리를 치는데 참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 형님이라 불러라.”
“고맙습니다, 형님.”
“그리고.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네.”
“지금 너와 당 소저가 서로 후계자 경쟁을 진행하고 있는 거냐?”
“아…… 아닙니다. 저와 누님은 적통이지만 후계자 경쟁에선 멀어진 상태입니다. 저희보다 연배가 높은 친척 형님께서 계시는데 그분이 차기 가주로 점쳐지고 있죠.”
“근데 왜 안 보이냐?”
“맹호 형님께선 무림맹 본청에서 임무 수행 중이시라…….”
“당맹호라…….”
“네. 형님도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비록 맹호 형님이 백도구봉의 일인은 아니지만, 실제론 그들을 넘어서는 고수십니다. 아마 현 강호의 후기지수 중 가장 독보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어쩐지…….
당소소 소저의 무공이야 본 적 없지만.
당일기는 당문의 적자치고 무공이 약하다 싶었는데 진짜 호랑이는 따로 있었던 모양.
나는 당일기의 머리를 툭, 쥐어박으며.
툭-!
“앗! 형님! 갑자기……!”
“못난 놈.”
“네?”
“네가 당문의 적통이면 네 누님과 함께 가장 강한 사람이 되겠다, 다짐을 해야지. 병X처럼 친척 칭찬이나 하냐?”
“아…… 맹호 형님은 저희가 어릴 때부터 이미 강호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후기지수십니다. 그분을 무공으로 능가하는 건……”
“이기고 싶냐?”
“네?”
“맹혼지 뭔지. 네 친척을 이겨보고 싶냐고.”
“아……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요.”
“그럼 넌 소천문이야.”
“???”
“강해지고 싶으면 와라. 현재 신입 문도를 받는 중이다.”
“아…… 하하. 다음에 시간 나면 한번 들르겠습니다, 형님.”
“참고로 소천문의 입문비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씨익-.
나는 그렇게 당일기에게 웃음 짓고는 신형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 순간…….
“지, 진 문주님!”
등 뒤에서 예상치 못한 당소소의 외침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오? 당 소저?”
“저, 정말 훌륭한 무공이셨어요. 개안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별말씀을.”
“저…… 문주님.”
“말하시오.”
“앞으로…… 저도 일기처럼 문주님을 오라버니라 불러도 될까요?”
오라버니라…….
허…….
허허.
“뭐…… 좋을 대로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