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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73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6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73화

#72화

 

 

 

 

 

“진짜 운송 사업을 해보려고요?”

 

“만만치 않을 텐데.”

 

“문주님 성격에 그게 되겠습니까?”

 

막상…….

 

내가 운송 사업을 해보자 하니, 동동이들은 미심쩍은 눈초리다.

 

물론 나는 그들의 심정이 이해 갔다.

 

운송업은 ‘표국’놈들이 이권을 틀어쥐고 있는 데다, 당장 의뢰를 받아야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소천문이라고 해서 운송업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실제, 현재도 구파일방이나 각 지역의 호족으로 자리 잡은 대형 문파는, 운송업은 물론, 객잔, 주루, 기루에 ‘전장’을 운영하기도 하니까.

 

말인즉슨, 배짱만 있으면 무림인이 못 할 사업은 없다는 뜻이다.

 

특히 운송업은 무림인이 하기에 좋은 사업이다.

 

보통 표국이나 무림 문파에 귀중품을 맡기고 운송을 의뢰하는 경우, 해당 물품이 아주 귀하거나 도난, 탈취의 위험을 담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런 의미에서 나와 소천문은 ‘운송업’에 어울린다.

 

왜냐?

 

감히 세상에 내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을 만큼 간 큰 놈이 나타나면 나는 그놈 대가리를 골백번도 더 깨줄 자신이 있는 까닭이다.

 

나는…….

 

과거 동동이 형제와 산적, 마적, 해적에 이르는 강도들을 사냥하고 현상금 받아 챙기던 ‘도둑놈들의 저승사자’, ‘도둑놈들의 염라대왕’, ‘도둑놈들의 야차’였다.

 

고로, 소천문의 ‘운송 사업계획’은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노다지’임에 틀림없었다.

 

“살림살이 불리자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꼬리를 마냐? 우리라고 운송업 못할 거 없다. 이제 우리 소천문은 철저히 ‘석가장’의 ‘경제 원리’를 따른다. 한 마디로 운송업, 약방, 주루, 객잔 등등. 돈 되는 건 다 할 생각이란 뜻이다. 물론, 당장은 욕심이고……. 우선, 운송업을 시작으로 문도 수를 늘리고 당분간 ‘덩치 키우기’에 돌입한다. 그렇다고 ‘근본’을 잊자는 소리는 아니다. 행정적인 부분은 그것대로 열심히 하되, 수련 강도는 동일하게 유지할 테니 다들 몇 달간 죽었다고 생각하고 정진하도록.”

 

 

 

 

 

* * *

 

 

 

 

 

소천문이 신입 문도를 받는단 소문이 돌자…….

 

장안은 말할 것도 없고 섬서 전체에서 입문 희망자들이 몰렸다.

 

발 없는 말도 천리 간다고 했던가?

 

발 없는 말도 그럴진대, 그간 진소천의 행보를 감안하면 ‘소천문’의 소문이 섬서 전체로 뻗어나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하나, 소천문이 그 수많은 입문 희망자를 모두 받진 않았다.

 

기본적으로 진소천이 바라는 ‘인간상’에 철저히 부합되는 자를 기준으로 자격을 부여했는데, 일단 독기라 불리는…… 소위 말해 ‘깡다구’가 있는 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진소천은 ‘무지성 체력 단련’ 시험을 넣어 버티는 자와 못 버티는 자를 구분했고, 일언반구의 말도 없이 대뜸, 정수리에 ‘당랑 꿀밤’을 쥐어박는 것으로 ‘인성 시험’을 치렀다.

 

그 시험 과정을 바라보며 석연우와 문도들은 혀를 내둘렀다.

 

세상천지에 이런 ‘입문 시험’이 어디 있단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지원자 8할은 무지성 체력 단련에서 포기하거나 욕을 뱉으며 돌아가기 일쑤였고 남은 1할도 당랑 꿀밤에 맞고 이내 짐을 싸서 고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모든 인격 말살을 버티며 꿋꿋이 참아낸 1할의 인원은…….

 

“앞으로 너희를 소천문의 신입 문도로 임명한다. 우리 소천문은 따로 항렬이나 계급이 없다. 다만, 간부와 평문도로 나뉘는데 의약당주이신 동벽 선생과 부문주 강일동. 1번대 대장, 강이동과 2번대 대장 강삼동으로 간부진이 구성되어 있다. 문도끼린 편하게 지내도 되지만 간부들과의 상하 관계는 철저히 지키도록. 특히……. 문주인 나에겐 절대복종해야 하는데 만약, 니들 중 나보다 강하거나 차후 강해지는 놈이 있다면 그놈은 복종 안 해도 되는 건 물론, 외려 내게 명령도 가능하다. 말인즉슨, 소천문은 싸움 잘하는 놈이 대장이란 뜻이다. 꼬우면 강해져라. 무림인은 오직 주먹으로 말하는 법이다.”

 

“네, 문주님!”

 

“네, 명심하겠습니다!”

 

“넵!”

 

소천문의 충직한(?) 문도로 거듭나게 되었다.

 

“부문주.”

 

“네, 문주님.”

 

“이번에 새로 들어온 문도들을 제외하고. 차후에도 지속해서 지원자 중 쓸만한 자들이 있으면 거두도록 해라. 그리고 시킨 일은 어떻게 됐냐?”

 

“네. 장안은 물론 인근 지역에도 방문을 붙이고 있습니다. 소천문의 운송 사업을 알렸으니 조만간 의뢰가 물밀듯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그간 문주님이 쌓아온 업적이 최소한 섬서 내에선 무시 못 할 파급력이니까요.”

 

“좋다, 부문주. 계속 소천문의 사업을 알리도록. 앞으로 일복이 터질 거다. 문파 규모도 커질 거고. 네 역할이 크다, 일동아.”

 

“명심하겠습니다. 흐흐흐.”

 

씨익-.

 

터져 나오는 일동의 웃음에 진소천도 함께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소천문은 ‘운송업’에 부푼 꿈을 앉고 평소처럼 수련에 정진했는데…….

 

그런데…….

 

“왜 의뢰 안 들어오냐?”

 

우습게도 소천문의 운송 사업을 알리기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나고…….

 

보름도 지나고 달포가 지난 후에도.

 

소천문엔 단 한 건의 ‘의뢰’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게요, 문주님. 왜 그렇지…….”

 

“입문 희망자는 여전히 많은데. 왜 의뢰는 안 들어오냐고. 아…….”

 

진소천은 연유를 알 수 없었다.

 

본래, 운송 의뢰란 믿을 수 있는 실력자에게 들어오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하나 때마침 석연우가 입을 열었다.

 

“형님. 아무래도 ‘신용’ 때문이 아닐까요?”

 

“신용?”

 

“네, 형님. 생각해보십시오. 보통 운송 의뢰의 주 고객이 상단이지요?”

 

“그렇지.”

 

“그럼 그 상단들은 평소 거래하던 표국이나 문파에 적절한 대금을 지불하고 운송을 의뢰할 겁니다. 예컨대, 의뢰 한 건당 얼마의 대금을 지불할 텐데, 건수가 늘어날수록 대금을 깎기도 할 거고, 다년간 거래했던 사이라면 서로 적잖은 신용을 쌓은 상태일 거란 말입니다.”

 

“아……. 그러니까. 원래 해 먹던 놈들끼리 다 해 먹는다. 이런 말이냐?”

 

“에이. 그렇게 비꼬아서 생각할 게 아니죠, 형님.”

 

“후……. 연우야. 뭐, 좋은 방법 없겠냐?”

 

“우리 석가장이 운송업에 뛰어들 때 내세웠던 전략을 한 번 취해보시렵니까?”

 

“전략? 그런 게 있었냐?”

 

“있었죠.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요. 부총관님이 사업 수단이 기가 막힌 분입니다. 아버지도 그렇고요. 마냥 형님처럼 무지성으로 나, 운송업 시작했수! 하고 방문 몇 장 붙이는 걸로, 운송업에 뛰어들었으려고요?”

 

쾅-!

 

“아아악! 아니, 이게 뭔……!!”

 

일순, 진소천이 석연우의 머리통을 쥐어박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야 이 양심도 없는 인간아.”

 

“뭐요?!”

 

“너는 소천문에서 공짜로 밥 먹고 공짜로 수련하고 공짜로 자고. 또 공짜로 씻고, 공짜로 술도 퍼마시는 주제에, 그런 ‘개꿀’ 빠는 방법이 있으면 진작 풀어줬어야지. 그간 내가 노심초사하는 걸 알면서도 입을 다물었냐? 염치없는 인간 같으니라고.”

 

“와……. 진짜! 또 그놈의 공짜 타령이네. 얼만데요? 그 돈 내가 주면 될 거 아니요?”

 

“됐고. 개꿀 빠는 방법이나 풀어라.”

 

“네?”

 

“글쎄, 너희 집은 어떤 전략으로 운송업에 뛰어들었냐고.”

 

“아……. 그게 말입니다, 형님.”

 

 

 

 

 

* * *

 

 

 

 

 

『당신의 소중한 물건을 지켜드립니다!

 

강호 동도 여러분께 장안 소천문의 운송업 시작을 알립니다.

 

소천문은 작년에 개파하여 그간 장안의 왈패 조직이던 청방을 물리치고, 흑사회를 제압하는 한편, 노가살수문을 봉문시키는 등 불과 1년 만에 혁혁한 공과를 쌓아 올린 ‘믿을 수 있는 문파’,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 거듭났습니다.

 

따라서, 본 소천문은 강호 경제의 ‘중추’가 되는 ‘운송업’을 시작하여 여러 상단과 문파, 개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강호인의 삶에 이바지하고자 하니, 많은 문의 부탁드립니다.

 

첨언하자면 본 ‘소천문’의 운송 방식은 기존 표국과 궤를 달리합니다.

 

일명, 10배 보장!

 

만약 소천문이 의뢰받은 물품을 운송하는 데 분실, 도난 등 사고가 발생했을 시, 물품 가격의 10배를 지불하여 의뢰인의 ‘손실 보상’에 만전을 기하니 안심하고 맡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천문 운송 사업부 담당 강삼동 배상.』

 

“명문이다, 명문. 역시 글 선생이 먹물이라 다르긴 하네. 짧은 문장 안에 전달할 내용을 모두 담았으니. 이래서 사람은 배우고 봐야 한다니까.”

 

진소천은 소윤의 글 선생에게 부탁하여 방문의 내용을 수정, 배포했다.

 

물론, 내용 수정에 있어 진소천은 석연우의 가르침을 받았는데, 석가장이 처음 운송업을 시작했을 때, 이처럼 ‘물품 분실 시 몇 배 이상의 보상’이란 항목을 넣음으로써, 많은 고객을 유치했고 진소천 또한 석가장의 전략을 따르고자 한 것이다. (물론 방문 말미에 기입한 ‘운송 사업부 담당 강삼동’이란 대목은 삼동의 허락 없이 서술되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적잖았다.

 

그간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던 의뢰가 드문드문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금일은 소천문의 운송업 시작 이래, 최대의 거물이 찾아온 것이었다.

 

“문주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호북성 단강구의 태화방이란 곳에서 온, 오원중이라 합니다.”

 

“호북성 단강구의 태화방이라면…….”

 

호북, 태화방.

 

태화방은 이름 있는 ‘독’ 전문 연구 집단으로 특히 ‘해독’에 뛰어나다고 알려졌으며 독에 있어 천하제일의 권위를 가진 ‘사천당문’의 동맹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아……. 저희 태화방은 독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최근 10년간은 사천당문의 의뢰를 받아 주로 활동했습니다.”

 

“들어본 적 있소.”

 

진소천은…….

 

태화방과 사천당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죄책감에 내심 뜨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생에 태화방과 사천당문의 인물들을 각 한 사람씩 암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만천화우 처맞고 진짜 뒈질 뻔했지…… 생각하니 또 소름 돋네.’

 

실제 태화방과 사천당문의 암기술은 대단했다.

 

천하의 진소천도 무지막지한 독장을 쳐내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풍우 같은 암기를 뚫고 대상을 암살한 후엔 한동안 후유증에 사경을 헤맸었으니.

 

“최근. 우리 호북성에까지 문주님의 행보가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도맹의 호법사자인 육광을 꺾은 일은 입지전적인 일이지요. 많은 무인이 문주님께 호기심을 느낄 겁니다.”

 

“그렇군요. 한데…… 그래서요?”

 

“네? 아…… 하하. 그래서 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태화방은 소천문에 의뢰를 맡기고자 합니다.”

 

“좋소. 물품 내역과 목적지를 말해주시겠소?”

 

“물품 내역은 소량의 ‘고독蠱毒’입니다. 운송 목적지는 바로 사천당문이고요.”

 

“고독이라면…… 독충(毒蟲)말이오?”

 

“그렇습니다. 이 고독은 ‘음양마고’라는 것으로 번식력이 탁월해 운송 중 계체 수가 증가할 것입니다. 또한, 내포하고 있는 독의 성질이 극악하여 뛰어난 고수가 아니면 다루기 힘들뿐더러, 저희도 안심할 수가 없어서…… 최근 이름을 날리고 계신 문주님께 의뢰하고자 찾아온 것입니다.”

 

“확실히 보통 의뢰가 아니긴 하군요. 웬만한 표국에선 운송 자체를 거부할 테고.”

 

“그렇습니다. 자칫 잘못하여 물품을 쏟거나 물건이 상하기라도 하면…… 보상은 차치하고 운송자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지요.”

 

한 마디로…….

 

이거 완전 내가 갑(甲)이란 뜻인데?

 

“맡겠소.”

 

“문주님…… 정말이십니까?”

 

“표사는 물건을 가리지 않소. 위험한 물건이든, 안전한 물건이든. 나는 손님을 위해 그 어떤 용담호혈이라도 들어갈 자신이 있소.”

 

“아……. 문주님. 정말 듣던 대로 대단한 분이십니다. 하면……”

 

그때, 진소천이 오원중의 말허리를 잘랐다.

 

“그전에.”

 

“네?”

 

“하나 물어봅시다.”

 

“네네. 얼마든지 물어보시지……”

 

“얼마 줄 거요?”

 

“???”

 

“참고로 본 소천문의 의뢰 비용은…… 업계 최고 수준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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