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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69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09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69화

#68화

 

 

 

 

 

콰아아아아앙-!

 

역뢰검(力雷劍)…….

 

본래 존재하는 무공명은 아니고.

 

그냥 ‘역’ 속성과 ‘뢰’ 속성을 동시에 끌어 올려 발산한 내력운용법이다.

 

역뢰검은 그야말로 귀청이 터져 나가는 파공성을 터뜨리며 육 호법의 전신으로 쏘아졌다.

 

나는 육 호법이 검초를 막는 즉시,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고 공간이 비는 족족 계속 역뢰검을 찔러넣었는데, 찌르는 각이 애매할 땐 검(劍)을 도(刀)처럼 휘둘러 ‘베기’ 형식의 공격 또한 함께 감행했기에 그를 막는 육 호법은 혼비백산할 것이었다.

 

말인즉슨…….

 

역뢰검은 반격이나 퇴로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펼쳐진 온전한 ‘살검’이었단 뜻이다.

 

사실…….

 

생사결이지만 일정 수준에 오른 무인은 이런 무지막지한 공격 일변도를 지양한다.

 

공격이란 언제라도 실패할 수 있고, 그럴 때를 대비해 방어할 준비와 빠져나갈 퇴로를 확보하지 않으면 심적으로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하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

 

내 검초는 그야말로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반(半) 동귀어진에 가까웠는데 그게 먹혔는지 육 호법은 반격하기보다, 검을 막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는 나의 노림수였다.

 

나는 애당초 육 호법이 반격할 수 없을 거라 확신했던 것이다.

 

‘내가 자신보다 약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

 

그렇다.

 

육 호법은 비록 말로는 날 추켜세웠지만 절대 자신보다 강하거나, 동등한 수준이라고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칫 잘못 반격해 같이 다치기보단, 확실히 내 속공을 모두 쳐낸 후, 완전한 기회를 잡으려들 게 명약관화했던 것.

 

내 예상은 적중했고, 육 호법은 상상을 뛰어넘는 내 검초의 ‘거력’ 앞에 안색이 파랗게 질려가는 중이었다.

 

콰콰콰콰콰콰쾅!

 

역뢰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풍과 경력은 검을 쥐고 있는 내 손이 터질 만큼 짙은 농도를 자랑했다.

 

‘……!’

 

그 검을 쳐내는 육 호법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했는데, 처음엔 역뢰검의 거력 앞에 놀란 듯한 얼굴이었다가, 나중엔 짜증이 바짝 오른 얼굴로 변했고.

 

종내에는 불현듯 자그마한 ‘두려움’이 깃들어 보였다.

 

아마도…….

 

내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거겠지.

 

그러나, 나는 방심하지 않았다.

 

아니.

 

외려 다음 행해지는 육 호법의 반격이 어마무시할 것임을 직감했기에 검초를 흩뿌리는 중에도 호신강기를 바짝 끌어올려 최악의 상황을 대비했다.

 

역시나 육 호법은 힘겹게 검로를 막다가, 별안간 공력을 폭사시켰다.

 

고오오……!

 

순간, 장내의 기도가 변모했다.

 

무공이 강한 이들은 그를 단번에 파악했을 거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무거워지는 짙은 살기 앞에 답답함을 느꼈을 터.

 

“진소처어어어언!”

 

아니나 다를까, 육 호법의 검에서 일순, 강대하기 이를 데 없는 거대한 검기(劍氣)가 줄기줄기 뽑혀 나왔다.

 

콰아아아아아앙!

 

“세상에…….”

 

“저런 무지막지한 검기라니.”

 

“…….”

 

검기의 발현 앞에 중인들이 얼어붙었다.

 

특히 일동, 이동, 삼동이나 연우, 우리 문도들 같은 경우엔 저런 검기를 평소 식견할 수 없었기에 적잖이 놀랐을 터…….

 

하나 나는 어차피 대결이 이런 양상으로 치달을 걸 짐작했기에 당황하지 않고 곧장 검기를 방출해 육 호법의 검기에 대응했다.

 

콰콰콰콰콰콰콰쾅!

 

검기 대 검기가 충돌하자 격전지 주변이 붉고 푸른 휘광으로 넘실거린다.

 

육 호법의 검에서 파생된 검기는 붉은빛을 머금고, 살벌이 내 전신을 옭아매려 했고 내 검에서 파생된 뢰기(雷氣)는 푸른 번개가 되어 육 호법의 검기를 파쇄해나갔다.

 

“진소천. 역시 발톱을 숨겨 놓았구나……?”

 

그때.

 

검기를 뽑고도 승기를 점유하지 못하자 공력을 그러모을 작정인지 몇 걸음 뒤로 물러난 육 호법이 나직이 물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황당한 얼굴로 대답했다.

 

“육 호법. 발톱을 숨기긴 뭔 발톱을 숨겼다고 그러시나? 그놈의 발톱 한 번 더 숨겼다간 모가지 날아가겠소.”

 

“인정하마. 내가 널 만만하게 보았다.”

 

“나도 인정하오.”

 

“???”

 

“나도 당신을 만만하게 봤소. 난 당신이 나이만 처먹고 밥만 처먹고 또 똥만 많이 싸는 밥충이에 똥벌레에 별 볼 일 없는 늙다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좀 하는구려. 인정.”

 

순간 육 호법의 얼굴이 확 상기되었는데.

 

뭐랄까?

 

‘진짜 X나 싫다, X발!’

 

이란 말을 얼굴로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달까?

 

 

 

 

 

* * *

 

 

 

 

 

어느새…….

 

진소천과 육광의 대결은 180여 합을 넘기고 있었다.

 

워낙 쾌검 대 쾌검의 대결이라 180여 합이라 해봤자 실제 한 식경의 시간도 지나지 않은 채지만…….

 

그런데도 두 사람의 대결을 구경 중인 중인들은 마치 1년의 세월이 흐른 것 같은 긴장과 정적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육 호법의 승리를 점치던 사람들은 진소천의 선방에 대경실색했고.

 

또, 진소천의 승리를 굳게 소망하던 소천문 인물들로서도, 육 호법의 가공할 무위에 기함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소윤 애비의 무공을 실제로 보니 말이 안 나오는군.”

 

팽팽하게 흘러가는 대결을 바라보며 동벽 선생이 말했다.

 

그는 애당초 진소천을 전적으로 신뢰했고 육 호법을 이길 거라 확신했지만.

 

실제 진소천의 전력을 목도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감회가 남다른 참이었다.

 

또한,

 

“형님…… 아니, 우리 문주님이 정말 저렇게 셌단 말인가…… 하.”

 

“그러게 말입니다, 형님.”

 

“일동 형님. 우리가 진짜 큰형님을 모신 게 신의 한 수였네요, 신의 한 수.”

 

일동, 이동, 삼동은 감격을 뛰어넘어, 경탄하기에 이르렀는데 세 사람은 시종일관 온몸에 닭살이 돋아 몸을 떨기도 했다.

 

그리고,

 

“형님! 소천 형님! 이기십시오!”

 

현재 누구보다…….

 

가장 열렬히 진소천을 응원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석연우였다.

 

석연우는 아예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중이었다.

 

그는 이번 대결에 앞서, 진소천을 가장 심하게 만류하던 인물이고, 주변인 중, 가장 진소천을 불신했는데.

 

그런데도 막상 싸움이 시작되자, 석연우는 마치 자신이 싸우는 양, 목에 핏대를 세우며 진소천을 호명했고 그의 철검에서 검기가 터지던 순간, 전율을 느끼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지금껏 형님을 신뢰하지 않았던 제 자신을 증오하겠습니다. 부디…… 이겨주십시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석연우에게 진소천은 천하제일 무인이자, 인생의 목표이며, 가장 신뢰하는 인물일지 몰랐다.

 

반면,

 

‘진소천…….’

 

‘예상을 훨씬 웃도는구나.’

 

‘어디서 저런 자가 나타난 건가?’

 

현재 장내에서 가장 고수라 할 수 있는 세 사람.

 

바로 사도맹주 홍금부와 청문도장, 원일도장은 의미심장한 눈으로 진소천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이 아는 ‘육광’은 본래 고수다.

 

해서, 육광이 검기를 뽑고 또 그 검기를 수십 차례 흩뿌린다 해도 놀랄 만한 일이 아니지만.

 

진소천의 경우는 달랐다.

 

물론, 그들 역시 진소천의 소문은 익히 들었고 그가 근래 섬서에서 보인 행보는 파격적이었으니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콰콰콰콰콰콰쾅-!

 

이미 200여 합에 가깝도록 육광을 상대하며 조금도 밀리지 않는 진소천에 세 사람은 고수로서, 또한 강호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복잡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콰지지지지지지직-!

 

일순, 진소천의 검에서 파생된 뢰기가 거목처럼 뻗어 나와 육광의 검기를 관통하고 첫, 유효타를 작렬시키던 때.

 

‘……!’

 

그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되었다.

 

 

 

 

 

* * *

 

 

 

 

 

“크읏!”

 

정확히 207번의 격돌 끝에…….

 

육 호법의 입에서 첫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 역뢰검의 검풍이 그의 흉부를 꿰뚫은 것이다.

 

“쿠헥!”

 

비록 검신이 육 호법의 신체를 관통한 건 아니지만…….

 

검풍의 적중만으로 육 호법은 선혈을 뿜어낸 뒤, 5장 넘게 뒤로 물러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마침 나도 체력이 한계에 봉착하던 참이라 잘됐다.

 

하나 나는 쉬지 않았고 육 호법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놓치지 않는다.’

 

나는.

 

아직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육 호법을 능가할 수 없다.

 

실제, 육 호법의 공력은 2갑자를 훌쩍 넘어섰고 이대로 검기 대 검기의 격돌을 지속했다간 내 공력이 먼저 고갈될 게 자명했기 때문.

 

그러나 내겐 육 호법에겐 없는 한 가지 장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의지’다.

 

전생의 나도 그러했지만.

 

지금의 나도 마찬가지다.

 

전생과 비교하면 보잘것없이 부족한 나라도 나는 ‘의지’에 있어서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단언컨대, 천하제일을 자부한다.

 

그리고 이 ‘의지’는 때때로 무공의 경지나 깨달음, 공력이나, 가공할 신체적 이점과 재능을 깡그리 씹어먹는 ‘절대적’ 요소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다시 공격을 감행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폐부가 터져 나갈 거 같아도.

 

‘뢰’ 속성의 ‘번개’가 검을 쥔 우수(右手 )의 피륙을 시커멓게 태우는 중이라도.

 

나는 모든 것을 감내한 채, 쾌경보를 밟아 육 호법을 쫓았다.

 

‘……!’

 

순간, 내 돌진을 바라보는 육 호법의 두 눈에 ‘공포’가 서렸다.

 

아마 그는 계산치 못했을 것이다.

 

세상에 이런 끈질긴 놈이 있을 줄은 몰랐겠지?

 

쐐애애애액-!

 

나는 다시 역뢰검을 찔러넣으며 내 무공의 모든 묘리를 가미했다.

 

우선, 역뢰검의 이름에 걸맞은 거력과 뢰기는 당연히 발동시켰고.

 

두 번째로 공격을 감행하는 순간, 회전력을 불어넣는 ‘질풍권’의 묘리를 검에도 응용했는데 그러자, 검격이 파생되는 동시에, 주변으로 막대한 용권풍(塵卷風: 회오리)이 펼쳐졌다.

 

끝으로…….

 

나는 환생 후, 그야말로 가장 빠른.

 

가장 섬전과도 같은 ‘극쾌’의 일검(一劍)을 펼쳤다.

 

허풍이 아니라 이번 공격은 시전하는 나도 놀랄 만큼 쾌속했는데 이런 극쾌의 검격을 펼칠 수 있었던 동력은 바로, 입산 수행.

 

즉 ‘3무 수련’의 종장이었다.

 

‘후…….’

 

한 달간.

 

나는 정말 개 같이 고생했다.

 

물론, 불가능이 없는 내가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끔은 스스로도 이가 갈리고 때려치우고 싶을 만큼 3무 수련의 여정은 고단함의 정점이자, 역경과 고난의 극치였음에…….

 

오직 천하에서 나만이 감당할 수 있는 ‘극한 중의 극한’이 바로 3무 수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 검격이 육 호법의 검기를 완전히 파쇄하고 그의 호신강기마저 박살 낸 뒤, 작렬하는 순간.

 

‘역시…… 나는 옳다.’

 

나는 고통 없이 얻는 것이 없으며 ‘무공’이란 고통스러울수록 강해진단 내 무학적 철학을 온전히 ‘관철’하고 ‘확신’할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앙-!

 

“크하아아악!!”

 

그렇게…….

 

내 검격에 육 호법은 검을 떨어뜨렸고, 머리는 봉두난발이 되었으며, 상의는 모조리 찢어진 채, 10여 장이나 날아가 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쿨럭!”

 

쓰러진 육 호법의 입에서 각혈이 쏟아졌다.

 

비록 이번에도 내 검신은 그의 육체를 관통하지 못했지만.

 

뢰기의 여파에 육 호법의 상반신은 시커멓게 그을린 상태가 되었고, 흉부 주변의 뼈도 죄다 부러졌는지 단순한 호흡조차 힘들어 보였다.

 

한 마디로 저항이 불가능한 ‘초주검’이 되었던 것이다.

 

‘…….’

 

순간.

 

나는 갈등했다.

 

이 대결은 생사결.

 

말인즉슨, 누구 하나 죽을 때까지 상대를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하나, 육 호법은 재기할 수 없어 보였다.

 

비단 더 이상 무공을 익힐 수 없는 것을 넘어, 동벽 선생 같은 명의의 손길이 없다면 살아남지도 못할 것 같았다.

 

그 때문에 나는 그의 목줄을 마저 따기보다,

 

“무인으로서 육 호법은 끝이 났소. 굳이 인간 육 호법의 목숨까지 앗아가긴 싫으니 이쯤 하여 내 승리를 확신해도 되겠소?”

 

나는 중인들을 향해 그렇게 물었다.

 

한데…….

 

“흑…… 흑…… 형님!”

 

“큰형님!”

 

“우리 큰형님 최고!”

 

“소천 형니이이이이임!”

 

대체 왜…….

 

왜 저 동동이들과 연우는 질질 짜면서 토할 것 같은 눈으로 날 쳐다본단 말인가?

 

게다가,

 

“형님이 아니라 문주님이다…….”

 

이 썩을 놈들아!

 

하필이면 이 많은 사람 앞에서…….

 

형님이 뭐냐, 형님이?

 

제발 체통들 좀 지키자.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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