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전설 8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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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18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룡전설 81화
신룡전설 4권 - 6화
第四章. 용혈마검(龍血魔劍)!
왕무적은 붉은 무복을 차려입은 30명의 무인들이 제5내문을 향해서 달려들자 곧바로 검을 날렸다.
비산분영검(飛散分影劍)! 삼비(三飛)!
다비검해(多飛劒海)!
파파파파팍-!
왕무적의 녹슨 검은 순식간에 수십 자루로 불어났다. 그리곤 곧바로 30명의 붉은 무복 무인들을 향해서 날아가는데, 그 모양새가 마치 거대한 검의 파도가 밀려나가는 것 같았다.
“막(膜)! 회(廻)! 원(圓)!”
검의 파도에 조장은 곧바로 외쳤고,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붉은 창을 상체 앞으로 내밀곤 미친 듯이 휘돌리기 시작했다.
후웅! 후웅! 후웅!
거친 바람소리와 함께 빠르게 돌아가는 붉은 창은 하나의 붉은 막이 되어버렸고, 조장을 중심으로 각자 자리를 잡고 서서 똑같이 창을 휘돌리는 29명의 붉은 무복 무인들로 인해 하나의 거대한 붉은 장막이 만들어졌다.
까가가가가가강-!!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붉은 장막 여기저기에서 불꽃이 튀었다.
“대공자! 묘가장에 저러한 무인들이 있었소?”
이소요는 붉은 무복 무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한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붉은 무복 무인들! 당장 왕무적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아내는 모습만 하더라도 결코 만만한 이들이 아니었다.
혈림의 무인들은 절대로 아니다. 혈림의 무인들은 저렇게 같은 복장을 입지도 않을뿐더러, 똑같은 병기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또한! 저들의 창법을 보면 그들이 모두 같은 무공을 익혔다는 건 바보라도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
왕무적의 엄청난 공격에 순간적으로 넋을 잃고 있던 유초백은 이소요의 물음에 정신을 바짝 차리며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유초백의 대답에 이소요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겠다는 말은 저들이 묘가장 무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겠군. 아니,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이소요는 붉은 무복 무인들이 묘가장 무인들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저들 중 어느 한 사람도 자신의 상대로 부족함이 없었다. 즉, 붉은 무복 무인들 30인 전원이 절정고수라는 말이다.
묘가장에서 절정고수 30인을 은밀하게 길러냈다?
“절대 그럴 리 없지.”
저런 세력이 있었다면 묘가장이 고작 유가보를 상대로 이런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저 정도의 세력을 길러낼 수 있는 잠력을 지니고 있었다면, 애초부터 남창이 아닌 강서성 전체를 놓고 그 힘을 발휘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내 말대로 묘가장은 어딘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모양이군.”
“…….”
유초백은 이소요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곤 다시 시선을 돌렸다. 왕무적의 보잘것없는 녹슨 검이 무수하게 회전하며 붉은 장막을 파고들고 있었다.
‘이 소협의 말대로라면… 도대체 누가?’
묘가장과의 싸움이 이렇게까지 복잡하고 어려울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유초백으로서는 머리가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그그그그그그극!!
왕무적의 녹슨 검이 붉은 장막을 기어코 파고 들어갔다.
“…컥!”
붉은 장막 안에서 비명성이 흘러나왔다.
비명성이 들림과 동시에 커다란 고함도 터졌다.
“퇴(退)! 산(散)! 방(防)!”
타타타타탁-!
순식간에 붉은 장막이 걷히며 붉은 무복 무인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는데, 그 모양새가 마치 왕무적을 중심에 두고 하나의 방벽을 만든 듯한 모습이었다.
[버틸 수 있겠지?]
조장은 왕무적의 공격으로 인해 허리에 검상을 입은 조원을 바라보며 전음을 날렸다.
허리 부근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이마엔 식은땀이 가득했지만 조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버틸 수 있다고 전음을 보냈다.
조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창을 쥔 손에 힘을 가득 실었다.
“행(行)! 전(前)! 세(勢)!”
저벅!
조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붉은 무복 무인들은 한꺼번에 한 발을 내딛었다. 동시에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기세가 하나로 더해져 왕무적의 신형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이는 붉은 무복 무인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각자의 방위를 밝고 서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그들이 익힌 내공이 같은 종류였기에 어렵지 않게 하나로 융합될 수 있었던 것이다.
“…….”
자신을 짓누르는 거대한 압력에 왕무적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자연적으로 내공이 방출되어 압력에 대항하고 있기는 했지만, 피부를 따끔거리게 만드는 불쾌한 기분은 도무지 참고 있을 수가 없었다.
왕무적은 자신의 앞에 두둥실 떠 있는 검을 바라보며 내공을 잔뜩 끌어올렸다. 몸속에서 불길이 치솟듯 방대한 양의 내공이 전신 혈도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비산분영검(飛散分影劍)! 사비(四飛)!
폭풍비산(暴風飛散)!
파파파파파파팍-!!
엄청난 회전을 시작한 왕무적의 녹슨 검은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돌풍이 되어서 30명의 붉은 무복 무인들이 뿜어내는 압력을 사정없이 찢어버렸다.
“큭!”
“컥!”
“…윽!”
붉은 무복 무인들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나지막한 신음을 흘리며 몸을 비틀거렸다.
번- 쩍-!!
엄청난 빛 무리가 터짐과 동시에 돌풍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하나, 단순하게 바람이 흩어진 것이 아니었다!
“……!”
울렁거리는 속을 다스리던 한 무인은 자신의 코앞까지 이른 날카로운 칼바람에 두 눈을 부릅떴다.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하는 순간.
“급(急)! 퇴(退)! 산(散)!”
조장의 급박한 음성이 허공에 울렸다.
무인은 조장의 마지막 말을 듣고 어떠한 행동을 하기도 이전에 온몸이 처참하게 찢겨져 허공으로 흩어졌다.
“크아아악-!!”
“으아아악!!”
“우아악!!”
비명! 비명! 비명!
붉은 무복 무인들은 저마다 갑작스런 칼바람에 온몸이 찢겨지거나, 신체 일부를 잃어야만 했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많은 이들이 당하고 말았다.
“으으…….”
“아…….”
조장은 넋 나간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꿈에서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더군다나 단! 한 사람에 의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더 놀랍게 만들고 있었다.
한 순간에 13명이나 처참하게 목숨을 잃었고, 5명은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으며, 나머지는 미미하게라도 상처를 입고 말았다. 즉, 무사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주르르륵!
조장의 왼팔에서도 핏물이 흘러내려 바닥을 물들이고 있었다.
“누… 구…….”
조장의 음성이 미미하게 떨렸다.
왕무적은 무심한 눈으로 그를 마주하다 말없이 검을 날렸다.
슈아아악-!!
빠른 속도로 날아드는 검에 조장은 급히 뒤로 물러나며 창을 내질렀다.
따앙-!
“큭!”
팔 전체가 부르르 떨렸다.
창대를 잡은 손아귀가 찢어졌는지 쓰라린 고통이 찾아들었지만 결코 창을 놓을 순 없었다. 두 번째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까앙-!
“커헉!”
창대를 가슴에 딱! 붙이고 뒤로 한없이 밀려나는 조장.
속이 진탕되어 목구멍을 타고 핏물이 올라왔지만 조장은 억지로 삼켰다. 뱉어내면 시원해지겠지만 지금은 참아야 할 때였다.
“조장! 하압!!”
한 조원이 조장의 위기를 보고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그의 창끝에서 붉은 기류가 날카롭게 뻗어나갔다. 노리는 곳은 왕무적의 심장!
패애애앵!
왕무적은 자신을 노리고 날아드는 붉은 기류를 슬쩍 피해버리곤 곧바로 검의 궤도를 바꾸었다.
비산분영검(飛散分影劍)! 오비(五飛)!
비쾌만영(飛快萬影)!
번- 쩍!
한차례 눈부신 섬광이 터져 나왔다. 사위를 집어삼킬 정도로 밝은 섬광이었다.
“……!”
왕무적의 심장을 노렸던 조원은 섬광이 터짐과 동시에 육안(肉眼)으론 절대 쫓을 수 없는 속도로 허공을 비행하는 녹슨 검에 두 눈을 부릅떴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빨랐던지 지나간 자리에 검의 잔영(殘影)이 남아 한 자루의 검이 열 자루로 변하고, 끝내는 마치 수백 자루처럼 보일 정도였다.
퍼퍼퍼퍽-!
“컥……!”
어떻게 막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조원의 몸은 녹슨 검에 의해 사정없이 수십 차례 관통을 당하고 말았다. 가장 처참한 죽음.
털썩!
“……!”
“……!”
허무하게 쓰러지는 조원의 모습에 조장은 물론이고, 그의 동료들까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믿을 수 없었다.
유가보에 의외의 고수가 있다는 소릴 듣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대단한 고수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도 해보지 못했다. 만약 이 정도의 고수라는 걸 알았다면 이 인원으로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절정고수 30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할 정도의 고수!
이는 무림 30대 고수와 싸워도 절대로 밀리지 않는단 소리!
‘도대체 이자는 누구란 말이냐!’
조장은 이런 고수가 무림에 있다는 소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속해 있는 곳의 정보력은 무림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정보력도 지금은 무용지물이었다.
놀랍기는 붉은 무복 무인들뿐만이 아니었다.
‘왕 소제의 실력이 무림 삼십 대 고수급이란 소리인가?’
이소요는 왕무적의 실력이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하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정도의 실력을 지닌 그가 어째서 지금까지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스러울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소요의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스쳤다.
‘왕무적… 왕무적… 설마… 신도황 왕무적?’
생각을 하던 이소요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왕무적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내 피식 웃고야 말았다.
신도황 왕무적은 도를 사용하는 고수이며, 무엇보다도 현재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왕무적과는 그 생김새가 너무나도 달랐다.
‘동일 인물일 리 없겠지.’
이소요는 이내 그 의심을 지워버렸다.
두근! 두근! 두근!
‘대… 대단해!’
유초백은 온몸에 전율이 흐를 만큼 흥분한 상태였다. 지금까지 많은 고수들을 보아왔지만 어디까지나 절정고수급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