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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전설 78화

무료소설 신룡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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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룡전설 78화

신룡전설 4권 - 3화

 

 

 

 

 

유가보의 심처(深處).

 

오직 유가보 보주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출입이 허용되는 가장 은밀한 공간. 그런 곳에 왕무적과 이소요는 영문도 모른 채 앉아 있었다.

 

“몸은 어떻습니까?”

 

왕무적의 물음에 이소요가 괜찮다는 듯 웃었다.

 

“왕 소제 덕택에 많이 좋아졌네.”

 

드륵.

 

이소요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이 열리며 2명의 남자가 들어섰다. 바로 유진명과 유태도였다.

 

유가보에 도착한 첫날, 혈림의 무인들을 인솔했던 중년인이 바로 유태도였으며, 실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보주인 유진명과도 첫 만남을 가졌었기에 왕무적과 이소요는 곧바로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앉으시오.”

 

유태도의 말에 왕무적과 이소요는 이미 자리를 잡고 앉은 유진명과 마주앉게 되었다.

 

유진명은 왕무적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간밤에 있었던 적들의 침입을 막았다는 소리는 들었소. 고맙소.”

 

고맙다는 말 따위는 할 필요가 없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어차피 왕무적은 돈에 받고 고용된 입장이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진명은 진정으로 고맙다는 듯 왕무적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닙니다.”

 

왕무적은 무덤덤하게 대꾸했고, 유진명과 유태도는 그런 그의 한마디조차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조금도 돌리지 않았다.

 

‘음…….’

 

이소요는 자신들을 이런 곳으로 부른 것과 방금 짧은 인사 속에서 유진명과 유태도가 왕무적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긴, 자신이라고 하더라도 저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 현재의 자신도 왕무적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이소요로서는 뭐라고 관여할 바가 아니었다.

 

첫 인사를 끝으로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유진명과 유태도는 그들 나름대로 왕무적을 살펴보느라 입을 열지 않았고, 왕무적은 그 나름대로 어째서 자신이 이런 곳에 와서 이들과 마주 앉아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소요는 굳이 자신이 낄 자리가 아님을 알기에 침묵만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반각이나 되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왕무적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저와 이 형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가 무엇입니까?”

 

왕무적의 직접적인 물음에 유진명은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듣기론 왕 소협 홀로 적들을 막아냈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오?”

 

유진명의 물음에 왕무적은 무슨 소리냐는 듯 대답했다.

 

“저 혼자서 적들을 막은 적은 없습니다. 이 형과 함께 적들의 침입을 막아냈습니다.”

 

그제야 유진명이 이소요에게 시선을 주었다.

 

“한두 사람 정도는 막았습니다.”

 

뚫어지게 바라보는 유진명의 모습에 이소요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고, 그제야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왕무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총관.”

 

“예.”

 

“적들에 대해서는 알아봤나?”

 

유태도가 아주 자세히 대답했다.

 

“예. 어제 본보를 침입했던 적들은 묘가장(猫家莊)에서 고용한 안휘, 호북, 호남 혈림의 무인들이었습니다. 그중에 절정고수가 열다섯 명이었으며, 그 외의 팔십여 명의 무인들은 모두 일류고수들이었습니다.”

 

“……!”

 

유태도의 말에 이소요는 놀란 얼굴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절정고수 15명에 일류고수 80명이라면 엄청난 규모였다.

 

그런 것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 왕무적은 이소요와는 전혀 다르게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그것이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그에게는 아무런 흥미 거리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절정고수가 열다섯 명이라… 모두 어떻게 됐나?”

 

유진명은 여전히 왕무적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제오 내문 앞에서 죽었습니다.”

 

유태도의 대답이 끝나자 유진명이 왕무적에게 말을 건넸다.

 

“어떻소?”

 

“……?”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자신의 얼굴만을 가만히 바라보는 왕무적의 모습에 유진명이 다시 말했다.

 

“왕 소협은 어제 열다섯 명이나 되는 절정고수를 죽였네.”

 

“제가 다 죽인 것은 아닙니다.”

 

왕무적의 말에 유진명이 아주 살짝 눈을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도통 말이 통하지 않는군!’

 

이 정도쯤 했으면 누구나 자신의 말뜻을 알아듣기 마련이다. 그런데 왕무적에게서는 그런 기미를 찾을 수조차 없자, 유진명은 물론이고 유태도 역시 답답함이 밀려왔다.

 

“물론 여기 있는 이 소협과 함께 그들을 상대했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들의 직접적인 침입을 막아낸 사람은 왕 소협이 아닌가. 내 말이 틀렸소?”

 

굳이 따지자면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왕무적은 고개를 저었다.

 

“서로 시간을 낭비해서 좋을 것 없으니 내 터놓고 말을 하도록 하겠소. 왕 소협은 누구인가? 아니, 왜 자신을 절정고수라 하며 숨기고 있나?”

 

유진명의 물음에 왕무적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상하군요. 저를 절정고수라 판단한 것은 유가보였습니다. 저는 제 입으로 절정고수라 한 적이 없습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왕무적의 반박에 유진명과 유태도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틀리지 않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왕무적을 절정고수라 판단한 것은 유태도와 유진명이었다. 유가보에 들어오고 나서 왕무적은 단! 한 번도 자신을 스스로 절정고수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잠시 말을 잃었던 유태도가 유진명을 한차례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도록 하겠소. 하면, 왕 소협은 누구요?”

 

왕무적은 곧바로 대답했다.

 

“저는 강서성 혈림에서 일거리를 찾다가 유가보의 일을 맡은 왕무적일 뿐입니다.”

 

“절정고수 열다섯 명을 상대할 수 있는…….”

 

“흠흠, 그런 사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걸로 알고 있소만?”

 

이소요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가만히 있던 그가, 더군다나 유태도의 말까지 도중에 자르며 말하자 유진명까지도 가볍게 얼굴을 찌푸렸다.

 

“이 소협, 지금 이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 줄 모르는 모양…….”

 

이번에도 이소요가 유태도의 말을 도중에 잘라버렸다.

 

“지금 왕 소제를 의심하는 것 아니오?”

 

유태도가 다소 얼굴을 붉히며 되물었다.

 

“의, 의심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

 

이소요가 피식 웃었다.

 

“그게 아니라면 왕 소제의 정체를 알아내려는 이유가 무엇이오? 왕 소제가 어떤 사람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오? 유가보에서 제시한 열흘 동안 맡은 일만 제대로 하고 돌아가면 그만 아니오?”

 

유태도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복잡할 이유는 또 무엇이오? 만약 왕 소제의 정체가 의심스러우면 지금이라도 그를 내치면 되는 것 아니오? 그리고… 혈림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으로 보이시오?”

 

이소요의 말에 유진명이 두 눈을 매섭게 떴다.

 

“지금 우리를 협박하는 것이오?”

 

이소요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왕 소제.”

 

“예.”

 

“혈림패를 보여주게.”

 

왕무적은 고개를 끄덕이곤 곧바로 품속에서 혈림패를 꺼내 보여주었다. 이소요는 그가 꺼낸 혈림패를 바라보고는 유진명에게 말했다.

 

“왕 소제의 혈림패를 보셨으니 알 것이오. 혈림에서 그에게 혈림패를 주었다는 것은 그의 신원을 보장한다는 것과 같은 소리라는 건 보주나 총관이 잘 알 것이오. 즉, 왕 소제의 정체가 의심스럽다고 하더라도 결코 유가보에 고용된 이상, 어떠한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란 소리요. 아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혈림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말과도 같으니 더 이상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소리요. 다시 분명히 말하지만, 이는 결코 협박이 아니라 보증이오.”

 

“…….”

 

“…….”

 

유진명과 유태도는 또다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소요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왕무적의 실력이 자신들의 예상보다 훨씬 대단한 것은 의외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가보에 해가 된 것은 없었다.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만약 왕무적이 어떠한 목적으로 유가보를 해하기 위해 접근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나중의 일이고, 설사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혈림의 책임이었다.

 

아니면, 이소요의 말대로 지금 이 자리에서 왕무적을 믿을 수 없다 판단하여 하루 치 보상만을 해버리고 유가보 밖으로 보내버리면 끝이다. 그러면 더 이상 그들은 왕무적을 의심할 필요도 없고, 왕무적은 의심 받을 필요도 없으며, 혈림은 혈림 나름대로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일에 대한 책임을 질 이유도 없어지는 것이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유진명은 유태도와 잠시 시선을 교환하더니 미안하다는 듯 왕무적과 이소요에게 사과했다.

 

“갑작스런 일이었기에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소. 왕 소협과 이 소협께는 미안하오.”

 

“아닙니다.”

 

“괜찮소.”

 

왕무적과 이소요도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답했다.

 

유진명이 한결 밝아진 얼굴로 말했다.

 

“이토록 호쾌하게 유 모의 사과를 받아주니 고맙소.”

 

왕무적과 이소요는 별것 아니라는 듯 그저 가볍게 웃었다. 사실, 이 정도의 오해는 어디서나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오해를 제때에 어떻게 푸느냐였다. 오해가 깊어지면 결국은 어떠한 사과로도 돌이킬 수 없게 되고 만다.

 

적절하게 혈림의 이름을 들먹여 왕무적의 기분이 상하기 이전에 유태도의 말을 끊은 이소요의 행동이나, 그런 그의 말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사과한 유진명의 행동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두 사람 모두 무림 경험이 적지 않고, 성정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묻고 싶은 것이 있소만…….”

 

이소요가 말끝을 흐리자 유진명이 얼마든지 물어보라는 듯 고갯짓을 했다.

 

“조금 전의 총관의 말에 따르면, 묘가장이 공격을 했다고 하던데,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이오?”

 

물음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진명과 유태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것이 참을 수 없는 분노 때문이라는 걸 이소요는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유태도가 유진명을 바라보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숨길 이유는 없지.”

 

유태도는 알겠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이소요와 왕무적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모든 것은 그놈으로부터 시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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