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전설 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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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15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룡전설 74화
신룡전설 3권 - 24화
“이런 빌어먹을! 에잇! 젠장 할! 이 육시랄 놈이 어디로 사라진 거지? 도대체 이놈이 하늘로 솟은 거야, 땅으로 꺼진 거야! 에이! 망할 놈!!”
객잔의 2층을 홀로 독차지한 노인, 학천우가 술을 연거푸 들이키며 욕설을 뱉어냈다. 이미 그의 주변엔 수많은 탁자와 의자가 완전히 박살나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화를 참지 못한 학천우가 벌인 일종의 추태!
학천우는 육소빈을 데리고 포양호까지 온 상태였다. 왕무적으로 인해 상사병까지 얻은 손녀를 위해서 그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왕무적을 잡아 어떻게든 손녀사위로 만드는 것뿐이었다.
아니, 이미 왕무적은 학천우에게 있어서 손녀사위였다.
학천우에게 있어 왕무적의 생각과 의견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그는 손녀사위고 나발이고 당장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육소빈을 아프게 만든 왕무적을 때려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빌어먹을 놈! 만나기만 해봐라!!”
쾅!
가볍게 손을 털어내자 또다시 멀쩡하던 탁자가 산산이 부서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만약 왕무적이 학천우에 눈에 도저히 아니다 싶을 정도로 형편없을 시에는 당장에 때려죽일 작정이었다. 그것으로 인해서 육소빈이 자신을 원망하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
“흥! 우리 빈이를 거지같은 놈에게 주느니, 차라리 내가 평생토록 빈이의 원망을 받는 쪽을 택하는 게 낫다!”
어쨌거나 그건 만나고 난 후의 일일 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포양호에서 더 이상 왕무적의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학천우는 자신 휘하의 환영단(幻影團)을 모두 풀어서 왕무적을 수소문하고 그의 종적을 찾았지만 어디에서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벌써 그러길 3일째!
학천우의 성격상 객잔을 통째로 부숴버리지 않는 것만 하더라도 아주 다행스런 일이었다. 물론 객잔 주인은 아무리 돈으로 배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만저만 속이 쓰린 것이 아니겠지만.
삐걱삐걱.
누군가가 객잔 2층으로 올라오는 소리에 학천우의 신형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호들갑스런 그의 음성이 객잔 1층과 2층으로 이어진 계단에서 나왔다.
“빈아! 쉬질 않고 왜 나왔느냐?”
객잔 2층으로 올라오던 사람은 다름 아닌 육소빈.
만약 육소빈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학천우는 앉은 자리에서 고함과 함께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탁자와 의자 쪼가리들을 내던졌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으니.
학천우의 호들갑스런 음성과는 다르게 육소빈은 많이 좋아져 있었다. 예전보다 얼굴빛도 훨씬 나아져 있었고, 움직이는 것에 있어서도 상당히 가벼워져 있었다.
“할아버지,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해요?”
육소빈의 물음에 학천우가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조금만 더 쉬도록 하자꾸나.”
“그의 행방을 찾을 수 없나요?”
“아, 아니다! 그 빌어먹… 아니, 우리 손녀사위가 워낙에 신비막측(神秘莫測)한 놈이라서… 흠흠! 어쨌든 잠시 손녀사위가 몸을 숨기고 있는 것 같구나. 억지로 찾으려고 한다면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빈이 너도 잘 알고 있듯이 손녀사위가 이번에 크게 한 건 했질 않느냐? 그러니 얼마나 많은 무림인들이 그를 찾겠다고 난리를 치겠느냐? 아주 잠시만 손녀사위가 쉴 수 있도록…….”
학천우가 이리저리 말을 둘러댔지만 그런 것에 속아 넘어갈 정도로 어수룩한 육소빈이 아니었다. 오히려 눈치 빠르고 똑똑한 그녀였기에 됐다는 듯이 말했다.
“애써 변명하실 필요 없어요.”
“벼, 변명이라니? 할애비는 단지…….”
“도대체 객잔은 왜 이 모양으로 만드신 거예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겠어요?”
“어떤 놈들이 감히 나에 대해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린단 말이냐? 만약에 그런 소리를 들으면 나는 당장에 그놈의 주둥아리부터 찢어버리고, 그 다음에는…….”
객잔 전체가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외쳐대는 학천우를 육소빈이 말렸다.
“알았어요. 할아버지, 식사도 안 하시고 술만 드셨죠? 저랑 같이 밥 먹어요.”
“험험! 그러면 오랜만에 우리 빈이랑 밥을 먹어볼까?”
히쭉 웃는 학천우의 모습에 육소빈은 ‘아침에도 같이 밥 먹었잖아요!’라고 말을 하려다가 이내 관두고 말았다.
“이 굼벵이 같은 점소이야! 당장 냉큼 올라와서 주문 받아라!!”
“예, 예예!!”
쿵쾅쿵쾅!
학천우의 고함에 당황한 음성으로 점소이가 계단을 뛰어오르고 있었다.
그간 학천우가 얼마나 성질이 더럽고, 괴팍한 늙은이인지 확실하게 느꼈던 점소이는 혹여 괜한 불똥이 튀진 않을까 싶은 마음에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달려왔다.
“헉! 헉! 무, 무엇을… 헉헉! 드릴까요?”
“에잉! 젊은 놈이 고작 그것 뛰었다고 ‘헉헉’ 대는 꼴이라니!”
움찔!
학천우가 눈살을 찌푸리자 점소이가 몸을 떨었다.
‘이 빌어먹을 미친 늙은이가 날 죽이는 거 아니야?’
점소이는 똑똑히 봤었다.
노인이 객잔에 온 첫날이었다. 주문을 받기 위해 다가간 동료 점소이를, 젊은 놈이 왜 그리 꾸물거리냐는 말과 함께 손을 휘둘렀었다.
동료 점소이는 노인이 휘두른 손에 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그러나 더욱 엽기적이었던 것은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뒹구는 동료 점소이를 향해 혀를 차며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말했었다.
“에잉! 젊은 놈의 뼈가 무슨 팔십 먹은 노인네보다도 약해!”
그날 이후로 노인은 객잔을 풍비박산(風飛雹散)내기 시작했다.
시끄럽게 떠드는 손님이 있으면 주둥아리 닥치라며 입을 찢거나 뭉개놨고, 시끄럽게 뛰는 손님이 있으면 어디서 술 먹는데 먼지를 일으키냐면서 두 다리를 부러트렸다. 그야말로 노인은 완전 미친 늙은이였다.
처음에는 몇몇 의협심 강한 무림인들이 노인의 행동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다가갔지만, 노인은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무림인들을 하나같이 반병신으로 만드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후, 노인으로 의해서 객잔은 평화를 되찾았다. 객잔은 노인만을 손님으로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놈아! 왜 그리 벌벌 떠는 거야?”
학천우의 말에 점소이는 재빨리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호~ 이놈 봐라?”
학천우의 눈빛이 변하자 점소이는 올 것이 왔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순간만큼은 진즉에 팔이 부러져 집에서 쉬고 있는 칠삼이가 부러워졌다.
“태상문주(太上門主)님.”
나지막한 음성과 함께 점소이의 바로 곁으로 거한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찾았느냐?”
학천우의 물음에 사내가 잠시 육소빈을 바라봤다.
“됐으니 그냥 말해라.”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와 함께 있었던 이들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이들이라니?”
“복주에서부터 이곳까지 함께 한 신도황왕무적친위대라는 이들입니다.”
학천우는 무슨 그런 거지발싸개 같은 것들이 다 있냐며 중얼거리고는 육소빈에게 말했다.
“빈아, 내 잠시 그들을 만나보고…….”
“저도 갈래요.”
“잉? 빈아, 몸도 성치 않은 네가 무엇 때문에 그런 놈들을…….”
“진 대주님을 비롯해서 제가 아는 사람들이에요.”
“그,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
학천우는 뭔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사실, 그는 신왕대 무인들을 만나서 왕무적의 행방을 아주 자세히 물을 생각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수고스러움이 있어야겠지만.
어쨌든 그런 수고스러움이 육소빈으로 인해서 사라지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육소빈이 아는 사람들이라는 소리에 학천우는 더욱더 힘이 빠지고 말았다.
‘쩝… 새로 개발한 고문을 어떤 놈에게 써먹어야 하나…….’
학천우는 너무너무 안타까웠다.
왕무적은 왕정이 건네고 간 종이를 바라봤다.
<임무:경비(警備)
위험도:상(上)
장소:강서성 남창(南昌) 유가보(劉家堡)
기간:임무 시작일로부터 열흘
조건:일류고수 이상만 임무 가능
인원:50명
보상:각 능력에 따라서 은자 50냥에서 은자 200냥
추가:기간일 이후 하루당 은자 30냥씩 보상>
“경비 임무네요.”
왕무적의 곁에서 종이의 내용을 바라본 백서린.
“백 소저.”
“예?”
“이번 일은 저 혼자 하도록 하겠습니다. 백 소저는 이곳에 남아 계시길 바랍니다.”
왕무적의 말에 백서린이 그럴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저도 해요.”
“백 소저, 그렇다면 저 사람은 누가 돌본단 말입니까?”
백서린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돈을 주고 사람을 사면 돼요.”
“백 소저, 이번 일은 저 혼자 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어째서 자꾸만 제 도움을 거절하려고 하는 거죠? 제 실력이 왕 소협에 비교해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절 박대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요?”
절대로 그건 아니라는 듯 왕무적이 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 그런 뜻이 아닙니다. 단지, 저는…….”
“이유가 뭐예요?”
“단지 저는 백 소저가 이곳 혈림으로 온 이유도 저 때문이고,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될 일을 저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미안해서 그렇습니다.”
왕무적의 말에 백서린이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왜 웃으십니까?”
“왕 소협은 자꾸만 제가 왕 소협 때문에 혈림으로 오고, 이런 임무 역시도 왕 소협 때문에 한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그건 아니에요.”
“…….”
왕무적이 백서린을 빤히 바라보자 그녀가 다시 말했다.
“미리 말씀을 드렸듯이, 전 제가 원해서 왕 소협을 따라 혈림으로 온 것이고, 임무 역시도 제가 원하기 때문에 하는 것일 뿐이에요. 다시 말씀드리면, 왕 소협은 지금 아주 커다란 착각을 하고 있다는 거죠!”
말을 마치고 재미있다는 듯 웃는 백서린의 모습에 왕무적은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웃음을 그치며 백서린이 말했다.
“어쨌든 왕 소협께서 그렇게까지 생각하신다면 이번만큼은 제가 양보를 하도록 하죠. 대신!”
양보를 하겠다는 백서린의 말에 웃음을 그리던 왕무적이 중얼거렸다.
“대신?”
백서린이 배시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왕 소협이 나중에 제 부탁을 하나만 들어줘요.”
“부탁이라면?”
“지금은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네요. 헤헤.”
웃으며 대답하는 백서린을 보며 왕무적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나중에 백 소저의 부탁을 꼭!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왕무적의 대답에 백서린이 웃으며 외쳤다.
“남아일언!”
“중천금!”
왕무적과 백서린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第十五章. 혈림에서의 두 번째 일(事) (2)
3일.
그리고 4일, 5일이 지나서야 왕무적은 강서성 남창에 위치한 유가보에 도착했다.
유가보는 남창은 물론, 강서성 전체에서도 알아주는 손에 꼽히는 무림 문파였다. 뭐, 문파라는 말보다는 세가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겠지만, 어쨌든 유가보의 힘이 강서성 전체에 크게 떨칠 정도였으니 그 세가 얼마나 강맹한지는 굳이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3백 년 전의 이야기일 뿐!
왕무적과 이번 임무에 지원한 혈림의 무인들이 유명무실해진 유가보의 정문을 넘어서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50대 중반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날 따라오시오.”
아주 간단하게 말을 마친 남자는 곧바로 등을 돌려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거 처음부터 빡빡하군.”
“그러게 말이야.”
“그나저나 장원의 크기에 비해 너무 조용한데?”
“유가보면 그래도 한때나마 꽤나 괜찮았다고 하더니…….”
“그거야 어디까지나 옛날이야기지!”
“하긴 그건 그렇지.”
왕무적은 끼리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무인들 속에서 묵묵히 걸음만 옮겼다. 만약 혈천신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아니 신분만 속이지 않고 있었다면 벌써 많은 이들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을 속여야 한다는 것이 미안한 왕무적은 먼저 다가가 말을 걸진 않았다. 그래도 속으로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지 않을까 하고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일은 좀 위험할 거라고 하더군.”
한 무인이 앞에 걷는 남자를 의식해서인지 조그맣게 말했다.
“어차피 위험도가 상(上)인 것은 다 알고 왔는데, 뭘.”
일거리를 받을 수 있는 곳에서는 각각 그 일에 대한 위험도를 객관적으로 표시해놓는다. 그래야 멋모르고 일을 맡았다가 개죽음을 당하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점에서는 개인적으로 일을 구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위험 수위를 어디까지나 고용주와 각자의 개인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 하지만 일거리를 제공받는 곳에서는 그들이 따로 조사를 해서 객관적으로 위험 수위를 정하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자신에게 맡는 일을 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이들은 대부분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혈점보다는 일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어 있었다.
일에 대한 위험 수위는 총 4단계로 나누어진다.
특(特), 상(上), 중(中), 하(下).
특으로 분류되는 일일수록 죽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에 상응해서 보상은 가장 많았으며, 하로 분류되는 일은 죽을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그만큼 보상이 적다.
“상(上)이면 높기는 하지. 그래도 이 중에 상(上)에 속하는 일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설마 있기야 하겠어?”
무인들은 서로를 바라봤고, 왕무적 역시도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다가 몇 명의 무인들과 눈이 마주쳤다.
“내 말은 위험도는 상(上)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특(特)에 가까운 상(上)이라고 하더군. 설마 경비라고 해서 단순한 경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니겠지?”
무인의 말에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단순한 경비 임무치고는 그 보상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절정고수를 경비로 쓸 정도라는 건… 유가보가 어딘가 제법 세력이 강한 곳의 압력을 받고 있으며,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는 것과도 같았다.
“사실, 나도 그게 약간 걸리긴 했지만… 운만 좋으면 열흘에 은자 2백 냥까지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지!”
“나 역시!”
“열흘에 은자 2백 냥이면 마땅히 해야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무인들의 모습에 왕무적은 돈의 힘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지 새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소위 돈은 귀신도 부린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도대체 유가보에 압력을 가하는 곳이 어디야?”
“그러게. 혹시 거기에 대해서 아는 사람 없어?”
“나는 모르는데.”
“나도 잘 몰라.”
어느 누구도 아는 무인이 없었다.
“이상하군. 어떻게 한 사람도 모를 수가 있지?”
제법 경험이 많아 보이는 무인이 눈을 찌푸렸다. 혈림의 무인들에게 있어서 일을 나가기 전에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조사는 기본이었다. 사전조사가 철저할수록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짐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곳에서 각 실력을 확인하도록 하겠소.”
남자의 외침에 무인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남자를 따라간 곳은 유가보의 연무장이었다.
“어떤 방식으로 실력을 확인하는 거요?”
한 무인의 물음에 남자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자신의 실력을 알아서 드러내면, 내가 그에 맞는 판단을 내릴 것이오. 각자 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보이면 되는 것이니 어려울 것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