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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04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22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04화

#104화

 

 

 

 

 

-와…… 진짜 대박이네!

 

-이십사수매화검법에 검기(劍氣)라니!

 

-확실히 16강부터는 수준이 다르구나!

 

백강의 검에서 분홍빛 휘광과 함께 이십사수매화검법이 발산되는 순간…….

 

중인들은 저마다 놀라움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검격은 그만큼 화려하고 날카로웠으며 또한 완벽했다.

 

아니나 다를까, 백강의 출수에 같은 화산파 중진들마저 혀를 내둘렀는데, 특히 청문도장은 눈을 빛내며 백강의 일격을 바라보았다.

 

‘대단하구나……. 정말 대단해.’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청문도장은 조심스럽게 백강의 승리를 점치고 있을지도 몰랐다.

 

화산의 검…….

 

개파 이래, 한 번도 검으로 최고가 아니었던 적 없는 화산은…….

 

사실, 지난 수십 년간 최강의 ‘검수 집단’이란 명성을 무당파에 내어준 지 오래였다.

 

어디 무당파뿐인가?

 

심지어 ‘검황 독고황’이란 당대 백도제일인을 배출한 ‘독고세가’마저 작금엔, 검으로 화산보다 한 수 위란 평가를 받았으니 당대 화산을 이끄는 장로들은 언제나 마음이 무거웠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문인이자 화산파 최고수였던 청진도장마저, 성지라 불리는 연화봉에서 암살당했으니 그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던 것이다.

 

‘장문 사형…… 보고 계십니까?’

 

하나, 지금 백강이 펼치는 이십사수매화검의 검로를 바라보며…….

 

‘우리 화산은…… 아직 죽지 않았소이다.’

 

청문도장과 화산 장로들의 가슴은 이내 벅차올랐다.

 

‘형님…….’

 

물론, 반대로…….

 

비무대 아래서 유일하게 진소천을 응원하던 석연우의 마음은 착잡하게 가라앉았지만.

 

 

 

 

 

* * *

 

 

 

 

 

채채채채채채채챙-!

 

이놈은 확실히 세다.

 

애당초 나는 백강이 강할 거라 짐작했지만, 이 정도로 이십사수매화검을 매끄럽게 펼칠 줄은 몰랐다.

 

그렇다.

 

솔직히 나는 백도 놈들을 은연중, 깔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변무쌍하게 내 전-후-측방을 덮어 오는 백강의 검로를 보며, 선입견을 부쉈다.

 

‘매화검의 기치를 잘 대변하는 검이군.’

 

확실히…….

 

백강의 매화검은 화려함에 모든 걸 쏟아부은 날카로운 송곳의 느낌을 담았다.

 

그 탓에, 나는 ‘역’ 속성의 알짜를 가득 녹여, 내력으로 치환하고 두터운 호신강기와 검막을 생성해 매화검을 쳐냈는데, 여태껏 쾌속함으로는 백강을 압도하던 내가 이젠 속도에서도 그를 넘기 힘들었고 나는 금세 수세에 몰리는 형국을 맞이했다.

 

-전세가…… 바뀌고 있다!

 

-백강이 이길 거 같은데?

 

-이제 승부는 건곤일척이다!

 

그제야…….

 

시종일관 내게 감탄을 보내던 군중들도 백강의 이름을 호명하며 조금씩 그의 승리를 예상하는 듯했다.

 

만약…….

 

내가 정말 그들의 예상대로 패배한다면?

 

나는 정말 설레발치다 뒤통수 맞은 병X이 되는 셈이다.

 

왜냐면 내가 이미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백강에게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병X이 아니다.

 

애당초 내가 무릎 꿇었던 백강에게 손까지 내밀며 그를 일으켜 세웠을 땐.

 

다 그만한 자신감이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청진도장……. 이만하면 나는 화산에 빚을 갚은 셈이오.’

 

처음부터, 이번 대결을 통해 그간 마음을 무겁게 했던 화산과의 은원(?)을 정리하고자 했고.

 

이쯤 했으면, 백강도 세상에 제 실력을 뽐낸 셈이니 나는 화산의 체면을 살려준 거나 다름없다.

 

‘슬슬 끝내자.’

 

나는 이제 승부를 마무리 지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고오오오오오-!

 

그 때문에,

 

콰아아아아앙-!

 

나는 삽시간에 하단전의 ‘역’ 속성과 ‘뢰’ 속성을 동시에 터뜨려, 내력을 한데 섞은 뒤, 백강의 검을 힘껏 쳐냈다.

 

까아아아아아앙-!

 

그러자, 거대한 굉음과 내 철검과 백강의 검 사이에 화려한 검화(劍火)가 불길처럼 솟구쳐 올랐다.

 

-우와!

 

-대단한 격돌이다!

 

-무지막지한 검기의 충돌이야!

 

그에 맞춰 군중들의 분위기 또한 더욱 고조됐는데, 나는 이내 허공으로 도약해 다시금 팔방풍우를 휘둘렀다.

 

“……!”

 

하나…….

 

작금의 팔방풍우는 지금까지의 팔방풍우와 차원이 달랐다.

 

그 탓에, 백강의 눈이 대경함을 담았는데 나는 슬쩍 미소를 보이며 검로를 이어나갔고,

 

“혀…… 형님!!!”

 

“진 문주!”

 

“허……!”

 

일순, 연우를 비롯한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의 경탄이 귓가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모든 감각을 개방한다!’

 

그것은…….

 

현재, 내가 아주 미세하게 침잠해 있는 전신의 모든 감각까지 활짝 열어젖힌 덕분.

 

말인즉슨…….

 

‘집중이다…….’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초집중의 영역에 들어섰는데 이는 내가 펼칠 회심의 일격을 완벽히 시전하기 위함이었다.

 

그 회심의 일격이란 바로,

 

-……거, 검강…… 검강(劍罡)이라고?!

 

검강(劍罡)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나는 태산압정에 검강을 덧씌웠다.

 

사실…….

 

저잣거리 시정잡배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는 태산압정을 검강으로 펼치는 인간은 당대를 통틀어, 내가 유일할지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다.

 

하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내가 태산압정을 펼치든, 횡소천군을 펼치든, 팔방풍우를 펼치든.

 

진짜 중요한 건, 바로 내가 검강을 발현했단 사실이고.

 

아마 지금의 백강은 검강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쿠와아아아아앙!

 

내 태산압정과 백강의 이십사수매화검이 격돌하는 순간, 비무대에 거대한 운무와 매화검의 흔적인 분홍빛 휘광이 짙게 감돌았다.

 

그리고 그 운무가 서서히 걷힐 때…….

 

“……!”

 

선혈을 한 움큼 토해내며 무릎을 꿇은 백강의 신형이 중인들의 시야를 사로잡았다.

 

“잘했소, 도사 양반.”

 

“……크흑.”

 

“물론 내가 더 잘했지만.”

 

 

 

 

 

* * *

 

 

 

 

 

“지, 진소천 승리!”

 

수군수군-.

 

심판의 입에서 내 승리가 선언된 후에도 군중들은 한동안 얼떨떨한 눈치였다.

 

하나, 연우가 연무장이 떠나가라 고함을 지르며 내게 다가오자, 사람들도 실감했는지 감탄을 터뜨렸는데.

 

-대단해…… 정말 대단한 비무였어!

 

-장안 소천문이라…… 이거 정말 상상도 못 했던 일이잖아?

 

-검강이라니…… 저 젊은 나이에 검강이라니!

 

그들은 하나 같이 내 검강의 발현을 두고 입방아를 찧어댔다.

 

물론…….

 

그럴 만한 일이었다.

 

비록 방금 내가 펼친 검강은 전생의 내 검강과 비교했을 때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적어도 이제 막 이립(30세)에 접어든 검수가 검강을 펼치는 건 강호 역사를 통틀어도 충분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진 문주. 감사합니다.”

 

그때, 어느 정도 내상을 갈무리한 백강이 입가의 피를 닦아내고, 내게 공손히 포권하며 입을 열었다.

 

왠지…….

 

나는 그런 백강의 모습에서 무인의 ‘기상’과 그의 맑은 성정을 엿본 것 같아 기분이 흐뭇했다.

 

‘백도 놈들이 또 이럴 땐 멋이 있네.’

 

뭐랄까?

 

만약 이 대결이 마교의 싸움이었다면?

 

아마 상대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언젠간 날 죽이겠다며 살심(殺心)을 품었을 것이다.

 

하나 백강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최선을 다했으며, 최선을 다한 만큼 자신의 패배를 시원하게 받아들였는데, 그에 더불어 내게도 한없이 공손한 자세를 선보이는 것이었다.

 

‘그래. 이게 백도지.’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명문 정파의 인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백강 도장.”

 

“네?”

 

“다음에 또 만나면 그땐 술이나 한잔합시다.”

 

“네! 물론입니다, 진 문주.”

 

그 순간…….

 

-와아아아아아아!

 

-둘 다 최고다!

 

-진소천, 백강! 둘 다 잘했다!!

 

다소 수더분했던 관중들이 무림맹 본청이 흔들릴 정도로 거대한 함성을 터뜨리며 격려를 보냈는데,

 

“형님! 하하하.”

 

어느새 연우는 비무대 위까지 기어 올라와 내 어깨를 잡더니 대소를 터뜨리는 게 아닌가?

 

‘이 새끼 이거…… 진짜 눈치 없네.’

 

나는 그런 연우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

 

“연우야.”

 

“네?”

 

“너. 석가장 사람이다, 석가장. 화산의 속가 사람이라고.”

 

“아…….”

 

“저기 화산파 도사들 얼굴 좀 봐라. 당장, 널 패 죽일지도 모르겠는데?”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헉…….”

 

청문도장과 화산의 중진들이 연우를 노려보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기분 탓이라 생각하지만.

 

“헤헤. 형님……. 그런 거 아니겠죠. 화산의 장로님들이 어떤 분들인데. 설마, 그런 걸로 타박하시려고요? 형님이랑 제 사이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

 

“형님?”

 

“…….”

 

“뭐라고 대답 좀…….”

 

나는 불안한 눈으로 연신 묻는 연우에게 전음으로 답했다.

 

[어쩌면 석가장.]

 

[네?]

 

[화산파의 속가 자격을 박탈당할지도?]

 

[형니이이이이임!]

 

 

 

 

 

* * *

 

 

 

 

 

『참가자 및 강호 동도 여러분께 알립니다. 당초, 본 대회는 도합 스무날에 걸쳐 일정을 이어가려 했으나, 금일 치러진 진 문주와 백강도장의 비무 양상을 고려하고, 또 참가자의 부상 방지 및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렴해 일정을 연장하려 합니다. 그 때문에 진 문주와 백강 도장의 대결 이후 치러지기로 했던 16강전은 내일 진행될 예정이며, 그간 승자들이 정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아무쪼록 참가자들은 그 점 유의하시어 대회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진소천과 백강의 대결은 그 여파가 적잖았다.

 

우선, 상상치도 못했던 진소천의 무공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간 것은 차치하고라도…….

 

생각보다 화끈하고 격렬했던 대결 양상에 무림맹은 여러 의견을 규합해 일정을 늘리고, 1일 1경기의 원칙을 고수. 참가자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키로 한 것이었다.

 

그렇게 무림맹의 공표가 끝난 후…….

 

진소천은 많은 사람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게 어느 정도였냐면, 지금껏 진소천을 소 닭 보듯 하던 명문 정파와 대형 세가의 인물들뿐만 아닌, 장강수로채나, 녹림채의 흑도인들까지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넸는데.

 

진소천은 그런 강호의 인심에 쓴웃음을 머금으면서도 향후 소천문의 성공을 위해 대충 사람 좋은 척 받아주고, 또 악수도 하며 나름 문주로서 처세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진소천을 곱게 보는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이미 진소천에게 당한 이력이 있는 해사파, 형산파, 진주언가, 하북팽가의 몇몇 인물들은 그의 승리를 고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는데, 그들은 나름의 생각이 있는지 아직까진 대놓고 시비를 걸어오진 않았다.

 

뭐, 정작 당사자인 진소천은 그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지만.

 

“소천 형님!”

 

“소천 오라버니!”

 

그러던 중…….

 

술 한잔하자며 엉겨 붙는 사람들의 요청을 간신히 뿌리치고 거처로 돌아온 진소천에게 의외의 인물들이 찾아왔다.

 

“어? 너희는……??”

 

두 사람은 바로 진소천이 태화방의 의뢰를 받아 고독인 ‘음양마고’를 운송했을 때 인연을 쌓았던 당소소, 당일기 남매였다.

 

“형님! 늦었지만 승리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이제 8강에 올라가시는군요.”

 

“진 오라버니…… 감축드려요.”

 

진소천은…….

 

당문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첫째, 그가 전생에 당 씨 남매의 부친인 당운성을 죽인 탓에 부채감을 느낀 까닭이고.

 

둘째, 가주 당문철이 음양마고의 운송 공로를 높이 사 막대한 추가금을 건넸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진소천은 두 사람의 방문이 달가웠다.

 

“너희도 왔었구나. 어서들 들어와라.”

 

진소천은 이내 두 사람을 거처로 들이고, 손수 차도 한 잔 따라주었다.

 

주었는데…….

 

“하하. 형님…… 저는 차는 안 마셔도 돼서요.”

 

“저도요……. 평소 차를 안 먹거든요.”

 

어쩐 일인지 당소소와 당일기는 진소천이 건넨 차를 마시지 않았다.

 

진소천은 대번에 그들이 자신의 더러운 숙소 상태(?)를 보고 찝찝함에 차 마시는 것도 꺼린단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이것들이?’

 

그런 상대의 의중을 알게 된 진소천이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그는 사악한 미소를 선보이며 두 사람에게 나직이 말했다.

 

“두 사람.”

 

“…….”

 

“…….”

 

“안 마실 거면 당장 나가라.”

 

“네?”

 

“네?”

 

“나는 성의를 무시하는 것들과 상종하지 않는다.”

 

결국 당소소와 당일기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찝찝한 차를 들이켰다.

 

“맛있지?”

 

“네…….”

 

“맛있…… 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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