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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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0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02화
#102화
“무, 무슨 미X 소리야?”
얼마나 황당했는지…….
강백산은 내게 존대하는 것도 잊고 대뜸, 상스러운 소릴 내뱉었다.
“강백산.”
“…….”
“네가 남만 촌구석에서 얼마나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아왔는지 알겠다만. 그걸 감안해도, 너는 너무 무식해.”
“…….”
“마교는 애들 소꿉놀이하는 곳이 아니다. 그들이 너같이 어리숙한 놈에게 당할 거 같아? 천만의 말씀. 장담하는데, 네가 대회에서 우승하든 못 하든. 이후, 놈들과의 계약을 이행하든 안 하든. 너는 어떻게든 죽게 되어 있다.”
“X랄 마! 네놈이야말로, 날 우습게 보는 거 같은데. 내가 저런 애송이들밖에 없는 대회에서 우승 못 할 일도 없거니와, 상금만 받고 야반도주하면 어떻게 날 찾는단 소리냐? 설령, 날 추격한다 해도, 나 하나 잡겠다고 정예들을 타국까지 보낼 일은 없다. 말했다시피 나는 상금과 잔금을 받으면 고려나 동영으로 뜰 생각이라고.”
“백산아. 너는 무림맹에 마교의 첩자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냐?”
“???”
“아마 지금 무림맹엔 나 말고도 네 정체를 아는 사람이 몇 있을 거다. 물론, 정체를 드러낼 수 없는 거물급 인사일 가능성이 크지. 그 때문에, 외부인인 널 대회의 참가자로 포섭했을 거고.”
“그, 그럴 리가…….”
“멍청한 놈. 두고 봐라. 어떤 식이든 네 대회 성적에 따라, 마교의 첩자가 접선을 시도할 거다.”
“하, 하면……. 나더러 어쩌란 소리야?”
“말했잖아. 내 부하가 되라고. 그리고 이건 선택할 사안이 아니다. 네가 내 부하가 되지 않으면 나는 이 길로 맹주에게 네 정체를 까발릴 생각이니까.”
“이, 이 비열한……!”
“말 안 통하네. 그럼 난 맹주에게 간다.”
“자, 잠깐!”
“부하가 될 거냐?”
“…….”
“대답 안 해?”
“개새X! 차라리 여기서 널 죽이고 입을 막겠다.”
“그럴 능력은 있고?”
“두말하면 잔소리지, 이 새끼야.”
“좋다. 그럼 한판 뜨자. 대신…….”
“…….”
“내가 이기면 너는 내 부하가 되어 시키는 대로 해라.”
“내가 이기면?”
“날 죽여.”
“좋다. 네놈을 죽여주마!!”
결국…….
강백산은 날 향해 무지성으로 돌진했다.
‘결국 악수를 두는군.’
나는 어쩔 수 없이…….
모처럼 남만 살인 격투기의 전승자와 시원한 박투술을 겨루게 되었다.
* * *
나와 강백산의 대결은…….
무려, 동이 틀 무렵까지 이어졌는데, 이처럼 장시간 싸움을 펼치는 건, 오랜만의 일이었다.
강백산의 무공은 당초, 내 예상과 맞아떨어졌다.
나는 전생에 마교의 무공 서고에서 ‘남만 살인 격투기’에 대한 부분을 심도 있게 탐구한 적이 있었다.
그건, 내가 검수이면서도 박투에 상당한 관심이 있어서였는데, 이는 내가 익힌 사상 최강의 박투술인 ‘십초무적공’의 자부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 덕에 나는 처음부터 경각심을 가진 상태로 강백산을 상대했고 대략 300여 합의 권, 장, 퇴가 오갈 데까지 놈과 비등비등한 싸움을 펼쳤다.
“헉…… 헉…… 네, 녀석. 정체가 뭐냐? 그리고 그 박투술은 또 뭐야?”
그쯤 되니…….
강백산은 지친 기색이 서린 얼굴로 물었다.
“나는 장안 소천문의 문주, 진소천이고 내 박투술은 십초무적공.”
그래서 나는 그렇게 대답했는데, 당연히 내가 명문 정파의 내로라하는 고수일 줄 알았던 강백산은 듣도 보도 못한 내 이름과 무공명에 얼떨떨한 눈치였다.
-이럴 수가……! 완전 잡놈의 새끼였잖아?
“너 같은 멍청한 놈 제압하는데 명성 같은 건 필요 없지.”
하나 그때부터…….
팽팽하게 흘러갔던 대결은 조금씩 내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파파파파파파팡-!
우선 강백산은 가공할 만한 체력을 자랑하며 내게 연이은 전신 공격을 퍼부었다.
이를테면, 주먹으로 얼굴을 후려치다가 궤도를 바꾸며 팔꿈치로 정수리를 찍으려 했는데, 내가 그마저 피해내며 살인적인 힘이 실린 퇴법으로 하반신을 걷어차는 등 빠르고 변칙적이며 종잡을 수 없는 형태의 공격 일변도를 선보인 것.
솔직히…….
그 때문에 꽤 고전한 게 사실이다.
일단, 내 싸움의 특징이자 장점인 ‘체력’에 있어서 나는 강백산을 압도할 수 없었다.
물론, 내가 놈에 비해서 체력이 모자란 건 아니었지만, 녀석의 체력 또한 나와 비슷한 수준이라 시간이 지나도 초식에 실린 쾌속함과 힘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 나와 강백산은 내력을 운용하는 노련함과 ‘감각’에서 차이가 났다.
무릇…….
체력과 무공의 ‘질적’ 수준이 비슷할 땐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필승의 ‘의지’가 싸움의 향방을 가르는 요소지만.
나와 강백산은 그런 부분에서도 용호상박의 형국인지라, 결국 가용할 수 있는 내력의 ‘총량’에서 승패가 갈릴 터였는데, 나는 다행히 내력을 훨씬 부풀려 방출할 수 있는 ‘자연결’의 호흡을 사용하기 때문에, 놈보다 가진 것에 비해 많은 힘을 짜낼 수 있었다.
꽈아아아아앙-!
그 덕분에 나는 동이 틀 무렵이 되었을 때, 비로소 강백산의 목울대에 무르팍을 정통으로 꽂아 넣었다.
물론…….
그때 내가 강백산을 죽이고자 했다면 강백산의 저항 역시, 거셌을 게 분명하고 나 또한 무리하다 부상을 당했을 것이다.
하나 입에서 단내가 풍기다 못해, 침 한 방울 안 나올 만큼 오랜 시간을 싸운 터라 강백산은 이내 패배를 시인했고, 나 역시 지친 탓에, 더 이상 놈을 구타하진 않았다.
“백산아.”
“…….”
“다행이다. 네가 반항했으면 나는 널 병X으로 만들었어야 했을 텐데. 깔끔하게 승복해서 좋구나. 아무튼 멀쩡히 끝냈으니 앞으로 대회에 지장은 없겠지?”
“…….”
“대답 안 하냐?”
“그, 그렇소…….”
“일단. 나는 지금부터 네가 살아남을 방법과 마교의 잔금을 빨아먹을 계획까지 전략적으로 구상할 거다. 물론, 너는 당초 계획대로 대회에 최선을 다해라. 너 정도면 8강까진 무난한 수준이고, 운 좋으면 4강이나 결승도 노려볼 수 있다. 물론, 재수 없이 중간에 날 만나면 뼈도 못 추리겠지만.”
“아, 알겠소.”
“참고로 나는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널 박살 낼 수 있었지만, 네 무공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사정을 봐주며 몸만 풀었다. 아냐?”
“모르오…….”
“아무튼 나는 실제로 너보다 훨씬 강하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향후, 네가 어설픈 복수를 하겠답시고 재도전을 하면 그땐 정말 죽여버리겠단 소리니 잘 처신해.”
씨익-.
그렇게 말하며 나는 강백산을 향해 회심의 미소를 선보였다.
사실…….
세상의 싸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상대가 오줌을 지릴 때까지 패서 잊을 수 없는 공포를 각인시켜 주거나.
아니면, 격의 차이만 확실히 일깨운 다음, 내 편으로 삼는 것인데, 나는 강백산의 현재 상황과 녀석의 자질이 탐났기 때문에 후자를 선택했고. 이로써, 일단 강백산은 내 꼬붕이 된 셈이다.
“백산아.”
“마, 말하시오.”
“앞으로 형님 소릴 까먹지 않도록. 나는 예의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하, 한데…… 형님 몇 살이오?”
“비밀.”
일단 액면상…….
백산이가 나보다 몇 살은 더 많아 보이지만.
나이가 뭐 중요한가?
꼬우면 나한테 이겼어야지.
* * *
며칠 후…….
-장차 섬서 지역이 강호 전역을 진동시킬 것이다!
무림 대회 6차전이 끝난 뒤, 16강 대진이 결정되었을 때.
모든 참가자와 강호의 중진들은 공공연히 그런 소릴 입에 담았다.
그도 그럴 게…….
16강에 섬서 지역 참가자가 무려 네 사람이나 올라온 까닭이다.
네 사람은 화산파의 백강과 진소천, 종남파의 임종호와 석연우였는데. 본래 백도구봉 중 1인인 백강의 진출은 정해진 수순이지만, 나머지 인물은 의외였기에 군중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석연우의 16강 진출은 석가장과 화산파 사람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석대방이나 그의 사부인 청문도장은 석연우의 약진을 믿었지만, 그렇다 해도 16강에 진출했다는 건 실로 믿기 힘든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연우야. 저놈들 얼굴 좀 봐라. 첫날에 우리의 체력단련을 두고 비웃던 놈들이다.”
“형님…….”
“저놈들은 그때 우릴 비웃었지만. 지금은 패배자가 되어 단상 아래서 우리를 우러러보고 있다.”
“그렇게 됐네요.”
“앞으로도 세상 사람들 눈을 의식하지 마라. 너는 네 길을 묵묵히 걸으면 되니까. 그럼 언젠간 세상이 널 알아줄 거다.”
“명심할게요, 형님.”
“그동안 수고 많았다.”
“???”
“네가 16강까지 올라온 건 운빨이다. 하나 이제부터는 진검승부지. 그러니 너는 떨어질 게 자명하다. 그간 수고 많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형니이이이임!”
16강 대진표 공개를 앞두고…….
엄숙한 표정으로 16명의 참가자가 단상 위에 대기하고 있던 때였다.
석연우는 진소천의 조롱에 화가 치밀어 고함을 질렀는데, 일순 모든 참가자가 한심한 눈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
순간, 석연우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나 진소천은 여전히 그를 힐끔거리며 조소를 머금었고 석연우는 으르렁거리며 전음을 보냈다.
[진짜…… 저주를 퍼부으십쇼, 저주를. 어휴!]
[긴장 풀라는 의미였다.]
[긴장은 무슨! 형님 말대로 제가 16강까지 올라온 건, 운빨이 맞죠. 그래서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오히려 긴장 안 합니다. 지면 지는 거고, 이기면 이기는 거지.]
[너…… 설마 또 올라갈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만 하세요, 진짜?]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놈이었네? 만족을 몰라, 만족을.]
[닥치라고 했습니다?]
표독스러운 눈빛을 발산하는 석연우에게 진소천은 연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일냈네, 우리 연우.’
사실…….
석연우의 선전을 누구보다 기뻐하는 사람이 진소천일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석연우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설마하니 16강까지 진출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터였다.
물론 석연우가 16강에 오른 데에는 기막힌 ‘대진운’이 한몫했다.
하나 운도 실력이고 그만큼 석연우는 명성을 날리게 됐으니 그를 평소, 꼬붕(?)으로 부리는 진소천으로선 기쁜 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때,
“다들 16강까지 올라온다고 고생이 많았소. 당초 공지대로 16강부터는 ‘독’을 제외한 모든 병장기와 법기, 보패 등의 사물을 사용할 수 있고, 최대한 제약을 두지 않으며, 상대가 완전히 승복하기 전엔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오. 또한, 지금껏 동시에 비무를 치렀으나 16강부터는 두 사람씩 비무대에서 대결을 펼칠 것이고, 승패와 상관없이 16강에 오른 전원에게 본맹과 사도맹이 적절한 보상을 할 예정이오. 또한, 8강 진출자부터는 추후 협의하여 특별한 ‘지위’와 ‘권한’을 부여할 생각인데, 이는 대회가 끝나는 대로 재공지하겠소. 아무튼, 금일부터 펼쳐지는 16강 전에 강호 동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오!”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단상 위에 모습을 드러낸, 무림맹주 남궁학이 군중들을 향해 대회의 시작을 선포하자,
-와아아아아아!
-드디어 16강이다!
-종잡을 수가 없단 말이야.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저렇게나 많이 올라갔다니! 상황이 재밌게 돌아가는군! 하하하!
군중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과 음성이 파도처럼 쏟아졌다.
그리고 이내,
촤르륵-.
기다리던 16강 대진표가 공개되고.
‘…….’
진소천은 자신의 상대를 확인한 뒤, 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저벅저벅-.
상대는 대번에 진소천에게로 다가와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잘 됐군요.”
“…….”
“귀하는 모르겠지만. 나는 귀하의 모든 대결을 유심히 지켜보았소.”
“그랬소?”
“그렇소. 그러던 중 든 생각이지만, 나는 귀하와 꼭 겨뤄보고 싶었소.”
진소천의 상대는,
“도사 양반.”
화산파 최고의 후기지수이자, 현 소림의 각원, 무당파 진후와 더불어 백도구봉 중 최강자라 불리는 ‘백강’이었다.
“왜 그러시오, 진 문주.”
“나는 화산파에 마음의 빚이 있소.”
“뭔……?”
“그러니까…….”
“…….”
“살살 때려드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