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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23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33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23화

#123화

 

 

 

 

 

“백산 형님의 신변 보호…… 요?”

 

“그래.”

 

“그건 또 뭔…….”

 

“그런 게 있다.”

 

“아니 속 시원하게 말 좀 해보세요, 진짜.”

 

“연우야.”

 

“네.”

 

“챙겨 먹을 수 있는 건 모조리 챙겨 먹어야 하는 거다. 아예 단물이 몽땅 빠질 때까지.”

 

“대체…….”

 

처음, 석연우는 진소천의 영문 모를 소리에 어리둥절했으나.

 

슬쩍 올라가는 그의 입꼬리를 보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형님. 설마 백산 형님의 신변 보호를 핑계로 맹주님들한테 뭔가를 뜯…… 아니, 요구할 생각이신 건가요? 그런 건 아니죠? 네?”

 

석연우의 물음에 진소천이 손가락을 튕기며 고갤 끄덕였다.

 

“정확하다.”

 

“…….”

 

“아무튼 그리 알고. 너는 짐이나 잘 챙겨라. 특히, 내가 포상으로 받은 법기는 전부 따로따로 포장해서 행낭을 꾸리도록.”

 

그 말을 남기고…….

 

훌쩍 거처를 나서는 진소천이었다.

 

“어휴! 진짜!!”

 

짜증 내는 석연우의 모습에 강백산은 괜히 눈치가 보였는지 애꿎은 눈알만 이리저리 굴려야 했다.

 

 

 

 

 

* * *

 

 

 

 

 

해시(亥時) 말 무렵.

 

무림맹주 집무실-.

 

무림맹주 남궁학, 사도맹주 홍금부, 진소천까지.

 

늦은 밤, 세 사람이 모여 찻잔을 기울였다.

 

“남궁 맹주님. 수사는 진척이 있습니까?”

 

“본맹 첩보대와 사도맹 측 인물이 합동하여 수사를 벌이고 있소. 해사파가 마교에 협조했다는 정황을 추궁하고 있으나, 시일이 필요하오. 또한 그들에게 다른 문파와 마교 간의 거래 정황도 파악 중이니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거요. 이번 계기에 마교의 간자를 뿌리 뽑아야 하니 말이오.”

 

“좋습니다. 아무쪼록 결과가 나오면 기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하겠소. 진 문주는 사건을 파헤치는 데 공헌이 있으니, 잊지 않겠소.”

 

“그나저나……. 제가 말씀드린 건, 어찌 됐습니까?”

 

“강백산 문주의 신변 보호 요청에 관한 것 말이오?”

 

“네.”

 

진소천의 물음에 남궁학의 음성이 진지하게 변했다.

 

“진 문주. 그러잖아도 그 부분과 관련해 홍 맹주와 논의를 거쳤소. 해서, 우리는 한 가지 결론을 도출했소.”

 

“어떤……?”

 

“바로, 그 해답은 무림 청년단이오.”

 

“네?”

 

일순…….

 

진소천이 두 눈에 의문을 담았다.

 

사실 진소천은…….

 

애당초 강백산의 안전을 무림맹과 사도맹 측에 의존할 생각이 없었다.

 

하나 그를 핑계로 양측에 이런저런 지원을 얻어낼 심산이었는데, 생각지 못한 말이 튀어나오자 당혹스러웠던 것이다.

 

“물론 우리는 당분간 강 문주의 신변 보호에 협조할 거요. 예컨대, 그를 보호하는 경비 병력을 소천문에 파견하는 한편, 보안 유지를 위해 신경을 쓸 것이며, 재정 지원도 고려하고 있소. 다만 언제까지고 그런 지원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오?”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서요. 때문에 우리는 ‘무림 청년단’의 창단을 서둘러, 진 문주에게 ‘힘’을 주려 하오. 귀하는 무림 청년단을 이용해, 스스로 강백산을 보호하시오.”

 

남궁학의 말에 진소천의 얼굴이 붉어졌다.

 

대관절 이게 무슨 소린가?

 

“맹주님. 이해가 안 갑니다. 무림 청년단의 창단이 어찌 저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까?”

 

그러자 이번에는 사도맹주 홍금부가 대소를 터뜨리며 끼어들었다.

 

“하하하하핫! 진 문주. 그대는 눈치가 빠르고 총명한데, 어찌 이 말은 또 못 알아듣는가?”

 

“네?”

 

“무림 청년단은 비단, 이번 대회의 입상자들로만 구성될 단체가 아닐세.”

 

“…….”

 

“나와 남궁 맹주는 밤새 논의했네. 남궁 맹주는 남궁 맹주대로, 해사파의 배신에 분개했고. 나는 해사파가 속한 사도맹의 맹주니 더 억울한 심정이지.”

 

“그런데 말입니다.”

 

“그래서 결심했네. 이번 계기를 통해 무림 청년단이란 정-사의 구분 없는 단체를 창설하고, 그 단체에 막강한 힘을 부여하기로. 이는 당초 구상했던 무림 청년단과 성격이 다르지. 말인즉슨, 우리는 무림 청년단을 강력한 독립 세력으로 만들 생각일세.”

 

“아…….”

 

“그리고 자네는 그 단체를 이끄는 수장 중 한 사람이 되는 거야.”

 

그제야.

 

‘물렸네?’

 

진소천은 자신이 외통수에 걸렸음을 깨닫게 되었다.

 

동시에 남궁맹주가 첨언했다.

 

“진 문주. 귀하는 대회 우승자로 무림 청년단 창단에 일조할 의무가 있소. 다만, 후기지수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만들고자 했던 무림 청년단의 성격이 부수적으로 언급했던 마교에 맞서는 단체로 명확하게 바뀔 뿐. 하니, 거절할 명분도 이유도 없소. 또한, 그대가 무림 청년단의 수장이 되면 능히 강백산을 지킬 수 있지 않겠소?”

 

“하지만…….”

 

“진 문주.”

 

“…….”

 

“본청에서 치러지는 무림 대회에 마교가 대놓고 공작을 했소. 이는 결코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이제 우리는 마교와 전면전을 불사해야 한단 말이오.”

 

“…….”

 

“그러니, 진 문주도 결정하시오. 사도맹도 본맹과 함께 하기로 한 이상, 진 문주는 우리에게 힘을 보태든가 아니면 지금처럼 독자적 노선을 걸어가야 하오. 물론, 후자를 선택하면 우리는 진 문주를 지속적으로 도울 수 없소. 이점 이해해줄 거라 믿소.”

 

 

 

 

 

* * *

 

 

 

 

 

‘후…….’

 

나는 병X이었다.

 

애당초 마교가 무림맹을 대놓고 엿 먹이려 한 사건이고, 그 사건의 중심에 강백산이 있거늘.

 

어찌 이런 일을 유야무야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괜히 무림맹주가 아니었네.’

 

나는…….

 

무림맹주 남궁학을 우습게 봤다.

 

내가 본 남궁학은 공명정대한 성격을 가진 자였다.

 

해서, 내심 저런 자가 어떻게 간계가 난무하는 백도의 수장이 됐을까 싶던 참인데…….

 

알고 보니 그는 내 머리 꼭대기에 있었고, 이번 일을 외려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는 지능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여러모로 귀찮게 됐네.’

 

그리고 나는 그 계책의 먹잇감이 되었다.

 

‘무림 청년단이라…….’

 

솔직히…….

 

처음 무림 청년단의 내용을 서면으로 봤을 땐, 후기지수들을 한데 모아 친목 도모나 하고, 갖은 잡일이나 처리하는 ‘일꾼 집단’쯤으로 여겼다.

 

하나 알고 보니, 무림 청년단은 전면에서 마교와 싸움을 하는…….

 

전쟁의 칼받이로 키울 요량이었던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맹주가 그런 생각으로 무림 청년단을 창단하려던 건 아닐 것이다.

 

다만, 해사파가 마교의 간자 짓을 했고, 그 실체가 드러난 이상. 남궁학은 마교와 끝장을 볼 결심을 하게 된 게 아닐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사파는 사도맹 소속이니 홍금부 또한 명분상 협조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고.

 

‘무림맹만 노 나게 생겼군…….’

 

그렇다.

 

표면적으론 마교가 무림맹에 공작을 건 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지만…….

 

이번 일을 통해 무림맹은 외려 흩어진 강호의 힘을 규합하고 마교와 싸울 조건을 갖춘 셈이 되었다.

 

또한 그 사달의 중심에 나와 강백산은 제대로 물렸고?

 

‘에라!’

 

하지만…….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언젠간 강호의 중심에 서려 했으니.’

 

나는 이내 복잡한 상념을 지우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왜냐?

 

따지고 보면 이 또한 내게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나는 언제고 소천문을 강호의 중심으로 키울 생각이었다.

 

비록 지금은 문도 수가 적고, 세력이랄 것도 없는 소형 방파에 불과하지만.

 

나는 언제나 소천문의 끝을 창대한 문파로 상정해두었던 것이다.

 

또한, 무림맹주와 사도맹주의 말을 해석하면, 향후 창단될 ‘무림 청년단’은 막강한 권한을 가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내가 부릴 수 있는 인적 자원과 소천문의 영향력이 증가함을 뜻하고 나는 일약, 강호의 실력자로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 마교를 증오하고 마교의 몰살을 희망하는 사람이다.

 

만약 내가 전생 후 소윤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이미 죽음을 불사하고 마교로 쳐들어가 놈들의 목을 비틀었을 테니.

 

‘그래. 언젠간 작살 내야 한다…….’

 

나와 마교는 같은 하늘 아래 공존할 수 없는 불구대천의 원수요, 그들의 멸살은 내 인생의 숙명이었다.

 

해서, 나는 기왕 창단될 무림 청년단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물론, 맹주들이 말한 ‘무림 청년단’은 강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생소한 단체인 만큼 구성하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며, 수장을 뽑는 과정에서 여러 반발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하나 그 부분은 맹주들의 몫이므로, 나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다만, 나는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되, 이후 마교와의 싸움에선 활약을 해야 하는데.

 

‘과연…….’

 

나와 소천문은.

 

잘할 수 있을까?

 

아직 알 수 없지만 뭐가 됐든 나는.

 

열심히, 또 열정적으로 마교 놈들의 대갈통을 부숴버릴 생각이다.

 

 

 

 

 

* * *

 

 

 

 

 

이튿날-.

 

이리저리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내 심장은 거칠게 두방망이질 치고 있었다.

 

“가자, 연우야. 백산아.”

 

비록…….

 

나는 이번 여정을 통해 강호에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고, 대회에도 우승을 차지했으며, 엄청난 상금과 상품을 획득했지만.

 

“네, 형님.”

 

“그럽시다.”

 

그런데도 나는 그 일련의 과정이 억겁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소윤이 보러.”

 

소윤이가 너무나 보고 싶었던 까닭.

 

‘참…….’

 

뭐랄까?

 

낯 간지러운 감정이지만.

 

이제 소윤이는 내게 존재 이유 자체가 되어버렸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만약 날 사냥꾼 진소천의 몸에 빙의시키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한 신이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고 하더라도…….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소윤이 없는 내 삶은 더 이상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단 뜻이다.

 

“형님. 저도 소윤이가 보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하하하!”

 

연우 또한, 소윤이가 궁금한지 바보 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연우는 처음부터 소윤이를 예뻐했고, 지금에 이르러선 친조카 이상으로 대하고 있으니 녀석의 마음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겠지?

 

“진형. 소윤이가 형님 딸이오?”

 

그때, 강백산이 호기심을 비치며 슬쩍 물었다.

 

나는 고갤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다.”

 

“의외요. 가정도 있다니.”

 

“왜? 나는 가정 있으면 안 되냐?”

 

“세상에 어느 선녀 같은 사람이 진형 같은 정신 나간 인간이랑 사는지 궁금해서 그러오.”

 

“미안한데. 나한테 선녀 같은 마누라는 없다.”

 

“응?”

 

“죽었다고.”

 

“???”

 

“딸 하나 키우는 홀아비란 말이다.”

 

내 담담하고 건조한 어투에…….

 

강백산은 민망했는지 얼굴을 붉혔는데, 나는 그 모습이 우스워서 킥킥거리며 다시 말했다.

 

“그렇다고 동정할 생각은 하지 마라. 적어도 너 같이 혈혈단신으로 척박한 세상을 버텨나가는 외톨이보단 나으니.”

 

“…….”

 

“그런 의미에서 축하한다.”

 

강백산이 고갤 갸웃하며 물었다.

 

“갑자기 뭔 뜬금없는 소리요?”

 

“이제 너는 외톨이에서 벗어나게 됐으니까.”

 

“뭐요?”

 

“소천문.”

 

“…….”

 

“이제 소천문이 네 집이고 소천문의 문도들은 네 식구가 될 테니 너는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지.”

 

순간, 나는 피식- 웃었고 강백산은 멍한 표정이 되었는데 연우도 나서서 한마디 거들었다.

 

“축하해요, 백산 형님. 하하하!”

 

그렇게…….

 

나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약 같은 사내, 강백산을 내 사람으로 받아들였다.

 

“지금부터 우리는 장안까지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밥도 안 먹고 달릴 생각이니 중간에 힘들다고 보채지 마라. 그럼 가자.”

 

동시에 나는 쾌경보를 펼쳤고,

 

“가, 같이 갑시다. 좀!”

 

“젠장!”

 

내 짐을 잔뜩 짊어진 연우와 강백산이 볼멘소리를 터뜨리며 뒤를 따랐다.

 

드디어…….

 

나도 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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