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51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31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51화
#151화
“진형……. 이게 다 무슨 말이오? 그리고 네놈은……!”
내 말에 순간, 26호는 얼어붙었고…….
강백산은 상황 정리가 안 됐는지 얼떨떨한 눈초리로 나와 26호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
[백산아, 정신 차려라. 저놈은 널 죽이러 온 마교 살수다. 저놈뿐만 아니야. 근방에 놈의 수하들이 제법 되니까 출수할 준비해.]
나는 전음을 보내 백산이의 경각심을 주지시키는 한편, 기감의 폭을 넓혀 주변에 흩어진 살수의 전력을 분석하면서 26호의 심기까지 흔들기 위해 입을 열었다.
“26호. 뭐가 어찌 됐든 살수회 대장이 나온 걸 보면…… 마교가 백산이를 죽일 의지가 확고한 거 같은데. 과연 그럴 수 있겠냐? 아무리 그래도 너 같은 병X한테는 안 죽을 거 같은데 말이야.”
“……네놈. 정체를 밝혀라. 대관절 네놈이 어떻게 나를 알고 있단 말이냐?”
“궁금해?”
“어서 밝히지 못할까!!!”
순간, 26호의 입에서 심혼을 흔들만한 사자후(獅子吼)가 쏟아져 나왔다.
‘확실히…… 예전보다 공력이 늘었군.’
나는 내심 놀라웠다.
물론…….
26호가 과거 별 볼 일 없는 놈일지언정, 현現 살수회 대장인 만큼 어느 정도는 최소한의 무공 성취를 이뤘을 거라 예상했지만.
음성에 실린 중후한 공력을 미루어 짐작하건대,
‘지금의 백산이는 무리겠군…….’
아무래도 백산이가 26호를 상대하기는 힘들 듯했다.
‘계획을 수정해야 하나…….’
나는 본래 26호를 백산에게 넘길 심산이었다.
지금 백산이는 성장을 위해 생사 초월의 경험이 필요했으니 26호와의 대결을 발판으로 만들어 줄 생각이던 것이다.
‘무리다……. 이 정도 공력 차이면 백산이가 26호의 이검류(二劍類)를 파훼하기 힘들 거야.’
결국, 나는 본래의 계획을 수정했다.
[백산아. 놈은 내가 맡는다. 너는 조무래기들을 맡아. 그놈들만 해도 수가 30명에 달하니, 쉽진 않을 거다.]
이윽고, 나는 26호를 향해 출수를 감행하려 했다.
했는데…….
[진형…….]
[응?]
[저놈은 내가 맡겠소.]
[안 돼. 저놈은……]
[나도 무림인이오.]
[……?]
[무림인은 싸울 때 싸워야 하는 거라고 배웠소.]
[인마, 그거는……]
[됐소.]
[?]
[갑니다!]
* * *
파파팟!
‘저놈이 돌았나?’
순간…….
나는 당혹스러워 말문이 막혔다.
그것은 백산이가 의미심장한 전음을 남긴 채, 대번에 26호에게로 돌진한 까닭이었다.
“살殺!!!”
그러자, 26호의 입에서 외마디 외침이 터져 나왔고, 이내 수림 사이에서 30여 명의 살수가 서슬 퍼런 검광을 뿌리며 나타났다.
‘……어쩔 도리가 없구나!’
이리된 이상…….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는 수없이 26호를 백산에게 맡기고 남은 살수들을 상대하기로 했다.
파파팡……!
나는 곧장 쾌경보를 사용해 가장 먼저 다가서는 살수의 대갈통에 권강拳罡을 내리꽂았다.
그러자,
콰아아아아아아앙!
하늘에서 벼락같은 굉음과 함께 놈의 두개골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끔 산산조각이 났다.
“봤냐? 니들도 이렇게 되고 싶으면 들어와. 골통을 부숴줄 생각이니까.”
사실…….
무가武家의 상식으로 다수를 상대하며 초장부터 무지성 강기를 방출하는 건 악수다.
왜냐면 다수와의 싸움은 지구력 싸움이 될 공산이 크고, 결과적으로 상대 전력을 분석하기 전에 내 패를 까는 셈이기 때문.
물론…….
이런 상식도 다수의 의견일 뿐 내 생각은 전혀 달랐지만.
나는 언제 어느 때고 싸움은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특히 다수전은 더더욱 첫 끗발이 마지막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믿었다.
왜냐?
‘첫 번째 놈이 검 한번 휘두르지 못하고 머리통이 깨졌으니, 네놈들이 안 쫄고 배기겠냐?’
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포’에 취약함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뭐야…… 이것들?’
예상외로 살수들은 동료의 절명을 보고 동요가 없었다.
아니.
동요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눈 하나 깜빡하지 않으며 삽시간에 진형을 구축한 뒤, 내 주변을 빙빙 둘러싸는 게 아닌가?
“와……. 이것들 인정머리 없는 놈들이네? 니들은 동료가 죽었는데 불쌍하지도 않냐? 눈도 한 번 안 깜빡거려요, 시X!”
비록 그들을 향해 그리 힐난했지만…….
‘이놈들…… 첫 번째 놈이 두개골이 박살 나는 걸 보고도 눈 한 번 꿈쩍 안 할 만큼 침착한 데다, 진형을 구축하는 동작도 규칙적이고 능수능란한 걸 봐선 확실히 정예들이다.’
그제야 나는 놈들이 최소 2급에서 1급 살수로 구성된 살수회 상급 전력임을 깨달았다.
‘백산이 하나 잡겠다고, 살수회 대장이 나선 것도 어이가 없지만…… 1, 2급이 30명이나 파견됐다고? 방태산도 어지간히 화가 난 모양이군.’
사실.
이는 무척이나 이례적인 일이었다.
또한 내가 살수회 대장이던 시절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병X 같은 일이었고.
“오냐. 어디까지 하는지 두고 보자, 마교도 새끼들아.”
나는 소윤검을 고쳐 쥐고 놈들의 진형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허공을 갈랐다.
* * *
‘이제 더 이상 진형에게 의존할 순 없다. 내 손으로 해내야 돼.’
26호에게 신형을 날리던 순간.
강백산은 반드시 자신의 힘으로 상대를 죽이겠노라 다짐했다.
파파파!
경신법을 펼치기 무섭게 권갑을 착용한 강백산의 권격이 거대한 권풍을 일으키며 26호의 흉부로 향했다.
하나 26호는 강맹하기 그지없는 그 권격을 단번에 쳐낸 뒤, 외려 강백산에게 달라붙었다.
파팡, 파파파파팡!
일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기광(氣光)이 번뜩였다.
‘당할 만했구나! 놈의 박투술은 실린 힘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지독히도 쾌속하다!!’
삽시간에 벌어진 10여 합의 격돌.
26호는 왜 먼저 강백산을 암살하려 나섰던 살수들이 임무를 실패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하나, 내가 나선 이상, 네놈의 행운도 끝이다.’
그러나…….
26호는 강백산의 박투술이 고매함에 놀랄지언정, 필살(必殺)을 의심하진 않았다.
애당초 살수회 대장인 자신이 나선 이상, 임무 실패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콰과아아아아아앙-!
두 사람의 싸움이 근거리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며 가공할 폭발음을 터뜨렸다.
대개…….
검수와 권사의 싸움은 거리 싸움이 승부의 관건이며, 검수 입장에선 어떻게든 거리를 벌리며 자신의 공격권 안에 권사를 가두고 구워삶아야 하는 법.
하나 26호는 그런 정석적인 검수의 이점을 살리는 대신, 외려 권사인 강백산보다 더 가까이 붙어 짧은 동작의 공격을 이어갔다.
하나 그 짧은 동작은 한 초, 한 초가 그야말로 모두 살초였고 이는 26호가 마교 살수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역수검의 달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쐐애애애애애액!
그렇게 두 사람의 공방이 팽팽히 이어지던 중중…….
강백산은 예상치 못한 궤도에서 한 자루의 비검(飛儉)이 천중혈로 매섭게 날아드는 것을 목도하였다.
파파파파팟-!
그 탓에 강백산은 26호의 안면을 강타할 시점을 포착하고도 어쩔 수 없이 공중으로 도약해 비검을 피하고 십여 보 신형을 물려야 했다.
“네놈…… 이검류(二劍類)더냐?”
다소 놀란 음성으로 강백산이 묻자, 26호가 비릿하게 조소 지었다.
“이검류는 내가 익힌 수많은 검술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
“하나 너는 몸뚱어리 하나가 전부지.”
“…….”
“고로, 너는 죽는다.”
그러자,
“지랄하고 있네…….”
강백산이 26호를 향해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너는 검이 두 개지만 나는 팔이 두 개요, 무릎이 두 개요, 다리가 두 개다. 누가 봐도 내가 유리한 거 모르겠냐, 이 새끼야?”
“미친놈이군…….”
“닥쳐라. 내가 지금부터 그걸 보여줄 테니까.”
마음을 다잡은 강백산의 신형이 다시금 26호를 향해 우레처럼 날아갔다.
* * *
파파파파파파팡!
두 사람의 싸움이 50여 합을 넘길 시점에…….
‘나는…….’
강백산은 이번 싸움이 일생일대의 난전이자 악전고투가 될 것임을 깨달았다.
‘저자는…….’
물론 지금껏 강백산은 26호를 상대로 선전을 거듭했다.
그간 공력이 늘어난 데다 진소천과의 수련을 통해 반사신경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바, 근거리에서 날아드는 역수검의 공세를 대부분 피하고 치명상을 비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 문제는,
‘빈틈이 전혀 없다!’
바로 26호의 촘촘하고 정밀한 방어 태세에 있었다.
‘어떻게 공략을 해야 한단 말인가!’
강백산의 남만 살인 격투기는 중원의 무공과 비교했을 때, 매우 투박하고 거칠며 단순한 무공.
하나, 그런 단순함이 강백산의 강인한 정신력과 육체와 맞물려 폭발적인 살상력을 자랑하는 박투술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박투술로도 26호를 공격하는 건 쉽지 않았다.
실제로 강백산은 폭풍 같은 권-장-퇴를 펼치며 때로는 부상을 각오하고 26호의 검을 움켜쥔 채 일격을 날려보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26호의 비검은 사정없이 사혈점으로 날아들었고, 그 탓에 강백산은 신체 이곳저곳에 적잖은 자상을 입었지만 26호에겐 단 한 차례의 유효한 공격도 격중 시킬 수 없었다.
‘공격해야 한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놈을 한 방이라도 맞춰야 해. 이대로 가다간 출혈이 발목을 잡을 거다.’
강백산은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금이야 부상의 정도가 깊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와 같은 형국이 계속 이어지면 필시, 출혈로 인한 필패가 자명했다.
쐐애애애애액!
그러나 강백산의 고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심한 놈. 싸우는 중에 딴생각을 하는구나!”
닿기만 해도 절명을 면치 못할 사혈로 26호의 비검이 또다시 독사처럼 날아든 까닭이었다.
콰아아아아앙!
물론, 강백산은 권기를 일으켜 이번에도 비검을 쳐낼 수 있었다.
하나 동귀어진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철권으로는 26호의 신형을 강타할 묘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 차라리 죽자. 차라리 놈이 비검을 날리면 비검을 처맞고…… 나도 놈의 면상을 뭉개버리면 돼!’
애당초 자신보다 강한 26호를 상대로 무사하길 바랐던 것 자체가 욕심이었을까?
강백산은 결국…….
동귀어진을 각오하고 죽음을 불사했다.
“그 장난감 같은 비검! 한 번 더 던져봐라, 이 여우 같은 녀석아!!”
대갈성을 터뜨리며 강백산이 출수하려는 순간,
덥석-.
진소천이 강백산의 뒷덜미를 움켜쥐며 나타났다.
“지, 진형!”
그러니까…….
분명 처음 싸움이 시작되던 순간, 장내엔 강백산과 26호. 진소천과 30명의 살수가 대치한 상황이었다.
하나, 양측의 싸움이 집단으로 치달을 경우 불리해질 걸 우려한 진소천은 살수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했고, 그 덕에 강백산은 26호와의 결전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백산아. 아직 젊은 놈이 벌써 죽을 생각을 하면 어쩌냐?”
“뭐…… 요?”
“너 지금 비검에 처맞을 생각을 한 거 아니었냐?”
“그, 그걸…… 어떻게?”
“딱 보면 알지, 인마.”
“…….”
“근데 그거 아냐? 저 비검에 처맞는 순간, 넌 반드시 죽는다. 너뿐만 아니라 나도 맞으면 뼈도 못 추릴걸? 저건 사혈점(死血點)을 노리는 마도구인데 격중당하는 순간, 폭발한다. 말인즉슨, 네 혈 자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단 뜻이다.”
그 순간,
“네 이노오오옴! 대체 너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아는 것이냐? 네놈의 정체가 무엇이란 말이냐!”
26호는 벼락 맞은 고목처럼 몸을 부르르- 떨더니 노호성을 터뜨리며 물어고…….
진소천은 득의양양, 여유로운 미소를 짓더니 외려 반문했다.
“멍청한 중생아. 지금 그게 중요하냐?”
“뭐, 뭣이?”
“상황 파악 너무 못하는 거 같은데……. 인마. 지금 너 이대일이다. 이대일.”
“…….”
“너 이제 X된 거라고, 이 병X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