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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42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05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42화

#142화

 

 

 

 

 

한 달 후…….

 

‘무림 청년단’의 일원으로 강호의 평화를 되찾겠단 청운…….

 

그 원대한 꿈을 품고 장안으로 이주한 청룡단원들의 결의가 퇴색되기까지는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정말 형편이 없구나…….”

 

그것은…….

 

지옥 같은 진소천의 수련 지도와,

 

“그런 정신력으로 마교를 잡아? 마교를? 마교가 뉘 집 개새X 이름인 줄 아는 모양이지?”

 

연일 이어지는 그의 냉혹한 잔소리에 더불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무인 때려치우고 시골에 밭떼기 하나 사서 농사나 지어라, 이것들아. 괜히 강호에 이름 날리겠다고 설치다 칼침 맞고 뒤지기 일쑤다.”

 

모멸적인 인격 모독 때문이었다.

 

‘젠장……!’

 

‘어쩌다 저런 인성 파탄 난 인간이 무림 대회에서 우승한 걸까……?’

 

‘청룡단에 배정받아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똥 밟았잖아, 시X?!’

 

그 탓에 청룡단원들은 매일, 잠들기 전 마음속으로 진소천을 저주했다.

 

하나…….

 

그럴수록 수련의 강도는 높아졌고, 때로는 소천문의 잡무를 도맡는 등 횡포의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졌다.

 

‘이대로 가다간 골병이 들어 죽을지 모른다!’

 

‘이건…… 진짜 아니잖아?!’

 

‘답이 없다, 답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탈단하고 귀향할까?’

 

하나 그런 단원들의 절망도 두 달이 지날 무렵부터 서서히 바뀌어 갔다.

 

“내가 몇 번 말했나? 주먹을 지를 때는 동작을 작게! 수련 때 동작이 커지면 실전에선 더 커지기 마련이니 쓸모가 없어진다고, 등신아!”

 

“에라……. 넌 지금 그걸 검법이라고 펼치냐? 칼자루 잡는 꼬락서니부터, 휘두르는 각도까지 죄다 개판인데? 이번 기회에 은퇴하고 장사 잘되는 기루에 취직해서 검무나 춰봐라. 무용수는 곧잘 하겠네.”

 

“꼴에 주먹질? 너 혹시, 그런 비실비실한 몸뚱이로 권사를 꿈꾸냐? 세상 좋아졌네……. 어디 마른 나뭇가지 같은 새끼가 권법을 펼치고, 말이야.”

 

그것은 진소천의 상세한 수련 지도에 자신들의 무공이 비약적으로 발전 중이란 사실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세상에……. 단주님 말대로 하니 동작의 군더더기가 사라지고 있잖아?’

 

‘근 10년간 고쳐지지 않던 악습이 사라지는 걸 보면…….’

 

‘저 인간…… 적어도 무공 지도에 있어서는…… 괴물이다!’

 

그랬다.

 

비록 진소천의 수련은 이가 갈릴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효과만큼은 가히 최고라 할 만했고, 특히 그의 무반동 발차기나 질풍권의 묘리는 단원들에게 무학의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억울하면 강해져라. 강호에선 싸움 잘하는 놈이 대장이다.」

 

그 때문에…….

 

단원들은 오늘도 ‘수라 나찰 수련’을 악으로, 깡으로, 버텨나갔다.

 

 

 

 

 

* * *

 

 

 

 

 

‘다행이네…….’

 

청룡단이 창단된 지 두 달이 돼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

 

당초 나는 단원들 중 두 달 채 못 버티고 도망치는 자들이 속출할 거라 예상한 탓이다.

 

우선…….

 

수라 나찰 수련은 대체로 두 달이 고비다.

 

단원들도 무인이니 한 달이야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두 달부턴 육체가 천근만근에, 때론 뼈가 부러지고 피륙이 찢어지는 끔찍한 수련이니 무슨 수로 버티겠나?

 

하나 다행히…….

 

단주인 내가 매서운 채찍이라면.

 

간부인 일동, 백강, 연우 등은 단원들을 독려하는 당근이 되었다.

 

또한 두 달째부터 단원들도 수련 효과를 몸소 느낄 시기니, 이젠 중도 포기자를 염려할 필요가 사라졌다.

 

이후 나는 자연스럽게 그들을 소천문의 일원처럼 부렸다.

 

물론 기존 문도들 또한 청룡단원으로 임명해 두 집단을 묶었는데, 어느 순간 그들은 자신이 단원인지 문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일동아.”

 

“네, 문주님.”

 

“물들어 올 때, 노 저으라는 말 알지?”

 

“당연하죠.”

 

“지금이 노 저을 때다.”

 

“네?”

 

“그간 입문자를 제한해왔잖냐.”

 

“그렇죠.”

 

“이젠 본문에 나 말고도 신입을 지도할 사람이 많다. 말인즉슨, 내가 자리를 비워도 많은 문도를 관리할 수 있단 뜻이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저나 이동, 삼동이도 있고 석 공자도 있고…… 무엇보다 백산 형님이 정식 교관이 됐으니 문도들 수련시키고 관리할 인원은 충분합니다.”

 

“그렇지. 그러니까 이제 입문자를 많이 받아라. 이후 입문자가 두 달을 버티면 자동으로 청룡단에 가입시키고.”

 

“그래도 됩니까? 청룡단은…… 무림맹 소속인데.”

 

“그건 걱정하지 안 해도 된다.”

 

“네?”

 

“그 부분은 장 대주님과 합의를 봤으니까. 또한, 그리하면 늘어나는 문도의 관리 비용을 전부 무림맹에 떠넘길 수도 있으니 개꿀 아니냐?”

 

“크크. 그러면 개꿀 맞죠.”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 해라.”

 

“네.”

 

“그리고 일동아.”

 

“네?”

 

“이제 우리는 마교랑 싸워야 된다. 그러려면 덩치를 키우고 내실도 다져야겠지?”

 

“그렇죠.”

 

“나는 앞으로 더 바빠질 거다. 내가 없을 땐 니가 대장이니까 매사 신중해라. 의논할 게 있으면 동벽 어르신께 의지하고.”

 

“네.”

 

“그리고 내가 없을 때, 센 놈들이 찾아와서 시비를 걸면, 백산이한테 맡겨라. 백산이 정도면 일황삼존오왕이나 사도십괴가 아닌 이상 웬만하면 다 다 두들겨 팰 수 있다.”

 

내 말에 일동이 고갤 갸웃하며 물었다.

 

“백산 형님 무공이 대단한 건 알지만…… 그래도 그 정도나 될까요?”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답했다.

 

“당연. 입산 수련 이후 백산이는 더 강해졌다. 그전에도 백도구봉들이랑 비등비등했는데, 지금은 말해 뭐해?”

 

“와……! 그래서 백산 형님을 입문시키려고 그리 닦달을 했던 거군요?”

 

“그렇지. 저 정도 고수를 객원 교관으로 쓰려면 웬만한 문파의 기둥이 뽑힐걸? 그만큼 걔는 고급 인력이야.”

 

“흐흐. 역시, 문주님입니다. 이제 문주로서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듯하우.”

 

“나는 예전부터 머리 팽팽 돌아갔다, 인마.”

 

순간, 나와 일동이는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일동이 문득 물었다.

 

“문주님. 한데 왜 어디 떠날 사람처럼 이야기합니까? 자꾸 문주님이 본문에 없을 상황을 상정하고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 나는 한동안 자릴 비울 거다. 장기 출장 가는 셈이지.”

 

“네? 지금 들어온 의뢰 중엔 그럴만한 게 없는데요?”

 

“의뢰는 아니고. 임무다.”

 

“임무요?”

 

나는 대뜸, 일동에게 한 장의 서찰을 건넸다.

 

서찰의 내용은 이러했다.

 

 

 

 

 

『기밀문서 : 무림맹 1급 임무.

 

-수행자 : 무림 청년단, 청룡단장 진소천.

 

-임무 내용 : 사천 구룡산에 위치한 마교 제단을 괴멸시키고 모든 마교도를 사살한다. 때에 따라서, 가능하다면 생포할 수 있도록.

 

-시일 : 단장 재량.

 

-투입 인원 : 단장 재량.

 

-추신 : 진소천 단장.

 

그간 존대해왔으나, 이제 귀하는 무림맹 소속인 청룡단 단장이 됐으니 하대하겠네. 단장도 알다시피, 최근 몇 달간 마교가 무림맹 분타를 없애고 있네. 따라서 우리도 전역에 흩어진 마교의 세력을 공격하려 하네. 사천 구룡산의 마교 제단은 그 힘이 무림맹 분타 하나와 맞먹는 수준으로 추정되니 합당한 인원을 구성하여 기습할 수 있도록 하게.

 

무운을 빌겠네.

 

무림맹주, 남궁학 직인.』

 

 

 

 

 

서찰의 읽은 일동의 눈에 놀라움이 번뜩였다.

 

이내 녀석이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이거…… 실홥니까?”

 

“뭐가?”

 

“우리가…… 그러니까 지금 마교의 제단을 습격하는 거냐고요!”

 

“보면 몰라?”

 

“와! 진짜 이래도 돼요? 막상 마교를 건드린다고 생각하니까 심장이 벌렁벌렁하는데…….”

 

순간…….

 

간댕이 부은 거로는 나랑 필적할 만큼, 겁대가리 상실한 일동이도 겁을 집어먹은 눈치였다.

 

하나 당연한 일…….

 

강호에서 칼 밥 먹고 사는 무인 중, ‘마교’ 이름 듣고 겁 안 먹는 놈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그만큼 마교는 모든 무인에게 막연한 ‘공포’로 인식되는 게 강호의 생리인 것이다.

 

하나, 그런데도 나는 일동을 나무랐다.

 

“네가 그렇게 겁을 먹으면 어쩌냐? 명색이 부문주란 녀석이.”

 

“무려 마교를 치는 일입니다, 마교를. 안 쫄면 거짓말이죠.”

 

“닥쳐라! 이제 보니 넌, 내가 없을 때, 마교가 쳐들어오면 도망이라도 치겠다?”

 

“에이……. 그거랑 그거랑 같나요. 게다가 왜 하필 청룡단이 먼저 나서야 되는지도 모르겠다고요. 백호단, 현무단, 주작단은 구파일방, 팔대세가 주축이니 혹시 우리만 위험한 일 시키는 건 아닙니까?”

 

“그건 네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마 다른 청년단도 마교를 공격할 거다. 물론 기밀이니 우리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음……. 그러면 억울할 건 없긴 한데.”

 

“적어도 내가 본 맹주는 그런 사람이야. 그리고 청룡단에도 구파일방, 팔대세가 출신이 몇 있잖냐. 우리만 위험한 거 시킬 일은 없지.”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요.”

 

“그리고…… 이젠 전면전이다. 애당초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 일이 따로 없는 셈이다.”

 

“이제야 뭔가 저도 무림인이 된 게 확실히 체감됩니다. 그간은 무서울 게 없었는데 막상 마교와 싸운다는 생각을 하니 만감이 교차한달까? 후…….”

 

일동의 말에 나는 공감이 갔다.

 

그도 그럴 게…….

 

본래 무림인인 연우, 백강 등은 마교와의 전쟁을 숙명으로 여기겠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동네 왈패였던 동동이들에겐 인생이 뒤집힐 일이니 막연한 두려움, 이질감이 생길 자연스레 생길 터였다.

 

“일동아.”

 

“네.”

 

“쫄수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내가 어떻게든 니들은 안 죽도록 보호해 줄 테니까. 그리고 마교라고 그리 무서워할 것도 없다. 무림맹이랑 사도맹은 병X이 아니다. 두 집단이 협력하면 충분히 마교랑 싸울 만하다.”

 

“네…….”

 

“그리고 특히 이번 임무는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건 왜요?”

 

“마교의 제단을 습격할 사람은 나 혼자니까.”

 

“네?!”

 

“나 혼자, 구룡산에 간다.”

 

 

 

 

 

* * *

 

 

 

 

 

아마…….

 

강호에서 나만큼 마교를 잘 이해하고 또 놈들에게 안 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심 마교가 무섭다.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동생들이 놈들에게 칼 맞고 죽거나 병X이 될까 봐 걱정된달까?

 

그렇다.

 

내가 이번 임무를 혼자 수행하려는 건 동동이들이나 연우의 안위 때문이었다.

 

물론…….

 

향후 녀석들도 마교와 맞닥뜨릴 날이 필연적으로 오겠지만.

 

나는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싶고, 또 그사이 녀석들이 강해지길 소망했다.

 

“소윤 애비.”

 

해시(21~23시) 말 무렵…….

 

호출을 받은 나는 의약당으로 향해 동벽 선생을 마주했다.

 

“네, 어르신.”

 

“나는 지금껏 자네가 아무리 무모한 짓을 하려 해도, 반대한 적이 없네. 인정하나?”

 

“인정합니다. 항상 절 믿어주셨죠.”

 

“하나 이번에는 안 되겠네.”

 

“…….”

 

“이건 명백히 소천문의 일이 아닐세. 자네가 맡게 된 청룡단의 임무란 말일세. 한데 혈혈단신으로 마교 제단으로 향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예상은 했지만…….

 

이번에는 동벽 선생도 뜻을 굽히지 않을 분위기였다.

 

하나 나는 그런데도 내 고집을 관철했다.

 

“어르신.”

 

“말하게.”

 

“만약 제가 단원들을 데리고 갔을 때, 마교가 기습이라도 해오면 어쩌겠습니까?”

 

“이 사람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 때문이면 걱정 말게. 내가 목숨을 걸고라도 소천문을 지킬 테니. 정 마음이 안 놓이면 강백산 한 사람이라도 데려가. 그라면 큰 도움이 될 테니까.”

 

“어르신. 약속하겠습니다.”

 

“뭘 말인가?”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소윤 애비……!”

 

“제게 이번 임무는 그냥 임무가 아닙니다.”

 

“…….”

 

“저는 이번에 무림인 진소천으로서 시험대에 오르고 싶습니다.”

 

“허…… 당최 자네 정도의 고수가 무슨 시험대에 오른단 말인가?”

 

“진짜 싸움꾼, 진소천.”

 

“……!”

 

나는…….

 

이번 임무를 통해, 내 전생의 경지에 한 발자국 가까워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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