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40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2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40화
#140화
늦은 밤…….
“이,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저들은 누구고??”
입산 수련을 마치고 돌아온 진소천 일행을 보며 동벽 선생은 황당한 어투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반병X이 된 아홉 사람을 진소천이 포박한 채, 데려온 탓이었다.
물론 그 아홉 사람은 살아남은 마교 살수들이었고, 진소천은 그들을 가둔 뒤 나직하게 말했다.
“어르신……. 잠깐 이야기 좀 하시죠.”
“그리하지.”
이윽고…….
의약당으로 향한 진소천은 동벽 선생에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하였다.
“저들은 마교 살수회의 살수들입니다.”
“마, 마교?!”
“네. 50명의 살수 놈들이 백산이를 노리고 광양산을 찾았더군요. 40명은 현장에서 죽었고 열 놈이 남았는데, 한 놈도 오는 길에 부상이 심해 죽었습니다. 놈들이 다짜고짜 백산이를 죽이려 한 것으로 봐서, 마교가 녀석을 암살하려는 모양입니다.”
진소천의 말을 들은 동벽 선생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웠다.
“……예상하던 바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군. 이리되면 자네도 마교의 표적이 되는 게 아닌가?”
“현 시국에 마교의 표적이 한둘이겠습니까? 아마 놈들은 저 같은 인물에게 관심조차 없을 겁니다. 다만, 백산이는 마교와의 계약을 어겼으니 죽이려는 게 당연하겠죠.”
“음……. 하면 앞으로 어쩔 생각인가? 놈들이 백산이를 노리고 있다면, 언제 본문을 습격할지 모를 일일세.”
“물론 그렇습니다만. 우려하시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습니다.”
“어째선가?”
“우선……. 향후 강호 정국은 무림맹 대 마교에서 강호 전체 대 마교의 대결로 구도가 변할 겁니다. 사도맹주 홍금부도 무림맹주 남궁학과 손을 잡았고, 무림 청년단도 창단된다고 하니, 마교는 중원 전체를 적으로 두게 되겠죠.”
“그럴 테지.”
심유한 눈빛으로 수염을 쓸며 답하는 동벽 선생을 향해 진소천이 말을 이었다.
“그런 와중에 백산이 하나 잡기 위해 마교 정예가 본문을 습격할 가능성? 낮다고 봅니다. 물론, 몇 번의 습격이 있을 수 있느나 현재 우리 전력에 장안에 자리 잡을 무림 청년단의 힘을 더하면 해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 말고도 마교는 상대해야 할 적이 산재해 있으니까요.”
그러자, 동벽 선생은 수긍이 갔는지 고갤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걱정 담긴 얼굴로 말했다.
“일리가 있네. 하나, 마교는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본문은 자네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문파 아닌가. 당분간 경계를 삼엄히 하고 섬서 전체의 문파와 교류하며 힘을 집약할 필요가 있겠네.”
그때…….
진소천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더니, 고갤 내저었다.
“어르신. 더 이상 소천문은 저에게만 의존하는 문파가 아닙니다.”
“그리 생각하나?”
“네. 이번 입산 수련으로 연우와 일동이가 임독양맥을 모두 타통했고, 백산이도 한 단계 발전을 끌어냈습니다. 게다가 이동, 삼동이도 충분히 공부했으니 지금 소천문 수준이면 웬만큼 명망 있는 중형 문파와 비교해도 안 꿀릴 겁니다.”
그 말에, 동벽 선생은 기가 막혔는지 헛웃음을 터뜨렸다.
“허! 예끼, 이 사람아. 몇 사람이 강해진다 한들, 어찌 그들의 힘만으로 문파 전체의 힘이 크게 늘 수 있나? 게다가 소천문은 문도 수가 적네……. 우린 아직 소형 문파 신세일세.”
동벽 선생의 말은 사실이었다.
비록 진소천, 동동이 형제에 석연우, 강백산 같은 강력한 객식구가 존재하지만…….
문파의 힘은 명백히 문도의 숫자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소천은 연신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어르신.”
“왜 그러나?”
“본문에 가장 중요한 전력을 잊으신 거 같은데요?”
“응?”
“본문에는 어르신이 계시잖습니까?”
“허허! 이 늙은이를 전력에 포함시키려고?”
“당연합니다. 어르신은 비단 의술만 대단한 게 아니라, 무공과 술법 수준도 세상을 흔들 수준임을 제가 모를 것 같습니까?”
“허…… 거참, 어이가 없군. 난 그냥 잔재주나 부리는 늙은이일세.”
“주영천 영감님이 그러더군요.”
일순,
“뭣이라?”
동벽 선생이 놀라움을 터뜨리며 묻자 진소천이 답했다.
“만약 어르신이 속세에 욕심을 가졌다면 강호의 판도는 지금과 사뭇 달랐을 거라고요.”
“소윤 애비. 믿을 사람이 없어서 그 노망난 영감탱이 말을 믿는 겐가?”
“아니요.”
“…….”
“저는 주 영감의 말을 믿는 게 아니라, 제 사람 보는 눈을 믿는 겁니다.”
“…….”
“어르신은 결코, 일황삼존오왕의 아래가 아닐 거란 게 제 생각입니다.”
“수련하다가 심마에 빠진 모양이군. 이상한 소릴 하는 걸 보니.”
“어르신.”
“왜 그러나?”
“이제 그만 힘을 숨긴 의원 행세 그만하시죠.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 년 하면 질리지 않습니까?”
킥킥…….
진소천은 뭐가 우스운지 말을 내뱉기 무섭게 대소했고 동벽 선생은 헛기침을 남발하다 곰방대를 휘두르며,
“안 질리네, 이 사람아.”
“???”
“늘 새롭고 짜릿하네. 됐는가?”
얄궂은 소리만 내뱉었다.
* * *
“아빠야! 어때? 우리 흰둥이 멋있지?”
“…….”
나는 전생에도 신수를 본 적 있다.
당시 내가 본 신수는 북해에 살던 꼬리 아홉 개 달린 ‘구미호’였는데, 마교는 놈을 산 채로 포획하란 명령을 하달했었다.
이후, 나는 마교 최정예인 천마용검대 12인과 주술 집단인 천마성당의 술법사 7인을 대동해 3일 밤낮을 새워 구미호를 생포했고, 구미호는 천마성당에서 108일간 길들여진 다음에야 교주의 소환수가 되었다.
그렇다.
신수가 이처럼 귀하디귀한 존재인 것이다.
한데…….
그런 신수가…….
소윤이의 소환수가 되었다고?
“힝! 아빠 왜 대답 없어? 흰둥이 안 멋있냐구우!!”
그때, 소윤이가 칭얼거리며 물었다.
나는 잠시 얼빠진 눈으로 흰둥이(?)라 불린 신수를 바라보다 말했다.
“소윤아.”
“응?”
“너…… 저 신수랑 대화할 수 있는 거야?”
“응. 흰둥이는 나한테 심어로 말을 해.”
“그래? 지금 쟤가 뭐라고 하는데?”
“응. 아빠가 보통 사람이랑 다른 느낌이 든대.”
“참…….”
나는 이내 흰둥이에게 다가가 슬쩍 쓰다듬으려 했다.
했는데…….
-그르르…….
녀석은 내 손길이 싫었는지 불쾌한 소리를 냈다.
그때 소윤이가 대뜸 신수의 머리를 툭툭- 때리며 혼을 내기 시작했다.
“흰둥이! 울 아빠한테 그러면 못써! 앞으로 아빠한테 으르렁거리면 안 돼! 알겠지?”
나는 그 모습이 웃겨서 물었다.
“소윤아. 너 벌써 신수를 조련할 수 있는 거야?”
“아……. 할아버지가 흰둥이는 이렇게 길들이라고 하셨어. 말 안 들으면 호되게 혼내라고 말이야.”
“옳지. 할아버지가 잘 가르쳤네.”
“헤헤-.”
“무릇 사람이든 짐승이든 말 안 듣는 것들은 혼쭐이 나야 정신을 차린다.”
역사적으로도 ‘매’가 약이었고.
물론…….
그게 신수에게도 적용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소윤아. 흰둥이는 신수니까 돌변하면 무서워질 거다. 물론 너한테야 순종하겠지만 다른 사람은 아니니까. 사람들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잘 길들여야 한다. 적어도 소천문의 식구들에게만큼은 순하게 굴어야 돼.”
“네, 아빠!”
“그리고…….”
“응?”
“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툭툭 쳐봐야 신수가 꼼짝이나 할까? 전혀 조련이 안 될 거 같은데?”
“그럼?”
“목검이나 몽둥이를 써라.”
“…….”
“왜? 싫어?”
“힝! 아빠 못 됐어!!”
아…….
아직 폭력을 구사하기엔, 소윤이가 좀 어린 것 같다.
* * *
한 달 뒤-
“형님!”
“오라버니!”
“소천 형님!”
소천문에 반가운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사천당문의 당일기, 당소소 남매와 화산파의 백강이었는데, 이들 외에도 무림맹 첩보대의 장 대주와 휘하 10여 명의 맹원이 찾아온 것이다.
“오느라 고생했다. 장 대주님도 드시죠.”
이내 진소천은 손님들을 문주실로 안내한 뒤, 말문을 뗐다.
“장 대주님. 어떻게 됐습니까?”
“진 문주. 무림 청년단 창단이 최종 결정되었소. 또한, 문주께서 지정한 인원을 간부진으로 구성하겠단 윤허도 받았으니 문주님은 단주로서, 최선을 다해주시면 감사하겠소이다.”
장 대주의 말에 진소천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는 일전에, 무림맹으로 청룡단 간부진 구성과 추가 요청 사안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서신을 보낸 터다.
맹주 남궁학은 모든 요구를 수용했고, 덕분에 장 대주는 당씨 남매와 백강을 대동한 채, 소천문을 찾은 것이었다.
“형님! 형님 덕분에 저도 무림 청년단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저도요, 오라버니. 저흴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그때, 당씨 남매가 진소천을 향해 포권했다.
두 사람은 백강과 함께 진소천이 특별히 지정하여 청룡단의 단원이 됐기 때문이다.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다. 너희는 내가 간부진에 명단을 올리긴 했지만, 실질적으론 큰 권한은 안 줄 생각이니까. 다만, 옆에 두고 쓸만하게 키워줄 테니까 그리 알아라. 물론, 백강이는 연우와 함께 청룡단 핵심 간부로 쓸 생각이다. 한 놈은 화산파고 또 한 놈은 화산 속가 출신이니 매화 냄새 풍기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
일순…….
진소천의 썰렁한 농담에 분위기가 싸악- 가라앉았는데.
‘아…….’
진소천은 괜히 민망했는지 옆에 서 있던 일동의 머리통에 당랑 꿀밤을 박았다.
쿵-.
“악! 뭐요, 갑자기?”
그러자, 일동은 눈을 부라리며 진소천을 죽일 듯이 노려봤는데…….
“봤냐?”
진소천은 일동의 반항을 가차 없이 씹으며 백강 일행에게 말했다.
“우리 부문주 일동의 맷집이 이 정도다. 녀석도 청룡단 간부니 다들 통성명하고 앞으로 잘들 지내라.”
일동도 일동이지만…….
백강 일행은 황당해서 말문이 막혔다가, 이내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각자 포권했다.
“당문의 당소소라고 해요.”
“당문의 당일기입니다.”
“화산파의 백강입니다.”
이리되니…….
일동은 당장 진소천에게 쌍욕을 퍼붓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른 채, 함께 인사를 건넬 수밖에 없었다.
“바, 반갑소. 소천문의 부문주, 강일동이오.”
그제야 진소천의 얼굴에 흐뭇함이 번졌다.
“좋다. 앞으로 너희는 청룡단의 일원으로 견마지로를 다해라. 하나 약속하건대. 나는 철저한 성과주의적 관점으로만 너희를 판단하겠다. 말인즉슨, 누구든지 일만 잘하면 합당한 권한과 지위를 부여한단 뜻이다.”
그러자, 백강이 물었다.
“형님. 어떻게 해야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까? 제 말은…… 그러니까 형님이 말하는 일 잘하는 사람의 기준을 묻는 겁니다.”
“백강아.”
“네, 형님.”
“우리는 무림인이지?”
“네.”
“무림인한테 일 잘하는 기준이 따로 있냐?”
“네?”
“무림인은 싸움하는 사람이다. 고로, 일 잘하는 무림인이란 싸움 잘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아…….”
이윽고, 진소천은 백강에게 눈을 한번 찡긋거리고, 이내 장 대주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장 대주님.”
“말씀하시오, 진 문주.”
“하면, 제가 요청한 다른 부분도 승인이 됐습니까?”
“아……. 청룡단 출자금 말이오?”
“네.”
“그렇소. 다소 큰 금액이긴 하지만, 맹주님께서 특별히 지원하시겠다, 약속하셨소.”
“다행이군요.”
“한데……. 문주.”
“네?”
“맹주님께서 이 말을 전해달라 하시더이다.”
“무슨 말입니까?”
“돈 좀 그만 밝혀라!”
“???”
“라고 말이오.”
장 대주의 말에…….
“하하하!”
“오라버니가 돈을 좀 밝히시긴 하죠. 호호!”
“그러니까, 형님! 이제 돈 타령은 적당히 좀 하십쇼. 하하!”
진소천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박장대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