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39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2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39화
#139화
‘대체…… 이 자는 누구란 말인가?’
진소천의 말에 천마신교의 살수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우리 정체를 한눈에 파악했지?’
그것은…….
진소천이 자신들의 정체를 너무도 쉽게, 알아차린 데서 기인한 당혹스러움이었다.
‘본교의 내부 정보를 알지 않는 한 이럴 수 없거늘!’
살수들은…….
강백산을 추살하기 위해 광양산을 찾았다.
그 때문에 이미 강백산과 주변을 조사한 후였고, 배후가 밝혀지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진소천이 단번에 살수회란 세부 소속까지 밝혀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터였다.
“네놈이 진소천인가?”
순간, 복면인 하나가 엄중하게 물었다.
강백산, 동동이 형제, 연우는 긴장을 드러난 채, 출수를 준비했고 진소천은 여전히 여유롭게 말했다.
“말했잖아? 나는 강백산이라고.”
“…….”
“너희는 강백산을 죽이러 왔고, 우리는 모두 강백산이다. 말인즉슨 너희와 우리는 한쪽이 전멸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뜻이다.”
“어차피.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너희는 모두 죽는다.”
“그럴 자신은 있고?”
비릿한 조소와 함께 흘러나온 진소천의 물음에,
“전원, 처리한다.”
파파팟……!
복면인이 입술을 달싹였다.
이내 마교의 살수들이 광양산의 하늘을 새카맣게 물들였다.
* * *
예상컨대 복면인들은 마교 3급 살수로 보였다.
살수회 3급 정도면 사실 개인 실력을 감안했을 때 이동이나 삼동을 앞서지 못한다.
하나 문제는 그들의 머릿수에 있었고 50의 인원이라면 합격술을 펼칠 게 불 보듯 뻔했다.
아니나 다를까…….
파바바바밧!
살수들은 대번에 진형을 구축했고, 그를 본 나는 그 진형이 대천강곤마대진(大天罡困魔大陣)임을 알아차렸다.
[잘 들어라. 저들의 합격술은 까다로워서 어설프게 들이대다간, 칼침 맞기 딱 좋다. 니들은 뒤로 몸을 물리고 내가 진형 중심을 무너뜨리면 참전해라. 이건 명령이다. 이상.]
그 때문에…….
나는 동동이 형제, 연우, 백산을 향해 전음을 보내고, 곧장 허공으로 도약해 대천강곤마대진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문주님!]
[문주님!!]
[문주님…….]
[형님!]
순간, 당황하는 녀석들의 전음이 들렸다.
하나 다행히 그들은 내 명령대로 신형을 물렸고 나는 안심한 채 살수들과 격돌했다.
파아아아아앙!
나는 첫 출수부터 역 속성과 풍 속성의 힘을 일으켜 검기를 뽑은 후, 질풍검을 시전했다.
그러자, 돌풍을 동반한 중검이 합격진의 중심부를 갈랐는데, 살수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까아아아아앙-!
일순, 일곱 자루의 검이 내 검기를 받았고 전-후-좌-우 모든 곳에서 수십 개의 칼날이 수백 개의 잔상을 뿌리며 내게 쏘아졌다.
[절대 나서지 마라. 절대!]
나는…….
이 와중에도 동동이 형제, 연우, 백산을 향해 다시 한번 전음을 보냈다.
왜냐?
나는 일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때는 바야흐로…….
처음 동동이 형제와 오룡문 출신의 마적들을 털어먹을 때였다.
그때 나는 마적에게 둘러싸였었는데, 순간 동동이 형제가 대기하란 명령을 씹고 무지성 돌진을 감행했던 것.
그 탓에 나는 무리한 싸움을 벌여야 했고 며칠간 정양한다고 시간을 허비한 적 있었다.
하니, 이번에도 합격진에 둘러싸인 날 보고 혹여, 그들이 어설프게 나서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들었는데…….
[…….]
웬걸?
녀석들은 빈말이라도 ‘형님! 돕겠습니다!!’ 같은 말 한마디 없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게…….
‘후…….’
처음부터, 나설 생각이 없던 모양이었다.
‘다행이긴 한데…….’
은근히 섭섭하네?
하…….
* * *
‘어떻게…… 대체 어떻게!’
진소천을 둘러싼 채, 합격진을 펼치던 살수들은 불과 30여 합 만에 일이 잘못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자가 어찌 살수회의 합격진인 대천강곤마대진의 파훼법을 알고 있는 건가?’
그랬다.
살수들이 불운을 직감한 건, 자신들의 합격진이 진소천에게 조금도 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자는!!’
그제야…….
그들은 진소천이 천마신교에 첩자를 둔 정도가 아니라,
‘본교 출신의 인물인가?!!’
어쩌면 그가 과거, 천마신교에서 수련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떠올리게 되었다.
‘그게 아니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거늘!’
그도 그럴 것이…….
대천강곤마대진은 복잡한 규칙으로, 운용되는 합격진으로, 고수라도 단시간에 파훼법을 알아낼 수 없는 고도의 진법이었다.
한데…….
진소천은 싸움이 시작된 순간부터, 합격진의 중심축을 공략하더니, 검을 휘두르는 족족 진형을 무너뜨리는 공격을 펼치는 게 아닌가?
“크아아아악!”
그러자, 합격진은 촌각도 되지 않아 불안하게 삐걱거리기 시작했는데,
콰아아아아아앙-!
“크아아아악!”
동시에, 진소천은 뢰 속성과 풍 속성을 조합해 벼락같은 검강劍罡을 비처럼 쏟아부었고,
“크아아아아악!”
살수들은 연신, 비명을 지르며 하나둘씩 한 줌의 고혼이 되어나갔다.
“한심한 놈들 같으니라고……. 그래서 무슨 놈의 살수를 하냐, 살수를?”
반면…….
진소천은 50명을 상대하면서도 핀잔을 내뱉을 만큼 여유로웠다.
물론…….
만약 화경을 뚫기 전의 진소천이라면 이들을 이같이 쉽게 상대하긴 힘들었겠으나.
내력과 체력의 한계점이 높아진 지금에는 별다른 무리 없이 싸움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게다가,
‘이것들아! 내가 전생에 네놈들한테 대천강곤마대진을 가르치던 사람이다.’
진소천은 살수들의 대천강곤마대진을 너무도 잘 아는…… 대천강곤마대진 ‘전문가’였다.
언제, 어디를 어떻게 공략해야 진형이 무너질지.
또, 어떻게 어디로 피해야 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눈 감고도 행할 만큼 수도 없이 반복했으니 사실 싸움의 향방은 당초, 처음부터 정해진 수순이 아니었을까?
“합격진을 해제하고 백병전에 돌입한다!”
이쯤 되자, 대장 살수는 대천강곤마대진을 허무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그리 명령했다.
하나,
“합격진을 안 쓴다고 뭐가 바뀌겠냐?”
이미 검강에 흔적조차 남지 않고 잿더미가 된 살수만 무려, 10여 명…….
“자! 들어와라, 애들아.”
동시에 후방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동동이 형제, 석연우, 강백산 또한 쾌속하게 몸을 날려, 싸움에 참전하였다.
콰아아아아아앙-!
그 와중에도.
우레성을 머금은 진소천의 검강이 사정없이 살수들을 불태워갔다.
‘……대체!’
그 검격이 이어질 때마다…….
살수들은 대경실색을 금치 못했다.
‘대천강곤마대진의 파훼법을 꿰뚫고 있는 것도 모자라…… 대체 어디서 이런 극강의 고수가 나타났단 말인가!’
살수회는 광양산에 오르기 전부터 강백산과 진소천의 전력을 파악한 상태였다.
그 때문에 당초, 50명의 살수를 배정해 강백산을 죽이고 상황에 따라, 진소천도 함께 암살할 요량이었는데.
‘보고된 정보 너무 다르다……! 이자는…… 이자는 우리가 도저히 죽일 수 없는 존재다!’
겪어본 진소천의 무공은 감히 3급 살수 50명으론 결코, 감당할 수 없는…… 그야말로 ‘절대고수’란 판단이 섰다.
“네놈들이 감히 날 죽이겠다고?”
콰아아아아앙!
게다가…….
강한 것은 진소천 뿐만 아니었다.
어찌 됐든, 이 싸움은 강백산 때문에 벌어졌고 저들의 목적은 강백산의 죽음이니.
그는 누구보다 분기탱천하여 살수들을 상대했는데, 강철 권갑을 착용하고 펼쳐지는 강백산의 철권은 실로 무자비한 권기를 폭사시키며 살수들의 머리통을 수박 으깨듯 부숴나갔다.
콰아아아아앙!
“크아아아아악!”
또한, 이동과 삼동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영리한 싸움을 고수했다.
본래, 그들은 저돌적인 싸움에 능하지만…….
입산 수련을 통해, 효과적인 싸움 방식을 체득했고, 그 덕에 둘은 서로 등을 기댄 채 후방을 보호하는 한편 근거리의 적을 향해서만 적재적소의 공격을 퍼붓는 기지를 발휘했다.
‘새끼들……. 진짜 발전했네?’
그 모습에 진소천은 검강을 폭사하는 와중에도 흐뭇하게 웃음 지었다.
‘이 정도면 대충 약속은 지킨 셈인가?’
진소천은…….
소천문을 개파하기 전부터, 동동이 형제를 제대로 된 무인으로 만들어주겠다며 공언했었다.
‘이젠…… 진짜 세졌으니까.’
그리고 그는 비로소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어딜!”
콰아아아아앙!
“감히 우리 동네 뒷산에서 누구를 죽여? 미친 새끼들 같으니라고!!”
콰아아아아아앙-!
이동과 삼동의 둔탁한 박도가 복면인들의 전신을 분쇄하듯 부러뜨렸다.
* * *
쐐애애애애액-!
“……헛!”
쿠아아아아앙!
“크으으으윽!”
광양산에 흩날리는 자색 검기(劍氣)는…….
파바바바바바……!
어느새 스물네 송이 매화가 되어 복면인들의 흉부에 처박혔고,
“크아아아아아악!”
삽시간에 복면인들의 신형은 벼락 맞은 고목처럼 철푸덕- 힘없이 고꾸라졌다.
“오늘 죽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네놈들이다!”
굳건한 의지가 담긴 눈으로 매화검을 펼친 석연우의 음성이 무겁게 흘러나왔다.
또한,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쳐들어온 왔냐? 이 상놈의 새끼들아?!”
동시에, 강일동도 노호성을 터뜨리며 무지막지한 권격을 펼쳤는데, 그 솥뚜껑 같은 주먹에 처맞은 복면인들은 얼굴이 함몰되어 처참한 몰골이 된 채 피떡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자……. 이제 슬슬, 정리하자. 다들 우선 공격 중지.”
그렇게, 한 식경 정도 흘렀을 때…….
도합 50에 달했던 살수 중 40 이상이 죽거나 재기 불능 상태가 되었고, 남은 10여 명도 출혈이 심하고 사지 중 몇 군데가 부러져 반항조차 의미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일동이랑 백산이는 남은 놈들 혈도를 찍어 혀 깨물고 자결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뒤 묶어서 포박해라. 단전도 같이 폐하고. 연우랑 이동, 삼동이는 죽은 놈들 시체를 한데 모아라.”
승패가 선명해진 시점에, 진소천이 살육을 멈추고 명령하자, 동동이 형제, 석연우, 강백산은 곧장 행동에 착수했다.
“이…… 이것 놓지 못하겠느냐!”
“끄…… 끄응!”
“이…… 이!”
하나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살수들은 발악을 멈추지 않았다.
물론 그래 봤자 점혈을 당하고 내력을 잃은 지금, 그들은 자결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렸지만.
“형님! 대충 수습이 끝났습니다. 한데, 이자들을…… 살려두신 건 혹시 마교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입니까?”
그때, 석연우가 포박된 복면인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진소천을 향해 물었다.
진소천은 혀를 끌끌 차며 고갤 저었다.
“쯧쯧……. 연우야.”
“네?”
“너는 마교의 살수들이 X으로 보이냐?”
“네?”
“저놈들이 어떤 놈들이냐면…… 불쏘시개로 눈알을 지져도 발설 같은 거 안 할 독종 중의 독종이다. 애당초 놈들을 살려두고 고문을 한다 해서 얻을 정보는 없다는 말이다. 저런 3급 살수들이 중요한 내부 정보를 알 리도 없고.”
“아……. 하면 왜 저들을 살려두시는 건데요?”
“기억나냐?”
“뭐가요?”
“소천문의 공식 1호. 살아 있는 목각인형, 노호영.”
“당연히 기억하죠.”
“그때 노호영이를 후려 패면서 문도들의 무공이 얼마나 늘었는지도 기억하겠네?”
“아…… 네?”
“저놈들은 열 명이니까. 그런 목인장이 앞으로 열 개 생기는 셈이다.”
“네?”
“하면 수련 효과도 10배가 되겠지.”
“그럼…… 설마 저들을 노호영처럼 수련용 목각인형으로 만들 거예요?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고작 그런 이유로 저들을 살려두는 거라고요?”
“정확하다, 연우야.”
“맙소사…….”
순간, 석연우와 동동이 형제는 할 말을 잃었고 ‘살아 있는 목인장’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강백산은 고갤 갸우뚱했다.
“살수 새끼들아.”
“…….”
“소천문에 온걸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