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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36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28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36화

#136화

 

 

 

 

 

무림맹.

 

청해, 하남 분타-.

 

“분타주 있는가?”

 

청해성 하남에 위치한 무림맹 분타를 찾은 사내는 불과 20대 청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용모를 지녔다.

 

하나, 대뜸 내뱉는 하대와 음성에 실린 느낌을 감안했을 때, 반로환동한 노고수거나 무림에서의 배분이 높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던 터에…….

 

대문을 지키던 문지기는 존대하며 물었다.

 

“귀하는 누구십니까?”

 

그러자,

 

“나는 천마신교의 교주일세.”

 

청년의 입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뭣이오?”

 

하나 문지기는 청년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니.

 

문지기가 아니라, 누구라 해도 어찌 이런 황당한 말을 믿겠나.

 

“귀가 어둡나? 나는 천마신교의 교주, 위지혼일세. 지나던 길에 잠깐 볼 수 있을까 해서 찾았거늘……. 문제 있나?”

 

그제야…….

 

‘그냥 정신이 나간 놈이었군.’

 

문지기는 눈앞의 청년이 미친놈임을 확신했다.

 

“이봐. 머리가 돈 거 같은데. 무림인 놀이가 하고 싶으면 자그마한 동네 무관으로 가라. 여긴 무림맹이고, 너 같은 정신병자 받아주는 곳이 아니니까.”

 

사실…….

 

문지기가 강경하게 나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젊은 청년이 천마신교 교주라고 하는 것도 우스운데, 수하 하나 대동하지 않고 무림맹 분타에 찾아올 일이 뭐가 있겠는가.

 

분명 정신병자가 틀림없었다.

 

그러나, 문지기의 거친 언사에 청년은 나직이 웃기만 했다.

 

“후후……. 정신병자라.”

 

“뭐?”

 

“그래. 어쩌면 나는 정신병에 걸려 있을지도 모르네.”

 

“미친놈……. 봐주는 건 여기까지야. 어서 물러가.”

 

“정녕 분타주를 만날 수 없나?”

 

“마지막 경고다. 꺼지라고 했다?”

 

“할 수 없군…….”

 

순간…….

 

툭-.

 

청년이 문지기의 어깨에 슬쩍 손을 올렸다.

 

올렸는데…….

 

싸아아아악-!

 

동시에 청년의 손에서 시커먼 연기가 흘러나오더니, 문지기의 전신을 삽시간에 옭아매기 시작했다.

 

이윽고…….

 

“어…… 어?!”

 

문지기가 의문을 토하는 순간,

 

촤라라라락-!

 

괴성과 함께 그의 몸은 알맹이 사라진 껍데기처럼, 가죽만 덩그러니 남고 말았다.

 

한 방울의 유혈도 없이…….

 

3년 넘게 무림맹의 맹원으로 근무했던 문지기는 유명을 달리했다.

 

 

 

 

 

* * *

 

 

 

 

 

흡성대법(吸星大法)은 마도(魔道)를 대표하는 마공 중 하나며 오늘날 천마신교의 상징이 된 무공이다.

 

물론…….

 

마교인이라 해서 누구나 흡성대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를 펼치기 위해선 상대의 심-기-체를 흡수하고 소화할 육체를 지녀야 하며, 익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또한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흡성대법이 담고 있는 오의가 지독히도 까다로웠는데 그 때문에 흡성대법은 마교 내 최상위 간부만이 체득하는 절대 신공으로 분류되었다.

 

“…….”

 

흡성대법에 당한 문지기의 시신을 오른손에 쥔 채 위지혼이 분타 내부로 들어섰다.

 

그를 목도한 분타주 사공진은 몸이 얼어붙는 공포에 직면했지만…….

 

‘정신 차려야 한다!’

 

300명에 달하는 맹원을 이끄는 분타주로서,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물었다.

 

“마교 사람이오?”

 

그러자, 위지혼은 조소를 머금고 대답하였다.

 

“마교라……. 나는 천마신교의 교주, 위지혼일세.”

 

일순, 사공진의 머릿속은 하얗게 셌다.

 

대체…….

 

마교주가 대관절 수하 하나 대동하지 않은 채, 무엇 때문에 무림맹의 분타를 찾은 것인가?

 

다 떠나서…….

 

‘왜 하필!!’

 

왜 하필이면 상대가 당대 천마란 말인가!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야…….’

 

하나 사공진은 이내 잡념을 비웠다.

 

일단은 눈앞의 포식자를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들어오시겠습니까?”

 

“그러지.”

 

 

 

 

 

* * *

 

 

 

 

 

“교주님. 어인 일로 본 분타를 찾아주셨습니까?”

 

위지혼을 분타주 실로 들인 후, 차를 건넨 사공진이 공손한 어투로 조심스레 물었다.

 

응당 현 강호의 정국을 감안했을 때 숙적인 마교주를 향해 공손한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지만.

 

지금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만약 눈앞의 사내가 진짜 당대 천마라면…….

 

행실에 따라 자신을 포함한 하남 분타의 맹원 전부가 개죽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냥……. 정처 없이 유랑하는 중에, 무림맹 깃발이 보이길래 들렀네.”

 

하나 어쩐지 위지혼의 음성에선 별다른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교주님. 저희로서는 현재 상황이 당혹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교주님 같은 분이 어찌 저희 같은 작은 분타를 그것도 홀로 찾아주신 것인지……. 혹시 요구하실 게 있으신지요?”

 

“말하지 않았나? 나는 그냥 정처 없이 유랑 중이라고. 그러던 중 우연히 들렀을 뿐인데, 자네 부하가 다소 무례하더군. 그를 죽인 건 미안하게 생각하네.”

 

‘대체…….’

 

순간, 사공진의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당최 마교주가 이토록 부드럽게 나오는 연유를 알기 힘들었던 까닭이다.

 

하나 그런 의문은 금세, 깡그리 지워졌다.

 

“하나……. 나는 오늘 자네가 하기에 따라 더 미안한 짓을 할 수도 있네. 물론, 협조적이라면 조용히 떠나줄 수도 있지.”

 

“교, 교주님…….”

 

“사실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발길 닿는 대로 다니다 보니, 이곳에 왔군. 기왕 왔으니 내 용무는 해결하고 가야 하지 않겠나? 하니, 이해하게.”

 

“……!”

 

“이곳 분타가 가지고 있는 무림맹의 ‘기밀문서’를 주게. 그것만 확인 후, 조용히 돌아가겠네.”

 

“그, 그것은…….”

 

“분타주. 잘 생각하게. 자네가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내 마음에 따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지. 하나, 쓸데없는 공명심으로 날 막는다면? 의미 없는 부나방의 날갯짓이 되는 걸세.”

 

“…….”

 

“나는 사람을 죽이는 데 있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인간일세.”

 

사공진은 결정해야 했다.

 

위지혼에게 문서를 넘기고 자신과 맹원들의 목숨을 건지거나.

 

아니면 맞서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하거나.

 

죽느냐 사느냐, 생사의 기로에서…….

 

“교주.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는 무인의 길을 걷기로 했다.

 

 

 

 

 

* * *

 

 

 

 

 

내가 입산 수련 장소로 선택한 곳은 광양산 중턱에 위치한 공동이었다.

 

공동은 폭포수를 끼고 있는 데다, 주변은 기암괴석에 거목으로 둘러싸였는데, 공동 밖으로 볕도 잘 들어 양기를 받으며 심법을 수련하기도 적절한 장소였다.

 

그렇게 나는 동동이 형제, 연우, 백산이를 대동한 채 수련터에 도착했다.

 

이후 첫 수련으로 연우와 동동이 형제를 앉혀 두고 분근착골을 시행했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녀석들은 촌각도 되지 않아 비명을 질렀다.

 

꽈드드드드득-!

 

“으아아아아악!”

 

“무, 문주님! 이게 지금 뭐 하는 거…… 아아아악!”

 

“무, 문주님! 아니, 형님! 그만 하십시오오오옷!”

 

“형니이이이임! 저, 죽습니다아아! 아아아악!”

 

나는 고통에 절규하는 녀석들을 보며 외려 웃었다.

 

그것은 놈들의 인내심이 너무 대단했기 때문인데, 사실 내 분근착골은 시행하기 무섭게, 사람의 의식을 꺼뜨리고도 남을 정도로 고통의 골이 깊은 것이다.

 

하나, 연우와 동동이 형제는 분근착골을 당하고도 기절하지 않았다.

 

그것은 녀석들의 육체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음을 방증하는 것인데, 비명을 지르고 죽는 소릴 내는 중에도 놈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진짜 많이 컸네.’

 

뭐랄까…….

 

새삼, 강한 성취감이 샘솟는 순간이다.

 

단언컨대, 콧대 높은 강호의 후기지수들도 내 분근착골을 당하면 단번에 의식을 잃거나 도망을 칠 텐데.

 

녀석들은 그간 강철의 인내력을 배양했고, 또 고통에 있어 ‘전문가’가 돼버린 모양인지 분근착골을 잘도 참아냈다.

 

“수고했다. 이제 매일 아침 이렇게 분근착골을 시작으로 정오엔 격타, 낮에는 안마도인술을 시행하고, 석식 전 추궁과혈을 통해 기혈을 다스릴 거다. 이후 밤이 되면 싸움을 시작한다. 싸움 방식은 너희 다섯이 한편이 되어 날 죽이는 데 초점을 맞추되, 나 역시 너흴 죽일 각오로 공격할 테니 최대한 살아남아.”

 

나는 녀석들에게 입산 수련 과정을 설명한 뒤, 곧장 다음 과정에 진입했다.

 

파파파파파팍-!

 

“아아아악! 혀, 형님! 이건 구타보다 더하잖습니까? 그냥 죽일 생각입니까?”

 

다음 수련은 격타였다.

 

격타는 내가 녀석들을 일방적으로 때리는 수련인데 이를 통해 그들의 기혈을 막는 불순물을 물리적으로 때려 부술 요량이었다.

 

그리고…….

 

격타의 고통은 분근착골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인…… 흡사 지옥의 형벌이라 할 만했다.

 

파파파파파파파팍-!

 

“아아아악!”

 

“이런 시X! 이게 무슨 수련이야!”

 

“정말 죽일 생각인 거요?!”

 

“형님! 너무한 거 아닙니까, 진짜! 아아악!”

 

하나 큰 고통은 큰 성장을 도모하기 마련.

 

현재, 내 격타는 지금껏 반사신경의 증대를 위해 펼쳤던 ‘구타’ 수련과 차원이 다른 고난도 수법이기에 이를 통해 녀석들이 임독양맥의 타통을 이룰 거라 믿었다.

 

“힘들어도 참아라, 이것들아. 격타는 구타 수련과 비교가 안 되는 고등 타법이다. 말인즉슨,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어려운 기술이란 뜻이다. 일단 너희 체내에 흐르는 기의 움직임을 모두 감지하고 그 흐름을 막는 불순물에 정확한 타법을 펼쳐야 하니,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천하를 뒤져도 몇 명 안 돼. 그런 점에서 너희는 참 운이 좋다.”

 

물론…….

 

분근착골과 격타를 거치니 동동이 형제와 연우는 초주검 상태가 되었다.

 

나는…….

 

오늘을 위해 그간 동벽 선생에게 배운 안마도인술도 시행했다.

 

안마도인술은 대상의 몸을 만지고 주무르는 의술의 일종인데 뼈와 근육 등 신체 조직을 회복시키는 신묘한 효능이 깃들었다.

 

더불어, 입산 전에 준비했던 갖가지 약초로 약수藥水를 달여, 녀석들을 안에 집어넣고 내-외상의 치료를 돕는 한편, 추궁과혈로 진기의 통로를 뚫고 또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도왔다.

 

“나는 오늘 종일 너희의 수련을 돕기만 했다. 이제 니들이 날 도울 차례다.”

 

이윽고…….

 

수련터에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을 때.

 

나는 녀석들에게 각자 병장기를 지급한 뒤 안대를 착용했다.

 

“지금부터 나는 심등을 통해서 너희를 보겠다. 다시 말하지만 죽을 각오로 덤벼야 하고 또, 나를 반드시 죽인다는 생각으로 전투에 임해라.”

 

“무, 문주님…….”

 

“진짜 죽인다 생각하고 덤벼요?”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문주님이 외려 우릴 죽일 거 같은데…….”

 

“형님. 아무리 그래도 수련인데 어떻게 진짜 살심을 담아요? 그만큼 진지하게 하란 소리죠? 그런 거죠?”

 

하나, 녀석들은 아직 맥을 못 짚는 모양이었다.

 

그 때문에 나는 처음으로 녀석들을 향해 살기殺氣를 한껏 분출했다.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그런 각오 없이 임독양맥을 타통 시킬 생각이었던 거냐?”

 

그러자…….

 

동동이 형제와 연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마 지금쯤 녀석들은 내 살기에 당혹스러울 것이고, 또 숨조차 쉬기 힘든 압박감을 느끼겠지?

 

그때,

 

“일동, 이동, 삼동아. 그리고 연우야…….”

 

종일 잠자코 있던 백산이가 입을 열었다.

 

“지금 저 인간은 진심이다.”

 

“백산 형님…….”

 

“형님…….”

 

“백산 형님.”

 

“형님…….”

 

“우리도 진심을 저 인간한테 보이자.”

 

“…….”

 

“세상에 제 놈만 잘난 게 아니라는 걸.”

 

나는…….

 

백산이의 패기로운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킥킥거리다 나직이 말했다.

 

“남만 촌놈 주제에, 멋있는 척하기는.”

 

그러자 백산이도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지는……. 자기도 장안 촌놈 주제에.”

 

“뭐?”

 

“이하동문이란 소리요.”

 

아…….

 

그거 내가 자주 하는 대산데…….

 

이 새끼고, 저 새끼고 간에.

 

아무튼, 많이 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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