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교대장 134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28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34화
#134화
천마신교, 본산-.
‘교주님은…… 무신武神이 되었구나! 무신이 아니면 무엇으로 형용할 수 있단 말인가!!’
폐관 수련을 끝내고 본산으로 복귀한 교주, 위지혼을 바라보며…….
비응각주이자, 신교의 군사를 역임 중인 방태산은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이젠…… 천하의 누구도 교주님의 적수가 되지 못하리라!’
방태산의 눈에 비친 위지혼의 모습은 진정 그러했다.
설령…….
‘검황 독고황이라 해도……!’
그것이 백도무림 최고수인 검황 독고황이라 할지라도.
결코, 무신으로 거듭난 위지혼의 상대는 될 수 없단 판단이 들었다.
‘…….’
또한, 방태산은…….
언제나 위지혼을 두려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위지혼은 ‘피의 군주’란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사내였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교주가 되어 정적들을 제거하고 우뚝 서기까지.
그는 두 손에 수많은 피를 묻혀왔다.
그 냉혹함과 잔혹함을 두말해 뭐할까.
그 때문에 방태산은 무거운 심정으로 그를 향해 한 장의 보고서를 내밀었다.
“교주님께서 폐관하시던 동안 일어난 강호의 전반적인 동향입니다.”
위지혼은 아무 말 없이 방태산의 보고서를 받아들고 한동안 심유한 눈으로 그를 살폈다.
이윽고…….
슥-.
위지혼은 입꼬리를 슬며시 말아 올렸는데, 그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음침하고 비릿했다.
“군사.”
“네, 교주님.”
“무림맹과 사도맹의 무림 대회를 어찌 이런 식으로 망치려 한 거요?”
“그것은…… 저의 판단 착오였습니다.”
“일이 수포로 돌아간 것을 탓하는 게 아니오. 다만, 천마신교의 공작치고는 그 방법이 너무도 졸렬하고 조악했음을 말하는 것이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교주님.”
순간, 방태산은 가슴에 무거운 돌덩어리가 내려앉은 듯한 중압감을 받았다.
물론, 교주 위지혼은 시종일관 평범한 어투와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조금도 감정이 읽히지 않는 교주의 그런 면모 때문에 방태산은 더욱 모골이 송연해졌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소.”
“교주님…….”
“하나 앞으로는 어떠한 작전을 세우든 간에. 그것이 본교의 기치에 걸맞은 것이었으면 하오.”
“존명!”
“또한, 해사파가 무림맹 측에 덜미를 잡힌 이상……. 본교에 협조하던 많은 문파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될 것이오.”
“그러하옵니다.”
“방책은 세웠소?”
“우선……. 저는 본교가 먼저 그들을 포용하고 나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교주님의 말씀대로, 무림맹은 해사파를 시작으로 향후, 대대적으로 간자들을 색출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본교에 협조 중인 문파와 간자들이 제거당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방태산의 말에 위지혼이 고갤 끄덕였다.
“나 역시 군사의 생각과 같소. 만약 우리가 그들 전부를 토사구팽한다면 앞으로 누가 신교 측에 붙으려 하겠소?”
“하면……?”
“군사는 본교에 협력하는 자들을 거두고 그들에게 권한과 힘을 부여하시오. 어떤 형태의 지원도 좋소.”
“존명! 교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한데…… 보고서를 보니 상당히 흥미가 가는 부분이 있구려.”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요?”
“진소천.”
위지혼의 입에서 진소천이 거론되는 순간, 방태산 역시 공감이 갔는지 수긍하며 입을 열었다.
“교주님. 확실히 그자는 의외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 어떤 통로를 통해서도 그자의 출신 성분이나 배경은 알아내지 못했으니…… 이는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아니오. 무릇, 강호에는 언제고 신비의 인물이 등장하는 법이지. 어찌 군사를 탓할 수 있겠소? 다만 그의 이력을 보니 참 재밌는 인간 같다는 생각이 들었소.”
“교주님……. 마음에 걸리신다면…… 무림맹과의 전면전을 감안하고라도, 속하가 그자를 없애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소.”
“교주님…….”
“물론, 그자가 본교의 방해물이 된다면 언제든 죽여없앨 수 있겠으나. 그것은 적절한 시일이 왔을 때 해야 할 일. 진소천에 관한 처우는 내게 맡기도록 하시오.”
그러자, 방태산이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교, 교주님께서 직접 말이십니까?”
“그렇소. 당장, 그자를 직접 만나겠다는 것은 아니오. 다만, 앞으로 나는 마도천하라는 본교의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거요. 지금까진 군사에게 모든 일을 위임한 채 방관했으나……. 이젠 내가 움직일 생각이란 뜻이오.”
“교주님…….”
“방 군사.”
“네.”
“그거 아시오? 나는 이번 폐관 수련을 통해, 인간을 버리게 되었다오.”
“저 같은 미천한 인간이 어찌 당대 천마의 고매한 경지를 추측이나 할 수 있겠나이까?”
“한데 인간을 버리고 나니…… 외려 인간이고 싶더군.”
위지혼의 아리송한 말이 이어지자 방태산은 적당한 대답을 떠올리지 못해 그저 묵묵히 듣기만 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오. 내가 인간이었을 때……. 나는 인간사에 환멸을 느껴 인간처럼 살고 싶지 않았거늘. 인간을 모두 버리고 무공의 근간을 완성한 지금에 와서는 외려 인간사에 섞여들고 싶고, 또 나 역시 인간이고 싶으니. 이 얼마나 희한하고 우스운 일이오?”
“교주님…….”
“군사…….”
“네.”
“나는 일평생 십만대산의 아비로서 고독하게 살았소.”
“교주님…….”
“그러다 보니, 좀 답답하더군.”
“…….”
“그 때문에. 나는 이제 유랑을 할 생각이오.”
“교주님…….”
“이 유랑이 끝날 즈음엔…….”
“…….”
“온 천하에 마도의 물결이 흐르게 될 것이오.”
위지혼의 한 마디가 방태산의 가슴을 두방망이질 치게 하는 순간이었다.
* * *
소천문-.
“오 대협. 어떻소? 물건은 확실하오?”
진소천이 의뢰를 마치고 돌아왔단 소식을 들은 오원중은 부리나케 소천문으로 달려왔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시기였다.
그 때문에 오원중은 소식을 듣는 순간 기함했으나, 진소천에 대한 신뢰가 깊었기에 부푼 가슴을 안고 소천문을 찾은 것이다.
이윽고…….
진소천이 내민 ‘만세태극과’를 본 오원중의 두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지, 진 문주님! 이것은 확실한 만세태극과입니다!!”
그러자 진소천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물건이 확실하다니 다행이오. 하면, 태화방의 의뢰는 이것으로 끝이 난 거요.”
“그렇습니다, 진 문주님. 그리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하!”
오원중이 기쁜 마음을 담아 대소를 터뜨렸다.
그를 보는 진소천의 마음도 덩달아 밝아졌고, 또 한결 가벼워졌다.
“힘든 의뢰였소. 만귀곡이 괜히 강호의 금역으로 알려진 곳이 아니었단 말이오. 나도 이번엔 정말 죽을 뻔했소.”
“문주님…….”
“아마 내가 아니었으면 누구도 이 의뢰를 해내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후 진소천은 화경에 오른 것과 영물의 내단이나 영약을 취한 것은 쏙 빼고,
전반적으로 위험했던 일들만을 부풀려 이야기하는 치밀함을 선보였다.
물론, 진소천의 의중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오원중이었지만.
“하하하. 진 문주님. 말인즉슨, 그토록 힘들었으니 확실하게 계산하자는 게 아니신지요?”
그 때문에 오원중은 허허롭게 웃으며 말했다.
본래 진소천이 돈을 밝힘을 인지한 상태고, 또 그에 대한 부분은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음에 솔직한 감정을 내비친 것이었다.
“정확하오, 오 대협.”
역시…….
진소천은 오원중의 예상을 빗겨나지 않으며 진솔하게 대답했다.
“물론, 내가 생색을 내려는 건 아니오. 나는 고객의 의뢰를 수행했을 뿐이고 그건 내 할 일이니까.”
“문주님…….”
“다만, 계산은 깔끔한 게 좋지 않겠소?”
“물론입니다.”
“그러니까, 식사나 한 끼하고 곧장 정산 시작합시다.”
“하하하! 역시 진 문주님은 화통하십니다. 알겠습니다. 그리하지요. 저도 그편이 편합니다!!”
비록 어이가 없긴 했지만.
오원중은 이번 계기로 또 한 번 진소천을 신뢰하게 되었다.
‘못 말리는 사람임은 틀림없지만…… 일 잘하는 걸로 따지면 이만한 사람도 없을 거야.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앞으로 대형 의뢰는 모두 소천문에 맡겨야겠다며 다짐하는 오원중이었다.
* * *
“일동아. 건축업자들 섭외는 어떻게 됐냐?”
오원중에게 잔금을 지급받고 천년연실과 태양화리 내단까지 처분하여 현금화 작업을 마친 진소천…….
그는 이내 소천문의 새로운 편제 개편과 별관 건설을 위해 명령을 하달할 목적으로 간부들을 소집한 터였다.
“문주님. 그러잖아도 백방으로 알아보는 중입니다. 장안의 인력만으로 짧은 시일에 공사를 끝낼 수 없어 동천까지 수소문 중이죠.”
“좋다. 안 되면 석가장 쪽에도 한 번 알아봐. 별관은 최대한 번듯하고 야무지게 지어야 한다. 문도도 많이 뽑고 일꾼도 늘릴 거니까 지금 소천문 규모로는 생활하기 불편해.”
“네.”
“또 하나. 약방도 크게 만들어라. 향후 동벽 선생이 영단 제조에 집중하기 위해선 좋은 환경이 필요한 법이다. 우리가 알아서 도와야지.”
“네, 문주님.”
“이동아. 너는 시킨 거 어떻게 됐냐?”
“문주님. 진작, 북해로 가는 상단에 의뢰를 넣었습니다. 돈이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 꼭 상질의 한빙옥을 공수해달라고요. 한데 그 비싼 한빙옥은 어디 쓰시게요?”
이동의 물음에 진소천은 슬쩍 웃으며 답했다.
“소윤이 침대 만들어 주게.”
“네?!”
“왜?”
“아니…… 그러니까. 고작 그런 이유로 한빙옥을 공수해 올 거라고요?”
“고작이 아니다. 이건 내 오랜 꿈이야.”
“후……. 됐수. 말하면 입만 아프니.”
“잘 아네.”
“…….”
“그리고 삼동이 너는 이 서찰을 전서응에 실어 무림맹으로 전해라.”
일순, 진소천이 삼동에게 서찰을 불쑥 내밀자 궁금했던 삼동이 물었다.
“이건 뭡니까 문주님?”
“무림 청년단에 관한 거.”
“무림 청년단?”
“그래. 며칠 안으로 니들한테 무림 청년단에 관한 전반을 공표할 생각이니 궁금한 건 그때 듣도록.”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강백산.”
그때.
진소천의 시선이 강백산을 향했고 강백산은 검지로 자신을 가리키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했다.
“나요?”
“그래. 강백산. 강백산이가 너 말고 또 누가 있냐.”
“……왜 그러오?”
“백산이 너는 나랑 며칠만 고생하자.”
“그게 뭔 소리요?”
“입산 수련이다.”
그 말에, 강백산 뿐만 아닌 동동이 형제도 놀라운 기색을 내비쳤다.
“입산 수련이라니. 갑자기 뭔 소리요? 그러잖아도 매일 광양산에 올라가 수련하잖소?”
“그거는 그냥 수련인 거고. 너랑 내가 할 입산 수련은 무지성 생사 결투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검을 써도 좋고, 권갑을 써도 좋고. 심지어 암기나 독을 써도 좋다.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날 죽여 봐.”
“당최 이해가 안 되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
“닥치고.”
순간, 진소천이 강백산의 말허리를 자르고 대뜸 물었다.
“너 지금쯤 대충 눈치채지 않았냐?”
“뭘…… 말이오?”
“감숙에 다녀온 내가 예전보다 훨씬 더 세졌다는 거.”
“…….”
“지금의 나는 평범한 수련으로 체득할 수 있는 게 없다. 말인즉슨, 큰 자극이 있어야 쥐꼬리만큼이라도 무공을 늘릴 수 있단 뜻이다.”
“…….”
“현재 소천문에서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동벽 선생을 제외하고 백산이 네가 유일하다. 그러니 어쩌겠냐? 내 상대가 되어줘야지.”
“대체 내가 왜…….”
“각오해라, 강백산.”
“???”
“나는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을 연습처럼 여기는 사람이고…….”
“…….”
“지금 내 주먹은 예전이랑 차원이 다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