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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마교대장 178화

무료소설 아빠는 마교대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4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아빠는 마교대장 178화

#178화

 

 

 

 

 

천마신교 본산-.

 

“돌아오셨습니까, 교주님!”

 

“교주님!”

 

“교주님을 뵙습니다!”

 

원종산 사원에서 주영천에 이어 검황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하고 돌아온 교주 위지혼…….

 

그를 알현하는 방태산과 흑마왕 백마왕의 시선에 경외감이 서렸다.

 

‘교주님은……!’

 

‘실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구나……!’

 

‘교주야말로 당대의 천하제일을 넘어, 고금제일의 무림 지존일 것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위지혼은 인간 세상에 강림한 무신(武神)과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유랑하며 자릴 비운 교주의 발자취가 듣고도 믿기 힘든 기행이 아닐 수 없었던 데다, 현재 위지혼의 일신에서 눈곱만큼의 기운도 감지되지 않는 그야말로 완벽한 반박귀진(返朴歸眞)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던 까닭이었다.

 

“오랜만이오. 하나 모처럼 만난 그대들에게 나는 아쉬운 소릴 하게 되었소.”

 

하나…….

 

방태산, 흑마왕, 백마왕을 대하는 위지혼의 태도는 무척이나 싸늘하고 냉담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오늘 믿기 힘든 여러 일을 접해 들었소. 적마왕이 생포되었다지?”

 

위지혼의 물음에 방태산, 흑마왕, 백마왕은 긴장한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침묵했다.

 

그러자 추궁이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사천 구룡산 제단에서 적마왕이 생포될 때, 원로원의 철응 선생도 죽었다더군. 또한, 임무에 투입된 살수회의 대장도 사망했고?”

 

“교주님…….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거듭되는 위지혼의 물음에 방태산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지혼은 노기를 감출 수 없었는지, 눈을 게슴츠레 뜨며 엄중히 말했다.

 

“게다가 그대들은 실책을 수습하기 위해 원로원의 음양쌍마를 추가로 투입했소. 한데 지금 음양쌍마는 어찌 되었소?”

 

“교주님…….”

 

“당최 이해되지 않는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소만?”

 

그때…….

 

음양쌍마를 소천문으로 보낸 장본인인 백마왕이 방태산과 마찬가지로 무릎 꿇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교 교주님……. 그 일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입니다. 저는…… 음양쌍마가 능히 임무를 완수할 거라 판단했으나…… 무슨 연유인지 며칠 전 한 장의 서찰을 보내 돌연 탈교하겠다 선언한 상황입니다. 하나 제가 어떻게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어떻게 책임지겠단 거요?”

 

“윤허해 주신다면 흑마왕과 소천문으로 가겠습니다. 모든 사건의 핵심에 소천문의 문주가 개입되어 있으니, 그와 소천문을 제거함과 동시에 음양쌍마도 제거하여……”

 

“아니 될 말이오.”

 

위지혼이 백마왕의 말허리를 잘랐다.

 

“교, 교주님…….”

 

“나는 검황과 약조했소. 따라서 앞으로 무분별한 살생을 지양할 생각이오. 단……. 정당한 대결을 전제로 한다면 말리진 않겠소.”

 

“하면……?”

 

“그대는 음양쌍마에게 정식으로 도전하시오. 이후 소천문 문주 역시 암살이 아닌, 대결의 형식으로 죽여야 하오. 말인즉슨 앞으로는 반드시 힘의 논리를 앞세운…… 무림인답고 본교다운 방법을 사용하란 뜻이오.”

 

위지혼의 말에 백마왕이 주먹을 불끈- 말아 쥐었다.

 

비록 음양쌍마를 이용하려다 낭패를 겪게 되었지만…….

 

그도 한 사람의 무인으로서 ‘힘의 논리’를 앞세운 대결이라면 외려 원하던 바였기 때문이다.

 

“존명!”

 

“음……. 그나저나 소천문 문주에게 관심이 가는군. 대체 어떤 자길래 적마왕을 생포하고 살수회 대장을 죽인 것도 모자라, 그를 죽이기 위해 파견된 음양쌍마가 돌연 탈퇴를 선언한 것이란 말인가?”

 

위지혼은 실로 그 점이 궁금했다.

 

하나 방태산도 백마왕도 흑마왕도…….

 

진소천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순간 위지혼이 피식- 조소를 머금고 말을 이었다.

 

“후훗……. 아무래도 내 직접 그자의 얼굴을 한 번쯤 보아야겠군.”

 

그러자 방태산이 놀라며 물었다.

 

“교주님께서 직접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물론 그렇다고 내가 그자를 단죄하려는 건 아니오. 다만 그가 어떤 인간인지 궁금해졌을 뿐.”

 

“…… 하면?”

 

“장안에 다녀올 생각이오.”

 

 

 

 

 

* * *

 

 

 

 

 

“소천 형님……. 정말 흑마왕에게 도전할 겁니까?”

 

무당파에서의 마지막 날, 늦은 밤.

 

할 말이 있다며 거처로 찾아온 일동이가 자못 진지한 표정과 어투로 내게 물었다.

 

“당연하지.”

 

“문주님…….”

 

“갑자기 왜?”

 

“큰형님!”

 

“아니, 글쎄 왜 그러냐고?”

 

나는 황당한 눈으로 일동이를 바라보았다.

 

이내 녀석은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형님. 솔직히 말하겠소.”

 

“그래. 할 말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해.”

 

“지금껏 형님을 모시면서 말도 안 되는 일을 수없이 겪었지만……. 최근에는 살이 떨릴 정도라 고민이 많소.”

 

나는 대번에 녀석의 의중을 파악했다.

 

그러니까…….

 

현재 일동이는 하루아침에 강호의 중심이 되어가는 나와 소천문을 두고 고심이 많을 터였고, 또 혼란스러울 것이었다.

 

“왜? 갑자기 겁이라도 나냐?”

 

내 물음에 일동이 고갤 끄덕였다.

 

“그렇소. 겁이 나오.”

 

“어떤 점에서?”

 

“생각해보시오. 나도 그렇고 이동이나 삼동이도 그렇고……. 우리가 형님을 모시기로 한 건 무공 좀 배워서 못된 놈들 벗겨 먹고 호의호식하기 위해서였소. 한데 지금은 어떻소? 이건 구파일방이나 팔대세가 못지않은 강호의 중심이 되지 않았소? 갑자기 마도사천왕 이름이 튀어나오고, 마교주 이름이 튀어나오고. 게다가 주영천 선배나 검황 선배의 부고 소식까지…… 여러모로 심란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오!”

 

그렇게 말하는 일동의 음성에서 진심이 묻어나는 듯했다.

 

물론 나는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일동아…….”

 

“네 형님.”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동요하면 이동이나 삼동이는 어쩌겠냐? 어린 연우도 그렇고.”

 

“형님…….”

 

“걱정하지 마라. 그저 너는 지금처럼 열심히 수련하고, 문파 일에만 매진하는 거다. 그게 네 할 일이니까.”

 

“……그게 말처럼 쉽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흑마왕이오. 무려 마도사천왕이란 말이오. 그런 자에게 도전하겠다는 형님을 보면서 어찌 안 불안하겠소? 나는…….”

 

“…….”

 

“자칫 형님이 잘못될까 봐 걱정된단 말이오.”

 

만약…….

 

일동이가 나와 음양쌍마의 대결을 목도했다면.

 

내 빙강(氷罡)의 실체를 두 눈으로 확인했더라면 이토록 불안해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나 일동이는 지금의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또 내가 음양쌍마를 꺾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해서 나는 녀석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

 

“일동아.”

 

“네.”

 

“나와 싸운 양마는 마도사천왕과 비교해도 꿀릴 게 없는 희대의 고수다.”

 

“물론 그렇다고는 하지만……”

 

“나는 그런 양마의 평생 공부가 담긴 음양합마공을 격파했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냐?”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소. 형님 무공이야 워낙 처음부터 까마득했으니 내가 어찌 알겠소?”

 

일동의 물음에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나직이 말했다.

 

“지금 나는 마교주를 제외하면 적수를 찾기 힘들 거다.”

 

그러자

 

“네?!”

 

일동이가 화등잔만 해진 눈으로 되물었다.

 

“지금의 나는…… 적어도 중원 무림에선 무적에 가깝다는 소리다. 물론 일황삼존오왕이나 사도십괴랑 다 싸워본 건 아니지만…… 주 영감님이나 검황 선배가 아니면, 누구도 내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내 말에 일동이는 망연자실한 눈으로 고갤 저었다.

 

“형님……. 너무 놀라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던데, 지금 내 심정이 그렇소. 물론 나도 동생들도. 처음부터 형님이 보통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불과 2년 전에 청방 두목이랑 싸우던 양반이 무림 최고수로 거듭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요?”

 

“그럼 2년 전만 해도 무공의 무 자도 모르던 네가 2년 만에 고수가 된 건 말이 되고?”

 

“그거는…….”

 

나는 말문이 막힌 일동에게 덧붙였다.

 

“일동아. 세상일이 그렇다. 때로는 상식이나 논리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나기도 하고, 온갖 기상천외한 일이 생기기도 하는 법이지.”

 

“형님…….”

 

“어쩌면 동네 왈패였던 너희 형제와 정처 없이 떠돌던 내가 만나 소천문을 만든 것도 기적일 거다.”

 

“그건…….”

 

“그렇듯 우리는 매번 매 순간 기적을 만들며 산다.”

 

“형님…….”

 

“믿어.”

 

“…….”

 

“흑마왕이든 백마왕이든. 그놈의 마도사천왕 새끼들 모가지 따줄 테니까. 날 믿어라.”

 

내 말에 일동이는 잠시 묘한 표정이 되었다.

 

하나 이내 녀석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훗! 예나 지금이나 그 자신감은 변함이 없구려.”

 

“칼 밥 먹고 사는 강호인이 자신감 빼면 그게 강호인이겠냐? 시체지.”

 

“좋소. 형님이 흑마왕이랑 싸우든, 백마왕이랑 싸우든. 아니면 염라대왕이랑 싸우든. 더 이상 걱정 안 하겠소.”

 

“그래. 그러니까 너는 날 신이라고 생각해. 무신. 알겠냐?”

 

“흐흐. 그렇게 승승장구하다가 언젠가 마교주랑도 싸우게 될 텐데. 그때도 그리 자신만만할 수 있겠소?”

 

마교주라…….

 

일동의 말을 들으니 나도 내심 가슴이 떨렸다.

 

그래…….

 

나는 머지않아 마교주를 만날 것이다.

 

위지혼.

 

내가 아는 한 천하에서 가장 강한 사내요. 가장 무서운 인간.

 

나는 과연 그자 앞에서도 자신만만할 수 있을까?

 

아직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일단…….

 

“당연.”

 

나는 일동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그때가 오더라도…… 형님은 꼭 이겨야 하오.”

 

“…….”

 

“지금까지 마교주와 맞닥뜨린 모든 인간이 죽음을 면치 못했지만…… 그런데도 형님은 꼭 이겨야 한단 말이오. 알겠소?”

 

녀석의 물음에 난 고갤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이다. 나는 그때가 되어도…… 반드시 이길 거다.”

 

 

 

 

 

* * *

 

 

 

 

 

장안 광양산-.

 

“이동이 삼촌! 아빠랑 할아버지 언제 와?”

 

이동과 함께 산에 올라 흰둥이를 데리고 놀던 소윤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러자 이동이 소윤의 머릴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마 오늘내일 중으로 오실걸?”

 

“헤헤- 이제 소윤이도 6살이 되니까, 아빠랑 할아버지한테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 달라고 해야지!”

 

“어떤 걸 배우고 싶은데?”

 

“응…… 아빠한테는 십초무적공을 배우고…… 할아버지한테는 축지법을 배우고?”

 

소윤의 말에 이동은 고갤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휴! 그 아빠의 그 딸 아니랄까 봐! 소윤아……. 그런 무시무시한 것들은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배우는 게 어떠냐?”

 

“힝! 이동이 삼촌. 소윤이는 당장 배우고 싶은걸?”

 

“그래도 십초무적공은 좀…….”

 

진소천의 십초무적공이 얼마나 지독한(?) 박투술인지 잘 아는 이동으로선 소윤의 포부가 다소 끔찍하게 다가왔다.

 

그때…….

 

“이보시오.”

 

정체불명의 사내가 이동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는데,

 

‘……!!!’

 

이동은 순간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사내를 노려보며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그러자 흑색 피풍의를 걸친 사내가 죽립을 슬쩍 들어 올리며 미소를 보였다.

 

“하하……. 뭘 그리 경계하시오? 나는 그저 지나가는 과객일 뿐인데.”

 

“…….”

 

“혹시 이 길을 따라 쭉 하산하면 소천문이 나오는지 알 수 있겠소?”

 

사내의 물음에 이동은 긴장한 낯빛으로 침묵했으나,

 

“어? 아저씨! 거기는 우리 집이에요!”

 

소윤이가 해맑은 표정으로 피풍의 사내를 향해 반색하며 끼어들었다.

 

“하하. 귀여운 아이로구나.”

 

“헤헤- 고맙습니다.”

 

“이름이 뭐니?”

 

“제 이름은 진소윤이에요.”

 

“진소윤이라…… 하면 혹시 네 아비의 이름이 진소천이냐?”

 

“어? 우리 아빠 이름 알아요?”

 

“알다마다.”

 

“…….”

 

“내게 그 이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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