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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남녀 4화

무료소설 이계남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2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남녀 4화

004 무림의 남자와 판타지의 여자(2)

 

 

 

 

 

“호호호.”

 

“까르르.”

 

‘뭐. 뭐야? 여자애들의 소리가 왜 들리지?’

 

무혼은 당황했다. 잠자리에 든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갑자기 귀에 여자애들의 목소리가 들린 것이다.

 

‘누나들이 내 방에 왔나? 하지만 이 목소리는 누나들의 목소리도 아닌데? 누나 친구들인가? 하지만 이 늦은 시간에 내 방에 왜?’

 

잠에서 깬 무혼은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드디어 눈이 떠졌구나! 하지만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은 무흔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웬 색목인들이지? 그것도 모두 여자만 있네?’

 

금발, 은발, 갈색 머리 등등, 여러 가지 머리색과 여러 가지 눈동자의 색깔을 가진 그녀들은 책에서 보거나 말로만 들었던 색목인들이었다.

 

한눈에 봐도 여자임을 알 수 있었다. 치렁치렁한 천이 달린 옷들을 입고 있는 여자들이 자신을 보면서 웃고 있다. 자신의 또래들도 보였고, 누나들의 또래도 보였다.

 

‘꿈인가?’

 

눈을 뜬 자신에게 그녀들은 웃으면서 말을 걸어왔다.

 

“공주님, 전하께서 생일선물로 준비하신 드레스가 1시간 후면 온다고 하옵니다. 그 전에 몸을 깨끗이 하셔야 하옵니다.”

 

‘드레스가 뭐지? 이상한 모양의 여자 옷?’

 

무혼이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대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앨리, 나는 방금 점심을 먹었는데?”

 

그러고 보니, 당황해서 몰랐지만, 중원의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알아듣고 있는 거지?’

 

그녀들의 생소한 말은 듣는 순간 이해가 되고 있었다. 드레스도 처음 듣는 말이었지만, 자신의 머릿속에서 드레스라는 옷의 모양이 떠올랐던 것이다.

 

무혼이 그것을 신기하게 생각하며 고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대화는 계속되었다.

 

“몸을 깨끗이 하시는 동안 드레스에 맞도록 소화가 되실 것이옵니다. 그리고 전하께옵서 공주님의 드레스 입은 모습을 기다리고 계실 것이옵니다.”

 

금발의 여인은 무혼이 들어 있는 사람의 팔을 당겨 방 한쪽으로 데려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2단으로 된 커다란 물통이 보였다. 아랫단은 검은 돌로 곡선을 이루고 있었고 그보다 높은 윗단은 사람이 한 명이 들어갈 만한 크기에 부드럽고 매끄러운 곡선을 가진 흰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물론 그 두 물통은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스르륵. 스르륵.

 

같이 온 여자들이 무혼과 눈과 귀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의 옷을 벗기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부터 무혼은 얼이 빠졌다. 같이 있는 여자들이 모두 옷을 벗고서 무혼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을 이끌고 물통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이네스는 시녀들의 인도에 따라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이용할 수 없는 흰 대리석으로 된 욕조에 들어갔다.

 

공주가 욕조로 들어가자, 그 아래의 검은 욕조로 들어간 시녀들은 공주의 욕조 주위로 모여들었다.

 

“공주님, 피부가 너무 고와요. 언제 봐도 투명한 피부가 앨리는 너무 부러워요.”

 

아이네스의 수석 시녀인 앨리는 섬세한 손놀림으로 공주를 씻겨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아이네스는 앨리의 가슴을 보고 다시 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그것보다 저기… 앨리는 언제부터 그런 가슴을 가지게 된 거야?”

 

“어머? 공주님이 몇 해가 지나시면 저보다 더욱 보기 좋은 가슴을 가지실 것이옵니다.”

 

앨리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대답을 하자 그 말을 시작으로 시녀들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가슴을 돋보이게 하는 여러 가지 포즈를 잡으며 가슴 이야기로 수다를 가득 채우게 되었고, 공주는 관심 깊게 그들의 포즈를 보면서 그들의 수다를 듣고 있었다.

 

공주가 듣는 것과 보는 것을 같이 듣고 보는 무혼은 머릿속에서 모든 생각이 텅 비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워어어어.’

 

무혼이 늑대의 울음소리와 비슷한 절규를 하면서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는 동안, 아이네스와 시녀들은 소년의 눈길을 느끼지 못한 채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무혼의 시야는 점점 어두워져 갔고, 여인들의 말소리도 점점 멀어져 갔다.

 

눈을 뜬 무혼은 상체를 일으켰다.

 

‘꿈이야. 꿈을 꾼 거야.’

 

그렇더라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꿈이었다. 그 꿈을 이야기했을 때 친구들이 어떻게 놀릴지 걱정이 되었고 부모님과 다른 어른들이 어떤 눈으로 자신을 보며 어떤 꾸중을 내릴지 상상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내가 평생을 숨겨야 할 비밀이야.’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무혼은 아직은 어린 10살의 순진한 소년이었다.

 

 

 

 

 

자신의 생일 무도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아이네스는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히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바마마가 보내주신 드레스는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지만, 5시간에 걸친 무도회는 별로 좋지 않았다.

 

“공주님, 그렇게 누우시면 드레스를 망치게 되옵니다.”

 

공주의 수석 시녀인 앨리와 다른 시녀들이 다가와서 드레스를 벗겨주고 욕조로 이끌어주었다.

 

피곤해서 모든 것이 귀찮아진 아이네스는 앨리의 시중을 받아 몸을 깨끗이 한 후 자신의 침대로 가서 누웠고, 앨리는 그녀의 침실에 있는 불을 끄고 문을 조용히 닫았다.

 

아이네스는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정신은 깨어 있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암흑 속에 있었다.

 

‘여긴 어디지?’

 

고개를 돌리고 눈을 움직여 주위를 살펴보고 싶었지만, 자신의 몸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조그마한 말소리가 들리며 눈앞이 점점 환해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 더 기다리자 바로 옆에서 말하는 듯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무혼아! 우리 멱 감으러 가자.”

 

“그럴까?”

 

“너 오늘 보니까 왠지 땀을 많이 흘리더라. 오전에 했던 수련이 힘들었니?”

 

아이네스 공주의 눈앞이 환해졌다. 그의 앞에 자신의 또래인 한 사내아이가 보였다.

 

‘황토인?’

 

현자에게서 배우던 책에 나온 황토인과 흡사했다. 검은 머리와 검은 눈에 황토색의 피부를 가진 황토인들은 아주 오래전에 멸망을 했으며, 그들은 뛰어난 전사라고 적혀 있던 것이 기억났다.

 

“몸이 좀 찌뿌드드한 것 같긴 한데.”

 

오늘 무혼은 지나가는 여자를 보면 지난밤의 꿈에서 본 모습이 보면 투영되어서 보고 있기가 민망하였다. 그래서 여자만 보이면 얼굴을 돌리느라 신경이 예민해진 것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특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친구는 강서흑도 천가장의 후손인 천월강이었다. 자신의 집안과 비슷한 상황의 집안이라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로 지냈지만, 소문난 악동에 소문쟁이다.

 

이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한다면 아마 열흘 이내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될 것이 뻔했다.

 

 

 

 

 

무혼의 눈과 귀를 통해서 보고 듣고 있는 아이네스는 혼란스러웠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황토인이, 그것도 자기 또래의 사내아이가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자,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이들의 말을 어떻게 알지?’

 

아이네스는 듣는 순간 이해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 안에서 아이네스가 고민 중인지 모르고 있는 무혼은 또 다른 친구인 감숙 마 씨 세가의 후손인 마진풍과 함께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에 도착해 셋이서 옷을 벗고서 한쪽에 개어놓으니, 마을의 형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무혼과 친구들은 포권을 하며, 17세 정도 되는 형들을 맞이했다.

 

“너희들도 멱을 감으러 왔나 보구나?”

 

“예.”

 

그들의 제일 앞에 있던 마진풍의 둘째 형인 마진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옷을 벗었다.

 

“휴우… 역시 힘든 수련 뒤에는 시원한 바람과 물이 최고야.”

 

문득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려보니 3명의 아이들이 모두 신기한 듯 자신을 보고 있다.

 

“왜?”

 

그러자 무혼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보았다.

 

“형님은 그곳에도 머리카락이 있네요?”

 

“헛!”

 

마진호는 헛웃음을 삼키며 아이들에게 꿀밤을 한 대씩 때렸다.

 

“이 녀석들아. 이건 머리카락이 아니고 너희들도 몇 년 지나면 생기는 것이야. 그리고 어딜 유심히 보는 거냐?”

 

자신이 그렇게 말하고도 민망한지 마진호는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이네스는 무혼이 옷을 벗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절하고 싶었다. 그게 안 된다면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싶었다. 하지만 계속 보이고 들리는 상황에서 아이네스가 할 수 있는 것은 비명을 지르는 것밖에 없었다.

 

‘꺄아아아악~’

 

 

 

 

 

“그러고 보니 다른 형들도 그곳에 머리카락이 있네?”

 

세 아이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야기를 계속하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왜 우리는 없지?”

 

“몇 년이 지나면 우리도 저렇게 될까?”

 

“왠지 이상할 것 같아.”

 

세 아이가 멱을 감는 것도 잊은 채 아래를 내려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 마진호는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그들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장난스러운 웃음을 띠면서 세 아이를 뒤에서 껴안았다.

 

“이놈들 봐라. 쪼그만 것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으악! 형님, 이러지 마세요!”

 

‘정말 이러지 마! 저 멀리 떨어져!’

 

무혼과는 다른 뜻이었지만, 아이네스는 벗은 사내들이 자신이 있는 존재를 껴안자 질겁하며 소리치고 있었다. 다만 그 소리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웠을 뿐이었다.

 

“혼나봐라!”

 

마진호는 소리를 치더니 번쩍 들어 앞에 흐르는 물 가운데로 던졌다.

 

“우아악~”

 

그 후로 아이네스가 기절하고 싶은 상황은 계속되었다. 자신의 몸은 아니지만, 벗은 남자들이 자기를 계속 잡고 던지고 껴안는 모습에 혼이 사라질 듯한 느낌을 받았고 마진호가 무혼을 잡고서 엉덩이를 때려줄 때는 들리지 않는 비명과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동안 무혼은 마을의 형들과 장난치며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간을 만끽했다. 자신의 속에서 아이네스가 경악에 찬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꺅-”

 

잠에서 깨어난 아이네스는 떨리는 눈으로 자신의 방을 둘러보았다. 차츰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고, 자신의 방임을 깨닫자 아이네스의 마음도 진정이 되어갔다.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한 험한 말투의 사내들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부르르르.

 

잠시 꿈을 다시 생각해 보던 아이네스는 생각하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휘저었다.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이 꿈 이야기가 퍼지면 난 부끄러워 죽어버릴 거야.’

 

얼굴이 창백해진 아이네스는 다시금 고개를 흔들며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하늘의 별들이 수없이 보이는 맑은 밤하늘을 보면서 아이네스는 작은 주먹을 쥐며 몇 번이고 굳게 다짐했다.

 

‘절대로, 절대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야.’

 

꿈속에서 보인 장면들은 순수한 10세 소녀의 여린 가슴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꺄아아아아아~ 훌쩍. 으아아앙!’

 

그녀는 진실로 소리 내 마음껏 울고 싶었다.

 

그렇게 무혼과 아이네스의 10번째 생일은 두 아이에게 자신만의 비밀을 만들어주고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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