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남녀 15화 | 판타지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이계남녀 15화

무료소설 이계남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0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남녀 15화

015 당신의 몸과 나의 영혼(3)

 

 

 

 

 

두 기사는 곧 정신을 차리고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동시에 자신들의 롱소드를 뽑고 공주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는 열린 창문에 시녀 한 사람이 당황한 모습으로 내려다보는 것밖에 없었다.

 

‘그럼 공주님을 쫓아 이미 뛰어내렸나?’

 

그들이 주위를 경계하면서 둘러보아도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었다.

 

“공주님, 무슨 일이옵니까?”

 

주위에 어떤 자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기사는 공주를 향해서 물었다.

 

“아아아…….”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내던 공주는 눈을 크게 뜨며 그들의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것을 본 두 기사는 다시 롱소드를 휘두르며 뒤로 돌아섰으나 아무도 없었다.

 

“공주님?”

 

기사들이 뒤를 돌아봤을 때는 붉은 기류를 흘리고 치마를 휘날리며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공주의 모습이 보였다.

 

무혼이 눈앞에 보이는 성벽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하자 치렁치렁한 레이스가 달린 통이 큰 치마가 혈난보를 펼치는 데 방해가 되었다.

 

‘이 치마 아래쪽에 바지 같은 것을 입고 있으니까 별문제는 없겠지.’

 

허리 쪽을 붙잡고 손으로 뜯고 있는데 옆에서 무시 못 할 기세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무혼이 뜯어낸 치마를 그물을 던지는 방식으로 던지니 기세를 내뿜으며 달려오던 폴레노가 치마에 휩싸여 시야를 잃고는 나무에 부딪쳐 쓰러졌다.

 

잘 가꾸어진 화단을 넘어 왕궁의 성벽에 가까워지자 앞쪽에 무혼을 기다리고 있는 기사가 한 명 보였다.

 

“공주님, 멈추십시오!”

 

성벽 앞쪽에서 무혼의 앞을 막은 기사가 검을 뽑고서 위협을 했지만 무혼이 검 앞으로 몸을 쑥 내밀자 놀라 눈을 크게 뜬 기사는 황급히 검을 뒤로 거두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무혼은 롱소드를 검집째로 휘둘렀다.

 

퍽!

 

“커아아악!”

 

머리를 얻어맞은 기사가 옆으로 튕겨 나가는 것을 보며 무혼은 성벽 위로 이어진 계단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뒤를 보니 기사들이 성벽을 향해 떼 지어 몰려오고 있다.

 

‘약간의 공간이 있군.’

 

무혼이 내려다본 성벽은 높이가 약 8미터쯤으로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성 둘레로 해자가 있었고 그 해자와 성벽 사이에 약간의 지면이 보였다.

 

지체하지 않고 아래쪽으로 몸을 날린 무혼이 지면을 박차고 해자를 뛰어넘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이상한 빛이 떠올랐다.

 

“침입자다!”

 

“이게 알람마법인가?”

 

오른쪽을 보니 성문 쪽에서 기사들과 병사들이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혼은 즉시 앞에 보이는 거리를 향해 날 듯이 달려갔다.

 

한동안 거리 사이를 달리며 기사들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하던 무혼이 살짝 뒤를 보니 기사들과의 거리가 꽤 벌어져 있었다.

 

‘역시 여긴 내공으로 빨리 달릴 뿐 경공술은 없어.’

 

중원이었으면 익숙하지 않은 몸으로 펼치는 혈난보로 도망친다는 것이 불가능했겠지만 경공이 없는 이곳에서는 충분히 따돌릴 수 있었다.

 

드디어 기사들이 보이지 않자 주위를 살피며 달리던 무혼의 눈에 작은 집의 마당이 보였다. 집안에는 젊은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서 무엇인가를 쓰고 있고 집 앞에는 젊은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것을 본 무혼은 눈에서 이채가 돌았다.

 

‘좋았어.’

 

가장 빠른 속도로 그 여자를 덮친 후 왼팔에 끼고 집 안으로 들어간 무혼은 롱소드를 뽑아 남자의 목을 겨누었다.

 

기겁한 남자는 자신과 아내를 위협하는 여성을 보았다. 은은한 붉은색 냉기를 흘리고 있는 그녀는 말로만 듣던 어둠의 세력의 여검사 집단인 사령악녀대의 일원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아래에 왜 속바지만 입고 있는지는 몰라도 필요하다면 자신들의 목을 날릴 것이 틀림없었다. 점점 얼굴이 새파래진 남자는 꼼짝도 못 한 채 울먹이며 애원을 했다.

 

“제발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 살려만 주십시오.”

 

음산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는 무혼은 입을 열었다.

 

“남자 옷!”

 

 

 

 

 

“전하.”

 

대신관과 궁정 수석마법사 그리고 현자 세 어르신과 함께 담소를 즐기며 한가로운 대화를 나누고 있던 라에뮤 3세가 조용한 시간을 깨뜨리며 달려온 기사를 보니 왕궁의 총 경비대장인 퍼킨스 백작이었다.

 

“무슨 일인가?”

 

“아이네스 공주님께옵서…….”

 

라에뮤 3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가오며 물었다.

 

“공주가 왜? 어디가 아프다고 하더냐?”

 

“그게 아니옵고…….”

 

“허어, 답답하게 왜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

 

왕비와 세 노인도 경비대장을 보며 대답을 독촉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퍼킨스 백작은 주위에 있는 귀족들을 보고서 잠시 망설이다 얼굴이 굳어지며 이야기를 했다.

 

“공주님께옵서 경비기사들을 쓰러뜨리고 왕궁 밖으로 나가셨나이다.”

 

“무엇이? 성문 경비병들은 공주가 나가는 것을 막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공주님께옵서는 성벽을 넘어 거리로 나가셨사옵니다.”

 

그 말을 들은 왕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이 이상은 주위의 귀족들이 들어서는 곤란해질 듯했다.

 

“집무실로 오도록 하시오.”

 

하얀 벽에 푸른색 아름다운 문양을 이루고 있는 왕궁의 안쪽에 있는 왕의 집무실에는 몇 사람이 모여 있었고 자신의 의자에 앉아 있는 라에뮤 3세가 그들을 보며 눈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대체 어찌 된 일이오? 어떻게 공주가 왕궁을 탈출할 수 있단 말이오? 왕궁의 경비가 그렇게 허술하단 말이오?”

 

공주의 가출(?)을 막지 못한 경비대에 라에뮤 3세가 불같이 노하고 왕궁 총 경비대장인 퍼킨스 백작은 진땀을 흘리며 말했다.

 

“그게… 경비기사들의 말에 의하면 공주님의 검술 실력이 기사들과 거의 대등한 데다 도저히 따라잡지 못할 속도로 성벽을 넘어가셨다고…….”

 

“공주는 마법사지 기사가 아니오. 무슨 검술 실력이 있단 말이오. 아마 헤이스트의 마법으로 달린 것일 테지. 하지만 기사들이 그 애를 잡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오?”

 

퍼킨스 백작은 속으로 투덜댔다.

 

‘경비기사가 막지도 못하고 한 방에 떨어져 나갈 정도의 실력을 지닌 데다 손도 못 대는 공주님에게 기사들이 무슨 방법이 있을까…….’

 

“아바마마, 지금 경비기사들에게 추궁을 할 때가 아니옵니다. 빛의 세력의 공주들과 귀족 영애들을 노리는 일당들이 있지 않사옵니까? 빨리 추적대를 편성해서 공주를 데리고 돌아오지 않으면 공주가 위험하옵니다.”

 

제노드가 이야기를 하자 라에뮤 3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나라의 몇몇 공주들과 귀족영애들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전해진 소식에 의하면 4년 전 아이네스 공주를 납치하고자 했었던 자들과 모습이 비슷했다. 어둠의 동맹국에서 파견된 자들로 짐작이 되나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노드의 이야기가 옳다. 경비대장, 3기사단장, 지금 즉시 추격대를 편성하여 보고하시오.”

 

왕의 명령을 받은 두 명의 중년 기사들은 라에뮤 3세에게 공손히 인사한 뒤 집무실에서 물러났다. 그것을 본 제노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도 같이 갈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흠.”

 

라에뮤 3세는 제노드를 보았다. 왕비의 몸에서 태어난 4번째 왕자인 그는 자신의 친동생인 아이네스를 몹시도 아꼈고 경비기사들과 팽팽한 대결을 펼칠 정도의 검술 실력과 4클래스의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마검사이기도 했다.

 

“그리하도록 하라. 소문이 나지 않도록 수습을 하고 아이네스를 데리고 돌아와야 한다.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해 주겠노라.”

 

“알겠사옵니다.”

 

왕실의 기사와 마법사로 이루어진 추적대는 외부에 공주의 가출이 알려지지 않도록 모두 평복으로 갈아입었으며 3기사단장인 갈우드 백작의 인솔하에 왕궁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공주님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소문이 나지 않도록 은밀히 움직여야 한다. 마법사는 한 명만 우리와 같이 가고 다른 마법사들은 한 지점에 집결하고 있길 바란다. 공주님을 찾는 순간 모두 이동해 와야 할 것이다. 나머지 기사들은 수도경비대로 향한다. 그곳에서 공주님으로 추측되는 모든 정보를 찾아라.”

 

갈우드 백작은 착잡한 눈빛으로 공주가 사라졌다는 거리를 보았다. 왕실의 권위로 추격한다면 공주님을 찾기에 어려울 것은 없었다. 그러나 보고에 의하면 공주가 치마를 찢어버리고 속바지만 입은 채 왕궁을 가출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소문은 절대 퍼져서는 곤란해. 게다가 기사를 능가하는 무술 실력으로 기사 두 명을 쓰러뜨린 후 성벽을 넘어갔다는 것은 알려져서는 더욱 곤란하다. 잘못하면 공주의 혼사가 막히고 왕실 경비기사들의 능력이 의심받게 될지도 모른다.’

 

거리를 계속 바라보던 갈우드 백작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 가출을 하신 거지? 그냥 전하께 여행을 보내 달라고 하시면 될 일을…….’

 

 

 

 

 

무혼은 남자 옷으로 갈아입은 후 다시 천천히 운기를 시작했다. 느긋하게 운기를 하니 세맥에 흩어져 있던 기운들이 무혼의 의지를 받아 온몸을 돌기 시작했고 두 시진이 흐르자 그의 단전에 내력이 가득히 모였다.

 

“휴우… 40년 정도의 내력을 모았다. 그런데 냉혈공으로 무공이 펼쳐지다니 이상하군.”

 

본래 냉혈공은 극양지기를 유도하는 혈령마경의 영향으로 신체에 과도한 양기가 모일 때를 대비하여 있는 내공심법이었다.

 

다만 혈령마경을 익히고 있는 자가 냉혈공을 유도하면 내력의 일부가 사라지기 때문에 위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운용하지 말라는 공야패의 가르침이 있었다.

 

“그래서 외워두고 한 번도 운기를 하지 않았는데… 그럼 여자도 냉혈공으로 혈랑검법을 익힐 수가 있는 것일까?”

 

사실 이제까지 아무도 그것을 시도해 본 적이 없었기에 알 수가 없었다. 무혼도 공주의 몸에 냉기가 가득하지 않았다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무혼은 자신이 혼혈을 짚어 쓰러져 있는 젊은 부부를 보았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나 무공도 모르는 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미안했다.

 

당당한 마도의 길을 걷는 자라면 방어능력도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무혼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2각 정도면 자연스럽게 깨어날 것이고, 대신 이거라도…….”

 

자신의 몸에 붙어 있었던 것 중 자그마한 진주 귀고리를 하나 빼냈다. 이 몸 주인의 물건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남의 물건을 허락도 받지 않고 사용한다는 것에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귀고리를 여자의 손에 쥐여주고 옆에 있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

 

허름한 남자 옷을 입고 틀어 올린 머리를 챙이 큰 모자에 감춘 뒤 깊숙이 눌러쓴 모습이 자신이 보기에 그다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어머나, 내가 왜 남자 옷을 입고 있는 걸까?’

 

목욕을 마치고 무혼의 침상에 누워 잠이 들은 아이네스는 꿈에서 다시 눈앞이 밝아지자 눈앞의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허름한 남자 옷을 입고 곱디고운 머리칼을 모자에 감추고 있는 것이다.

 

‘꿈?’

 

아이네스는 곧 자신의 몸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혼의 모습일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자신의 몸을 통해 보고 듣기만 할 뿐 몸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거울을 비춰보는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여자가 허름한 남자 옷을 입고 왕가의 롱소드를 들고 다닌다면 지나치는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쳐다볼 것이 틀림없었다.

 

‘이상한 꿈이네?’

 

 

 

 

 

판타지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4018 이계남녀 2186
4017 이계남녀 2269
4016 이계남녀 2146
4015 이계남녀 2255
4014 이계남녀 2102
4013 이계남녀 2125
4012 이계남녀 2324
4011 이계남녀 2031
4010 이계남녀 2182
4009 이계남녀 2117
4008 이계남녀 2280
4007 이계남녀 2100
4006 이계남녀 2142
4005 이계남녀 1971
4004 이계남녀 2180
4003 이계남녀 2107
4002 이계남녀 2177
열람중 이계남녀 2101
4000 이계남녀 2277
3999 이계남녀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