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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남녀 13화

무료소설 이계남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3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남녀 13화

013 당신의 몸과 나의 영혼(1)

 

 

 

 

 

다음날 자신의 짐을 들고 계단을 따라 천마연무관으로 내려오니 해마다 보는 그리운 얼굴들이 웃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어이! 무혼, 이 친구 드디어 내려왔구나.”

 

“갈수록 든든해 보이는군.”

 

자신이 천마연무관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들이 반가웠다.

 

“자네들은 잘 지냈나? 내일은 다들 시간을 비워두었겠지?”

 

“그럼 1년에 한 번 보는 얼굴인데 가서 살림을 거덜 내줘야지. 하하하!”

 

 

 

 

 

그때 연무관의 한쪽에서 친구들과 등을 두드리는 무혼을 지켜보는 눈이 있다.

 

“4년을 노력했잖아. 귀접연무관에 가면 자주 만날 수 있을 텐데 조금만 기다리면 돼.”

 

능미류가 옆을 보니 흑야오화의 언니들이 자기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하지만 오래 안 기다려준다? 귀접연무관으로 가면 빨리 네 정인으로 만들어야 해. 늦으면 내가 무혼에게 접근할 테니까.”

 

“그런 소리 하지 마. 그랬다가는 능 동생이 널 가만 안 둘걸?”

 

능미류는 무혼과 같은 귀접연무관에 가고자 지난 4년간 열심히 수련을 했다.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아 다른 사화(四花) 언니들이 귀접연무관에 가는 것이 결정이 된 날, 그녀도 같이 귀접연무관으로 초대를 받았다. 이 여름이 지나면 무혼을 매일 볼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1년 만에 보는 무혼의 모습에 눈을 돌릴 줄을 몰랐다.

 

능미류의 눈길을 모른 채 무혼은 천마연무관을 나와 집으로 걷기 시작했다. 1년에 한 번 걷는 길이라 항상 감회가 새롭다. 이 길을 따라가면 부모님이 계신 자신의 집이 나온다는 생각에 그의 걸음은 점점 빨라졌고 기쁜 마음으로 현관을 뛰어 들어갔을 때 부딪쳤다.

 

콰당!

 

앞으로 넘어진 무혼의 얼굴은 다행히도 푹신한 바닥 덕에 다치지 않았다.

 

“이이이…….”

 

목소리가 들려 얼굴을 들어보니 둘째 누나인 소영이 얼굴이 벌게진 채 이를 깨물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보다 키가 작은 누나의 얼굴이 왜 자기보다 조금 위에 있을까? 그러고 보니 누나의 가슴이 내 얼굴 앞에 있었다. 조금 전에 푹신한 게 이거였구나, 생각보다 상당히 푹신…….

 

퍽!

 

“야! 무혼이 너 죽을래?”

 

누나의 손길은 1년 전처럼 변함없이 따사로웠다. 무혼은 소영의 주먹에 맞아 벌겋게 달아오른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누나가 피했으면 되잖아?”

 

“나보다 무공이 높은 놈이 펼치는 경공을 어떻게 피하라는 거야? 그리고 집에 들어오면서 경공을 펼치는 녀석이 어디 있니?”

 

“왜 이렇게 시끄럽니? 혼아가 왔어?”

 

무혼이 일어나 바라보니 부엌에서 나오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의 아들 무혼, 지금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기뻐하며 달려와 무혼의 손을 잡았고, 화를 더 내려 하던 소영은 한숨을 내쉬며 슬쩍 웃어주었다.

 

 

 

 

 

시간이 흘러 자정이 넘고 별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을 때 공야패와 공야무혼은 그 하늘을 보며 같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버지, 어쩌자고 그런 말이 어머니의 귀에 흘러 들어가게 하셨습니까?”

 

“난 억울하다니까? 전대장 회합에 가서 술을 마시는데 기녀가 자꾸 붙어서 손목 한 번 잡은 것밖에 없다. 그 빌어먹을 추가 놈이 술 취해 허풍을 떤 게야. 내 이놈을 내일 가서 사지를 절단하든지 해야지. 원.”

 

그게 두 부자가 지붕 위에서 하늘을 보며 술을 마시는 이유다. 같이 온 아버지의 동료가 기녀가 어쩌고 하는 바람에 아버지가 지붕으로 피신을 온 것이다.

 

“어머니께서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이다. 난 오히려 네 어머니가 화를 내었을 때가 더 안심이란다. 나중에 싹싹 빌기라도 하면 되니 말이다. 하지만 말없이 눈물짓고 있으면 얼마나 겁이 나는지 아느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단다.”

 

“훗.”

 

무혼이 슬며시 웃으며 술을 들이켜자 공야패는 하늘을 보며 입을 열었다.

 

“무혼아.”

 

“예.”

 

“대대로 공야세가의 남자들은 외강내유(外剛內柔)란다. 저 하늘의 혈랑성같이 적에게는 강맹(强猛)하고 집에서는 온유(溫柔)한 것이 공야의 남자들이지. 너에게 적이 생긴다면 다시는 이 땅을 밟지 못하도록 철저히 파괴해야 한다. 하지만 정인이 생긴다면 너의 모든 것을 걸고 잘해주어라. 가족만큼 소중한 것이 없단다.”

 

“예. 소자, 아버지의 말을 가슴속에 새겨두겠습니다. 그런데 소영 누나는 언제쯤 출가합니까?”

 

그 말을 하자 공야패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흐음. 실은 말이다. 쌍도사신(雙刀死神) 구차호 님의 둘째 자제를 만나고 있는 듯한데 쌍도사신에 비해 내가 서열이 많이 낮지 않느냐. 그래서 아직…….”

 

“아버지,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중원으로 나가면 크게 이름을 날리고 공을 세워 오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집안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허허허, 그랬으면 좋겠구나. 자, 아들이 따르는 술을 마셔보자. 따라봐라.”

 

 

 

 

 

공야패와 즐거운 지붕 위의 술자리를 마치고 아침에 일어나니, 자신의 생일 준비로 집이 어수선했다.

 

“올해 생일에는 무슨 일이 있으려나…….”

 

10번째 생일과 20번째 생일에 신기한 일이 일어났었다. 그 후로 생일 때 새로운 일이 생길까 은근히 기대도 했었지만, 별다른 일이 없이 그냥 넘어가곤 했다.

 

“뭐, 30번째 생일을 기대하는 것이 좋겠지.”

 

무혼이 중얼거리며 밖으로 나오니 마당에는 상들이 펼쳐져 있었고 입맛이 돌게 하는 향기가 집을 에워싸고 있다.

 

무혼도 기쁜 마음에 집안일을 돕고 있으니, 친구들이 찾아왔고 매년 그랬듯이 한기제도 왔다. 그들과 즐겁게 마시던 무혼은 생일잔치가 끝나 그들이 돌아가고 자신이 피곤하다는 것을 깨닫자 방으로 돌아가 쉬고 있었다.

 

“아하~ 좋구나.”

 

자신의 침상에 누운 무혼은 머리에 찡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술을 과음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러지?’

 

무혼이 머리의 통증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는 다음 순간 폭발적인 고통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무혼은 비명을 질렀다. 아니 지르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자신의 침대에서 편안히 누워 무혼을 엿보던 아이네스도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 그러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던 고통은 한순간에 사라졌고 아이네스는 신음을 내며 눈을 뜰 수 있었다. 몸을 일으켜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아이네스의 눈앞에는 무혼의 방이 보였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해…….’

 

조금 전에도 무혼의 눈을 통해 봤던 낯익은 풍경이다. 침상이 하나 있고 탁자와 두 개의 의자가 있는 무혼의 방이다.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아이네스는 불안한 느낌이 자신을 감싸자 중얼거렸다.

 

“이 멍청이가 멍하게 뭘 하고 있는 거지?”

 

그의 입에서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렸고 아이네스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생각하던 것이 무혼의 입을 통해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손을 들어 얼굴을 만져보았다. 움직인다…….

 

아직도 꿈속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무혼의 손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자 일어서서 방 안에 있는 낡은 거울 앞에 다가갔다.

 

“어떻게 된 거야?”

 

거울에 비친 것은 놀라고 있는 무혼의 모습이었다. 한동안 멍하게 거울을 바라보던 아이네스는 침상으로 가서 다시 누워보았다. 그러나 일각이 되는 동안에도 잠은 오지 않았고 무혼의 영혼도 깨어나지 않았다.

 

“어떡해야 하지?”

 

아이네스가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보고 들은 적도 없는 생소한 일에 난감하기만 했다.

 

“차근차근히 생각해 보자. 이제까지 10년 동안이나 이 남자의 눈을 통해서 이곳을 봤지? 그러다가 갑자기 내가 이 사람의 몸으로 들어온 것이니까. 다시 잠을 자면 돌아가지 않을까?”

 

아이네스는 침상에 누웠다. 하지만 잠이 오질 않아 결가부좌를 취했다.

 

“시간 보내기엔 이게 제일 좋은 것 같아.”

 

두 눈을 감고 운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 눈을 떴다. 냉혈공으로 유도가 되지 않고 반발력만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운기를 시작하자마자 몸에서 차오르는 열기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생소함을 던져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혈령마경으로 운기를 하게 되면?’

 

아이네스는 천천히 혈령마경으로 유도하기 시작하자 방금과 다르게 단전에 있는 기운이 수월하게 움직인다.

 

‘역시 이 남자의 몸은 열기로 가득 차서 혈령마경이 사용되는 것이구나.’

 

스스로 생각을 하고 납득을 한 아이네스는 운기를 하면서 마나를 끌어오자 심장을 둘러싸는 가느다란 마나의 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방문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혼아야, 대련 시간이다. 준비하고 나오너라.”

 

공야패는 불러도 무혼이 대답이 없자 살며시 문을 열어보았다. 그곳에서 자신의 아들이 침상 위에 앉아 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저 기류는 뭐지?’

 

따뜻한 느낌을 주는 흰색의 기류가 온몸을 휘감았고 그 심장 근처에서는 기류가 소용돌이처럼 맴돌고 있다.

 

‘혼아가 새로운 무공을 익힌 것인가?’

 

공야패가 가만히 보고 있으니 서서히 눈을 뜨고 있었다.

 

“연무관에서 새로운 무공을 연마 중이더냐?”

 

아이네스는 눈앞의 공야패를 보고 당황하고 있었다. 대련이라니? 자신은 검을 휘둘러보기는커녕 잡아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눈앞의 아저씨가 얼굴에 미소를 가득히 띄우며 기대가 된다는 듯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예.”

 

“흠. 지금은 대련하기에 힘들겠구나. 오늘은 네 생일이고 하니 대련은 내일로 미루자꾸나. 연마 중인 새로운 무공을 보여줄 수 있겠지?”

 

“예.”

 

그 아저씨가 천천히 문을 닫고 나가는 것을 보던 아이네스는 얼굴이 멍해졌다.

 

‘그러니까 내일은 대련을 해야 한다고? 마법사인 내가 검사하고 검으로 싸워야 한다고? 아니야. 오늘 자고 나면 다시 내 몸으로 돌아가 있을지 몰라. 내일 걱정은 내일 하도록 하자.’

 

창문을 보니 날이 확실히 어두워져 있었다. 창문을 열고 창틀에 몸을 기대니 밖의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고 야릇한 냄새도 풍겨오고 있었다.

 

“웃. 이게 무슨 냄새야? 어디서 고기가 썩나?”

 

이상한 냄새에 공주는 이마를 찡그리며 창문을 닫자 냄새가 더욱 심해졌다. 아이네스는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보자 바로 자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였다.

 

방안에서 코가 마비되었을 때는 몰랐는데 신선한 공기를 마시자 후각이 다시 살아난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냄새를 풍기고 어떻게 살 수 있는 거지?’

 

코를 쥐고 방문을 열고 나가니 앞에 공야소영이 있었다.

 

“얘, 어디를 가니?”

 

“목욕…….”

 

“목욕? 어머나? 네가 어쩐 일이야? 잘 생각했다. 아무리 사내라 해도 자주 씻어야 해. 사내라고 너무 냄새가 나면 여자들도 싫어해.”

 

소영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더니 작은 주머니를 하나 들고나왔다.

 

“이걸 가지고 가서 씻어. 솔잎과 꽃잎을 잘 섞어놓은 주머니니까 잘 문지르면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날 거야.”

 

한쪽 눈을 살짝 찡긋하며 주머니를 내밀어주는 소영이 고마웠다. 조심스럽게 받아들고 목욕탕을 찾는데 소영이 말했다.

 

“뭘 해? 저쪽으로 가면 목욕하기 좋은 냇가가 있잖아. 그곳으로 가서 하면 되잖아?”

 

아이네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소영이 알려준 곳으로 급히 달려가 냇가에 도착해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마 마지막 남은 속옷을 벗지는 못했다.

 

“여긴 도저히…….”

 

잠시 고민하던 공주는 속옷을 입은 채 들어가 소영이 준 주머니를 속옷 부분을 빼고 온몸에 문지르기 시작했고 무혼의 몸을 씻고 있으니 자신의 몸이 생각이 났다.

 

‘지금쯤 내 몸은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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