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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8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8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1권 - 18화

 

 

“라샤! 방향이 전혀 틀려!!”

“나도 알고 있지만 이놈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아!!”

위드의 고함 소리가 아니더라도 라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줄을 잡아 당겨도 드래번은 이미 로크의 출현으로 인해 완전히 겁을 먹어 미친 듯이 도망만 쳐댈 뿐이었다.

드래번이 최강의 몬스터라 불리는 드래곤과 와이번을 뒤섞은 키메라라고는 하지만 직접적인 전투에는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이유는 연탑 자체에서 특정 일부 키메라를 제외한 모든 키메라는 자칫 대륙의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겨 전투에 사용할 수 없는 유약한 심성을 갖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하고 기사가 무작정 드래번을 타고 전쟁에 참가하게 되면 정작 드래곤 나이트를 만났을 적에는 드래곤에 의해 잔뜩 겁먹은 드래번이 엉뚱하게 움직여 기사를 죽음으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만티곤이나, 켈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순수하게 이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키메라일 뿐이지, 전투에 이용되기 위해서 만들어진 키메라가 절대 아니었다.

꾸와아아아아악-!!

로크가 다시 한 번 거대하게 울며 더욱 빠르게 다가오자 드래번은 미친 듯이 로크를 피해 날아다닐 뿐이었다.

줄을 잡고는 있었지만, 이미 통제력을 벗어난지 오래였다.

“위, 위드 어떡해!!”

이대로 자칫 잘못 하다가는 로크에 의해 죽던, 땅에 떨어져 죽을 판이었다.

드래곤에게 브래스만 없다면 싸워서 절대로 지지 않을 몬스터가 바로 로크다. 지상 최강의 몬스터라 불리는 오우거를 발톱으로 가볍게 찢어 버리는 몬스터가 로크 였으니 실질적으로 소드 마스터(Sword Master)가 아니고서야 이길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로크가 나타나다니…….’

지금까지 로크를 본 적이 딱! 한 번 있는 위드였다. 그것도 아주 먼 거리에서 오우거를 사냥하는 모습을 봤을 뿐이지 직접 로크에게 이렇게 공격을 받기는 처음이라 위드 역시도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와, 왕국령까지만 가면 어떻게든…….”

엘리아가 말은 위드 역시 생각했다. 하지만, 통제력을 완전히 잃은 드래번을 왕국령까지 이끈다는 것은 무리였다. 지금만 하더라도 드래번은 완전히 몬스터 땅으로 죽어라 도망만 치고 있지 않은가!

꾸와아아아아악-!!

로크는 거대한 날개를 자랑이라도 하듯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빨랐던지 도무지 드래번의 속도로는 도망을 가봐야 얼마 가지 않아 잡힐 것이 분명했다.

“위드!!”

로크가 점점 다가올수록 라샤는 겁에 질려 위드의 이름만을 불렀다. 이미 그녀는 드래번을 통제하는 줄을 내팽개치고 앞의 안장을 꼭 잡고 있었으며, 엘리아 역시 위드의 허리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듯 더욱더 팔에 힘을 주고 있었다.

‘하필이면…….’

드래번을 타고 로크와 만났다는 것 자체부터가 가장 커다란 불행이었다. 차라리 지상에서 로크와 만났다면 그나마 어떻게 도망이라도 할 것이다.

소드 마스터가 아니고서야 지상에서 로크와 만났다 하더라도 전체 길이가 평균 20미르(m)에 달하는 로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란 없었기 때문이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싸움!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 위드는 라샤가 내팽개친 드래번 통제 줄을 힘들게 붙잡았다.

“엘리아! 나를 꽉 잡아!”

말을 마친 위드는 라샤를 양팔로 감싸는 듯한 형태로 줄을 쥐고는 있는 힘껏 끌어 당겼다. 어떻게 해서라도 방향을 잃은 드래번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였다.

빽빽하게 나무가 자라난 지형이 위드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드래번은 그곳을 지나가려는 듯 날아가고 있었다.

‘저곳이라면…….’

맨땅에 추락을 하거나, 로크에게 붙잡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저런 나무가 자란 곳에 떨어지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한 위드는 다시 한 번 온 힘을 다해서 드래번을 이끌었다.

“저곳으로 가자! 저기로! 저기로!!”

줄을 아무리 잡아 당겨도 드래번은 이미 통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드래번도 로크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 그곳이라는 것은 아는지 있는 힘껏 날고 있었다.

꾸와아아아아악-!!

로크는 어느새 바로 뒤까지 쫓아와 있었다.

위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드래번 통제 줄을 놓으며 한 손으론 허리를 껴안은 엘리아의 손을 단단히 잡고, 몸으로 라샤를 포개며 그녀가 붙들고 있는 안장을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움켜잡았다.

“조심해!! 곧 떨어진다!!”

“위드…….”

꾸와아아아아악-!!

로크는 드래번은 따라 잡았다는 기쁨에 크게 울부짖고는 그대로 발을 뻗었다. 그리고는 한쪽 날개를 잡으려고 했지만 드래번이 몸을 뒤트는 바람에 커다란 상처만을 남겼다.

끼아아아아악-!!

날개가 그대로 찢겨져 나가는 고통에 드래번은 길게 울며 빙글빙글 돌며 빠른 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Chapter 8  몬스터 땅에서 만난 인연

 

“으음…….”

입술에 느껴지는 차가운 액체에 위드는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위드! 위드!”

‘라샤?’

위드가 천천히 눈을 뜨자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라샤와 엘리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 차렸다! 휴우,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뻐하던 라샤는 갑작스럽게 위드를 끌어안았다.

“라, 라샤?”

“다행이야. 정말로 다행이야…….”

울먹이는 라샤의 목소리에 위드는 괜찮다는 듯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매만졌다.

“히힛!”

눈물이 살짝 번진 라샤는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웠는지 혀를 살짝 내밀고는 웃었다.

라샤의 모습에 위드는 빙긋 웃고는 상체를 일으켰다. 왼쪽 허리 부근에서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지만 움직이는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라샤와 엘리아는 괜찮은 거야?”

위드의 물음에 라샤가 웃으며 말했다.

“위드 덕분에 우리는 둘 다 무사해!”

라샤의 말에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위드는 이내 주변을 둘러보고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엄청나게 빽빽하게 우거진 나무들이 드래번의 추락 속도를 늦추었고, 바닥의 무성한 풀들이 세 사람을 멀쩡하게 살아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행이군.’

최소한의 희망을 걸고 시도한 모험이 좋은 결과로 끝나자 위드는 밝게 웃었다.

몬스터 땅에 추락을 했기에 살아난 것이지 만약, 일반 지형이었지만 드래번과 함께 처참하게 추락사를 하고 말았을 것이다.

위드는 문득, 드래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다는 사실에 라샤를 향해서 물었다.

“드래번은?”

라샤가 침울한 표정으로 답했다.

“로크가 잡아갔어.”

마지막까지 드래번은 위드 일행의 방패막이가 되어준 셈이다. 만약, 드래번이 아니었다면 로크는 분명 위드 일행을 잡아갔을 것이다.

몸을 일으킨 위드는 주변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 것 같아?”

몬스터 땅과 인접한 프레타 지역을 영지로 갖고 있으니 최소한 자신들보다는 더 많이 알고 있으리란 생각에 라샤가 물었다.

위드는 조금 더 주변을 살피고 나서야 대답했다.

“정확하진 않지만 프레타 영지의 경계부근 정도일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

프레타 영지의 경계부근이라는 말에 라샤는 물론이고, 엘리아까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위드가 말했다.

“프레타 영지의 경계부근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안심할 수 없어.”

“어째서? 프레타 영지 경계까지만 어떻게든 가면 영지 경비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엘리아도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위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건 두 사람이 몰라서 하는 말이야. 프레타 영지는 그 절반이 몬스터 땅에 속해 있어. 다시 말하면 우린 프레타 영지 경계부근에서 영지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거리를 더 나가야만해.”

“……!”

“……!”

놀라는 라샤와 엘리아의 모습에 위드는 씁쓸하게 웃었다.

“프레타 영지를 어째서 저주받은 땅이라 부르는지 이젠 알겠지? 영지 절반을 몬스터들에게 빼앗긴 곳이 바로 프레타야. 그리고 난…… 그곳의 영주고.”

 

사박, 사박.

가장 선두에서 위드가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었고, 그 뒤를 엘리와 라샤가 따랐다. 이미 프레타 영지의 경계를 지난 지 이틀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너무나 멀었다. 무엇보다도 마음 놓고 움직일 수 없기에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린 것이 문제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운이 좋은 건지 아직까지는 몬스터와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드는 그 점을 더욱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몇 번이나 몬스터 땅을 들어선 적이 있는 위드였다. 

당시는 프레타 경비대를 이끌고 있었음에도, 몬스터 땅에 들어섬과 동시에 쉬지 않고 달려드는 몬스터들로 인해서 여간 고생을 한 것이 아니었다.

‘이틀…… 어째서 몬스터들이 나타나지 않은 거지?’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영주님, 인간들이 서로 땅을 차지하고 그 경계를 이루며 살듯이 몬스터들도 저희와 같습니다. 강한 몬스터일수록 그 영역이 크며, 그 안엔 다른 어떠한 몬스터도 함께 살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몬스터의 땅에서는 고블린이나, 코볼트, 오크 등과 자주 만나는 것이 아무런 몬스터도 만나지 않는 것보다 좋은 일입니다. 프레타 영지의 영주님이라면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틀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동한 거리는 고작해야 5키르(km)였다. 조금만 이상한 소리가 나면 한참을 숨어 있어야 했고, 잔뜩 긴장되어 있었기에 피로도 많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강력한 오우거라고 하더라도 5키르(km)나 되는 거리를 영역으로 삼고 있을 수는 없을 텐데…….’

오우거가 지상 최강의 몬스터라고는 하지만 한 마리가 5키르(km)나 되는 넓은 지역을 영역으로 삼고 있기엔 무리가 있었다. 더욱이 수많은 몬스터들이 우글거리고 살고 있는 몬스터 땅에선 더욱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라샤, 엘리아.”

위드의 부름에 잔뜩 긴장해서 주변을 살피고 있던 두 사람은 왜 부르냐는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우리가 있는 공간은 엄청나게 강한 몬스터의 영역인 것 같아. 아직까지는 운이 좋아서 들키지 않은 것 같지만 조만간 우리의 냄새를 맡고 그놈이 덤벼 올 거야. 아무래도 최대한 빨리 이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 좋겠어.”

감당할 수 없는 강한 몬스터에게 공격을 당하느니, 그 영역을 빠져나가 자신들을 미끼로 몬스터들끼리의 싸움을 유도하는 편이 백번 낫다 생각한 위드였다.

“그, 그런…….”

“알았어.”

엘리아는 겁에 잔뜩 질려 있었고, 그토록 활기차던 라샤도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빠르게 영역을 벗어날 테니까 뒤처지지 않게 조심해.”

“……네.”

“응.”

위드는 라샤와 엘리아를 바라보곤 심호흡과 함께 손에 쥐고 있는 단검을 더욱 굳게 쥐었다. 장검을 쥐고 있는 라샤나 엘리아와는 다르게 위드는 자신의 검을 영지에 두고 아카데미로 향했기 때문에 검이 없었다.

‘영지로 돌아가면 반드시 검부터 꼭 챙겨서 다녀야겠군.’

위드의 검은 대륙에 하나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특이했다. 그렇기에 아카데미로 가져가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을 우려해 검을 놓고 아카데미에 입학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몬스터 땅도 아닌데 무슨 큰일이 있겠냐 하는 약간 안일한 생각도 들어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위드와 그 뒤를 열심히 쫓는 엘리아와 라샤. 거의 뛴다시피 걸어가는 위드는 그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주변을 세심하게 살폈다.

그렇게 약 3키르(km) 정도를 걸었을 때였다.

크와아아아악!!

몬스터의 울부짖음이 위드 일행의 발을 꽁꽁 묶었다.

“등 뒤를!”

엘리아와 라샤가 급히 위드의 뒤로 바짝 붙으며 자연스럽게 삼각형의 형태로 서로의 뒤를 보안하며 검을 들어 올렸다.

크와아아아악!!

다시 한 번 울부짖는 몬스터의 울음소리는 위드 일행을 더욱더 긴장시켰지만 가만히 들어보니 자신들과는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오우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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