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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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8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1권 - 16화
Chapter 7 드래번(Dravern) 타고 영지로!
여름방학 시작!
“이 자식들! 두고 보자! 이 배신자들아아아아!!”
네드벨 아카데미 정문에 서서 고함을 내지르는 라이너의 모습을 보며 위드와 트레제, 레인, 티스는 손을 흔들어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게 좀 열심히 수련할 것이지.”
혀를 차는 트레제의 모습에 티스가 말했다.
“그렇기도 하지만 베논이 워낙 강한 상대였으니…….”
“티스 너나 나나, 위드는 베논이 상대라도 이겼을 텐데?”
“그거야…….”
트레제의 반문에 티스는 할 말이 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어떻게들 갈 생각이야?”
위드가 각자 집으로 어떻게 갈 생각이냐고 묻자 레인이 가장 먼저 대답했다.
“나는 카르타 제국령까지만 가면 돼.”
“카르타 제국령까지만?”
티스의 물음에 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티스의 얼굴 표정에 위드가 설명을 해주었다.
“카르타 제국의 5대 상회 중 하나인 벨르트 상회가 레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상회라서 카르타 제국까지만 어떻게든 들어가면 알아서 집까지 편안하게 가게 될 거란 소리야.”
위드의 설명에 이미 알고 있었던 트레제와 다르게 티스는 입을 쩍! 벌리고 레인을 바라봤다.
벨르트 상회라면 카르타 제국의 5대 상회 중 하나이기도 했지만 대륙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기도 하는 엄청난 부를 쌓은 곳이기 때문이다.
설마, 레인이 그런 엄청난 곳의 아들일 줄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한 티스였기에 그저 신기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트레제 너는?”
“나도 레인처럼 키에브 제국령까지만 가면 돼.”
“트레제 너도 설마?”
티스의 물음에 트레제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보니 트레제나 라이너의 출신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구나.’
생각해보니 위드 자신은 페르만 왕국의 준남작이라는 사실이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었지만 가장 친하게 지내온 라이너와 트레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라이너는 카르타 제국, 트레제는 키에브 제국 출신이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지 그들이 어떤 가문의 자식인지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랐다.
“어쨌든 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트레제의 말에 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서 말해주길 기다리는 게 좋겠지.’
티스는 트레제의 신분이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자신보다 더 친한 위드조차도 모르는 듯하고, 물을 생각을 하지 않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티스, 너도 키에브 제국 출신이지?”
레인의 물음에 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우선은 키에브 제국령까지만 가면 되니까…… 아, 물론 날 배웅하거나 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미 혼자서 아카데미까지 온 경험이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티스의 대답에 레인은 알겠다는 듯 웃었다.
“위드 넌?”
“나는 저기.”
위드는 손가락으로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는 곳을 가리켰다.
“연금술청?”
티스의 물음에 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웬만하면 드래번(Dravern)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영지로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야 하거든.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우선은 한 영지를 책임져야 하는 영주니까.”
“하긴, 만티곤(Mantigon)으로 페르만 왕국까지 가려면 적어도 20일은 걸릴 테니…… 차라리 비싸더라도 드래번을 이용해서 2, 3일 만에 가는 편이 낫겠다.”
고개를 끄덕이는 트레제의 모습에 위드는 희미하게 웃었다.
“하지만, 드래번은 이용요금이 너무 비싸잖아?”
“그렇기는 하지.”
작게 한숨을 내쉬는 위드의 모습에 레인은 자신도 모르게 주머니 속의 돈을 꺼내려다 깜짝 놀라며 얼른 손을 빼버렸다.
돈을 준다고 해서 위드가 받을지도 의문이었고 아니, 지금까지 겪어본 그의 성격이라면 결코 받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돈을 준다는 것도 웃긴 일이었다.
“미안하지만 난 먼저 가볼게. 여름방학이 끝나고 아카데미에서 보자.”
위드의 인사에 최소 하루, 이틀 정도는 네드벨 시에서 놀려고 했던 트레제나, 레인, 티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인사를 했다.
“그래, 몸조심하고 여름방학 끝나면 꼭 다시 보도록 하자!”
“위드! 조심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위드가 향하는 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를 잘 알고 있기에 세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위드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걱정했다.
“그래! 고맙다!”
세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고 마지막 말을 남긴 위드는 서둘러 연금술청으로 향했다.
연금술청, 그리고 연탑.
프라디아 대륙의 연금술사라면 누구나 연금술사의 탑 속칭, 연탑에 등록을 해야만 한다. 연금술이란 아주 어렵고도 위험한 학문이기에 홀로 연금술을 익혀나간 다는 것은 소위 천재 중의 천재가 아니고서야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으며, 홀로 익혔다고 하더라도 대륙에 커다란 해가 될 만한 것들을 만들어내면 연탑 내에서 어떻게든 살려두지 않으려 했기에 제대로 된 연금술사들이라면 연탑에 등록되어 있었다.
연금술청은 그런 연탑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종의 사업체다.
키메라(Chimera).
간단하게 설명하면 전혀 다른 두 가지의 생물이나, 식물들을 합성하여 만들어낸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생명 혹은 물질을 지칭하는 말이다.
연금술청은 그렇게 연금술사들이 만들어낸 키메라들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커다란 목적이다.
“예약이 꽉 찼다니!”
“어떻게 안 되는 건가?”
“열흘 안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러기에 내가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했잖아!!”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낀 위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약을 해놨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며칠을 꼬박 기다렸겠어.”
연금술청의 드래번, 만티곤, 켈피(Kelpie)등이 제아무리 비싸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쯤은 우습게 생각하며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널리고 널려 있었다.
당장 네드벨 시의 연금술청만 하더라도 이렇게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물론, 네드벨 시엔 대륙 최고의 명문인 네드벨 아카데미가 있고, 오늘은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연금술청에 사람이 항상 끊이지 않고 북적거린다는 것은 대륙 어딜 가나 마찬가지였다.
“저…….”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위드는 고개를 돌렸다.
에메랄드 빛 머리카락이 가장 먼저 위드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은 눈, 코, 입과 살짝 붉어진 양 볼은 꽤나 귀염성이 강한 얼굴이었다.
나이는 대략 16세나 17세가량 되었을까? 꽤나 수줍어하는 얼굴 표정과 다르게 허리에는 한 자루의 장검을 지니고 있었다.
‘네드벨 아카데미 학생이군.’
“무슨 일이시죠?”
위드의 물음에 그녀가 잠시 머뭇거렸다.
“저…… 그게…….”
‘꽤나 수줍음을 많이 타네.’
누가 봐도 그녀가 수줍어 무척이나 말을 주저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위드는 아무런 말없이 그녀가 말을 하길 기다려주었다.
“저…… 그게…… 호, 혹시…… 위, 위드 카일러 준남작이신가요?”
별말도 아닌 걸 꽤나 수줍어한다고 생각하며 위드는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예, 맞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저…… 그러니까…….”
우물쭈물. 주저주저.
예쁘장한 눈동자로 위드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숙이며 양 볼을 더욱더 빨갛게 물들이고는 수줍게, 너무나 수줍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 그게…… 페, 페…… 페르만 왕국으로 가시나요?”
“예, 그렇습니다만?”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또 다시 주저했다.
‘조금…… 답답하군.’
이내 위드는 눈치껏 그녀를 살폈다.
‘연금술청에서 만났다는 건 연금술청에 볼일이 있다는 거겠지? 그리고 이곳은 드래번을 이용하기 위해서 대기하는 곳이고, 다름 사람들과 다르게 내가 약간 여유를 부리는 모습을 봤으니…….’
위드는 나름대로 그녀가 자신에게 접근한 이유를 유추해낼 수 있었다. 어차피 틀리더라도 뭐, 문제 될 것 없었기에 그는 곧바로 물었다.
“혹시, 제가 예약한 드래번을 같이 이용하자는 말씀인가요?”
“에? 에…… 그러니까…… 예…….”
잠시 놀란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위드를 바라보다 이내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 위드는 희미하게 웃었다.
“페르만 왕국으로 가십니까?”
“예.”
“그렇군요. 하지만, 제가 예약한 드래번은 소형이라……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대로 괜찮으시다면 전 상관없습니다.”
위드의 말에 그녀가 정말이냐는 듯 고개를 들곤 두 눈을 똑바로 마주쳐왔다. 그 모습이 꽤나 귀여워서 위드는 환하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아! 죄,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는 앞으로 한 시간 후인 두 시에 떠날 생각입니다. 그때까지 준비를 마쳐주셔야 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위드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할 수 있습니다. 아! 그, 그런데…….”
“또 무슨?”
“하, 한 사람이 더 있는데…… 괜찮을까요?”
보통 드래번 소형은 1인에서 2인이 탑승하도록 되어 있었다.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예약한 드래번은 소형입니다만…….”
“아, 안 될까요?”
부탁한다는 듯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위드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일행되시는 분이 체격이 크지 않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위드도 그렇지만 눈앞에 있는 여학생도 그리 큰 체격이 아니었기에 아니, 오히려 아담한 체격이었기에 또 다른 일행이 보통 정도만 된다면 크게 문제는 될 것 같지 않았다.
“가, 감사합니다! 그, 그럼 한 시간 안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등을 돌려 달려가는 그녀의 모습에 위드는 멀뚱히 서서 중얼거렸다.
“최소한 이름은 말해야…….”
“야호! 내가 드래번을 타게 될 줄이야!”
시끌시끌 거리는 연금술청 안을 더욱더 떠들썩하게 만드는 음성에 위드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나마 맑고 활기찬 여자의 목소리라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미리 드래번을 예약하지 못한 사람들이 저마다 벌컥! 짜증을 부렸을 것이다.
“아! 여기 있다! 안녕! 히힛!”
위드는 자신의 앞에 와서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드는 적갈색 머리카락의 여자를 멀뚱히 바라봤다.
“누구시죠?”
“우선 인사는 받아줘야지!”
웃는 얼굴로 말하는 여자의 모습에 위드는 얼떨결에 인사를 했고, 그제야 여자가 히히 거리며 자신의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라샤! 나이는 19살이지만 너와 같은 네드벨 아카데미 검술학부 1학년 생! 반은 아쉽게도 4반이지만 네 얘기는 너무 잘 알고 있어서. 히힛! 위드 카일러 준남작 맞지?”
“……그렇습니다만?”
“준남작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같은 학년이니까 존댓말을 하지 않을게. 편하게 지내자. 편하게!”
웃는 얼굴을 지우지 않은 채, 위드의 옆에 앉은 라샤는 이어서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드래번 이용 요금이 무지 비싸다고 하는데 여긴 사람이 꽉꽉! 들어차 있구나! 하긴, 우리도 위드 네가 아니었으면 드래번을 타지 못 했겠지만. 고마워!”
굉장히 활기찬 라샤의 모습에 위드는 피식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녀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었다.
“라, 라샤 언니, 그렇게 혼자 가면 어떡해요?”
위드에게 부탁을 하고 사라졌던 이름 모를 여학생이었다.
“아아! 미안, 미안! 그보다도 엘리아 덕분에 드래번을 처음 타보게 됐으니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 할게! 고마워, 엘리아!”
‘이름이 엘리아로군.’
엘리아는 라샤의 인사에 위드를 바라보곤 급히 손을 내저었다.
“제, 제가 뭘 했다고…… 위, 위드 카일러…….”
“위드!”
라샤가 엘리아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소리쳤다.
“에…… 예?”
“그냥 위드라고 불러! 어차피 같은 학년인데 무슨 존댓말이야! 위드, 너도 그게 좋지?”
위드는 라샤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 하지만…… 저는 17살이고…….”
“나는 상관없어.”
위드의 간단한 말에 엘리아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고, 라샤는 그것보라는 듯 히히 거리며 웃었다.
“……네.”
고개를 숙이며 알겠다는 듯 말하는 엘리아의 모습에 라샤는 앉아 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위드와 엘리아의 손을 각각 붙잡고 큰 소리로 외쳤다.
“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