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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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33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2권 - 8화
요구 금액 : 20만 골드.
추가 요구 조건 : 계약 성립일로부터 5년간 마법사 길드의 절대적인 프레타 영지 지원.
1차 지원 요구 사항.
경보병 300인, 중장보병 300인, 투척 무기병 300인, 궁병 300인, 창병 300인, 방패병 300인, 경장기병대 200인, 중장기병대 200인. 400마리의 전마와 20마리의 드래번 포함.
히덴은 이것이 무엇이냐는 듯 위드를 바라봤다.
“내용 그대로입니다. 돈은 20만 골드를 준비해 주시고, 종이에 적힌 수만큼의 무장을 직접 구입해 저희 영지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마법사 길드는 계약이 성립되는 그 날로부터 향후 5년간 프레타 영지에 절대적인 지원을 약속해 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내용이 비밀인 만큼 철저하게 다른 곳에서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물품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종이에는 적어놓지 않았습니다만 5년간 프레타 영지 내에 마법사 길드에 소속된 4클래스 이상의 마법사 10명을 배치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
“……!”
히덴과 슈란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는 다시 종이에 쓰여진 내용을 바라봤다.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았다.
“이런 조건을 내걸다니!!”
슈란츠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위드를 노려봤다.
요구 금액만 하더라도 20만 골드나 되었다. 거기에 병사들의 무장을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또, 마법사 길드의 절대적인 지원? 그리고, 10명이나 되는 초급 마법사를 프레타 영지에 배치시켜달라니!
“그래서 미리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그렇지!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거래 조건입니까! 설사, 거래 조건을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이 무장을 모두 할 수 있는 병사수가 있기나 한 것입니까?”
위드는 슈란츠를 정면으로 직시하며 말했다.
“그건 제가 알아서 할 일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직 20세도되지 못한 어린 나이의 위드였지만 슈란츠는 순간적으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힘에 압도를 당한 것이다.
“카일러 준남작님이 제시한 조건은 무리입니다.”
히덴은 딱! 잘라서 말했다. 위드가 지닌 마법 주문들이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의 조건은 제 아무리 마법사 길드라 하더라도 들어줄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여기겠습니다.”
위드는 잘라 말하고는 히덴의 손에 들린 종이를 내놓으라는 듯 손을 뻗었다. 비록, 일부가 빠진 주문이었지만 워낙에 귀한 것이었기에 조금도 공짜로 넘겨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히덴은 손에 들린 종이를 여전히 쥐고 넘겨주지 않았다.
“다른 조건이라면 들어드리겠습니다.”
“제가 원하는 조건은 그것뿐입니다.”
단호한 위드의 말에 슈란츠는 이따위 거래 그만두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자신이 나설 상황이 아니었기에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순 없었다.
“카일러 준남작님.”
히덴의 부름에 위드는 왜 그러냐는 듯 담담하게 바라봤다.
“카일러 준남작님께서 발견하신 마법 주문들은 현재 프라디아 대륙 마법계를 발칵 뒤집어엎을 정도로 대단한 것들입니다.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마법계를 생각하셔서 조금만 조건을 바꿔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가, 가르시아 님!!”
히덴이 고개를 숙이며 부탁하자 슈란츠가 얼굴을 잔뜩 붉히며 그를 불렀다.
마법사는 오만하다.
선택받은 자만이 마법을 익히고 배울 수 있으며, 너무나도 어려운 학문인만큼 자부심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제 아무리 대단한 연금술자라 하더라도 마법사 앞에서는 고개도 들지 못한다.
그런 마법사들의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이 바로 마법사 길드장이다.
즉, 모든 마법사들의 최고 권위자인 히덴이 위드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 것이다.
히덴의 갑작스런 행동에 위드 역시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이, 이러지 마십시오.”
“조건을 바꿔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음성에서 절박함이 느껴졌다.
슈란츠는 도저히 히덴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위드가 가진 마법 주문들이 히덴의 말처럼 마법계를 뒤집어엎을 정도로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면 마법사 길드의 힘을 이용해서 위드를 궁지로 몰아 가장 좋은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도 있었다. 만약, 자신이 길드장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라고 슈란츠는 생각했다.
“절반으로 하겠습니다.”
위드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히덴이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그와 눈을 마주하며 위드가 다시 말했다.
“단! 제가 제시한 조건 중 마법사의 수와 1차 지원 요구 조건을 절반으로만 하겠습니다. 대신! 금액을 25만 골드로 높이겠습니다.”
“그게 그거 아닙니까!!”
얼굴을 잔뜩 붉힌 슈란츠의 외침이 방안을 다시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의 발작에 가까운 외침에 위드의 곁에 붙어 있던 피에나가 사납게 눈을 치켜뜨며 그를 노려봤다.
“으윽…….”
피에나의 살기에 슈란츠는 숨이 턱! 막혀왔다.
“피에나.”
위드의 음성에 피에나가 예쁘게 웃으며 그의 팔에 뺨을 비볐다. 살기는 씻은 듯 사라졌고, 그제야 슈란츠는 제대로 호흡을 할 수 있었다.
“카일러 준남작님, 그 역시 어려운 조건입니다.”
“그렇다면 역시 이 거래는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저희도 더 이상은 물러날 수 없습니다. 아시고 계십니까? 이곳 프레타 영지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저희에게 이번은 기회입니다. 누구든 기회는 쉽게 버리지 않는 법입니다.”
위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히덴의 손에 들려 있던 종이를 낚아내듯 빼앗아버렸다.
“5일 안으로 4만 골드나 잘 보내주십시오. 그럼, 조심히 돌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위드가 몸을 돌려 방문을 막 나가려는 순간.
“좋습니다.”
히덴의 음성이 위드의 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가르시아 님!!”
슈란츠의 놀란 음성에도 히덴은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았다.
“카일러 준남작님의 조건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위드가 몸을 돌려 빙긋 웃었다.
“감사합니다.”
Chapter 4 15년에 대한 보답
“어째서 직접 남으신 겁니까?”
히덴이 웃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고약한 성격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위드가 물었다.
“혹시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라는 듯 히덴은 대답을 해주었다.
“향후, 5년이라는 시간동안 프레타 영지가 어떻게 변할지 너무 궁금합니다. 게다가 과연 카일러 준남작님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히덴이 말끝을 흐리자 위드가 물끄러미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과연 무엇을 더 숨기고 있을지…….’
마법사 길드와의 거래는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10일 만에 마법사 길드는 모든 조건을 들어주었다. 29만 골드라는 엄청난 액수의 돈과 위드와 약속한 병력의 무장, 200마리의 전마와 10마리의 드래번에 히덴 자신을 포함한 마법사 길드 소속 마법사 5인이 현재 프레타 성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대륙에 단 6인밖에 존재하지 않는 6클래스 상급마법사이자 마법사 길드의 길드장인 히덴 가르시아가 직접 프레타 성에 남았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히덴의 물음에 위드가 물어보라는 듯 그를 바라봤다.
“잉…….”
두 사람의 대화에 피에나는 볼을 부풀리며 싫은 내색을 뚜렷이 내비쳤다.
특히, 자신과 함께 놀아줘야 할 위드가 히덴의 앞에선 전혀 그러지 않아 영 못마땅한 상태였다.
피에나의 따가운 눈초리를 느끼면서도 히덴은 위드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 물음을 건넸다.
“카일러 준남작님께 제가 가장 먼저 물었던 물음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히덴의 말에 위드는 기억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마법사입니까?’
히덴이 위드의 눈을 차분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대륙의 마법사라면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마나를 자신의 심장에 저장합니다. 알고 계십니까?”
위드는 히덴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미 마로크와 한 차례 이야기 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해 하고 있었습니다. 제 심장에 얼마나 많은 양의 마나가 쌓여 있는 것입니까?”
위드는 직접적으로 물었다. 어차피 숨긴다고 해서 숨겨지는 것도 아니었고, 6클래스 상급마법사인 히덴이라면 의문스러운 부분들을 풀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제가 느껴지는 부분으로만 말씀드리면…… 제가 보유한 마나량을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위드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다른 이들이라면 놀라 자빠질 일이었지만 적어도 위드에게는 크게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8클래스라는 엄청난 경지에 오른 대마도사 칸의 마나다. 물론, 그의 모든 마나량을 얻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가 후인을 위해 남겨뒀을 정도면 그 양이 결코 작지만은 않을 것이다.
“카일러 준남작님은 어디서 그런 마나를 얻으셨습니까?”
히덴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위드의 몸속의 마나가 그가 스스로 저장시킨 것이 아님을 확신하고 있는 듯한 음성이었다.
‘영주님, 숨기면 숨길수록 좋은 일이 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려질 일이겠지만 섣부르게 영주님 스스로 드러낼 필요는 없습니다. 반드시 기억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마로크와 했던 대화를 떠올린 위드는 히덴의 물음에 미안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해드릴 수 없습니다.”
히덴 역시도 위드가 순순히 말을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마법사들만 하더라도 다른 마법사보다 한 가지라도 더 많은 주문을 알고 있으면 그 만큼 언제고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즉, 자신에게 유리해 질 수 있는 것을 굳이 남에게 알려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렇습니까?”
아쉽다는 듯 말했지만 히덴의 표정은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혹시, 카일러 준남작님이 발견하신 대마도사의 던전을 가볼 수 있습니까?”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가실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이번엔 말을 하는 히덴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사실, 대마도사의 던전을 가본다는 것은 마법사에게 있어서는 대단히 영광스런 일이었다.
“몬스터 땅에 존재한 곳이며, 가보셔야 아무것도 보실 수 없으실 겁니다. 무엇보다도 땅 속 깊은 곳에 위치를 하고 있어서 다시 들어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위드는 귀찮거나, 자신이 발견한 곳을 히덴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다시 가봐야 볼 것도 없었으며, 너무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들어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위드의 심정을 느꼈는지 히덴은 작게 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위드…….”
잠시 말이 끊어지자 피에나가 기다렸다는 듯 위드의 이름을 불렀다. 사랑하는 여인의 달콤하면서 애절한 음성과도 같은 그녀의 목소리에 위드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요즘 들어 피에나가 좀…….’
피에나의 애정표현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사람이 없기만 하면 볼과 이마, 심지어 입술에 뽀뽀를 해댔다. 사람이 있을 때는 지금처럼 부담스런 음성으로 자신을 부르거나, 너무 밀착해서 달라붙어 보는 이들을 당황시키고 있었다.
“왜?”
위드가 바라보자 피에나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헤에…… 나 뽀…… 읍.”
“하하하하!”
뽀뽀하고 싶다는 말을 재빨리 막은 위드는 어색하게 웃으며 히덴을 바라봤다.
“타이먼 족은 남성이건, 여성이건 적극적인 사랑을 합니다. 애정표현을 서슴지 않으며,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줄 정도로 헌신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질투심이 강한 편입니다. 그건, 상대가 여자이건, 남자이건 가리지 않습니다.”
위드가 그렇냐는 듯 그를 바라봤다.
히덴이 웃으며 자신이 아는 타이먼 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타이먼 족은 소유욕이 강한 편이라 결코 자신의 짝에게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카일러 준남작님은 피에나 양과 같은 침대를 사용하지 않으십니까?”
“그, 그렇습니다만, 같이 잠만 자고 있습니다.”
쑥스러워하는 위드의 모습에 히덴은 처음으로 위드가 나이에 맞는 행동을 보인다고 생각했다.
“타이먼 족은 대륙의 모든 종족들을 통틀어 가장 낮은 생존률과 번식률을 자랑합니다. 그 이유는 타이먼 족은 결혼을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또, 결혼을 하더라도 같은 타이먼 족끼리 결혼을 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으며,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를 낳고 10살이 되면 강제로 홀로 살도록 버리고 떠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런!”
위드는 고작 10살의 나이에 혼자서 살아왔을 피에나를 생각하니 그녀가 너무나도 가여웠다.
“타이먼 족과 인간을 같이 생각하면 안 됩니다. 10살의 인간은 한없이 약하지만 타이먼 족은 다릅니다. 10살이라고 하더라도 웬만한 인간 성인보다도 강력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홀로 외로이 험한 곳에서 살다보니 생존률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