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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28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0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28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2권 - 3화

 

 

고개를 흔들며 중얼거린 위드는 곧이어 심장에서 느꼈던 이질적인 기운들과 자신이 중얼거리던 순간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마법을 사용한 건가?”

위드는 떨어져 있던 책을 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반대편 벽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블링크.”

또 다시 심장에서 이질적인 기운, 대마도사 칸이 남겨 준 마나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

시동어가 끝남과 동시에 위드의 몸이 사라지더니 반대편 벽의 바로 코앞에 나타났다.

순간이동.

위드는 하늘을 나는 능력보다도 어쩌면 더 대단하다 할 수 있는 순간이동 능력을 얻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 하하하하…….”

어색하게 한참을 멍하니 서서 웃던 위드는 이어서 커다랗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서둘러 다시 책을 펼쳤다. 그리고 남은 하나의 마법을 찾기 시작했다.

“분명히 남은 마법이 어스 퀘이…… 아차!”

위드는 중얼거리다 이내 급히 입을 다물었다. 단지 중얼거리는 것만으로도 마법이 펼쳐졌다. 무슨 마법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위험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위드는 7클래스 마법 중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8클래스로 넘어갔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자신이 찾던 것을 있음을 확인했다.

“…….”

8클래스 마법, 어스 퀘이크.

간단하게 지진 마법이다. 그런데 그 위력이 너무나도 대단했다. 일정 지역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대규모 강력 지진 마법이었다.

만약, 인비저빌리티가 아닌 어스 퀘이크부터 찾았다면 그대로 죽을 뻔했다.

철컥.

책을 덮은 위드는 힘이 빠진 사람처럼 주저앉았다.

“……죽을 뻔 했군. 하하하하.”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래도 위드는 웃었다. 이런 대단한 마법을 남겨 준 대마도사 칸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Chapter 2  마법의 힘 

 

“여기였지?”

위드는 처음 자신이 정신을 차렸던 곳으로 돌아와 천장을 바라봤다. 지상과 연결이 된 듯한 구멍이 희미하게 보이긴 했는데 그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철컥.

손을 뻗어봤지만 구멍이 뚫려 있는 천장과의 거리가 못해도 2미르(m)는 되어 보였다.

“뛰어봐야 어림도 없겠는데…….”

어떻게 나가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위드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위드는 가볍게 숨을 고른 후에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철컥!

금속음과 함께 위드의 몸이 빠르게 솟구치더니 천장과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며 지상으로 향하는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

보통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면 신체의 힘과 속도가 2배가량 증가한다. 그렇기에 같은 경지라 하더라도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검사와 그렇지 않은 검사의 대결은 대결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2차 성장을 마친 트랜트 아머는 1차 성장을 마친 트랜트 아머의 2배에 달하는 힘과 속도를 낼 수 있어진다. 다시 말하면 본래의 신체보다 무려 4배나 증가하는 것이다. 거기에 웬만한 충격은 받지도 않으며, 한 가지 계열에 대한 마법 방어까지 완벽하게 해주니 트랜트 아머가 고가에 팔리는 이유는 당연했다.

콰직!

2미르(m)의 높이를 가볍게 뛰어 올라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간 위드는 놀라기 이전에 자신의 몸이 가장 정점에 올랐을 때, 오른손을 뻗어 벽에 박아 넣었다.

“하!”

한쪽 팔로 대롱대롱 매달린 우스운 형태에서 위드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처음 위드의 생각은 단순히 자신의 점프력으로 2미르(m)나 되는 높이 중 얼마큼이나 도달하느냐 하는 것이었고, 벽에 주먹을 뻗었던 것은 조금이라도 흠집을 낸 후, 그 홈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함이었다. 

결코, 지금처럼 2미르(m)나 되는 높이를 쉽게 뛰어 오를 지도, 이렇게까지 팔이 벽면에 박혀 버릴 줄은 예상도 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아무리 트랜트 아머라고 하더라도 이런 일이 가능할 줄이야…….

“트랜트 아머가 좋긴 좋군.”

웃으며 말을 마친 위드는 고개를 들었다.

아직까지도 어둠밖에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대마도사 칸은 어떻게 이토록 깊은 곳에서 살 생각을 했을까?

“왜 마법을 신의 능력이라 부르는지 알 수 있겠군.”

마법이 아니라면 결코 이렇게 깊은 곳에서 숨을 쉬며 살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법이 얼마나 위대한 능력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어떻게 올라간다?”

왼손엔 두 권의 책이 들려 있었기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오로지 오른손만을 이용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자니 너무 어려운 문제였다.

“우선.”

콰직! 콰직!

위드는 오른팔이 아프진 않았지만 자신의 꼴이 우스웠기에 양발을 땅에 박아 넣었다. 오른팔과 양 발을 이용하면 조금씩이라도 올라갈 수 있을 듯싶었지만 그러자니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이 깊이가 은근히 두려워졌다.

잠시 벽에 매달려 생각을 하던 위드는 순간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해보면 알겠지.”

중얼거린 위드는 단단히 준비를 하고는 위를 바라봤다. 최대한 위쪽을 바라보고는 크게 외쳤다.

“블링크!”

위드의 몸이 사라지며 그가 바라봤던 곳에 나타났다.

콰직!

오른팔이 벽면에 깊숙이 박혔다.

“역시 마법은 신의 능력이야.”

웃으며 말을 마친 위드는 위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블링크를 외쳤고, 블링크를 세 번 사용했을 때쯤에야 환하게 밀려드는 빛을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이런 높이에서 떨어지고 어떻게 살 수 있었지?”

지상에 올라선 위드는 깊은 구멍을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위드가 올라왔던 지하 구멍이 흐릿하게 흔들렸다.

지하 구멍이 흐릿하게 흔들리더니 이내 까마득하기만 했던 지하 구멍이 고작 2미르(m) 밖에 안 되는 높이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땅 속에서 흙들이 밀려 올라오더니 지하의 흔적을 감쪽같이 감춰버렸다.

대마도사 칸의 마지막 마법이 펼쳐진 것이다.

아마 위드라 하더라도 다시는 이곳을 찾지 못할 것이다.

 

철컥, 철컥, 철컥.

“금속음이 약간은 거슬리네. 하긴, 트랜트 아머도 금속으로 만든 갑옷이니 어쩔 수 없겠지.”

걸을 적마다 나는 금속음. 분명 좋지만은 않았다. 어떤 면에서는 꽤나 신경 쓰인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금속음이 싫다고 트랜트 아머 자체를 싫어할 사람은 없었고, 위드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났겠지?”

위드는 본의 아니게 사라져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을 걱정시켰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왼손에 들린 대마도사 칸의 책들을 바라보면 얼굴엔 미소만이 그려졌다.

“우선 영지의 병사와 무기부터 늘여야겠어.”

항상 돈이 부족했던 프레타 영지였다.

어느 곳이든 영지가 수입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일정했다. 영지민들에게서 일정 기간 동안 꼬박꼬박 세금을 걷어내는 것과 타 지역에서 들어온 상인들에게서 영지 내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대신 일정 금액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영지 내에 거대 농지, 광산, 목장, 도박장, 용병 길드, 상인 단체 등이 있다면 그 규모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프레타 영지 내엔 거대 농지는커녕, 그나마 있는 소규모의 농지들도 잦은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그 생산량이 별 볼일 없었고, 상인들 역시도 프레타 지방이 어떤 곳인지 잘 알기에 장사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몬스터 땅으로 인해서 거대한 숲이 펼쳐져 있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그곳은 몬스터 땅의 일부였기에 숲을 이용해 영지의 수입을 늘이는 것도 불가능했다.

위드는 당장 마법 길드에 연락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에게 5클래스 급의 마법 주문만 넘겨도 엄청난 액수의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1분이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그였다.

크그그그그그…….

귀에 들려오는 듣기 거북한 소리에 빨라졌던 위드의 발걸음이 뚝! 멈추었다.

“…….”

숨소리를 죽이고 위드는 주변을 살폈고, 좌측 전방에서 2미르(m)가 조금 넘는 짙은 회색 몬스터가 구부정한 자세로 걸어오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트롤(Troll)…….”

위드의 입에서 딱딱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의 그런 심정을 느끼기라도 했을까?

크그그그그그…….

트롤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듣기 거북한 소리가 한층 짙어졌다.

위드는 왼손에 들고 있던 책들을 조심스럽게 땅에 내려놓고는 허리에 걸어 두었던 검을 뽑아 들었다. 검집을 잃어버려서 나무줄기를 엮어 조잡하게 만든 검대(Sword belt)를 허리에 둘러 검을 걸어두고 있던 터였다.

170세르(cm)나 되는 검은 그 모양새가 대륙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펄스(Falx : 한쪽으로만 날이 세워져 있는 칼의 한 종류)와 흡사했다. 그립(Grip : 손잡이)부분 이후 가드(Guard : 칼 받침대)부분이 없단 소리다. 그립 부분에 곧바로 칼날 즉, 블레이드(Blade)로 굉장히 단순한 모양의 검이었다.

크그그그그…….

트롤은 위드가 검을 뽑아들며 자세를 취하자 가소롭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그의 입에서는 더러운 악취와 함께 침이 끈적끈적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트롤…….’

위드는 자신의 실력으로 트롤을 잡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마로크의 말대로라면 자신은 트롤을 혼자서 잡을 수 있는 리피트 상급의 검사였다. 더욱이 트랜트 아머까지 착용하고 있으니 트롤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다. 

하지만, 실제로 홀로 트롤을 잡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인지 자꾸만 긴장감이 밀려들었다.

긴장한 눈으로 트롤을 바라보던 위드.

타악!

‘온다!’

순간적으로 땅을 박차며 자신에게로 달려드는 트롤의 모습에 밀려들던 긴장감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위드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 마저 들 정도였다.

트롤은 정직하다 싶을 정도로 일직선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흉측하게도 길고, 더러운 손톱을 휘갈겨왔다. 그에 맞춰 위드 역시도 검을 휘둘렀다.

투투투투둑!

깨끗한 일격!

위드가 휘두른 검은 단단하다 알려진 트롤의 손톱을 무참하게 잘라버렸다.

크그그그극!!

얕잡아봤던 위드에게 손톱을 잘렸기 때문인지 트롤은 분노한 듯한 소리를 내지르며 반대쪽 손을 휘둘러왔다. 그 속도가 한층 빨라져 있었다.

“하앗-!!”

기합을 내지르며 위드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투투투투둑!!

위드의 검은 다시 한 번 트롤의 손톱을 잘라버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가 먼저 트롤을 향해서 곧바로 반격을 펼쳤다.

철컥!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며 돌아갔던 허리를 재빨리 비틀어 검을 좌에서 우로 있는 힘껏 휘둘렀다.

서- 걱!

트롤이 어떠한 방어를 하기도 전에 위드의 검은 눈부신 속도로 트롤의 허리를 깨끗하게 베고 지나갔다. 너무나도 빠른 일격이었다.

크그그…….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며 쿵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트롤.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들 가운데 가장 빠른 재생력과 회복력을 지녔다는 트롤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빠른 위드의 일격 앞에 상체와 하체가 그대로 반토막 나버렸기에 그 대단한 재생력과 회복력도 소용없었다.

“…….”

위드는 마치 자신이 해낸 일이 아닌 듯한 기분이었다. 너무나도 빨랐던 몸의 움직임. 질긴 트롤의 가죽과 뼈를 거침없이 가르고 지나간 힘.

“이게…… 트랜트 아머의 힘인가?”

아직 그 힘의 일부만 느꼈을 뿐이지만 위드는 얼떨떨한 기분을 숨길 수 없었다.

 

서걱!

“후우, 후우…….”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머리가 반으로 잘려나간 리저드맨(Llzardman)의 시체 앞에서 위드는 검을 늘어트리고 호흡을 뱉어냈다.

검붉은 색의 트랜트 아머 곳곳에 붉은색, 검은색, 녹색의 각종 몬스터들의 피가 얼룩처럼 묻어 있었다. 그렇지만 한쪽에 커다란 나뭇잎으로 잘 감싼 대마도사 칸의 책들은 피 한 방울 묻어있지 않았다.

“왜 이렇게 몬스터들이 많은 거지?”

위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몬스터 땅이니 몬스터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프레타 성에 가까워질수록 몬스터들의 수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처음 만났던 트롤을 시작으로 몬스터들이 끝없이 나타났다. 흔하디흔한 오크와 고블린은 말할 것도 없었다. 20여 마리의 고블린들을 거느린 홉고블린(Hobgoblin)과 4, 5마리씩 몰려다니던 리저드맨들까지 위드는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트랜트 아머가 아니었다면 진즉에 죽었을 것이다.

20여 마리의 고블린을 거느린 홉고블린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소 4마리씩 몰려다니던 리저드맨들은 제아무리 리피트 상급의 검사라고 하더라도 결코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프레타 성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위드는 성에 가까워질수록 많은 수로 만나는 몬스터들의 모습에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서두르자, 블링크!”

팟!

위드는 조금이라도 빨리 성에 도착하기 위해 블링크를 연속적으로 펼쳐 엄청난 속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프레타 성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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