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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45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6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45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2권 - 20화

 

 

Chapter 9  잘못된 검술 시험 

 

 

제국력 1384년, 8월 15일. 검술 시험 당일.

검술학부 검술 시험을 준비하는 곳.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까?”

라파엘의 물음에 연금술학부 1반의 담임이자, 연금술학을 가르치고 있는 프리스케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준비는 끝이 났습니다.”

“매년 이렇게 검술 시험을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파엘의 말에 프리스케가 아니라는 듯 웃었다.

“어차피 저희 연금술학부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검술학부 학생들의 검술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이번 년에는 어떤 학생이 최후까지 남을까? 기대를 하면 준비하는 약간의 수고 정도는 일도 아닙니다.”

프리스케의 말에 라파엘은 마주 웃었다.

네드벨 아카데미의 검술 시험은 꽤나 화려하게 펼쳐졌고, 모든 학부의 학생들이 모여 구경을 할 정도였으니 어떻게 보면 하나의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라파엘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래도 연금술학부인 저보다는 선생님께서 더 잘 아시지 않겠습니까?”

프리스케의 물음에 라파엘은 그 역시 미리 짐작을 해봤다는 듯 생각할 시간도 갖지 않고 대답했다.

“현재로써는 1반의 카인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인이라면 카르타 제국 클라우드 공작가의 장남을 말하는 것입니까?”

처음부터 모든 학생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학생들에 대해서 알게 되기 마련이다.

“맞습니다. 카인은 1학기 체술 시험인 시합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2학기 체술 시험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런 결과만으로 놓고 보면 카인이 체술에 특히 강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것입니다만, 사실 카인에게 있어서 체술은 그저 보조일 뿐입니다. 카인의 검술은 이미 리피트 상급을 뛰어 넘어 익스퍼트 하급에 거의 도달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익스퍼트 하급이라니! 정말로 대단하군요!”

프리스케는 정말로 대단하다는 듯 말했다. 카인의 나이 고작 19세다. 그런 그가 벌써 익스퍼트 하급에 거의 도달했다는 것은 대륙 전체가 놀라기에 충분했다.

“저를 비롯한 검술학부 선생님들도 카인의 실력이 그 정도로까지 높은 것을 알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검술 시험에서는 카인보다 뛰어난 학생은 없을 것입니다.”

프리스케 역시도 자신의 눈으로 확인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라파엘의 판단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위드 카일러 준남작은 어떻습니까?”

학생이라고는 하지만 작위와 영지를 받은 대다가 자신이 직접 가르치는 학생이 아니었기에 검술학부 선생님들을 제외한 다른 학부의 선생님들은 ‘준남작’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위드의 앞에서 ‘준남작’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선생님은 없었다.

라파엘은 잠시 위드를 생각하다 대답했다.

“위드의 실력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리피트 상급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피트 상급이라니 당장 졸업을 해도 문제가 없군요.”

프리스케의 말에 라파엘이 웃었다.

“그렇기는 합니다.”

이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라파엘과 프리스케는 검술 시험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대화를 마치고 검술 시험장으로 향했다.

 

네드벨 아카데미엔 검술학부를 위한 검술 시험장은 물론, 마법학부를 위한 마법 시험장, 연금술 시험장도 존재했지만, 그 중 검술 시험장의 규모가 가장 컸다.

검술 시험장은 단순한 거대 원형 경기장이다.

방원 300미르(m)에 이르는 거대한 경기장과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는 강철 벽은 그 길이가 8미르(m)였으며, 그 강철 벽 너머로는 1,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1,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엔 네드벨 아카데미의 4학년생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학생들이 각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작년 생각난다! 내가 작년만 하더라도 저 경기장에서 화려한 활약을 펼쳤었는데!”

“그랬었지! 도망 다니던 그 화려한 발놀림! 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도망가는 대회가 있다면 네가 단연 1등을 할 거다!”

“뭐라고!”

“푸하하하하!!”

“올해는 어떤 녀석이 가장 눈에 띌까?”

“아무래도 그 카인이라는 녀석 아닐까?”

“카인? 그 녀석은 체술에만 강하다고 하던데? 검술에서는 레슬리가 더 강하지 않을까?”

관중석의 검술학부 2학년 학생들은 자신들의 과거 모습을 회상하며 감회에 잠겼고, 검술학부와 관계없는 다른 학부의 학생들은 누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쳐, 최후까지 남아 있을지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에리카, 너는 누가 마지막까지 남을 것 같아?”

에리카는 같은 반 여학생의 물음에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는 듯 웃으며 대꾸했다.

“위드 카일러 준남작이 끝까지 남지 않을까? 혹시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야.”

여학생의 말에 에리카는 모르겠다는 듯 그저 웃음만 보였다. 그리고는 아직까지는 텅 비어 있었지만 조금 후에 들어설 위드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봤다.

‘위드…….’

에리카가 그를 떠올리는 사이 경기장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음성 증폭 장치에서 검술 시험을 진행하는 듯한 사람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제부터 네드벨 아카데미 검술학부 1학년생들의 검술 시험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끼이이익!

음성이 끝나자 경기장 우측 강철 벽의 작은 문이 듣기 거북한 쇳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리고 그 문을 통해서 검술학부 학생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휘이익! 휘이익!

“우와아아아아!!”

“열심히 해라!!”

“끝까지 살아남아라!!”

“카인! 카인! 카인!!”

“레슬리! 레슬리! 레슬리!!”

1학년 검술학부 학생들 가운데 가장 강하다 평가받는 카인과 레슬리의 이름이 각각 그를 응원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경기장 중앙으로 모인 학생들은 총인원 200명이 각각 반별, 혹은 친한 친구별로 뭉쳐 있었다.

“오오! 이거 은근히 흥분되는데?”

라이너의 말에 트레제가 한심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며 따끔하게 말했다.

“멍청아! 너 그렇게 촐랑대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

“죽기는! 내가 알기론 정말로 재수 없는 사람 아니면 결코 검술 시험에서 죽는 경우가 없다고 하던데?”

“네가 그 정말로 재수 없는 사람이라면?”

“……트레제, 너 내가 싫지? 아주 이참에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말을 말자.”

트레제는 더 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라이너가 그런 그에게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위드가 가로막았다.

“모두 잘 들어. 죽을 위험은 없다고 하지만 라이너의 말대로 정말로 재수가 없는 경우는 죽을 수도 있어. 이미 라파엘 선생님께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간혹, 죽는 사람도 있어. 정신들 똑바로 차려야 해.”

“…….”

“…….”

너무나도 진지한 위드의 말에 웃음기 머금고 있던 라이너도 더 이상은 장난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 

트레제와 다른 반임에도 불구하고 모인 티스, 라샤, 엘리아도 살짝 긴장한 얼굴로 위드를 바라봤다.

위드는 슬쩍 웃었다.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고 있으면 몸이 뻣뻣해져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으니까 적당하게 몸을 풀도록 해.”

말을 마친 위드는 먼저 시범이라도 보이는 것처럼 목, 어깨, 허리 등을 가볍게 풀었다.

그제야 라샤와 엘리아를 시작으로 나머지 라이너, 트레제, 티스도 위드를 따라 몸을 풀었다.

“역시 영주님은 달라!”

라이너는 발목을 풀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위드는 그 정도의 여유는 있어야 한다는 걸 알기에 그저 웃는 얼굴로 라이너를 바라보기만 했다.

“위드 말만 잘 들으면 우린 걱정 없어! 사실, 나랑 엘리아는 이미 위드랑 함께 죽음의 땅이라고 불리는 몬스터 땅을 며칠 동안이나 헤맸던 경험도 있거든! 그렇지, 엘리아?”

“네.”

라샤의 말에 라이너, 트레제, 티스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다 이내 위드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몬스터 땅을 며칠 동안이나 헤맸다니!

“그, 그게 사실이야?”

트레제의 물음에 위드가 대답했다.

“사실, 그때는 피에나가 우릴 구해준거나 다름없어. 라샤의 말은 신경 쓰지 마.”

“거짓말이야! 위드는 오우거도 쓰러트렸다고! 그렇지, 엘리아?”

“……그, 그건…….”

“오우거라고!!”

라이너의 놀란 외침에 위드 일행은 물론이고, 다른 학생들까지도 오우거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아봤다.

“피에나가 다 잡은 걸 내가 확실하게 검을 찔러 넣었던 것뿐이야. 라샤! 너 자꾸 이상한 소리 할 거면 다른 데로 가.”

위드의 말에 라샤가 재빨리 그의 오른팔을 양팔로 감싸며 울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싫어! 싫어! 위드가 아니면 난 여기서 죽을 지도 모른단 말이야! 위드! 날 버리면 안 돼! 날 지켜줘야 해! 알았지?”

위드는 말없이 팔을 빼냈다. 라샤가 다시 위드에게로 달라붙으려고 하자 라이너가 그 앞을 교묘하게 막으며 헛기침과 함께 말했다.

“흠흠! 라샤, 걱정하지 마. 내가 꼭 지켜 줄 테니까. 나만 믿어! 머리카락 한 올 다치지 않도록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라이너의 말에 라샤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너나 잘하세요.”

말을 마치고 또 다시 위드의 이름을 길게 부르며 그에게로 다가가는 라샤.

“커허억!!”

라이너는 기괴한 소리를 내지르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더니 엘리아를 보고는 그녀의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리고는 라샤에게 했던 말과 비슷하게 말했다.

“엘리아! 너만큼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줄게! 날 믿어! 나 라이너! 결코 엘리아 네가 다치는 일은 두 눈뜨고 볼 수 없어! 알았지? 날 믿어!”

“……저, 죄송해요. 저도 위드가…….”

엘리아 역시 위드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럴 수가! 어째서! 어째서 모두 위드만 찾는 거야!!”

털썩!

무릎을 꿇으며 절규하는 라이너의 곁으로 트레제가 다가왔다.

“나라도 널 못 믿겠다.”

“이 자식! 나 못 믿냐? 나 라이너다! 라이너란 말이야!!”

“그래서 못 믿어.”

“…….”

어느새 티스도 위드의 곁으로 바짝 다가가 있었다.

-이제 곧 검술 시험이 시작됩니다. 경기장의 검술학부 학생들은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이제 곧 검술 시험이 시작됩니다. 경기장의 검술학부 학생들은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끼이이익!

경기장 좌측 강철 벽의 거대한 철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꾸이이이익!!

꾸이익! 꾸이익!!

듣기 싫은 소리를 내지르며 철문을 통해서 300마리의 오크들이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오크들의 손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지만 벌겋게 변한 눈을 빛내며 맨 몸으로 달려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우와아아아아-!!”

“이야아아아아-!!”

벌써 몇 몇 학생들은 크게 고함을 내지르며 앞을 다투어 오크들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흥분감에 도취되어 달려 나가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 위치를 정한 학생들끼리 사전에 준비된 돌격이었다.

“우리도 가자!!”

“돌겨어어억!!”

그들의 뒤를 따라 몇몇 무리를 이룬 학생들이 저마다 검을 빼들고 달려 나갔다.

“라샤와 엘리아를 중심으로 라이너 좌측! 트레제 우측! 티스 후방! 자, 가자!!”

위드는 검을 뽑아들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앞서 달려 나가는 위드를 따라 그가 정해준 방향에 각각 자리를 잡은 라이너, 트레제, 티스, 라샤, 엘리아는 각자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 앞으로 내달렸다.

그렇게 네드벨 아카데미 1학년 검술학부 검술 시험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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