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남녀 52화 | 판타지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이계남녀 52화

무료소설 이계남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20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남녀 52화

052 도제와 천기(3)

 

 

 

 

 

“도망가야 해.”

 

등을 맞대고 있던 손자 중 우휘는 도를 거칠게 휘두르며 뚫고자 하였으나 그의 다리로 다가오는 검을 느낄 수 있었다.

 

“안 돼!”

 

검을 막기 위해 도의 궤적을 바꾸고자 하였으나 풍귀흑각의 흑명무영각(黑冥無影脚)이 우휘의 오른손을 찼다. 비틀어진 도의 궤적 사이로 그의 다리를 훑고 지나가는 오호의 검이 있었다.

 

“으악!”

 

다리에 힘이 빠지며 비틀거리는 그의 목을 다른 검이 베고 지나갔다. 이원풍은 그의 검을 거두어들이고 바닥을 구르는 우휘의 머리를 보며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휘 형님!”

 

남은 한 손자인 우혁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비명을 질렀다. 결코, 형이 죽었다는 것에 비명을 지른 것이 아니다. 조금 전 그를 버리고 도망을 치려다 죽은 형의 모습에서 그의 미래가 보인 것이다.

 

“우아아아.”

 

우휘를 베기 위해서 생긴 틈으로 몸을 날렸으나 살아서 바닥에 발을 디디지 못했다.

 

눈을 내려 몸에 박힌 4개의 병장기를 보았고 시선을 올리자 그를 향해 도를 휘두르는 사람이 보였다.

 

고명우의 도에 목이 공중에 뜬 우혁도 차디찬 바닥에 몸을 누일 수밖에 없었다.

 

“으하하하하! 도제와 두 손자를 베었다!”

 

“우리는 해냈어!”

 

“도제의 풍아도와 이놈들의 도를 가지고 가자. 천마신교의 이름 아래 도제의 목이 날아갔음을 풍아도가 온 천하에 증명해 줄 것이다!”

 

그들은 기뻤다. 오늘이 기일이 될 것을 각오하고 격전에 임했으나 다시 살아나자 더 이상 죽음을 생각하기 싫었다.

 

게다가 눈앞에 떨어져 있는 도제의 풍아도와 그의 두 손자의 도를 가지고 간다면 그들은 쫓겨 돌아온 도망자가 아니라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돌아온 공로자로 대우받을 것이다. 총단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하며 그들을 맞이할 것이다.

 

풍귀흑각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으로 무혼을 보며 입을 열었다.

 

“구호, 돌아가면 총단에서 상을 내릴 것일세. 그리고 이제 새로 지위를 받게 된다면 나보다 훨씬 위의 서열이 되시겠군.”

 

“아닙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건 상관없네. 도제의 풍아도를 막아내고 그와 싸울 수 있는 자는 천하에서도 몇 명이 되지 않을 걸세. 높은 자리에 올라가도 청천귀접단을 잊지 말아 주시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전 청천의 무사입니다.”

 

대장의 어설픈 반존칭에 무혼은 쑥스러워졌다. 그 모습을 본 귀접 9조의 대원들은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빨리 출발한다. 그들의 도를 천으로 감싸라. 도제의 풍아도가 보인다면 우리는 더욱 쉽게 추격을 당할 것이다.”

 

고개를 끄덕인 모두는 재빠르게 흔적을 지웠다. 도제와 그의 손자들의 시체를 구석에 치우고 도를 천으로 둘러씌운 다음 말에 올랐다.

 

“가자, 총단으로. 우리는 당당히 돌아가는 거다.”

 

“예!”

 

모두들 다시 총단을 향해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제갈두휘는 하늘을 보며 한탄했다.

 

“정파 무림의 별 하나가 사라졌구나!”

 

그 옆에서 같이 하늘을 보던 교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한다.

 

“어찌된 일인지. 혈랑성이 결코 풍광성을 이길 수 없었거늘… 혈랑성에 풍광성이 떨어지다니… 무량수불.”

 

남궁장천과 팽조덕은 하늘을 보았으나 그들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팽 아우, 우리도 천기를 보는 법을 조금은 배워야 할 듯하네.”

 

“그러게 말입니다. 무인은 그저 자신의 애병만 잘 다루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틀린 생각인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팽조덕은 고개를 돌려 제갈두휘를 보며 물었다.

 

“나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 이제 이야기를 들어도 되지 않을까?”

 

떨리는 눈으로 팽조덕을 물끄러미 바라본 제갈두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힘없이 앉았다.

 

“아무래도 도제 어르신이 유명을 달리하신 모양입니다. 풍광성이 혈랑성에 다가가고 있어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결국 풍광성이 떨어졌습니다.”

 

“무엇이? 도제 어르신이?”

 

팽조덕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도황인 그의 할아버지와 함께 도 한 자루로 무림을 진동시키던 도제가 한낱 외당의 무사에게 죽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말이 안 되네. 아무리 상대가 마교의 무사라고 하나 한낱 외당의 무사에게 도제 어르신이…….”

 

“혹시 내가 아직은 이길지 모른다는 자에게 도제 어르신이 돌아가신 건가?”

 

“맞습니다.”

 

“나는 아직 도제 어르신을 이길 실력이 되지 못하는데?”

 

“그 역시 그렇습니다.”

 

“하지만 방금…….”

 

제갈두휘는 장작 하나를 모닥불에 던지며 말을 계속한다.

 

“이기지 못할 실력으로 도제 어르신을 이긴 겁니다.”

 

“도제 어르신이 풍광성이라면 혈랑성이 그자인가?”

 

“그렇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혈랑성이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이탈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리에 앉아 침울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를 보며 모두 자신이 앉을 곳을 찾아 앉았다.

 

“요즘 천재라 불리는 후기지수들이 중원 전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리에 모인 4명도 이제껏 찾아보기 힘든 기재들이라는 말을 듣지 않는가? 한 시기에 한 명 나오기도 힘들다는 기재들이 지금 중원 전체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이제 각성을 시작해 절정의 반열에 급속히 오르는 자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천기는 백도의 무림뿐만이 아니라 흑도의 무림에서도 수많은 기재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잠깐, 그 말을 해도 되나? 자네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나?”

 

“이건 천기라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진짜 말 못 할 천기는 따로 있지요.”

 

이 말까지 한 제갈두휘는 답답하다는 듯 물주머니를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계속했다.

 

“몇 해 전부터 혈랑성이 이상한 궤도로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흑도의 별들과 백도의 별들이 서로 부딪치며 일부 떨어뜨리고 일부는 사라지는 것이 보입니다. 아직 깨어나지 못한 기재들의 싸움의 결과로 보입니다. 하나 대부분이 백도의 별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말은 흑도가 전면전을 시작하면 백도가 무너질 것이라는 뜻인가?”

 

남궁장천의 이야기에 제갈두휘는 우울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모닥불을 다시 뒤집었다.

 

그러자 모닥불의 불씨들이 흩날리며 그들 주위를 한 번 휘감고는 사라졌다.

 

“백도의 천하가 1갑자. 그래서 비뚤어져 버린 천기의 균형을 투항한 흑도들로 맞추고자 하였으나 하늘은 눈가림을 인정치 않았습니다.”

 

“투항한 흑도들로 채우다니?”

 

팽조덕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말하자 제갈두휘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야기를 계속한다.

 

“무릇 세상에는 한 힘이 계속 강성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 힘이 세상을 장악하게 되면 다른 힘의 가장 지독한 부분이 섞여 균형을 잡고자 합니다. 당금 천하에서 흑도라 불리기조차 어려운 가장 잔인한 심성을 지닌 자들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요즘 중원에서 기세등등하게 다니는 흑도들을 말하는가?”

 

남궁장천은 눈을 미미하게 떨며 되묻는다. 지금 제갈두휘가 말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무림맹에서 손을 대지 않는 일부 흑도들… 그자들이지요.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마교에서는 그들을 척살하여 왔습니다. 물론 그 자리를 원하는 흑도들이 있기에 지역을 바꿔가며…….”

 

“그게 말이 되는가?”

 

팽조덕이 불같이 화를 내었지만 제갈두휘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그럼 팽 형님께서는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하북팽가의 사람들이 죽고 다치며 하북팽가가 멸문당할지 모를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일부 흑도가 행패를 부리는 것을 눈을 돌려 외면하는 길을 택하시겠습니까?”

 

“이, 이…….”

 

팽조덕은 대답할 수 없었다. 짧은 평생이나마 정파의 한 사람으로서 걸어왔었다.

 

이제껏 그 길이 그에게 준 고민이 없었지만 지금 제갈두휘의 이야기는 협을 추구하는 백도의 길과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두휘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던 남궁장천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하나 의문스러운 것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남궁 형님.”

 

“자네가 아까 순리를 말했고 하늘이 그렇게 한다고 했네. 그런데 백도천하가 된 것이 어찌 백도인들의 잘못인가? 마교와 흑도가 서장과 손을 잡고 잘못된 길을 걸어 백도의 세상이 된 것이 아닌가? 그것을 왜 백도인들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

 

그 말에 제갈두휘는 얼굴을 굳힌 채 입을 열지 못했고 그것을 본 교해 도사가 말을 한다.

 

“제갈 동생, 그 부분은 나도 모르네. 하지만 자네는 알겠지. 지금 천기가 왜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말해 주었으면 하네.”

 

교해 도사의 얼굴을 한동안 바라보던 제갈두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물으시니 대답을 하겠습니다만 이야기를 듣고 하루를 생각하신 뒤 저에게 되물으셨으면 합니다. 충격적인 이야기라 생각을 하는데 하루는 필요하실 것입니다.”

 

“말해 보게.”

 

세 사람이 두휘의 얼굴을 보고 있자 그는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천기를 거스른 것은 1갑자쯤 되었습니다. 무림맹에서 정파를 인도하시던 분들이 시작한 일입니다. 무림은 백도가 이끌어야 하며 그것이 협의 길이라고 생각한 그분들은 흑도를 몰아내기 위해서 마교의 등을 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헙! 그, 그게…….”

 

“잠깐! 하나만 물어보세. 이건 그냥 이해를 위한 것일세.”

 

“예, 말씀하십시오.”

 

남궁장천은 약간 창백해진 얼굴색을 하였으나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본래대로 돌아왔다.

 

“세간에 가끔 들었던 소문이 혹시 사실이라는 것인가? 서장과 마교가 손을 잡은 것이 아니라 서장을 쫓아낸 마교의 등을 무림맹이 쳤다는?”

 

제갈두휘는 스스로도 대답하기가 힘든 듯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잠시간 말이 없었다. 그리고 같이 앉아 있는 세 사람도 입을 열지 못했다.

 

아직 세상을 길게 살지 못한 그들로서는 믿을 수가 없는 이야기였고 그 충격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한참 후 제갈두휘는 입을 열었다.

 

“그 일로 대원 대사께서는 소림으로 돌아가 봉문 아닌 봉문을 시작하셨습니다. 또한, 경허자 어르신께서도 무당산에서 내려오시지 않았고요.”

 

이번에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고 그들 앞에 타고 있는 모닥불만 탁탁 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들 잠시 생각에 빠진 듯한 모습이었고 제갈두휘는 자신의 말이 그들의 생각에 스며들어 갈 시간을 기다렸다.

 

“계속… 말해 보게…….”

 

“무량수불…….”

 

남궁장천이 힘겹게 입을 열자 제갈두휘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정사대전이 끝난 후 정파의 많은 문파들이 입을 함구한 채 진실을 외면했고 무림맹의 어르신들은 마교의 반격을 대비했습니다.”

 

“무림맹이 이겼나?”

 

제갈두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마교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힘이 없으니 그렇지 않나?”

 

팽조덕의 말에 제갈두휘는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마교의 저력은 생각보다 대단합니다. 마교라는 하나의 단체가 구파일방과 당당히 맞섰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또 무림맹은 많은 인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자신들의 본거지를 지켜야 하지요. 하지만 마교는 명령 하나로 동원이 가능하며 지켜야 할 본거지는 단 하나, 총단만 있습니다. 그들은 서장의 세력이나 다른 새외의 세력이 중원을 다시 침입하여 양민들을 괴롭히고 중원을 유린할까 걱정하여 분노를 참았던 것입니다.”

 

“세상에…….”

 

팽조덕은 신음을 하듯이 소리를 내었다. 제삼자가 본다면 협을 행하는 자는 마교이고 무림맹은 비열한 흑도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때서야 대원 대사께서 한탄을 하시며 하신 말씀과 경허자 어르신께서 하늘을 보며 한숨을 내쉰 의미를 깨달은 무림맹의 어르신들은 천기를 알아보게 되었고 마교가 주도하여 정사대전을 일으키는 날, 그때까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랜 시간 중원은 흑도의 세상이 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어쩌시겠다고 했는가?”

 

남궁장천은 침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제갈두휘는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그저 하실 수 있는 일은 무림맹의 주구였던 자들에게 작은 마을을 몇 개 준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흑도의 많은 문파와 세가들은 그때 너무 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수습할 수 없을 지경으로요.”

 

“하아…….”

 

팽조덕의 한숨 소리가 들리고 남궁장천과 교해 도사는 눈을 감고만 있다.

 

“간간이 들리는 흑도의 악행에 신음하고 있는 마을이 무림맹에서……. ”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정도의 길을 벗어나면서까지 백도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셨던 분들 중 가장 강경하셨던 도제께서는 참지 못하시고 무림맹을 떠나셨죠. 그리고 흑도들을 척결하며 행보를 하고 계셨습니다.”

 

 

 

 

 

판타지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열람중 이계남녀 2203
4037 이계남녀 2150
4036 이계남녀 2221
4035 이계남녀 2131
4034 이계남녀 2440
4033 이계남녀 2186
4032 이계남녀 2319
4031 이계남녀 2095
4030 이계남녀 1987
4029 이계남녀 2050
4028 이계남녀 2164
4027 이계남녀 2166
4026 이계남녀 2068
4025 이계남녀 2166
4024 이계남녀 2324
4023 이계남녀 2149
4022 이계남녀 2023
4021 이계남녀 2138
4020 이계남녀 2143
4019 이계남녀 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