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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18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5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18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5권 - 18화

 

 

그러는 사이에도 용병들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듣자니 페르만 왕국의 레켄 지방과 브리자스 지방도 위험하다면서?”

약간 뚱뚱한 용병이 대꾸했다.

“그뿐인 줄 알아. 그라다 왕국의 지던, 지울, 프링스, 라우스, 미엔 지방도 연금술사의 탑에 의해 먹힐 판국이라더군.”

“캬! 그렇게 되면 몬스터 땅을 포함해서 연금술사의 탑이 또 다른 하나의 나라를 세워도 모자람이 없겠는데?”

“당연하지! 그 땅덩어리 크기만 따져도 그라다 왕국보다도 클 텐데!”

용병들은 대단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땅만 있으면 뭐하겠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없는데! 고작해야 연금술사들과 수호 기사단이 전부인데!”

“왜! 몬스터 있잖아!”

“푸하하하! 몬스터가 그 나라의 국민이냐?”

“뭐, 연금술사들이라면 못 할 것도 없겠지!”

“하하하하핫!!”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웃고 떠드는 용병들의 모습에 위드는 한심하다는 듯 그들을 바라봤다. 다행이 누구도 위드의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어서 용병들은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해대다가 몸을 일으켰다. 다행스럽게도 위드 일행과는 어떠한 충돌도 일으키지 않고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멀어지는 용병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후바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화를 터트렸다.

“우라질! 인간들이란!!”

후바의 말에 위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점점 프레타 성으로 돌아가기가 힘들어지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답답할 뿐이었다.

 

하루 하고 반나절이 더 지나서야 타리카 성으로 들어선 위드 일행은 그나마 효엘트 성과는 조금 다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관을 찾고, 그곳에서 묵었다 가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별들이 쉬는 곳’이란 여관 주변으로는 타지의 여행자들과 용병들이 구름같이 몰려 있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여관에서 묵기 위해서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씨팔! 내가 먼저 온 거 안 보이냐!”

“지랄하네! 먼저 오면 다냐? 너보다 돈 많이 내면 되는 거 아냐!”

“뭐? 이 새끼가 어디서!!”

“이 새끼? 어디서 이 새끼야!”

처음에는 말로 그러다 주먹으로 제법 험악하게 다투던 두 용병은 결국 칼까지 뽑아들고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두 용병의 동료들까지 합세를 하자 순식간에 여관 앞은 난장판이 되었다.

힘없는 여행자들은 자리를 피하기에 급급했고, 용병이나 자신의 몸 하나 정도는 거뜬히 지킬 수 있는 이들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싸움을 구경하며 즐기기 시작했다.

용병들의 싸움은 그야 말로 사소한 말다툼으로 인해 벌어졌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치열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륙 자체가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모두가 여관을 잡아 편하게 쉬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들이 서로 머물려고 하는 별들이 쉬는 곳이란 여관도 얼마 전에야 주인이 은밀하게 장사에 필요한 것들을 구비해 놓을 수 있었다.

여관 문이 열리자 말자 여관 주인은 예전보다 다섯 배나 높아진 금액을 요구했지만 여관에 머물며 술을 마시고, 몸의 피로를 풀 수만 있다면 그런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죽여!!”

“밀리면 끝이야! 각자 파트너와 한 놈씩 잡아!!”

“야아아앗-!!”

“으아아압-!!”

서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부어대며 싸우는 용병들의 모습에 위드는 플라키와 르멜라가 보지 못하도록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러자니 마땅히 머물 곳을 찾을 수가 없기에 그저 눈을 가리게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정말로 추하고 역겹군!”

후바의 말에 위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20분 정도가 지났을 때, 한 용병이 쓰러졌다. 당장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흘러나오는 피를 봤을 때, 결코 가벼운 부상은 아니었다.

대등했던 싸움은 조금씩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1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야 처음 부상을 입은 용병의 일행들이 항복을 하고 물러났다.

승리를 한 용병들은 결코 기뻐하지 않았다. 여관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었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또 어떤 충돌이 있을지 모르는데 벌써부터 힘을 소모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서 기다려. 내가 방을 구해볼게.”

위드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재빨리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우락부락한 용병들 사이에서도 위드는 조금도 밀리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걸어 나갔다.

“아 글쎄 지금 남은 방은 다섯 개뿐이라니까요! 그리고 돈만 준다고 해서 방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말이에요!”

20대 초반의 여관 종업원은 방을 달라고 아우성쳐대는 용병들과 여행자들을 향해서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이렇게 어렵고 짜증나는 일을 맡긴 주인을 속으로 욕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을 두 개 이상 구하긴 무리겠어. 우선 하나만이라도 구해보자.’

위드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종업원을 향해서 물었다.

“방 하나에 얼마입니까?”

종업원은 거친 용병들 사이를 헤치고 다가와 묻는 위드의 모습에 놀랍다는 듯 바라보다 이내 퉁명스럽게 말했다.

“하루를 묵으려면 10실버인데…….”

“10실버요?”

위드는 놀란 눈으로 종업원을 바라봤다. 보통 최고급은 아니더라도 제법 고급 여관의 경우가 10실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런 보잘것없는 여관이 하루에 10실버라니!

종업원은 위드의 모습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냉정하게 말했다.

“지금 10실버인데도 이렇게 다 묵겠다고 난리니까 돈이 없거나, 비싸다고 생각하면 그냥 가요. 아니, 10실버로도 방을 구하기 힘들 거예요.”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 말하는 종업원.

위드로서는 정말로 어이가 없을 정도의 금액이었지만 머물 곳이 필요했기에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알겠어요. 방을 내주세요.”

종업원이 뭘 들었냐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고 했지만 곁에 있던 용병이 먼저였다.

“어이! 꼬마! 네 눈에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나무토막으로 보이냐?”

꼬마라는 말에 위드의 눈이 찌푸려졌다. 고개를 돌려 용병을 바라봤다.

“무슨 말이지요?”

용병이 피식거렸다. 마치, 어디서 이런 애송이가 함부로 나서냐는 듯 그의 눈엔 비웃음이 가득했다.

“방은 꼬마 너만 구하려고 하는 게 아니야. 여기 있는 모두가 다 방을 구하려고 이러고 있는 거야. 알겠어? 알았으면 더 이상 귀찮게 굴지 말고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꺼져!”

용병은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주변 용병들이 키득거렸다.

“이봐! 어린애한테 너무하는 거 아냐? 꺼지라니!”

“그래! 그러다 오줌이라도 싸면 어쩌려고 그러는 거야!”

“큭큭큭! 그럼 네가 저 꼬마를 대신해서 방을 양보할 테냐?”

“뭐?! 어떤 자식이야!”

“그게 아니라면 그냥 조용히 닥치고 있으라고!”

“푸하하하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용병들의 말에 위드는 더욱더 눈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가장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건넨 용병을 향해서 물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방을 꼭 구해야겠어요.”

위드의 말에 흥미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용병들이 너도나도 환호성을 내질렀다.

“휘익! 휘익! 이거 제법 배짱 있는 녀석인데!”

“그러게!”

“이렇게 되면 저 녀석이 꼬마에게 한 방 먹은 건가?”

“그렇게 되는 거지! 하하하핫!!”

그렇지 않아도 방을 구하지 못해서 짜증이 나던 판이었는데 주변에서 비웃음을 날려대자 용병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자연적으로 위드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리듯 사납게 말했다.

“뒈지고 싶은 거냐?”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 베어버릴 것만 같은 용병의 모습에도 아쉽게도 위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되려, 찌푸렸던 눈을 풀며 차분하게 말을 했다.

“나는 방을 구하러 온 겁니다. 방만 구하면 되니까 괜한 일은 삼가줘요.”

위드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종업원을 향해서 말했다.

“돈은 여기 있으니 방을 주세요.”

종업원은 잔뜩 화가 난 용병의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위드에게 말했다.

“괜한 고집피우지 말고 그냥 가는 게…….”

“가긴 어길 가!”

용병은 종업원의 말에 그를 노려보고는 거칠게 위드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뭡니까?”

위드가 고개를 돌리며 차가워진 눈동자로 묻자 용병이 이죽거리듯 대꾸했다.

“뭡니까아아?”

싸늘해진 얼굴 표정으로 위드가 말했다.

“손 놓으시죠.”

“이 자식이!”

용병은 주먹을 쥐고는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렸다. 당장이라도 내려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는 듯싶었다.

“놓으라고 할 때 놓는 게 좋을 겁니다.”

위드의 말에 용병은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았다.

“씨팔!”

욕설을 뱉어내며 용병은 위드의 얼굴을 향해서 들었던 주먹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보고 몇 몇 용병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애 데리고 뭐하는 짓이냐!!”

“병신 같은 새끼! 고작 저런 꼬마한테 휘둘리다니!”

날아드는 주먹을 위드는 가볍게 고개를 젖히는 것으로 피하며 손을 뻗었다. 그리고 용병의 멱살을 움켜잡고는 몸을 회전시키며 그대로 내던져 버렸다.

“어어어어!!”

쿠당탕탕!!

“이런 제길!”

“비켜! 이 새끼야!!”

“왜 이리로 날아오고 지랄이야!!”

한군데 뒤엉킨 용병들은 저마다 욕설을 뱉어냈고, 그렇지 않은 용병들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입을 벌렸다.

그러다 몇 몇 용병들이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

“휘익! 휘익! 제법인데!!”

“꼬마! 멋있다!!”

“캬! 대단한데!”

용병들의 외침에 위드는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고 다시 종업원을 향해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돈을 건네며 방을 구하려고 하자, 꼴사납게 나뒹굴었던 용병이 몸을 일으키며 검을 뽑아들었다.

치릉-!

“이 새끼!!”

잔뜩 화가 난 용병의 모습에 몇 몇 용병들은 여전히 이죽거렸다.

“이제는 검까지 빼드냐?”

“용병의 수치다!”

“닥쳐!! 한 번만 더 지껄이는 새끼가 있으면 모가지를 따버릴 줄 알아!!”

검을 빼들고 흉흉한 눈빛을 뿌리는 용병의 모습에도 실질적으로 겁을 집어 먹는 용병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괜한 시비를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기에 저마다 입을 다물었다.

“덤벼!”

위드는 검까지 뽑아든 용병의 모습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요?”

“주둥아리 닥치고 덤비기나 해!!”

있는 대로 자존심을 구긴 용병에겐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았다.

위드는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의 기형적으로 긴 검을 보고 몇 몇 용병들이 탄성을 터트렸다.

“피는 보기 싫습니다.”

위드의 말에 용병의 눈이 잔인하게 일그러졌다.

“나는 네놈의 피를 꼭 봐야겠다!!”

이어서 용병이 위드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그는 빠르게 다가와 검을 휘둘렀다. 바스타드 소드는 바람을 가르며 위드의 허리를 노렸다.

채앵!

위드는 가볍게 검을 휘둘러 용병의 공격을 막아내고는 그대로 발을 뻗었다.

퍽!

“큭!”

정강이를 걷어차인 용병이 몸이 살짝 굽혀졌다. 위드는 굽혀진 용병의 얼굴을 향해서 왼주먹을 날렸다. ‘퍽’ 소리와 함께 용병의 몸이 기우뚱거리며 쓰러지자 주변의 용병들이 입을 쩍! 벌리고 위드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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