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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16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16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5권 - 16화

 

 

룰루- 랄라- 룰룰- 랄랄- 룰룰 랄랄!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위대한 드워프!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천재 드워프!

프라디아 대륙을 빛낼 드워프!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 경외의 대상이 될 드워프!

그게 바로 나! 후바! 후바 쿠에바스 카힐 드로브 쿠빌리에 님이시다!

길쭉하고, 멍청하고, 약해빠진 엘프들은 길을 비켜라!

재수 없고, 틱틱대고, 거짓스런 엘프들은 길을 비켜라!

자유 드워프! 천재 드워프! 위대한 드워프! 후바! 후바!

후바 님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그렇지 않아도 듣기에 별로 달갑지 않은 큰 목소리로 노래까지 있는 힘껏 불러대니 위드와 피에나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그렇다고 좋다고 저리 불러대는 후바를 보니 차마 부르지 말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크하하하핫-!!”

노래를 부르고 호탕하게 터트리는 후바의 웃음소리에 위드와 피에나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방향은 잡은 거냐?”

후바의 물음에 위드가 답했다.

“우선은 키에브 제국의 효엘트 성으로 가볼까 해.”

“효엘트?”

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브리자스 지방의 바로 위에 위치한 곳으로 키에브 제국령을 지나자마자 갈 수 있는 곳이지.”

“그렇군!”

후바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다시 자신의 주제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듣기 싫어.”

얼굴을 찌푸리는 피에나의 모습에 위드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래도 참자. 저렇게 좋아하잖아.”

위드의 말대로 후바는 사탕을 손에 쥔 아이처럼 너무 좋아했다.

 

*        *        *

 

“영주님께서는 잘 가고 계실까?”

커닝의 물음에 루카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영주님이라면 잘 가고 계시겠지.”

대답을 하고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가스파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묵묵히 걸음을 내딛기만 할 뿐이었다.

“가스파, 아직도 뚱해 있는 거냐?”

“…….”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가스파를 향해서 루카가 다시 말을 건넸다.

“임마! 네가 그렇게 뚱해 있어봐야 이미 영주님은 떠나셨어! 이왕에 이렇게 된 거 맘 편하게 먹고 있자. 어차피 나중에 다시 볼 것 아니냐?”

“닥쳐라.”

가스파의 스산한 음성에 루카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한 번 열 받으면 물불 가라지 않는 가스파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하하하!”

크고 밝은 웃음소리에 루카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웃으며 쉬지 않고 말을 해대는 가일이 있었다.

“저 자식은 아주 혼자 좋아 죽는군.”

루카의 말에 커닝이 키득거리며 대꾸했다.

“에리카 양과 함께 마법사 길드로 가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겠냐? 거기에 최대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영주님까지 없으니 좋을 수밖에! 킥킥!”

“하긴, 그렇기도 하겠지. 큭큭!”

“그러고 보면 저쪽은 좀 의외야.”

커닝이 한쪽을 가리키자 루카도 그곳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야.”

그들이 바라보는 곳엔 오브라이언, 아일린, 아시크, 니클이 있었다. 아시크와 니클은 오브라이언과 아일린과 함께 유일하게 살아남은 용병단의 용병들이었다. 그들 두 사람은 트랜트 아머를 소유하고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자신들의 길로 따로 떠날 줄 알았던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마음이 내키는 동안은 가스파, 루카 등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어째서 그가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도움이 되면 큰 도움이 되었기에 굳이 만류할 이유는 없었다.

 

3년만 세상을 돌며 경험을 쌓아서 반드시 지금보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가르시아 님을 도와줘요.

 

“3년…….”

가스파는 위드가 말했던 3년이 어서 지나가길 바랬다.

 

‘저…….’

‘가르시아 님께 마법을 배우면 반드시 대단한 마법사가 되겠지?’

‘응? 뭐…….’

‘기대된다. 벌써부터 에리카 네가 대단한 마법사가 될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은 걸?’

‘정말?’

‘물론이지. 3년 후에 보도록 하자.’

‘3년?’

‘한 3년만 세상을 돌며 경험을 쌓아보려고.’

‘왜 하필 3년이야?’

‘뭐, 그때쯤이면 페르만 왕국에서 라네시와 프레타 지역을 되찾으려고 병사를 파병할 지도 모르잖아. 뭐, 조금 더 빨라진다면 나 역시 빨리 돌아오겠지.’

‘그렇구나…….’

‘간다. 몸 건강히 잘 지내도록 해.’

‘저, 저기!’

‘왜? 할 말이라도 있어?’

‘저기…… 그러니까…… 3년 후에 내가 널 도울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면…… 나도 함께 싸울 수 있을까?’

‘물론이지.’

‘알았어.’

‘뭐?’

‘아니야, 됐어.’

 

“그래서 말입니다. 제가 그 오크를 단숨에…….”

“위드, 반드시 네게 꼭 도움이 될 수 있는 마법사가 될게.”

에리카의 중얼거림에 가일은 하던 말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봤다.

“에리카 양.”

자신의 목소리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에리카의 모습에 가일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려 먼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다짐을 하듯 중얼거렸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

가일은 두 주먹을 굳게 쥐었다.

 

 

chapter 7 대륙의 혼란

 

 

제국력 1385년 3월 10일.

키에브 제국 효엘트 성.

위드와 피에나, 후바는 효엘트 성에 도착하고 나서야 연금술사의 탑 사건의 여파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가진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에 급급했고, 가지지 못한 이들은 남이 가진 것을 빼앗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조금 나눠주면 어떻다고! 하여간 인간들이란…… 정말로 욕심이 많다니까!”

후바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모습은 추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간 혼란이 있었지만, 현재 대부분의 상회들은 각 나라에서 내어준 군마를 동원해서 물품의 운송을 시작한 상태였다.

지금까지 먹고, 마시던 대로 풍요롭게 지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힘을 모으면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너끈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있는 자들 특히 귀족이라는 자들은 결코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가지려고만 할 뿐이었다.

자신만 살고 보겠다고 바득바득 거리는 인간의 모습이 후바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추하게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웃의 것까지 탐하다보니, 외부인들에 대한 시선이 결코 곱지 않았다. 

혹시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물품들이 그들로 인해서 더 소모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에 누구 하나 외부인을 달갑게 맞아주지 않았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돈이 있어도 마땅히 쉴 만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여관이란 여관은 죄다 사람들의 습격을 받아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었고, 설령 제대로 된 여관이 있다 하더라도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손님을 받질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이 짧은 시간 안에 벌어질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눈앞에 벌어진 일들은 모두 현실이었다.

“이렇게까지 심할 줄은 몰랐는데…….”

위드의 말에 후바가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렸다.

“우라질! 계획이 완전 엉망이야!!”

효엘트 성에 도착하면 맛있는 고기에 시원한 맥주를 기대하고 있던 후바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여간 못마땅한 것이 아니었다. 술은커녕, 밥이나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어차피 성에 남아 있어봐야 머물 곳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위드는 결국 성 밖으로 나가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먹을 것을 직접 구하는 편이 더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방법이 최선임을 후바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일행들은 서둘러 효엘트 성을 빠져 나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는 효엘트 성 사람들의 눈엔 안도감이 감돌았다.

 

타닥타닥.

지금 후바는 모닥불이 타는 소리보다도 그 위에 올려 있는 멧돼지의 기름 떨어지는 소리가 더욱더 크게 들렸다. 고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익어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위드와 피에나는 빙긋 웃었다.

효엘트 성을 나오자마자 피에나는 사냥을 시작했고, 곧바로 30분도 되지 않아서 지금 모닥불 위에 올려 있는 멧돼지를 잡아왔다.

위드나 후바도 전투 능력이 있는 만큼 사냥을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전투 능력과 사냥 능력은 다른 법이다. 오랜 시간을 몬스터 땅에서 살아왔던 피에나였기에 사냥에 관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어쩌지?”

위드의 말에 피에나가 무슨 말이냐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바라봤다. 위드는 그런 피에나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앞으로 매번 피에나에게만 사냥을 맡겨야 할 것 같아서 미안하네.”

피에나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휘휘 저었다.

“나는 지금 이렇게 함께 있는 것만도 너무 좋아.”

자신의 품에 안기는 피에나의 모습에 위드는 포근하게 감싸 주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후바는 흐뭇하게 바라봤다.

“역시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크하하하핫!!”

그러는 사이 멧돼지가 거의 익어갔다.

위드보다도 후바가 먼저 작은 단검을 꺼내 들고는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기 시작했다.

“자! 어서 먹자!”

후바는 유난히 커다란 고기 덩어리를 들고는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소금과 같은 향신료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 그 맛이 약간 떨어질 법도 했건만 후바만의 특별한 방식 덕에 고기 맛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여기.”

피에나가 건네주는 고기를 든 위드는 고맙다는 듯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고기를 베어 물었다. 멧돼지 특유의 노린내가 조금도 나지 않아 위드는 놀란 얼굴로 후바를 바라봤다.

“후바,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노린내가 하나도 나지 않는 거야?”

위드의 물음에 정신없이 고기를 뜯던 후바가 대꾸했다.

“우리 위대한 드워프 일족만의 특별한 요리법이지! 크하하하핫!!”

피에나 역시도 고기를 한입 베어 물고는 그 맛에 놀란 얼굴을 드러냈다. 그런 위드와 피에나의 모습에 후바는 연신 드워프는 대단하다는 말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후바의 자화자찬을 들으며 식사를 하던 중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풀숲에서 빠끔히 고개를 내밀었다.

놀랍게도 풀숲에서 고개를 내민 사람은 이제 10살 남짓한 남자 아이였다. 얼굴은 지저분했고, 못 먹어서 그런지 홀쭉했지만 눈빛만큼은 맑게 빛나고 있었다.

“누구냐! 어? 인간 꼬마?”

피에나 역시도 귀를 쫑긋 거리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꿀꺽!”

남자 아이는 후바와 피에나의 모습보다도 모닥불 위의 멧돼지 고기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꼬마야, 배고프면 와서 먹어.”

위드의 말에 남자 아이는 처음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말로요?”

“그래.”

웃으며 말하는 위드의 모습에 남자 아이는 혹시라도 나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눈초리로 후바와 피에나를 바라보다 화들짝! 놀랐다.

피에나는 자신을 바라보며 깜짝 놀라는 남자 아이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에, 엘프인가요?”

남자 아이는 피에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후바가 커다랗게 소리쳤다.

“피에나는 우리 드워프 일족만큼이나 위대하고 아름다운 타이먼 족이다! 고작 그 따위 볼품없고 비리비리한 엘프 따위가 아니다!”

후바의 외침에 남자 아이가 움찔 거렸다.

위드는 후바에게 눈치를 주고는 남자 아이에게 말했다.

“나쁜 사람들은 아니니 안심하고 와서 먹어.”

남자 아이는 위드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다시금 피에나를 바라봤다. 생전 처음 보는 피에나의 외모는 남자 아이의 얼굴을 붉히게 만들었다. 그러다 후바의 이글거리는 듯한 눈을 보고는 움츠러들었다.

“올꺼냐! 말꺼냐!”

자신의 외침에도 망설이는 남자 아이의 모습에 후바가 참지 못하고 몸을 일으켜 성큼성큼 걸어갔다. 갑작스럽게 후바가 다가오자 남자 아이가 겁에 질려 도망을 가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남자 아이의 목덜미를 잡아버린 후바는 그대로 모닥불 앞으로 데려와서는 주저 앉혔다. 그리고는 고기를 집어 내밀었다.

“먹어라! 인간 꼬마!”

남자 아이가 얼떨결에 고기를 받아들자 후바는 됐다는 듯 자신의 자리에 앉아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남자 아이는 손에 들린 고기를 바라보며 침만 꼴깍, 꼴깍 삼키다가 위드가 괜찮으니 먹으라는 소리에 잠시 망설이다 이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위드는 남자 아이가 얼마나 오래 굶주려 왔는지 알고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허겁지겁 고기를 씹는 둥 마는 둥 입에 쑤셔 넣던 남자 아이가 눈치를 살살 살피며 고기를 옷 속에 숨겨 넣기 시작했다.

불행스럽게도 후바가 그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뭐하는 짓이냐!”

후바의 호통에 남자 아이는 ‘끅!’ 하는 소리와 함께 잔뜩 긴장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이놈! 왜 고기를 숨기는 거야? 하여간, 인간이란 다 똑같아! 늙으나 어리나 욕심만 부릴 줄 안다니까! 우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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