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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15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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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15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5권 - 15화

 

 

위드의 막사에 히덴 가르시아와 그린 형제, 에리카가 찾아왔다.

“카일러 준남작님께 할 말이 있습니다.”

히덴 가르시아의 말에 위드는 우선 그들이 앉을 자리부터 권했다. 자신이 권한 자리에 앉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나서야 물었다.

“하실 말씀이 무엇입니까?”

위드의 물음에 히덴 가르시아는 물끄러미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씁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브리자스 성으로 같이 돌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놀란 위드의 모습에 히덴 가르시아가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마법사 길드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연금술사의 탑 사건으로 인해서 마법사 길드 역시 어려움에 처한 상황입니다. 또한, 이번에 연합군의 요청에 의해서 전쟁에 파견된 마법사들이 대부분 죽는 바람에 처리해야 할 일도 많아졌습니다. 길드장이기에 이번만큼은 길드 내로 돌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위드는 아쉽다는 듯 히덴 가르시아를 바라봤다. 지금까지의 도움을 생각하면 그 아쉬움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참에 길드로 돌아가면 기회를 봐서 길드장 자리를 다른 마법사에게 넘길까 생각 중입니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길드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도 힘이 듭니다. 허허허!”

히덴 가르시아의 말에 위드는 얼핏 그린 형제를 바라봤다. 그들의 얼굴에는 똑같이 불만스럽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이야기가 된 상태인지 뭐라고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러시군요.”

위드는 희미하게 웃으며 대꾸하다 에리카를 바라봤다.

“에리카도 함께 가는 거야?”

위드의 물음에 에리카가 우물쭈물 거리자 히덴 가르시아가 대신 답을 했다.

“에리카도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카일러 준남작님께서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위드는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쳤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에리카라고 하더라도 마땅히 가르시아 님을 따라갔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저와 함께 있으면서 고생을 하는 것보다는 가르시아 님과 함께 하면서 마법실력을 쌓는 것이 에리카를 위해서도 훨씬 나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히덴 가르시아는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일러 준남작님께서는 앞으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브리자스 성 방어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드는 힘없이 웃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브리자스 성으로 퇴각하고 나면 또 다시 언제 라네시 지방과 프레타 지방을 되찾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당장 생각하기에도 족히 1, 2년은 넘게 걸릴 일이었다.

어쩌면 평생을 프레타 성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현재 프레타 성을 빠져 나온 사람들 중 일반 병사는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프레타 병은 모두 죽은 셈이다.

애초부터 그들과 함께 살아서 간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가르시아 님께서는 이후의 일들이 어떻게 되리라 보십니까?”

위드의 물음에 히덴 가르시아가 가만히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얼마나 알겠습니까마는…… 솔직히 제 생각으로는 페르만 왕국은 물론이고, 두 제국이라고 하더라도 쉽사리 연금술사의 탑과 전쟁을 벌이지는 못할 것입니다. 당장 자국에 불어 닥친 경제 상황만 원상태로 회복시키려면 족히 1, 2년 어쩌면 그 이상의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괴 몬스터를 부리던 수호 기사단을 막을 방도를 찾지 못하는 이상 섣부르게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짓일 뿐입니다.”

“역시…….”

실망 가득한 위드의 모습에 히덴 가르시아는 아무런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했다.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해드릴 말이 있습니다.”

위드는 말을 해보라는 듯 히덴 가르시아의 눈을 직시했다.

“제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대로 브리자스 성으로 돌아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뜬금없는 소리에 위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히덴 가르시아는 위드와 피에나를 번갈아 바라보고는 자신의 걱정이 무엇인지를 조심스럽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제국력 1385년 3월 4일.

카르타 제국 수도 키마유.

황성에서 동쪽으로 약 100미르(m)정도만 걸어가면 입이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으리으리한 대저택들이 즐비한 곳이 있다.

그곳은 카르타 제국의 고위 귀족들의 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황성을 제외하면 수도 키마유에서 가장 경계 경비가 삼엄한 곳이었다. 멋모르고 일반인이 구경이라도 갔다가는 쉬지 않고 돌아다니는 경비들에게 쫓겨날 정도로 철통같은 곳이다.

그런 대저택들 가운데도 유난히 커다란 집이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카르타 제국 7공작 중의 한 사람이자, 제국 3대 기사단 중의 하나인 강철의 기사단을 거느리고 있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대저택이었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대저택 집무실.

“예?”

일로니아 성에서 급한 부름을 받고 달려온 베르토는 클라우드 공작의 말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죄, 죄송합니다만,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서, 설마 진심으로 하신 말씀이십니까?”

너무 놀라 말까지 더듬는 베르토였다. 

클라우드 공작이 지금까지 자신에게 농담 한 마디 건넨 적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심이냐고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베르토가 놀라던 말던 클라우드 공작은 태연하게 말했다. 아니, 그의 얼굴에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내일 당장 페르만 왕국의 브리자스 성으로 가도록 하게.”

“고, 공작님!”

“목소리가 너무 크군.”

“읍!”

급히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는 베르토.

“지금으로써는 그 방법만이 유일하네.”

클라우드 공작의 말에 베르토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놀랍게도 클라우드 공작은 자신에게 페르만 왕국 브리자스 성으로 가서 위드 카일러 준남작을 데려오란다.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에는 강제적으로라도 끌고 오란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강철의 기사단 일부를 함께 딸려 보낸다고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제국의 공작이라 할지라도 타국의 귀족을 그것도 이제는 그 나라의 영웅이라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아진 인물을 힘으로라도 제압해 데려오라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다.

“내 생각에는 은밀히 데려오는 것이 좋을 것이네. 카일러 준남작이 쉽게 따라오려고 하지도 않을뿐더러, 그 나라에서도 그를 중요시 여길 수도 있으니 되도록 아무도 모르게 데려오도록 하게나. 필요하다면 외부의 힘을 영입해도 상관없네.”

베르토는 절로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갔다.

“외부의 힘이라시면…….”

“자네의 생각 그대로네.”

“아…….”

베르토의 생각.

어쌔신 길드다.

누군가를 죽이거나, 납치 하는 일에 전문적인 이들.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설령 상대가 익스퍼트 상급의 검사라 하더라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니, 어렵겠지만 그에 맞는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더욱이 이번에는 5클래스 중급 마법사인 베르토와 제국 3대 기사단의 일원들인 강철의 기사들까지 합세를 하게 되니 위드 카일러 준남작을 아무도 모르게 납치해 오는 일은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쉬운 일이 될 수 있었다.

“공작님, 만에 하나라도 이 일이 알려지면 공작님께서 큰 타격을 입으실 수도 있습니다.”

“알고 있네.”

“굳이 그런 위험까지 감수하셔야 할 만큼 카일러 준남작이 필요하신 겁니까?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카일러 준남작이 떠나고 나서도 그의 마법 문신을 연구해왔지만 제 능력으로는 그것을 모방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베르토의 솔직한 말에 클라우드 공작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자네 혼자의 힘으로 안 된다면 여럿이서 해보도록 하게.”

“공작님.”

“현실적으로 말해서 현재 수호 기사단을 상대할 존재는 대륙 어디에도 없네. 있다면 기사가 아닌 마법사들이겠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마법사들만으로는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을 것이네. 또, 그들이 고가의 트랜트 아머를 모두 착용하고 있다면 결론적으로는 자네와 같은 경지의 마법사들만이 그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 만한 인원이 본국에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기동력을 마법사들이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공작님 말씀처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마법 자체가 커다란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유자재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더욱이 괴 몬스터를 앞세운 공격까지 한다면…….”

클라우드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 그래서 더욱 필요한 것이네. 아니, 반드시 필요한 것이네.”

베르토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 자리에 카일러 준남작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마법 문신을 공작님의 것으로 만들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지금으로써는 그의 마법 문신만이 유일한 열쇠이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클라우드 공작의 모습에 베르토는 어차피 자신이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에 알겠다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아니네.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보다는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대답을 하도록 하게.”

클라우드 공작의 등을 바라보며 베르토는 그러겠다고 대답을 했다.

베르토의 대답을 듣고 나서 클라우드 공작이 잠시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카인은 어떻게 됐나?”

“소영주님께서는 아직 행방이 묘연합니다.”

“확실히 전사하지는 않은 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분명 돌아가시지는 않은 것이 확실합니다. 분명 어딘가에 살아계실 것이 분명합니다. 소영주님을 믿으십시오.”

“그래야지.”

클라우드 공작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        *        *

 

“그렇기에 잠시 헤어져 있었으면 합니다.”

위드의 말에 가스파가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안 됩니다! 아니, 가시더라도 저희와 함께 가셔야 합니다!”

가스파의 말에 루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어째서 영주님 혼자서만 가시려고 하는 것입니까? 어차피 영주님이 안계시다면 저희 역시 브리자스 성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저희는 죽을 때까지 영주님과 함께 하기로 맹세를 한 사이입니다. 절대로 영주님만 홀로 가시도록 할 수 없습니다.”

이미 쉽게 자신만 보내 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위드는 히덴 가르시아를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가 입을 열었다.

“카일러 준남작님만 보내야 합니다. 여럿이서 움직이다보면 그 만큼 눈에 띄기 쉽고 그러다 보면 애초에 브리자스 성으로 가지 않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커닝이 곧바로 반박했다.

“하지만, 정말로 위험한 일이라도 벌어진다면 그때 영주님 혼자보다는 여럿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요. 아시잖아요?”

자신감 가득한 위드의 말에도 가스파는 고개를 저었다.

“영주님께서 저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힘으로만 되지 않은 일도 있다는 것을 영주님께서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물론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가르시아 님의 말씀처럼 여럿이서 움직이다보면 그 활동폭도 좁아지기 마련이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가 없어질 거예요. 이번만 제 뜻대로 따라줘요.”

“영주님!”

루카의 외침에 위드는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안 됩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흔들리는 가스파의 대머리가 이리저리 빛을 뿌리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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